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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개폐식돔을 지으면 며칠이나 열고 쓸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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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324회 작성일 25-07-0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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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폐식 돔구장, 1년에 지붕은 과연 몇 번이나 열릴까?

푸른 하늘 아래에서 펼쳐지는 야구 경기는 모든 팬의 오랜 꿈이자 로망입니다. 그래서 "개폐식 돔구장"이라는 말만 나와도 많은 분들이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합니다. 최근 잠실 돔구장 신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왕 지을 거면 반드시 개폐식으로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그 로망, 진짜 서울에서는 가능할까요? 현실적으로 한번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만약 서울에 개폐식 돔구장이 실제로 지어진다면, 1년에 며칠이나 지붕을 열고 쾌적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을까요? 현실적인 조건들을 단계별로 따져보겠습니다.

1단계: 기후의 한계 (미세먼지, 폭염, 습도)
먼저 기후 조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3년간 서울의 데이터를 보면, 초미세먼지 "나쁨" 이상으로 "주의보"나 "경보"가 실제 발령된 날만 해도 2021년 11일, 2022년 3일, 2023년 8일에 달합니다. 이는 최소한의 수치이며, 예보만으로도 개방이 어려운 날이나 황사가 심한 날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납니다.

여름철 무더위는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공식적인 "폭염" 기준은 일 최고 33도 이상이지만, 쾌적한 야외 관람의 기준은 훨씬 엄격합니다. 일반적으로 불쾌지수가 80을 넘어서면 대부분의 사람이 심한 불쾌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기온 27도, 습도 75% 수준만 되어도 도달하는 수치입니다. 이 조건에서는 선수와 관중 모두 극심한 불쾌감을 느껴 정상적인 야외 관람이 어렵습니다.

이 두 가지 핵심적인 기후 조건만 고려해도, KBO 정규 시즌(약 190일) 중 지붕을 열기 힘든 날은 상당수에 달합니다. 맑고 쾌적하여 지붕 개방이 가능한 날은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약 [45일] 내외이며, 이를 홈경기(시즌의 절반) 기준으로 환산하면 날씨만으로도 개방 가능한 경기는 [20경기] 남짓으로 줄어듭니다.

2단계: 환경 변수 (벌레떼의 습격)
날씨가 좋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강과 인접한 잠실 지역은 특정 시기(주로 5~6월, 8~9월)에 동양하루살이를 비롯한 벌레떼의 습격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완벽해도, 이 시기에는 기상 조건에 따라 야간 조명 아래로 벌레떼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져, 실제로 지붕을 개방하기 어려운 날이 많아집니다. 선수와 관중 모두에게 경기 집중을 방해하는 심각한 변수가 되는 것입니다.
벌레떼 출몰 가능성이 높은 시기의 야간 경기를 제외하면, 실제로 지붕을 열 수 있는 경기는 다시 한번 감소합니다.

3단계: 운영상의 제약 (안전과 경기력)
마지막으로, 구장을 직접 운영하는 입장에서의 현실적인 제약입니다.
안전과 쾌적함: 봄철 황사가 심하거나 예보에 없던 강풍이 부는 날에는 관중과 선수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지붕을 닫고 경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경기력 문제: 맑은 날 낮 경기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듭니다. 지붕 구조물로 인해 그라운드에 생기는 짙은 그림자와 햇빛이 교차하면서, 뜬공을 처리해야 하는 수비수들의 시야를 심각하게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책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므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지붕을 닫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모든 변수를 종합하면, 1년 81번의 홈경기 중 지붕을 열고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날은 보수적으로 10경기 안팎, 현실적으로는 [5~6경기]에 그칠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실적 대안으로서의 인조잔디
물론 천연잔디가 주는 심미적 만족감과 선수 부상 예방 측면의 장점도 명확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는 잔디 생육에 매우 불리하다는 현실적인 제약 또한 존재합니다. 매년 8~9월이면 전국의 잔디 구장들이 녹아내려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입니다. (겨울이 온화한 일본과는 잔디 생육 난이도가 다릅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무리하게 천연잔디를 고집해서 매년 여름에 잔디에 빵꾸나서 보기 흉해지는거보다, 유지관리와 안정적인 경기력 확보 측면에서 미국 개폐식 돔구장들처럼 최신 기술이 적용된 고품질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로망"과 "실효성" 사이의 선택

개폐식 돔구장은 분명 매력적이고, 완공된다면 서울의 훌륭한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막대한 건설비와 유지비를 감수하고도 1년에 극히 일부 경기를 위해 지붕을 여는 구조물이 과연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개폐식 돔구장들도 대부분 연간 지붕 개방 횟수가 5~15회 수준으로 제한적이며, 특히 무더운 기후의 휴스턴, 마이애미등은 여름 시즌 내내 지붕을 닫고 운영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보다 기후 조건이 단순한 곳들도 이러한데, 복합적인 기후의 서울에서 과연 "우리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그럼 기존 야외 구장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외 구장은 날씨의 제약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돔구장을 짓는 이유는 바로 그 제약을 "극복"하고, 언제나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지금 서울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상징"보다 선수와 팬 모두가 사계절 내내 쾌적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실용적인 공간"일지도 모릅니다. 완전 폐쇄형 돔을 통해 냉난방, 공기 질, 소음 등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냥 곧 착공들어가는 잠실돔을 지을거면 개폐식으로짓자는 사람보고 써본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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