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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지배자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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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50회 작성일 25-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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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자 14화

 

가수 지망생 이아연

 

다시 그동안의 한이 떠오른 듯 울먹이기 시작하는 그녀! 진호가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줬다.

 

“아니야. 원래 네가 할 수 있었던 일인걸. 나는 그저 약간 손을 잡아줬을 뿐이야.”

 

‘끄윽! 닭살! 손발이 오그라든다!’

 

자신이 한 대사에 미칠 듯한 오글거림을 느끼는 진호였지만, 이 상황에서는 저런 말 말고는 다르게 할 말이 떠오르질 않았다. 다만 아연은 그런 걸 못 느끼는 듯, 오히려 감동한 표정 가득이었다.

 

“저, 저기! 죄송한데 휴, 휴대 전화 번호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 그 이상한 용도가 아니라 저기 그냥 팬으로서…….”

 

갑자기 자신의 휴대 전화를 내밀며 말하는 그녀! 놀랍게도 이미 멸종됐다고 알려진 2G폰이었다. 그 폰을 보니 왠지 거절할 수가 없는 진호였다.

 

‘약간 돌봐줘야 하는 동생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지.’

 

오늘은 점수도 크게 얻었겠다, 크게 서비스하는 진호였다. 전화번호를 일러주고, 집 위치까지 일러줬다.

 

“혹시 무슨 곤란한 일 있으면 전화해. 어차피 내 집도 여기서 가까워. 저기 칠성 슈퍼 맞은편 원룸 건물 알지?”

 

“아, 거, 거기 사세요? 진짜 가깝네요?”

 

해맑은 얼굴로 신나 하는 아연을 보니 진호의 마음마저도 푸근해졌다. 진호가 말했다.

 

“어쨌든 거기 사니까 어쩌면 가끔 마주칠지도 모르겠네.”

 

“그, 그러네요…….”

 

어색한 침묵. 진호가 먼저 침묵을 끊었다.

 

“그럼 나 간다. 쉬어.”

 

“아……, 네에……, 그럼 조심히 가세요.”

 

꾸벅. 인사성 하나는 좋은 그녀였다. 진호는 그녀의 인사를 받으며 그대로 자신의 원룸으로 향했다.

 

‘분위기상 한 판 뜰(?)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자신도 오늘은 지쳤다. 촉수 슬라임으로 변했을 때 한 번에 대략 10회가량을 발사한 게 컸던 모양이다.

 

‘뭐, 나중에 언제든 먹을 수 있을 테니까.’

 

거기에 지금 이 반응. 지금까지 만났던 여자들 중에서 가장 플래그가 제대로 꽂힌 느낌이었다. 진호는 그녀와의 뜨거운 재회를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오늘은 일단 집으로 향했다.

 

*

 

“이상해…….”

 

서련은 여태 화장실에 있었다. 뚱뚱해진 배며 니글거리는 속이며 끊임없이 나오는 설사며 현재 상태는 최악 중의 최악이라 할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최근 이상했던 일이 일어났을 때는 전부 진호가 옆에 있었어.’

 

화장실 때는 없었지만, 노래방에서 갑자기 성욕이 치솟았을 때나 지금도 영문도 모르게 배가 볼록해져 있는 둥,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이 많았다.

 

‘이따 나가서 화장실 날짜에 진호가 가게에 와 있었는지 알바 애들한테 물어봐야겠어.’

 

의심의 불길을 지피기 시작하니, 자꾸 진호를 파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서련이었다.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가 다시 울상을 지었다.

 

“윽…… 또 배 아파…….”

 

거기에 진짜 살 찔 걸 염려할 정도로 너무 많이 먹은 기분이었다. 서련은 다이어트를 할 생각에 우울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잘∼ 잤다!”

 

오랜만에 개운한 기분을 느끼며 일어난 진호! 이제 돈도 원하면 얼마든지 벌 수 있겠다, 에어컨도 빵빵 틀고 잔 진호였다. 대략 1주일 전만 해도 꿈도 못 꿀 사치! 진호는 밥솥에 밥을 한 뒤 컵라면 한 개를 뜯어 거기에 밥을 말아 먹었다.

 

“라면만 먹으면 몸 상하는데…….”

 

알고 있었지만, 싸고 간편해서 자꾸 손이 가는 라면이었다. 이따 점심때는 제육덮밥으로 체력 보충이나 조금 하자고 생각하며, 진호는 자신의 상태 창을 확인했다.

 

[ 이름 : 김진호 Lv. 4 ]

- 다음 레벨까지 필요한 점수 : 1,000점

[ 나이 : 22살 ]

[ 직업 : 대학생 ]

[ 현재 위치 : 0m ]

[ 능력 1 : 영어 70 (+) ]

[ 능력 2 : 화술 50 (+) ]

[ 능력 3 : 외모 65 (+) ]

[ 능력 4 : 노래 160 (+) ]

- 현재 여유 점수는 2,576점입니다.

 

“점수 좀 봐라…….”

 

절로 나오는 감탄! 어제 업적 두 개를 달성한 게 컸다. 앞으로도 만나게 되는 여자들을 잔뜩 괴롭혀(?) 주기로 다짐하는 진호! 남은 점수로 뭘 할지 조금 고민했다.

 

‘일단 돈을 한 번 만들어 보자.’

 

돈 제조라는 스킬이 있었지만,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진호였다. 실제로 확인해 봐야 그 효능을 믿고 마음껏 돈을 쓸 수 있을 거 같았다.

 

[ 돈 제조 스킬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요 ]

 

“예.”

 

[ 교환할 점수를 입력해 주십시오. ]

 

허공에 뜬 키패드에 50을 적는 진호! 일단 가볍게 성능 테스트만 해 볼 셈이었다. 그러자 마지막으로 확인 메시지가 나타났다.

 

[ 50점을 현금으로 교환하시겠습니까? 아니면 계좌로 입금하시겠습니까? ]

 

“현금!”

 

[ 발급이 완료됐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확인해 보니 소지품 공간에 지폐가 있었다. 꺼내 보니…….

 

“우와…… 대박…….”

 

200만 원이다. 200만 원. 200만 원이 진호의 손에 잡혀 있었다. 신사임당 40분! 진호는 인터넷을 통해 시도할 수 있는 위조지폐 감별법을 모두 시도해 봤지만 당연하게도 진짜 지폐와 동일했다.

 

“아, 인생 끝났네.”

 

갑자기 가슴 가득히 만족스러운 나른함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진호였다. 진호의 꿈은 니트! 최대한 일 안 하고 놀고먹으면서 사는 거였다. 이제는 그냥 놀고 즐기면서(?) 살 수 있게 된 셈! 거기에 보통 사람은 절대로 못 누릴 초절정 미녀들을 원하는 대로 따먹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책상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고 만족감에 취해 있던 진호가 가만히 손을 들어 레벨 업 항목으로 손을 가져갔다. 당연히 점수가 있으면 일단 레벨 업을 하는 편이 좋다는 걸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게 된 진호였다.

 

[ 여유 점수 1,000점을 사용하여 사용자의 레벨을 1 올립니다. ]

[ 사용자의 레벨이 5가 됐습니다. ]

[ 사용자와 대상의 능력이 한 가지씩 더 개방됩니다. ]

[ 대상의 정보가 한 가지씩 더 갱신됩니다. ]

[ 사용자가 구매할 수 있는 스킬, 아이템이 한 가지씩 더 증가합니다. ]

[ 레벨 업 특전으로 무작위 스킬, 아이템 획득 쿠폰이 한 장 지급됩니다. ]

[ 레벨 5가 되셨으므로 요청(Quest)에 한 가지 분류가 더 추가됩니다. 앞으로는 선행, 악행 요청과 더불어 상황극 요청(Role Playing Quest)이 무작위로 선택돼 사용자에게 요청됩니다. ]

[ 서비스를 이용해 주신 고객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노력하는 당사가 되겠습니다. ]

 

“상황극 요청?”

 

말만으로는 뭔지 감이 잘 안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요청을 수행한 경험을 볼 때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 예상하는 진호였다. 그나저나…….

 

“무작위 스킬 쿠폰에서는 뭐가 나올까∼?”

 

언제나 즐거운 뽑기 시간! 지금까지 나온 무작위 스킬이나 아이템이 쏠쏠했기에 이번에도 기대를 거는 진호였다. 진호는 먼저 무작위 스킬 쿠폰부터 사용했다.

 

[ 무작위 스킬 쿠폰을 사용하셨습니다. ]

[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쿠폰 등록이 완료됐습니다. ]

[ 스킬 성행위 치료(Sex Healing)가 습득됐습니다. ]

 

“성행위 치료라고?”

 

진호는 스킬 설명을 확인했다.

 

[ 7. 성행위 치료 (Sex Healing) : 사용자와 성행위를 통해 쾌감을 받거나 정액을 받은 대상은 부상, 질병 등이 치료되고 건강, 체력 등이 회복됩니다! 치료 가능한 부상과 질병, 회복되는 건강과 체력은 레벨이 높아질수록 더 많아집니다! ]

 

아무래도 상시 발동 스킬(Passive Skill)인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질병 치료라니…….

 

“아픈 사람도 나랑 섹스하면 낫는다는 건가?”

 

잘만 쓰면 화타 부럽지 않은 명의가 될 수도 있겠다 싶은 진호였다. 다음으로 무작위 아이템 쿠폰을 쓰는 진호!

 

[ 아이템 능력 개방 쿠폰을 습득했습니다. ]

 

“능력 개방 쿠폰이라고?”

 

확인해 보니 자신이 원하는 능력을 하나 개방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기뻐하는 진호! 안 그래도 무작위로 능력이 개방되는지라 조금 답답한 면이 있었던 것이다.

 

‘뭘 만들까?’

 

근력? 체력? 내구? 공격 속도? 원체 게임만 하다 보니 이상한 것만 떠오르는 진호였다. 아이템 설명을 보면 능력의 범위가 좁을수록 효과가 직방인 모양이었다.

 

‘이건 조금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하자.’

 

어차피 매우 느긋한 마음의 진호였다. 이번에는 스킬, 아이템 상점에 추가된 정보를 확인하는 진호였다.

 

[ 1. 생각 읽기 : 대상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1,000점) ]

[ 2. 페로몬 : 스킬 보유자의 모든 것이 여성을 유혹하는 성질을 가지게 됩니다. 체액, 피부, 접촉, 시각 자극, 목소리 등 모든 것에 적용됩니다. (1,000점) ]

[ 3. 사용자가 이미 구매한 스킬입니다. ]

[ 4. 미래 예지 : 단편적인 미래를 예지할 수 있게 됩니다. 화상 형식으로 미래를 볼 수 있으며, 발생 빈도, 예지 시기는 무작위입니다. (1,000점) ]

[ 5. 질투 통제 : 사용자의 초능력에 등록된 대상의 질투심을 통제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레벨이 높을수록 통제력이 더욱 강화됩니다. (2,000점) ]

 

“와우…… 2,000점이네…….”

 

그나저나 질투 통제라. 보통 여러 여자를 사귀다 보면 사단이 나는 이유가 여성들 간의 질투심 때문인데, 저 스킬이 있으면 최소한 질투심 때문에 문제가 생길 거 같지는 않았다. 기억해 두고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는 진호!

 

[ 1. 이뇨제 : 먹은 사람은 급격하게 소변이 마려워지는 걸 느낍니다. 생성량은 1분에 1L. 총 5분간 작용합니다. (10점) ]

[ 2. 미약 : 먹은 사람은 급격하게 섹스 욕구가 치밀어 오르는 걸 느낍니다. 지속 시간은 1시간입니다. (20점) ]

[ 3. 전기 자극 진동 로터 : 이 도구를 사용한 곳에 지속적으로 전기적 자극과 물리적 진동을 동반한 성적 자극을 부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도구가 부착된 대상은 사용자의 허락 없이 이것을 뗄 수 없습니다. (30점) ]

[ 4. 모유제 : 먹은 사람은 모유를 생성하게 됩니다. 1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모유를 생성하게 되며, 생성량은 1분에 100ml입니다. 맛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10점) ]

[ 5. 지방, 근육 조절제 : 먹은 사람은 지방 수치와 근육 수치, 분포를 조정할 수 있게 됩니다. 조정량은 1회에 10kg의 지방과 근육량입니다. (20점) ]

 

“오오오…….”

 

새로 생긴 5번 아이템의 상세 설명을 보니 지방, 근육을 없앨 수도 있고, 만들 수도 있고, 특정 부위에만 집중해서 배치할 수도 있고, 뺄 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이것만 있으면…….

 

‘몸짱은 금방이겠네.’

 

지방량을 낮추고 근육량을 늘리면 되니까 말이다. 더구나 여자들한테는 꿈의 아이템인게, 가슴은 지방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탱탱한 엉덩이나 허벅지도 체내의 다른 지방을 그쪽으로 옮기면 해결될 일! 가히 몸매 깎기의 최후 아이템이라고 볼 만했다.

 

‘레벨 6이 되면 키 크기 조절 아이템이 생긴다고 했지?’

 

다시금 여성을 괴롭힐 의지를 다지는 진호! 이제 훤칠한 미남이 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진호가 원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아연의 능력치 창 확인을 통해 대상에 새롭게 추가된 정보가 있는지 확인해 보는 진호였다.

 

[ 이름 : 이아연 ]

[ 나이 : 19살 ]

[ 직업 : 가수 지망생 ]

[ 현재 위치 : 남동쪽 120m ]

[ 섹스 횟수 : 7회 ]

[ 특수 성감대 : 젖꼭지 ] ( 수정 )

[ 페티시 : 서련의 보지 ] ( 수정 )

[ 일반 호감도 : 80 (+) / 200 ]

[ 이성 호감도 : 65 (+) / 200 ]

- 점수 혹은 아이템을 사용해서 호감도를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호감도가 높을수록 사용자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일반 호감도는 사용자를 ‘사람’으로서 생각했을 때 호감도를 뜻하고, 이성 호감도는 사용자를 ‘이성’으로서 생각했을 때 호감도를 뜻합니다.

[ 능력 1 : 노래 146 (+) ]

[ 능력 2 : 피부 140 (+) ]

[ 능력 3 : 무대 평정심 100 (+) ]

[ 능력 4 : 예능 50 (+) ]

[ 능력 5 : 체력 30 (+) ]

- 현재 여유 점수는 1,526점입니다.

 

“호감도라…….”

 

괜찮은 정보 같았다. 갑자기 궁금증이 인 진호! 다른 대상들의 현재 호감도를 확인해 순위별로 나열해 보는 진호였다.

 

[ 일반 호감도 ]

 

[ 1위 : 신고은 120 / 200 ]

[ 2위 : 신아름 100 / 200 ]

[ 3위 : 이아연 80 / 200 ]

[ 4위 : 이서련 80 / 200 ]

[ 5위 : 임지연 70 / 200 ]

[ 6위 : 이세나 25 / 200 ]

 

“응? 다들 전반적으로 생각보다 높네?”

 

다들 틱틱거리기만 해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진호를 좋게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고은이야 그냥 만날 때부터 그런 게 느껴졌지만, 의외인 건 아름이었다. 어제 감동적인 이별(?)을 했던 아연보다도 더 높은 수치가 아닌가? 다음으로 진호는 이성 호감도를 확인했다.

0040 / 0087 ----------------------------------------------

가수 지망생 이아연

 

[ 이성 호감도 ]

 

[ 1위 : 신아름 100 / 200 ]

[ 2위 : 이아연 65 / 200 ]

[ 3위 : 이서련 60 / 200 ]

[ 4위 : 임지연 40 / 200 ]

[ 5위 : 이세나 20 / 200 ]

[ 6위 : 신고은 0 / 200 ]

 

“윽…… 고은이 누나는 아예 0이잖아?”

 

아무래도 철저하게 동생으로만 보는 모양이었다. 조만간 버릇(?)을 좀 고쳐줘야겠다고 다짐하는 진호!

 

중요한 것들을 대충 확인한 진호는 평소 습관대로 책상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게임을 하려는 것이었다. 이만한 능력을 가졌으면 뭔가 더 대단한 것을 할 법도 하건만, 사람은 본래 습성을 못 버리는 법이었다. 진호는 요즘 PC방 점유율이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눈보라 사의 고급 시계를 한 번 해 봤다. 패키지를 구매해야 됐지만 현재의 진호에게 45,000원이란 껌 값에 불과했다. 그대로 게임에 들어서는 진호!

 

“에이 씨…… 또 떨어졌네.”

 

처음이라 그런지 자꾸 떨어져서 죽어버리는 진호였다. 여타 FPS랑 다르게 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신나서 날다 보니 이 모양이다. 진호는 잠깐 게임을 하다가 게임을 접었다.

 

“에이, 안 해.”

 

그에게는 게임 말고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 무궁무진했다. 하룻밤 자고 나니 엑스칼리버도 다시 완전히 회복된 상태! 오늘도 어떤 여자와 즐거운 부비부비를 할까 고민하던 진호는 순간 귀차니즘이 발동함을 느꼈다.

 

“누군가랑 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잖아?”

 

아직 아침이라 그런지 걷기가 귀찮았다.

 

‘스킬 중에 순간 이동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생각한 진호는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렇게 잠시 스마트 폰을 만지작거리던 진호의 관심이 곧 어제 소환했던 하수인 쪽으로 향했다.

 

‘잠깐, 내 모습을 한 하수인을 소환할 수 있으면…….’

 

다른 여성의 모습을 한 하수인도 소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하수인 목록을 살피니,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범했던 대상들이 거기에 있었다. 아무래도 하수인으로서 소환할 수 있는 대상은 한 번 정도는 건드렸던(?) 여성이여야 하나 보다. 진호는 도움말 설명을 확인했다.

 

[ 실제 인간을 하수인으로 소환했을 때는 소환 당시의 기억, 인격, 체형 등이 그대로 복제돼 나타납니다. ]

 

“거의 클론 수준이네.”

 

하지만 이게 있으면 굳이 순간이동을 하지 않아도 여자들을 데리고 놀 수 있었다. 거기에 하수인은 어제 촉수 슬라임이나 진호 형상의 하수인이 그러했듯이 주인의 명령에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진호는 그대로 아연을 소환해 봤다.

 

‘어제 아쉽게(?) 헤어진 것도 있고.’

 

그러자 이번에는 엉덩이 중앙에 노란색 병아리가 그려진 팬티와 얇은 어깨 끈만 달린 상의를 입고 있는 아연이 나타났다. 아무래도 이 복장으로 아직 자고 있는 모양이었다.

 

“응……?”

 

눈을 비비며 바닥에서 일어나는 아연! 아무래도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은 모양이었다. 슬그머니 상체를 일으키며 눈을 비비는 게 영락없는 소녀의 모습이었다.

 

“여긴 도대체…… 아아앗……!?”

 

다음 순간 한 손을 가볍게 들고 침대 위에서 아연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는 진호를 보며 경악하는 그녀! 그녀가 화급히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어, 언제 오셨어요!? 오, 오셨으면 무, 문이라도 두드리셔야죠! 이, 이러시면 곤란하단 말이에요!”

 

“여기 우리 집이야.”

 

“어……?”

 

그제야 진호 외의 사물이 눈에 들어온 듯, 찬찬히 주변 사물을 살피기 시작하는 그녀였다. 확실히 이곳은 자신의 방이 아니었다. 그걸 확인한 아연은 진호를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의 시선이 자신의 다리 사이로 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어쩔 줄 몰라 하며 몸을 웅크렸다.

 

“시, 싫어! 보지 마세요! 보면 화낼 거예요!”

 

하지만 어떻게 웅크려도 중요 부위를 모두 가리는 건 어려워서, 여전히 버둥거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였다. 진호는 그녀의 고민을 덜어주기로 했다.

 

“자, 지금부터 무대 공포증 극복 제 2탄을 시작한다! 댄스 준비!”

 

“주, 준비!”

 

진호의 마음속 지시에 따라 그녀가 벌떡 일어서며 손을 뒤로 돌려 열중 쉬어 자세를 취했다. 덕분에 그녀의 알록달록한 색깔의 팬티가 고스란히 진호의 눈앞에 전시되게 됐다.

 

“시, 싫어요오∼!”

 

그녀가 다리를 모으려고 했지만, 되레 진호의 지시에 의해 쩍벌녀가 되고 말았다.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보지를 가리고 있는 팬티가 안쓰러워 보일 정도!

 

‘어, 어째서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거야!?’

 

아연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서 어제까지만 해도 훈훈하기 그지없던 오빠였던 진호가 갑자기 이렇게 돌변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그러했다.

 

“지, 진호 오빠! 이거 어떻게 된…….”

 

설명이 귀찮았던 진호는 아연의 봉인된 기억을 해제했고, 잠시 머리를 내젓던 아연은 경악하며 다시금 진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앗! 그럼 어제도 내가 그렇게 힘들었던 건…….”

 

“그래, 내 덕분이지. 이제 생각났어?”

 

“으윽…… 너무해에…….”

 

울먹이기 시작하는 아연! 좋은 오빠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어제는 자기 전에 약간 사춘기 소녀 때로 돌아간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는데 그랬던 자신이 너무도 한심하게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 이아연의 굴욕 경험치가 15% 상승했습니다! ]

 

‘하수인으로 괴롭혀도 경험치를 주는구나!’

 

그렇다면 더더욱 망설일 게 없었다. 진호는 즉시 그녀의 굴욕감을 대폭 증가시킬 지시를 내렸다.

 

“일단 옷부터 벗고….”

 

“싫어어…….”

 

하지만 그녀의 양손은 착실히 상의를 벗고, 이미 팬티밖에 없던 하의도 벗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다시 어제처럼 알몸이 된 아연! 어제도 알몸을 노출했지만 장소가 달라져서 그런지 새삼 부끄러움을 느끼는 아연이었다.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그리고선 아연에게 걸그룹 댄스를 시키는 진호! EXID의 위아래 댄스를 시켜 봤다.

 

“이, 이건…… 으으…….”

 

양손을 허리에 얹고, 골반을 앞뒤로 튕기기 시작하는 아연! 무대에서 춤이라는 형식으로 춰도 누군가에게는 꽤 민망할 춤인데, 외간 남성의 코앞에서 생보지를 들이밀고 앉았으니 아연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 이아연의 수치 경험치가 25% 상승했습니다! ]

 

여기서 그치지 않고 뒤로 돌아 상체를 숙인 채 엉덩이를 턴다거나, 좌우로 맛깔나게 흔들게 만드는 등 걸그룹들이 하는 다소 민망한(남성들에게는 좋은 눈요깃거리인) 행위를 지속적으로 지시했고, 아연은 이제 눈물을 흘리면서 호소했다.

 

“이, 이제 무대 공포증 같은 거 없으니까 이런 거 그만해요오오……!”

 

자신의 밋밋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혹적인 자태로 관객을 유혹하던 아연은 이제 다리를 쩍 벌리고 주저앉아 자신의 보지를 양손가락으로 벌리고 있었다. 그 상태로 다시 한 번 허리를 들썩이며 펌펑! 아연의 얼굴이 이제는 목까지 빨개진 상태였다.

 

[ 이아연의 수치 경험치가 50%가 됐습니다. ]

 

“옳지. 수고했어.”

 

“하아아아아아…….”

 

간신히 제1 과제를 마치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아연! 하지만 과제 2가 남아있었다.

 

“이, 이건…… 으응∼!”

 

진호가 과거 어떤 이유로 집에 구비해 둔 검은색 마이크를 딜도 삼아 자신의 보지에 집어넣는 아연! 그대로 마이크 뒷부분을 이용해 진호 코앞에서 자위를 시작했다.

 

[ 이아연의 쾌감 경험치가 10% 상승했습니다! ]

[ 이아연의 쾌감 경힘치가 10% 상승했습니다! ]

 

그녀가 앞뒤로 손을 흔들 때마다 꾸준히 치솟아 오르는 쾌감 경험치! 아연은 자신의 자부심이 담긴 마이크로 강제로 눈앞의 남자에게 농락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

 

“진호 오빠…… 아니, 당신 반드시 복수할 거야! 복수할 거라고!”

 

귀여운 얼굴에서 표독스러움이 묻어나오니 꽤 박력이 있었다. 하지만,

 

“아아아아앙!”

 

지속되는 자극에 그녀의 매섭게 앙다물어졌던 입가는 다시 야무지지 못하게 벌어져 버렸다. 그런 그녀를 귀엽다는 듯 안아 든 진호가 침대 위 자신의 허벅지에 그녀를 앉혔다. 그리고 바로 삽입!

 

“흐으윽!”

 

진호의 거근이 들어오자 아연은 자신의 아랫배가 꽉꽉 들어차는 기분을 느끼며 턱을 높게 치켜들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아연에게 위아래 운동을 시키는 진호! 덕분에 아연은 양손을 진호의 어깨에 둔 채 스스로 허벅지에 힘을 줘 엉덩이를 상스럽게 흔들 수밖에 없었다. 진호는 느긋이 앉아 그녀의 비좁은 보지 감촉을 즐기며 그녀의 앙증맞은 유두를 양손으로 희롱하기만 해도 좋았다.

 

“좋아, 싼닷!”

 

“아앗! 아, 안 돼요! 안에는 안 돼에에에에엣!!!!!”

 

하지만 그녀의 보지는 그녀의 의사와는 반대로 진호의 아기씨를 받기 위해 강하게 그의 남근을 압박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대로 기분 좋게 아연의 안에 모닝 질싸를 때리는 진호! 아연은 뜨뜻한 정액이 밀려들어오자 기분 좋은 쾌감을 느끼며 다시금 허리를 활 모양으로 쭉 펼 수밖에 없었다.

 

“너, 무척 기분 좋아 보인다만?”

 

“그, 그렇지 않아요! 앗!”

 

이번에는 그녀를 엎드리게 한 뒤 그녀의 양갈래머리를 말 고삐마냥 쥐고 그녀를 조련하는 진호! 엉덩이에는 검은색 마이크를 끼우고 보지에는 자신의 남근을 끼운다.

 

“빼, 빽빽해요!”

 

안 그래도 작은 체구의 그녀인지라 더욱 그러했다. 한계까지 벌어진 그녀의 두 구멍! 진호는 그녀의 구멍 탄력성을 시험하겠다는 듯 격렬하게 전후 운동을 시작했다.

 

‘어차피 클론이니 실제 신체에 무리가 가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아앗! 아, 아파앗! 아프니까 머리는 놔 줘요오오오오∼!”

 

[ 이아연의 통증 경험치가 25% 상승했습니다! ]

[ 이아연의 쾌감 경험치가 75%가 됐습니다! ]

 

억지로 고개를 뒤쪽으로 꺾으면서도 은은히 느껴지는 쾌감에 아연은 혼란을 느꼈다.

 

‘나, 나 이런 걸 좋아하는 거야?’

 

그녀의 보지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애액을 내고 있었고, 젖꼭지는 발딱 서서 만지면 바로 무엇이든 튕겨낼 정도로 강한 탄력을 뽐내고 있었다.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서조차 쾌감을 느끼니 아연은 결국 항복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그, 그만! 이제 기분 좋은 건 그마아아아안……!”

 

“마지막 한 발이닷!”

 

“아아앗! 또 안에에…… 흑…….”

 

아연은 강하게 벌려진 항문, 보지에서 느껴지는 통증, 거기에 발생하는 쾌감에 번민하며 다시 한 번 절정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대로 실 잃은 인형처럼 툭, 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 이아연의 쾌감, 통증 경험치가 100%가 됐습니다. ]

[ 이아연의 쾌감 레벨이 5가 됐습니다. ]

[ 이아연의 통증 레벨이 3이 됐습니다. ]

[ 점수를 20점 확보합니다. ]

 

*

 

“휴우…… 나름 괜찮네.”

 

진호는 침대 위에 엎드려 숨만 색색 내쉬고 있는 아연의 뒷태를 감상하며 말했다. 오전에는 이만하면 됐다. 그렇게 생각한 진호는 아연의 클론을 이제 그만 사라지게 하려고 했다. 그러자,

 

[ 이아연의 기억을 봉인하시겠습니까? ]

 

‘하수인으로 소환했던 애들의 기억도 봉인할 수 있는 거구나.’

 

그 말은 반대로 말하면 봉인하지 않고 실제 겪은 일로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진호는 기억과 관련한 옵션 부분을 확인하고, 새로운 항목이 생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꿈으로 재생이라고?’

 

「1. 기억을 봉인한다.」 「2. 기억을 그대로 놔둔다.」 「3. 사용자의 신상과 관련한 기억만 봉인한다.」에 더해 「4. 꿈으로 재생시킨다.」라는 항목이 있었다. 진호는 4번 항목을 선택해 봤다.

 

“그냥 나만의 추억으로 남기기는 아쉬우니까 말이지.”

 

진호는 그 설정으로 아연의 클론을 지웠다.

 

*

 

“으음…….”

 

아연은 눈을 비비며 요 위에서 뒤척거렸다. 그리고 조금 뒤, 벌떡 일어서는 아연!

 

“아앗!?”

 

황급히 자신의 몸을 더듬어 보는 그녀였다. 하지만 방금까지 느꼈던 구멍이 벌어지는 아픔이라든가, 자신의 다리 사이를 파고드는 뜨거운 감각이라든가 하는 것들은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사라진 지 오래였다.

 

“나, 설마 꿈 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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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 & 포획?

 

정말 실감났었는데, 아무래도 꿈이었나 보다. 아연은 자신의 몸을 감싸 안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으으…… 난 도대체 왜 그런 꿈을…….”

 

생각해 보면 당연했다. 진호가 그런 행동을 할 리가 없는 거였다. 거기에 꿈속에서의 진호는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무대 공포증에서 벗어난 여파가 이상한 형태로 표출된 모양이라고 결론을 내린 아연은 시계를 확인했다.

 

“벌써 11시네…….”

 

오전 11시. 아무래도 어제 피곤했던 게 컸던 모양이었다. 아연은 기운차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오늘도 힘내자! 이아연 파이팅!”

 

안 좋았던 꿈을 억지로 잊기 위해서일까, 아연의 외침은 평소보다 조금 더 힘이 들어간 상태였다.

 

*

 

서련은 다음날 오후 점심을 먹고 카페로 출근했다. 평소와 똑같은 일상이다. 다만 표정은 잔뜩 우거지상이었다.

 

‘살이 3kg이나 쪘어…….’

 

겨우 하룻밤 새에 말도 안 되는 체중 증가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어제 먹은 대부분의 것을 아래 구멍으로 비워냈음에도 이 정도니, 그녀가 얼마나 돼지로서 충실(?)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녀가 기습적으로 들어서니 오전에 출근한 아르바이트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노가리를 까는 중이었다. 적어도 그녀의 시선에서는 그렇게 보였다.

 

‘이것들이!’

 

악덕 사장(?)답게 손님이 별로 없더라도 놀고 있는 꼴은 못 보는 서련! 그대로 그녀들에게 다가가 한 마디 하려고 했다. 그녀들은 어제 저녁에 있었던 진호와 아연의 공연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제 진짜 대박! 두 사람 다 엄청 노래 잘하지 않니? 진짜 놀랐어!”

 

“나는 어제 안 나와서 못 봤는데, 그 정도로 대단했어?”

 

“어제 누가 폰으로 동영상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놨더라. 한 번 봐 봐!”

 

“너희…… 응?”

 

“야 이것들아!”라고 시작하려고 했는데, 의외로 온순한 단어가 선택돼서 당황한 서련이었다. 그녀가 재차 입을 열었다.

 

“너희 지금 뭐하는 거야, 응?”

 

“앗! 죄, 죄송합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3명 이상 모여 있는 걸 그녀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을 알고 있는 여성 아르바이트생들은 황급히 뒤로 돌며 사과했지만 서련의 표정은 의외로 온화했다. 서련이 말했다.

 

“그, 근무 시간에는 너무 그렇게 대놓고 놀면 안 돼! 적어도 손님이 오는지 안 오는지 살피면서, 무, 물론 지금은 오전이고 너희도 할 일은 다 마친 상태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왠지 말이 길어지는 서련! 어제 진호가 여유 점수로 그녀의 배려 항목을 10점에서 110점으로 높여서 발생한 일이었으나, 서련으로서는 그런 사정을 알 리가 없었다.

 

‘끙…… 왠지 이 애들한테 화낼 수가 없어!’

 

결국 마지막에는 어깨라든가 손을 잡아주며 “오늘도 파이팅!” 같은 소리까지 하게 된 서련이었다. 서련 자신도 매우 민망했고, 그녀의 평소 성질을 아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오히려 더 곤혹스러워했지만 어쨌든 겉으로는 평화롭게 마무리 된 사건이었다.

 

그렇게 제 갈 길 찾아 가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보던 서련의 눈에 아연이 가게로 들어오는 게 보였다. 아연은 오후 출근이었기 때문이다.

 

“아연이 왔어?”

 

“너 잠깐 이리 와봐!”라고 말할 생각이었으나, 차마 그렇게 입이 떼 지지는 않아서 결국 또 부드럽게 아연을 호출하는 서련이었다. 아연이 흠칫 놀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네, 네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깨를 움츠리는 게 서련의 부드러운 어조를 폭발 직전의 화산으로 인식한 모양이었다. 별로 그럴 생각까진 아니었던 서련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제는 잘 들어갔어?”

 

“네, 진호 오빠…… 네, 진호 오빠가 어제 집까지 데려다 줘서요.”

 

순간 오늘 아침의 꿈이 떠올라 무심코 뺨을 발그레 붉히는 아연이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꿨던 꿈 중에서는 가장 강렬(?)했던 꿈이었기 때문이다.

 

“호, 그래?”

 

그 사춘기 소녀 같은 모습에 어쩐지 심통이 나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하는 서련! 덕분에 아연이 진호의 휴대 전화 번호를 땄다는 사실과, 집 위치까지 알게 됐다는 것까지 알게 됐다.

 

“그 녀석은 뭐가 그렇게 쉬운 거야!?”

 

왠지 신경질이 나 견딜 수 없는 그녀였다. 자신은 그렇게(?)까지 하고 휴대 전화 번호조차 못 얻었던 것이다. 아직 진호를 향한 의심의 눈길을 지니고 있기는 했으나, 확실한 사안도 아니거니와 아직은 호감 쪽이 훨씬 더 확실하고 강한 편이었기에 분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저, 저기…….”

 

서련이 화를 내자 다시 어쩔 줄 몰라 하는 아연! 그런 그녀를 보고 서련은 재빨리 아연의 어깨를 보듬어 줬다.

 

“너, 너한테 화난 게 아니니까 너무 그렇게 무서워하지 마. 괜찮으니까. 나도 참…….”

 

이런 태도. 어제까지의 자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었다. 서련은 복잡한 기분을 느끼며 결국 한 가지 계획을 세우게 됐다.

 

‘기습을 해 보자!’

 

어차피 집 위치도 아니, 한 번 불시에 습격해 자신의 의심을 털어버릴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하는 그녀였다. 아니면 그냥 한 번 만나보고 싶은 걸 수도 있고. 그녀는 그렇게 복잡한 마음으로 이따 저녁때 할 행동과 말을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

 

“흐아아아암∼ 벌써 저녁이네.”

 

아연을 통해 모닝 질싸를 때린 진호는 그 뒤로 원래 하던 게임인 전설의 리그를 했고, 또 최근에 출시했다는 삼국지 게임도 해 봤다. 삼국지 게임은 출시될 때마다 꾸준히 하는 진호였다.

 

“시간이 훌쩍 가네.”

 

미래로만 가는 타임머신이니, 악마의 게임이니 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이 게임 또한 시간 잡아먹는 게 상당했다. 마침 출출해진 터라 근처 분식집에 가서 한 끼를 때리자고 마음먹은 진호는 간단하게 옷을 갖춰 입고 밖으로 나섰다. 1층 건물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나선 진호는 건물 앞에서 마침 이쪽을 향해 오고 있는 서련과 아연을 보고 의아한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응? 저 두 사람이 왜 여기에…….’

 

두 사람도 이쪽을 발견하고 각각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서련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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