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난 명기다!! -37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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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난 명기다!! -37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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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했지만 얼굴엔 피곤함은 커녕 오히려 생기가 넘쳐 흐르는것 같았다.

밤부터 아침까지의 섹스는 계속된 희열과 쾌락의 연속이었다.

'진호의 양기를 듬뿍 얻어가는구나...후훗!'

운전하는 내내 싱글벙글하는 내자신이 룸미러를 통해 보였다.

잠을 못자 눈이 조금 풀리기는 했지만 얼굴엔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게 분명 컨디션은 좋았다.

[응..그래~ 잘지내고 있어...나중에 혜미랑 또 놀러갈께]

[안녕~ 응...편지할께~]

승수는 부대에 복쉬하자마자 얼마지나지않아 효진에게 전활 걸었고 효진과 30분이나 넘게 통화를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단순히 전화통화가 부럽다기 보다는 여유로워 보이는 승수에 비해 진호의 고생하는 모습이 그려져 마음 아팠던

것이었다.

"어흐~ 지지배! 군인 만나기 싫다더니...
뭐야~"

"승수 귀엽지 않아? 난 그런 애들이 좋더라~"

"쳇! 웃긴다 너~"

"그러는 지는...."

효진은 여전히 싱글벙글이다.

그제서야 안 사실이지만 승수는 서울의 이름있는 의과대학을 다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효진은 그걸 알고 승수에게 더 잘 해 준것이다.
다행히 승수도 효진을 굉장히 맘에 들어하는 눈치였고

속으로는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효진아"

"응?"

"너 아까 진짜 진호랑 한번 할 맘이었어? 애가 어린맘에 많이 놀랬드라~"

"진짜? 헤헤헤"

효진의 진짜 속마음이 궁금했다.

장난이었지만 아무리 친구와 사귀는 남자의 자지를 입에 문다는 것은 아무리 남자경험이 많은 나도 조금

의아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효진은 웃기만하고 아무말이 없었다.

"얘기해봐 이뇬아~"

속이 터져버릴 지경이었으나 일부러 속마음을 들키고 싶진 않았다.

"난 그냥 어떤 반응을 할까 궁금했을 뿐이야~ 대부분 남자들은 그런 경우에 알고도 모르는척 하잖아."

"그건 그렇지..."

"승수는 아무짓도 안했어?"

"뭐 별로..
그냥 가슴만 좀 만지드라~"

"순진해가지곤..둘다...."

"그러게~"

아마 승수는 자신의 얘기를 전부 하지 않은듯 했다.

하긴 그 어떤 남자가 꽂기 바로 직전까지 갔다고 얘길 하겠는가!

"얘 혜미야~ 아침부터 3시까지 승수 5번이나 쌌어..지금 밑에 쓰라려 죽을꺼 같애!"

"정말? 스님이 고기맛을 보면 절간에 빈대도 안남는다더니..."

"그러게~ 다음주에 또 오라고 난리다!"

"그래서 또 갈거야?"

"몰라~ 너 안갈래?"

"진호는 아직 졸병이잖아~ 눈치보인데.."

"하긴...승수는 이제 두달만 있으면 나오는구나~"

"미친년! 좋겠다!"

괜히 약올리는듯한 효진의 말이었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이런저런 쓸데없는 말을 재잘대다보니 어느새 효진의 집앞에 다다랐고 효진을 내려주고 집으로 바로 향했다.

원래 잘 태워다 주지 않지만 오는길목이라 집앞까지 온 것이었다. 

운동이고 뭐고 모든게 귀찮았다.
그저 침대에 몸을 뉘이고 지난밤을 상기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느낌을..
그 쾌락을..
상상이나마 다시 느끼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샤워를 하고 잘 쓰지도 않는 편지지를 펼쳐놓고 펜을 들었다.

침대로 가서 몸을 누이려 했지만 괜히 진호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

무슨 말을 써야할지..
뭐라고 써야할지..
아무래도 감정이 매마른 사람 마냥 고민하고 찢고 구기고..
결국엔

다시 펜을 들어 주저리주저리 써내려갔다.

시끄러운 벨소리가 들렸다.
진호였다.

[응..자기야~]

[뭐해? 잘 들어갔어?]

[그럼~ 그냥 씻고 일찍 자려고..]

[잘 들어갔나 해서~ 몸건강히 잘 있어~~]

[내 걱정말고 자기 몸이나 생각해..]

[알았어~ 잘자!]

별 내용없는 통화였지만 무척이나 기분좋은 통화였다.

승수보다 짧은 통화에 조금 부아가 치밀기는 했지만 잊지않고 모두 잠든 시간을 쪼개 전화를 해준 진호였다.

그렇게 밤이 깊어질수록 편지지의 여백은 줄어들었고 급기야 봉투에 풀칠까지 해 놓고서야 침대에 들었다.

 

>>>>>

 

난생 처음 도서관이라는 곳을 왔다.

조금 있을 기말고사에 대비해 공부 좀 하려는데 도통 눈에 글자가 들어올 생각을 안했다.

'아차! 책을 한권 안 가져왔네..'

나는 조용히 일어나 F열로 들어서 책을 찾았다.

도통 찾을 수 없어서 다른 책부터 찾다가 마지막으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책이었다.

도무지 보이지 않던 책은 얄궃게도 바로 눈높이에 꽂혀 있었다.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얼마나 책을 찾았을까..

자리로 돌아온 나는 캔음료와 작은 쪽지를 하나 발견했다.

'응? 뭐지?'

<항상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띄네요.. 

꼭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겠죠?>

'뭐야~ 왠 여대에 남자가 어디있다고..그럼 혹시 여자가?'

'어흐..닭살.....미안하지만 난 남자가 더 좋다구!'

여대 도서관에 남자로 보이는 글씨체의 쪽지란 미스테리 그 자체였다.

괜히 주위를 둘러봐도 남자라는 동물은 눈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장난이라고 치부하기엔 나의 공주병은 너무도 심각했다.

'누구지? 누굴까?...흐음...'

책을 펴고 옮겨적고 밑줄도 쳐가며 공부를 했지만 그런 글자들이 눈에 들어올리 없었다.

'아~ 답답해! 누구지?'

도통 공부가 할 수 없을 지경으로 그 쪽지가 신경이 쓰였다.

남자는 입구에서부터 수위아저씨가 막고 항상이라하면 자주 나를 훔쳐본다는 얘기인데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누굴까?'

 

>>>>>

 

시험은 무사히 지나갔고 의문의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그 이후로 감감 무소식이었다.

일부러 시험 기간내내 안가던 도서관을 오갔고 쪽지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일부러 자리까지 자주 피했지만

그 이후론 쪽지도 의문점이 남을 증거거리도 생기지 않았다.

'아~ 이제 곧 방학이다~ 좋다~~~~'

지긋지긋하리만치 무료한 학교생활은 이제 절반밖에 안 지나갔다.

앞으로 2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해져왔다.

'괜히 여대에 와가지고..'

여대를 택한건 일생일대의 실수였던 것이었다.

공부를 하러 들어온 여대에서는 공부도 하지 않았고 캠퍼스커플이나 종종 오가며 생기는 인연이나 오해가

원천봉쇄 되어 학교정문만 통과해 들어오기만 하면 괜히 가슴이 답답해지고 우울하기까지 했다.

아니 여대를 택한건 남자를 증오했었다.

모든 남자가 그런 짐승같은 놈들인 줄 알았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려 했다. 

하지만 새삼스레 지금은 여대에 진학 한 것이 한이라면 한 일만큼 지금은 남자가 없인 살 수 없는 몸이

되버린지 오래였고 그 무시무시하고 거지같은, 창피하고도 더러운 과거 따위는 깨끗히 잊은 것이었다.

'에잇! 시험도 끝났는데 뭐 재밌는거 없나?'

유독 이번학기엔 동기들도 안 보였고 새로사귄 후배나 친구들도 없었다.

나나 효진이나 오로지 학교생활보다는 남자를 찾아다니는 발정난 고양이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에휴...
이혜미 인간관계봐라...저질이다 저질!'

생각없이 휴대폰을 열어 전화부를 뒤지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전화부였지만 딱히 전화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

'효진이는 뭐하나~~'

[여보세요?]

[효진! 뭐해?]

밝은 목소리의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효진이었고 되레 나의 마음까지 들뜨게 했다.

[나? 나 뭐하게?]

[모르니까 묻지 이뇬아!]

[나 지금 승수랑 같이 있어...오늘 제대했대..호호호호]

[그래? 잠깐 바꿔줘~ 축하한다는 말이라도..]

[그러지말고 일로와~ 너 아직 학교지? 아! 시험은 잘 봤어?]

[그래 이뇬아! 빨리도 물어본다!]

[여기 학교근처에 리논알지? 커피숍]

[응..
알았어~ 잠깐 들를께~]

승수가 제대를 했다는 소리를 들으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회를 가서 장난을 쳤던 기억이 엊그제같은데 벌써 그는 제대를 해서 효진을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진호 너는 언제 나올래?'

괜히 국방의 의무를 충실히 하고 있는 진호가 미워졌다.
괜히 샘이 났다.

커피숖까지 가는 내내 속으로는 진호에대한 타박이 이어졌고 승수가 먼저 나온 것도 부아가 치밀었다/

진호의 선임들이 하루빨리 나와야 진호의 제대일도 가까워진다는 것을 까맣게 잊은 채 말이었다.

천천히 걸어 2층에 위치한 커피숖의 문을 열자 깨끗하게 군복을 차려입은 승수가 손을 흔들며 반겼다.

전에 봤을때 보단 얼굴에 살집이 좀 붙어보였다.

겨울로 막 접어드는 계절탓인지 얼굴색도 희게 돌아와 있었다.

"이야~ 혜미 오랫만~~~"

"제대 축하해 승수야~~"

"고마워! 진호는 아직 멀었지! 안보인다니까~그래도 국방부의 시계는 가고있으니 너무 서운해하진 마~흐흐"

"너 내가 복수의 여신인거 아직 모르고 있나본데.."

"아!..미...미안!"

"까불지마!"

/주문하시겠어요?/

/유자차 주세요~/

우리학교에 다니는 대학생인지 알바가 다가와 주문을 받아갔다.

참~ 못생기고 뚱뚱하기까지 하다.
아마 내가 이가게의 주인이었다면 차라리 저런 알바생은 안썼을 것이다.

"근데 왜 여깄냐? 니들은.."

"그럼?"

"쳇! 모르는척 하시긴...
MT안가? 또 내일 오후까지..."

"어흐~~야"

주문한 유자차가 나오고 달콤하고도 새콤함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잔에 살포시 뭍은 적분홍의 루즈가 섹시하게 느껴진다. 

"혜미야! 나 오늘 제대했는데 내 동기들이랑 같이 놀자~ 이따 만나기로 했어~"

"그래? 그러지 뭐~"

마땅히 할 일도 없었거니와 선뜻 같이 놀자는 승수의 말에 효진은 얼굴이 살짝 굳는듯 했지만 금새 밝은 표정으로

돌아와 애써 자신의 표정을 숨기려 했지만 내눈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이년이..
지 혼자 남자들 틈에서 공주대접 받을라고?'

효진은 은근히 내게 대한 경계심을 자주 드러내곤 했었다.

친하다고는 하지만 무언가 말로 표현 못 할 그런 것들이 자주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하기사 나도 가끔은 효진이나 다른 친구들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정말 뜸했기 때문에

잘 눈치를 채진 못 했을 것이다.

 

>>>>>

 

[응..진호야~]

[자기야라고 부르라니까...]

[알았어 자기야!]

[지금 강승수병장님이랑 동기들이랑 같이 논다고?]

[어..효진이한테 연락받고 왔더니 있네!]

[좋겠다! 나두 빨리 나가구 싶어~]

[헤헤..조금만 참어...금방 지나갈꺼야~]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재밌게 놀아 혜미야~]

[알았어..]

[끊는다~]

정말 간만에 온 진호의 전화였다.

일주일만에 온 것 같았다.
그래도 승수가 부대에 있을땐 2~3일에 한번씩 전화를 했던 진호였지만 그가 이제 

제대를 했으니 더 자주 전화를 못할 것 같은 예감에 몸서리를 쳤다.

다시 학교근처에 위치한 술집으로 들어갔다.

방금전까지 술을 마시다가 진호의 전화가 오자마자 바로 뛰쳐나갔던 것이었다.

"아~ 혜미씨 왜 이렇게 늦게 와요~"

"통화가 좀 길어져서..."

승수의 동기인 석민이 너스레를 떨었다.
그런 석민의 말투가 듣기 좋진 않았다.

어떤 말을해도 싸가지가 없는 말투라고나 할까?

자칫 잘못 들으면 기분이 아주 상할 만큼 어투가 상당히 강했다. 

모두 같은 군복에 같은 모자를 써서인지 별로 다를것이 없어보였으나 굳이 표현을 한다면 승수는 앳되보이는 

얼굴에 흰 피부를 가진 전형적인 뺀질이 스타일이었다면 석민은 비교적 여드름이 많은 피부에 좀 검은 편이었다.

이목구비가 뚜렸해 강한 인상을 내뿜었고 머리카락도 엄청나게 곱슬거려 마치 흑인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동기들이라고 했지만 한명은 여자친구를 만나러 먼저 갔고 또 한명은 집에 가봐야겠다며 자리를 뜬지 이미 

오래전이었다.

석민과 승수만이 비슷한 동네에 살아 내일 열차를 타고 같이 내려갈꺼라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승수는 효진과의 뜨거운 밤을..
석민도 혹시나 하는 흑심을 품었는지 계속해서 나의 다리를 훔쳐보는 것을

몇차례나 내게 걸린것이었다.

그럴때마다 석민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으나 곧 다시 시선은 나의 몸을 훑어댔다.

군복때문일까..

나를 훑어보는 그의 눈빛은 변태같았다. 

계속된 군대 얘기와 자신들만이 아는 얘기.

또 운동얘기며 연예인 얘기.

'하나같이 찌질한 놈들이구만..
여자를 앞에두고...'

재미가 있을리 없었다. 

그들은 키득거리며 안주삼아 이야기를 계속 나누었고 나와 효진은 그저 술잔만 기울이며 홀짝홀짝 비워나갈 

뿐이었다.

사실 먼저 일어서려 하기도 했으나 효진의 만류에 다시 자리에 앉아 시간만 조금 더 보내주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효진은 오늘도 뽕을 뽑을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튼 저년은 나보다 더 밝히는 뇬이라니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술병들이 늘어났다.

한병 두병..
모두들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을땐 이미 소주가 8병째였다.

나도 효진도 이미 주량을 넘어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 할 정도가 됐다.
효진은 반쯤 눈을 감고 계속해서 건배를

제의했고 나는 도저히 몸이 버텨주질 못했다. 

정말 오랫만에 술을 많이 먹은것이었다. 

짧은 시간에 급작스레 마신탓인지 속도 별로 좋지 않았고 더 마시고 싶은 맘도 들지 않았다.

그러나 알코올이 몸에 들어와 열을 발산시키자 누르고 눌렀던 그리고 참고 참았던 성욕이 일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혜미야..
참아야 돼...'

'뭘 참어~ 군대있는 진호가 어떻게 알겠어?'

'그래도..네가 다짐한게 있잖아?'

'그런 다짐 개나 줘버려! 언제부터 니가 조신하게 살았다고..'

밀고 밀리는 마음속의 감정은 나도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을만큼 치열해 졌고 그럴때마다 보지에서는 근육들이 

꿈틀거리며 맑은 애액을 서서히 흘려보내고 있었다.

"혜미야! 괜찮아?"

"으..응....난 좀 쉴께"

"그..그래~"

"후우~~~~"

효진이 처음보는 나의 취한 모습에 말을 걸어왔지만 대답하기조차 귀찮았고 이렇게까지 술을 마시는 일이

별로 없는 나도 괜히 진호생각에 더 술잔을 받고 비우기를 반복했던 것이다.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는 승수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였다.

그리고는 눈을 감았다.

 

"혜미야~ 혜미야~~~"

눈을 떴을땐 효진과 승수가 소지품을 챙겨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레깅스를 신기는 했지만 어찌나 험하게 잤는지 치마가 거의 뒤집혀져 허벅지를 전부 드러내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치마를 내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중심을 잡지 못해 비틀거리며 다시 소파로 쓰러졌다.

"혜미야..괜찮겠어?"

"응..괜찮아~"

나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처음보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술기운이 아직도 남아 내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원래 자신의 몸도 못가눌 정도로 술을 마시는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러나 내가 그 모습이었다.

난생처음으로 이렇게 취해본 적이 없었기에 챙피하기도 했고 내 자신에게 화까지 나기도 했다.

효진도 취해 있었으나 승수의 도움을 받아 그래도 서있는 모습이었다.

"어떡하지? 혜미 많이 취했나봐~"

"그러게...
어쩌지?"

효진과 승수가 자신들끼리 거의 부둥켜 안은 채 말로는 걱정하는듯 나를 바라보며 말을 해왔지만 조금도

고맙지 않았다.
빨리 MT를 가야하는데 나때문에 늦어진다고 얘기하는 것 같이 느껴진건 나의 오해였지만

그저 그렇게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때 석민은 소리없이 야전상의라고 하는 군복점퍼를 벗어내었다.

그러더니 승수의 도움을 받아 단숨에 나를 들춰업고 벗었던 상의로 치마를 입은 엉덩이와 허벅지에 덧대

가리고는 성큼성큼 술집을 나섰다.
진호의 등많큼 넓고 크진 않았지만 나름 편안했다.

처음엔 괜찮다고 거부를 했지만 내 생각과 몸의 행동은 일치하지 못했고 그런 석민의 리드에 이끌려 가기만

할 뿐 이었다.

'너도 나랑 자고 싶냐? 새끼...
그래 한번 대준다!'

군복을 입은 한 남자의 등에 업혀 나가는 한 여자.

거리의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기에 가장 좋은 그림이었다.

여대 앞이라 여자는 더욱 많았고 나는 괜히 모르는척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살을 에는 추위정도 까진 아니었으나 한겨울이 임박한듯 칼바람이 옷깃을 여미고 들어와 온몸의 피부를 수축하게

만들었고 술을 먹은탓인지 몸이 더욱 떨려왔다.

"혜미 택시타고 가야하나?"

"글쎄..."

"나..차갖구 왔어~~ 죠기 주차장 헤헤헤"

"내가 보내고 갈께~ 어디가있을꺼야?"

"우리? 글쎄~ 한잔 더 할까?"

"그래! 그럼 적당한데 들어가있어..추운데~ 전화할테니까"

"그래~"

"석민씨~ 혜미 잘 부탁해요~"

"네"

투박한 군화소리.

힘이 달리는지 중간중간 업혀있는 나를 채올려 다시 등위로 끌어올리던 석민은 어느새 주차장입구에 다다랐다.

투벅투벅..

군화소리가 줄어들며 등에서부터 굵은 남성의 음성이 울려왔다.

"혜미씨! 차 어디있어요? 키주세요"

"가방에..."

석민은 허리를 숙인채 목에건 가방을 열더니 부시럭거리기 시작했다.

관자놀이에서 들려오는 심한 맥박소리와 업혀서 왔을뿐인데 호흡은 거칠어졌고 나도모르게 추웠는지 석민의

목을 힘껏 둘러 끌어안고 있는 내모습이었다.

/부스럭..따르륵...짤랑/

석민은 키를 찾았는지 오픈버튼을 열심히 눌러대는 중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방향지시등이 깜빡이자 석민은 서둘러 그쪽으로 향했다.

/하악하악/

그도 힘이든지 거친 숨소리가 전해져 왔고 뒷좌석의 문을 열어 조심스레 나를 올려태우고는 시동을 걸어 예열을

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개피를 물어 피우는 석민이었다.

잠시후 석민은 담배를 튕겨끄고 조수석에 올라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가방에 들어있던 나의 전화기였다.

[여보세요? 대리죠?]

[음..여기 한국여대부터 음...잠시만요..]

"혜미씨! 집이 어디예요?"

"아음...."

"혜미씨! 혜미씨!"

"한남동...으음...현대 2차 203동..."

[여보세요? 한남동 현대2차 203동이요~]

[얼마나 기다려야하죠?]

석민은 그렇게 대리를 부르고는 다시 아무말이 없었다.

차 시트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있는 나를 연신 돌아볼 뿐이었다.

석민은 무언가 결심이라도 한 듯 다시 뒷좌석으로 올라타고는 다시 나를 보며 속삭이듯 얘길 했다.

"혜미씨! 자요?"

"......"

잤다기 보다는 정신이 없었다.

대답을 못했다기 보다는 귀찮아서 안 했을뿐이었다.

여전히 석민은 나를 깨우려는듯 들릴듯 말듯 혼잣말을 계속 이어갔다.

"혜미씨 진짜 예뻐요...태어나서 연예인 빼고 실제로 본 여자중에 제일 예쁜거 같애요....

처음 보자마자 내 여자친구였으면...
아니 한번이라도 안아볼수만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한참 두근거렸었는데..

나 한번만 안아봐도 되요?"

"....."

"그럼 안을께요~~ 한번만...딱 2초만"

"......"

석민이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떨림이 느껴졌다. 

왠지 그 떨림에서 오는 그의 진심이 느껴졌고 그 진심에서 오는 야릇한 감정도 싹을 틔웠다.

그의 거친 말투는 찾아 볼 수도 없을 만큼 몹시 달콤하고도 진심이 물씬 풍기는 그런 말투였다.

'그래..한번 안아만 봐라..여기까지 업고 온 수고비다!'

그냥 모르는척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석민은 움직임을 멈추고 덮어주었던 자신의 상의를 잡아 목까지 끌어올려 주었다.

'병신같은 새끼! 용기를 내 임마!'

그러나 대리기사가 도착을 했고 자신의 상의 걷어 차에서 내렸다.

그냥 안아만 보는 것은 아무말 없이 허락해주려 했다.

그의 마음이 예전의 진호같아서..
순수하고 착한것 같아서..

진호도 그정도는 이해해 줄꺼라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는 용기를 끝까지 내지 못했고 차에서 내려버린 것이었다. 

천천히 차가 주차장에서 빠져나갔다.
사람이 많은 골목을 지날때 쯤 차에는 작은 충격이 느껴졌다.

/잠깐! 잠깐만요~/

차가 멈춰서고 뒷 좌석의 문이 열렸다.

쌩한 찬바람이 다리에 와 한기를 전해주었고 시끄러운 음악과 요란한 네온사인이 감고 있는 눈에도 훤히 보일만큼

휘황찬란하게 반짝거렸다.

그가 옆자리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다시 문이 닫혔다.

"하하 걱정되서 오셨나봐요..."

"아니..뭐 기사님을 의심한다기 보단.."

"하하 괜찮습니다.
세상이 세상인지라~ 이렇게 예쁜 여자친구분 두시면 그럴 수도 있죠~"

"하하하하하하"

그렇게 침묵속에 30여분을 달려 아파트단지에 도착을 했다.

지하주차장에 그것도 내가 항상 세워놓는 그자리에 용케도 차를 세운 대리기사는 석민이 건네는 대리비를 받아

모습을 점차 감춰갔고 석민은 잠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멍하니 있다가 말을 건넸다.

"혜..혜미씨! 미안하지만 전화 한통만 쓸께요~"

"....."

"그..그럼~~"

"......"

그는 쪽지에 적힌 전화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승수는 말년휴가때 휴대폰을 장만해서는 효진과 자주 통화를 했었다고 했다.

조용한 주차장.
거기에 더 조용한 자동차 안에서 신호음까지 또렸하게 들렸다.

[뚜르르르..뚜르르르..]

[전화를 받지않아 소리새..ㅁ....]

[뚜르르르..뚜르르르..]

[전화를 받지않아 소리....]

"응? 왜 안받지?"

[뚜르르르..뚜르르르..]

[전화를 받지않아 소리새..ㅁ....]

"흠...저기 혜미씨! 혹시 효진씨...."

"아마 걔네 전화 안받을꺼예요..
눈치도 없냐 그렇게...."

한참은 아니었지만 술집에서부터 잤고 차를 타고 오면서도 조금 잤기때문에 몸도 못가누던 술기운이 조금은

걷힌듯 했다.

여전히 머리는 조금 아팠으나 몸을 못가눌 정도는 아니었다.

"아~"

"다 왔어요?"

"네..."

"오늘 고마웠어요!"

"아..아뇨...뭘~~"

"대리비 얼마 나왔어요?"

"돼..됐어요....."

"얼마 나왔냐니까요?"

"만원이요"

"자요! 받아요~~"

"괘..괜찮은데..."

"그럼 들어가세요~"

나는 차에서 내려 문을 잠그고는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따라오는 석민은 승수가 전화를 받지 않자 허탈함이 들었는지 기운이 빠진 모습이었다.

조금은 안쓰러움이 들기까지 했다.
촌티 팍팍나는 느낌이 전해져 오는 그의 두리번거림이 더욱 그랬다.

'만약 내가 저 상황이라면?..우와~ 진짜 화나겠다..'

진호가..내 남자친구가 군인이어서 인지는 몰라도 요즘들어 괜히 군인들만 보면 불쌍하다라는 생각이 들곤 

했었다.

한겨울에도 같은 옷, 한여름에도 같은 옷, 거기에 촌티 팍팍나는 얼굴과 표정.

군인은 정말 여자에게 인기가 없을만 했다.

18층에 계속 머물러 있는 엘리베이터가 내려올 생각도 하지 않았다.

"어디 갈데는 있어요?"

"하하하..뭐 가다가 찜질방에서 하루 자고 가던지 해야죠."

"그러지말고 편하게 모텔가서 자요~"

"하하...네.."

하긴 남자혼자 모텔을 가는건 내가 생각해도 더 찌질해 보일것 같았다.
게다가 군복까지 입은 남자라면..

안봐도 눈물깨나 흘릴 사람들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찜질방? 후훗'

속으로는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론 승수가 더 얄미웠다.

아니 승수보단 효진의 꼬임에 넘어갔을 확률이 더 높았다.
왠지 걱정스런 눈빛의 석민의 표정을 읽었다.

정말 불쌍함의 극치였다.

"석민씨!"

"네?"

"지갑 줘봐요~"

"왜..왜요?"

"구경 좀 하게 좀 줘봐요!"

"여..여기~"

낡고 납작한 검은색의 볼품없는 지갑을 슬며시 건네는 그였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저런 불쌍한 표정을 지을땐 둘중 하나였다.

돈이 없거나..
나와 자고 싶거나..

전역증..
주민증..
농협현금카드..
썰렁한 그의 지갑이었다.

'허걱! 만 이천원....'

그 중 만원도 내가 준 만원이었다.

정말 눈물나게 불쌍했다.
더 불쌍했던건 현금카드와 같이 꽂혀있던 현금인출영수증이었다.

잔액 30,150원..
이 중 내일 차비까지 포함 일 것이었다.

"왜..왜그러세요?"

"가만 있어봐요."

도저히 믿기질 않았다.

이제 막 제대한 남자가 단돈 10만원이 없을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차는 내가 냈고 얼핏보니 2차는 효진과 승수가 낸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의 주머니를 만져봤다.
갑자기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자 놀랐던 것이다.

동전 700원이 전부였다.

'그래! 오늘 자게 여관비라도 좀 주자~'

나는 핸드백을 열어 지갑을 열었다.

그러자 석민은 무언가 눈치를 챘는지 자신의 지갑을 낚아채 갔고 서둘러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어? 돈이 다 어디갔지?'

역시 내지갑에도 현금 만원이 전부였다.

아까 계산을 할때 카드로 한다는게 현금으로 내버렸던 것이었다.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나는 11층을 그는 1층을 누르자 곧 문이 닫혔다.

채 몇초도 걸리지 않아 1층에 도착한 엘리베이터는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꾸벅 인사를 하고 내려 아파트의 복도를 빠져나가는 석민의 뒷모습이 너무 힘이 없어 보였다.

문이 닫히고 다시 올라가려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서둘러 막았다.

나도 나의 행동에 놀라며 엘리베이터의 닫힘버튼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다.

"저..저기....석민씨!"

"네? 저..저요?"

"갈데 있어요?"

"아..아뇨...딱히.."

"이리와봐요.."

"왜..왜요?"

석민은 다시 어슬렁 거리며 아파트의 복도로 들어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나는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레 말을 건냈다.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가요..빈방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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