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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아내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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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를 받은 뒤로는 한동안 고민했지만, 그 날의 밤은 왠지 기분이 편했다.

저녁식사를 끝마치고 느긋하게 쉬는 남편과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았다.

평소의 광경이지만, 어제까지와 비교하면 왠지 가벼운 기분이다.  

우울의 원인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조금만 더 참으면 마지막이라고 하는 기분 때문에 마음이 편했다.

하지만 역시 가족에게는 이야기를 해 놓자.
친구와 만나서 식사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밖에는 없을까.

친구와 만나는 것은 거의 점심 때뿐이라 말하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저기, 이번주 금요일에 술 좀 마시러 갔다와도 될까요?」  

과감히 남편에게 말해 버렸다.

남편은 의아해 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대답한다.  

「응? 회사의 회식이야? 오랜만이네?」  

남자와 둘이서 마시러 간다는 말은 할 수 없다.

충동적으로 노리코는 말했다.  

「학창시절의 친구가 돌아왔다고 해서, 모두 모이기로 했어요.」

「그래? 너무 과음하지는 마∼」  

남편은 상냥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다지 죄악감은 느끼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런 일로 가족에게 거짓말을 하는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지금부터 천천히 죄악감이 솟아 올라 올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지금은 기분을 편하게 하고 싶었다.

그것이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단순한 도망이라는 것은 마음 속으로 알고 있었다. 

  

     *   *   * 

  

금요일, 노리코는 일이 끝나자 일단 집으로 돌아가 저녁식사의 준비를 한 후, 자신의 자가용은 대신 근처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번화가로 향했다.
남편은 아직 귀가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집에 있었다.

지금부터 남자와 둘이서 마시러 간다.
새삼스럽게 이것이 무겁게 느껴졌다.

죄악감 때문에 기분이 몹시 가라앉았다.  

회사에 적극적이다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일을 위해서다.
그렇게 결론지었다.

설마 이대로 같이 밤을 새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후회가 되었다.

남자를 잘 모르는 자신은 지금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단지 같이 술을 마시는 것 뿐이다.
그것 뿐이다.
그렇게 자신을 타이르고 있었다.  

술자리에 가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일까.

이쪽에서 이상한 말을 해서 상대편의 기분을 헤치면 지금까지 했던 노력이 쓸모없게 된다.

적당히 술에 취한 척하면서 이야기를 끝마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약속 시간 10분전에, 약속 장소인 역 앞에 도착했다.
사카이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서로를 찾는 것도 큰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어깨를 두드렸다.

거기에는 사카이가 회사에서 헤어졌을 때, 그대로의 정장 차림으로 서 있었다.  

그대로 근처의 술집으로 둘이서 들어갔다.

BAR에 데려 가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세련된 선술집이었다.

이 사람도 여성을 대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점내의 자리에 앉았다. 

  

     *   *   * 

  

그리고 1시간 정도 마셨다.

노리코는 한잔 밖에 마시지 않지만 사키이는 맥주를 4잔은 마시고 있다.

서로 회사의 이야기를 하는 것뿐으로, 사적인 일은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적인 이야기는 가족의 구성 정도이고 나머지는 서로의 회사 이야기다.  

취기가 돌면서 일의 이야기만 하는 사카이에게 조금씩 싫증이 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만큼 무섭게 느껴지지 않아서 안심하고 있었다.
이제 슬슬 돌아가도 되겠지.

8시에 가게에 들어가서, 지금이 9시 반이니까 꽤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생각하고「이만 돌아가야겠어요.」라고 말했다.  

「다음 주에도 여기서 마시죠?」  

사카이의 취해서 기분 좋은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역시 한 번의 만남으로는 실패인 것일까.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노리코에게 사카이가 말했다.  

「이런 식의 접대도 할 수 없다면, 거래처를 바꿔도 좋습니까?」  

노리코는 눈 앞이 캄캄해지고 화가 나는 것을 넘어 절망감까지 느꼈다.

노리코는 당장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리고 수십초가 지나서야 조바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회사에 폐가 된다.
그만큼 회사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회사 사람들은 자신에게 신경을 써 주고 있다.
역시 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자.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자신에게는 무리일 것 같았다.

자신의, 그리고 여자의 무력함을 통감했다.

분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너무 분해서 가슴이 답답한데도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하는 것보다 거절할 용기가 없었다.
거절의 한마디 말을 할 기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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