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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소신과 의견의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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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80회 작성일 25-07-1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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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면서

전에 자게에 몇 자 끄적이기를, 각자의 경험이 다른 만큼, 개개인의 세계관은 다를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혐오하는 집단을, 혐오하는 사람을 늘리지 말고.. 가급적이면 서로를 경험하고 의견을 나누어보되.... 정 혐오를 거둘 수 없다면 그 대상만큼은 정조준하는 게 어떻겠냐고 썼었죠. 물론 저라고 해서 그걸 다 실천하면서 살지는 못합니다. 사실 피쟐에서 예전 키배떴던 레코드들을 긁어보면 아마 저도 그걸 잊고 달았던 댓글이 어딘가에 남아있을겁니다  아마.


#1.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님


제 사무실 앞에는 벤엔제리스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습니다. 이 분은 윤석열 탄핵 인용 결정이 나왔을 때에도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뿌리셨는데요. 오늘 새벽 2시에 윤석열 구속이 결정되었더니 오늘도 아이스크림을 무료로 나눔하시네요. 저는 지난 번 탄핵 때에는 하필 재판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 무료나눔 사인을 발견해서 먹어보지 못했습니다만... 오늘은 다행히도 재판이 없는 날이라 미니컵 하나를 받아왔습니다.

글쎄요. 평소 각자의 정치적 성향과 소신에 따라 이 사장님의 아이스크림 무료나눔에 대한 생각도 다르시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저처럼 오늘 무료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었으니, 앞으로 날 더울 때 저 집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사무실에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눈살을 찌푸리시면서... 앞으로 저 집 아이스크림은 사먹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런데 그런 영업방침이야 사장님께서 정하신 거고.. 아마 잠재적 고객의 증감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뿌릴만 하다는 판단이 있으셨겠지요?  정말 냉정하게 생각해봤을 때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의 주 수요층 내지 주 고객층에 대한 나름의 계산도 해 보셨을 것 같고요. 또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분이 무료나눔 아이스크림을 얻어먹은 다음, 이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님의 주관에 개미손톱만이라도 동의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2. 어제오늘의 정치글

이대남이든 펨코남이든... 아무튼 상당한 젊은 남성들의 정치적 주관이 저와 상당히 다른 것은 사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라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IMF시기에 고교시절을 보냈으며, 노무현을 첫 대통령으로 뽑았고, 장례식 때 서울광장에 앉아 식 말미에 잠시 떴었던 무지개를 보았었고, 박근혜 탄핵 때 촛불을 들었던 사람입니다. 대다수 젊은 남성들과 제 경험이 다를 수 밖에 없으니, 정치적 주관도 다르겠죠 아마도.

그런데 굳이... 나와 다른 정치적 주관 내지 정치적 소신을 가진 이를 비하하거나 비난할 이유가 있는가요. 어차피 나와 같은 지지성향이 아니니 여기에서나마 조롱하고, 흉보는게 과연 내 정치적 소신의 실현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이야 [그냥 그런 것]이죠. 분석하고 나아가 더 설득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같이 살아가고 있는 동료 시민들을 조롱하고, 비난하고, 흉보는 건 설득하기 위한 수단과는 무관하지 싶은데요.

굳이 이야기한다면 일종의 [티배깅] 일텐데... 하다못해 저 위의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님처럼 아이스크림을 뿌리는 식이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굳이 상대에게 상처만 남는 말을 남기는 티배깅은 생산적이지도, 유효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요즘 애들 버릇없다"는 잠깐의 즐거움 외의 다른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상대를 조롱하고, 타자화하게 된다면 반대의 상황에서 그들 역시 저를 조롱하고 타자화하겠죠. 그 결과는 서로를 [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나아가 서로에 대한 혐오감을 계속하여 늘려나가는 악순환일텐데요... 이게 과연 민주주의 공화국 대한민국에 유익한 정치문화라고 할 수 있는 건가...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서로를 타자로 인식하고 조롱하고, 순번을 돌려가면서 이걸 주고받게 되면 결국 영양가 있는 의견의 교환은 더더욱 어려워질텐데 말이죠.


#3. 마무리

정치적 소신이 다른 이들을 상대로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입장 바뀐 뒤 제가 그걸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에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정치문화를 더더욱 진흙탕으로 끌어내릴 거라 생각합니다.

정 하시고 싶으시다면... 아이스크림이라도 돌려가면서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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