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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아내 -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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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토요일과 일요일은 DVD를 보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궁금해도 봐선 안 되는 것이 있다.
보고 싶은 기분은 참자.  

아내는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 주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 준비를 한다.
식사 후에는 청소를 하고 있다.

그런 아내를 보면서, 어젯밤 했던 행동에 죄악감을 느꼈던 것이다. 

  

     *   *   * 

  

다음주의 금요일, 오랫만에 아내가 역까지 마중을 나와 주었다.

운전은 아내에게 맡기고 집으로 향하는 도중, 아내의 휴대폰이 울었다.

운전중이기 때문에 도로 가장자리에 차를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  

「네, 네.
그럼, 내일이군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는다.

내일 친구가 온다는데 만나러 가도 되는지 묻는다.
술도 한잔 하고 온다고 한다. 

  

     *   *   * 

  

다음날, 오전에 아내를 배웅했다.
아이들도 아침부터 외출한 상태다.

집에 혼자 남겨지자, 재차 DVD에 신경이 쓰인다.

지금이라면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물론 그것은 아내에게 허락받지 않고 보는 것이다.

죄악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면 발각되지 않고 볼 수가 있다.  

결국 차에 가서 DVD를 가져와 버렸다.

전에 본 것은 <1>이라고 쓰여 있는 DVD다.
오늘은 <2>부터 보자.

DVD를 손에 들어 플레이어에 삽입한다.
1회 심호흡을 하고 재생 버튼을 누른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화상 파일이었다.
첫번째 파일을 표시해 본다.  

거기에 비친 것은 수영복의 여성이었다.
얼굴을 보면 전에 본 DVD와 같은 여성으로 보인다.

전에 본 것은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이번은 수영복이다.

나이가 젊지는 않지만 스타일은 좋다.
정말로 무슨 일에 쓰이는 것일까?

일단 100장 정도 있는 파일을 대충 훑어 보았다.

포즈가 미묘하게 바뀌고 있지만, 같은 수영복에 같은 여성의 사진뿐만이었다.  

혹시 <3>에서는 수영복까지 벗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면 더욱 더 보고 싶다.

DVD에 화상을 100장 정도씩 넣은 것은 그 나름대로 나누고 있는 것일까?

DVD <3>을 재생한다.
그러자 이번에는 동영상 파일이 1개 들어가 있다.
그것을 재생해 본다.  

거기에는 조금 전과는 다른 여성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호텔의 일실(一室)인가? 하얀 침대에 앉아있는 여성이 화면에 비치고 있다.

얼룩무늬가 있는 옷을 입고 있는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다.

카메라맨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거기에 맞추어 여성이 포즈를 취한다.  

마치 전신을 핥는 것 처럼 비춘 후,  

「슬슬, 벗어야지?」  

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났다.

그러자 여성은 입고 있던 원피스를 벗어 속옷 모습이 된다.

그리고 그대로 속옷을 벗어 전라가 되어 버렸다.

그대로 여러가지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히고 있다.
AV의 촬영인 것일까? 무엇이지?  

도대체 무슨 DVD인 것일까?

누군가가 찍은 영상을 파일로 DVD에 저장한 것이겠지만, 어째서 그것을 아내가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촬영이 끝났는지 화면은 카메라가 돌고 있을 뿐인, 호텔의 벽을 비추고 있는 영상이 되었다.

빨리 감기를 하지만 그 DVD는 끝까지 벽을 비추고 있었다.  

그러데도 발기해 버렸다.

보통 AV가 아닌, 오히려 AV를 편집하기 전의 영상 같은 느낌이다.

DVD <4>와 <5>는 패스워드가 걸려 있어서 볼 수 없었다.

DVD <6>을 재생했다.  

마찬가지로 여성이 비추어지고 있었지만, 그 얼굴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지금까지 본 DVD 처럼, 호텔의 일실에서 아내가 의자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심장 박동이 격렬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마치 방의 공기가 없어진 것 처럼, 숨쉬는 법을 잊어버린 것 처럼 괴로워졌다.

두근두근 맥박이 뛰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당황해 하면서 DVD의 정지 버튼을 누른다.  

방바닥을 보고 있었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게 되었다.

잠시 후, 침착함을 되찾고 나서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어째서 아내가 DVD에 비치고 있는 것이지?

지금까지 본 전개대로 흘러가면 아내도 벗는 것일까?

이 다음은 보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아니, 사실은 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스스로의 감정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대로 타성(惰性)에 맡겨 화면을 계속 본다.

화면의 아내는 다른 DVD와 같이 카메라맨이라고 짐작되는 남자의 목소리에 맞추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듣고 싶지 않은 말이 들렸다.  

「이제, 벗어.」  

아내에게 옷을 벗으라니...
그것도 반말로...
어째서?

가슴이 아프다.
지금까지 쌓아올려 온 것이 전부 무너지는 것 같은 감각이 덮쳐 온다.

망연자실하게 화면을 보고 있자 아내가 윗도리의 버튼에 손을 대어 위에서 하나하나 풀어 간다.

고개를 아래를 숙인 채, 부끄러운 듯이...  

「빨리 벗어!」  

조금 강한 어조로 남자가 말한다.

아내는 깜짝 놀란 모습으로 재빠르게 버튼을 푼다.

그리고 윗도리를 벗어 브래지어 모습을 카메라의 앞에 드러낸다.  

「이쪽을 보면서 벗어!」  

조금 전보다 더 강한 소리로 외치고 있다.

AV라면 두군거려지는 장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AV가 아니다.

왜냐하면 화면에 비치고 있는 것이 나의 아내이기 때문이다.

나의 아내이며, 아이들의 모친이다.
화면에 비치고 있는 아내가, 아내가 아니기를 빌었다.

혹시 매우 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현실 도피를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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