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난 명기다!! -55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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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난 명기다!! -5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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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모자를 눌러쓴다.
그리고는 치장도 뒤로 한 채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미 뜨거워진 태양을 뒤로 하고 석민의 배웅을 받으며 콜택시에 올라탄 나는 그 순간 어찌나 차를 가져오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들던지...

굳이 같이 가자는 석민을 남겨둔 채 빠져온 나는 창가너머로 보이는 각종 휴가철 입간판의 어지러움에 멀미를 

느껴 눈을 감았다.
나답지 않게 승수와 효진에게 할 말을 다 해주고 오지 못한것이 답답함에 응어리져 남았지만 

그들과의 싸움에서 졌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아니, 졌다고 생각해서 나름대로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는 

말이 오히려 맞을것 이다. 

친구를 잘못 사겼다는 생각보다 내 자신이 잘못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를 믿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미안함 마저 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가 없듯이 이미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게는 어쩔수가 없었다.
남아있는 믿음에 보상을 하는 수 밖에는... 

빠르게 지나치는 고속도로의 중앙분리대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것과 같이 나의 과오를 뉘우치는 생각이며

고해도 이어졌다.

 

어찌 도착했는지도 모르게 포근하고 푸근한 나의 침대가 나를 반겼다.
폭신한 매트리스와 그 위를 덮고 있는 자주빛의 시트는 나를 받아 주었고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그 위에 누워 머리를 짚었다.

땀이 흐르기도 했지만 왠지 병이 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뜨끈한 이마에는 촉촉한 물방울과 지끈거림이 일었고

온몸이 부서지는 것 같은 뻐근함이 나를 괴롭혔다.

 

'젠장~ 살기 참 힘들다..'

 

귀찮음을 뒤로 하고 샤워를 마친 후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침대로 들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알몸 그 상태로 

말이다.
커튼까지 전부 닫아버린 침실은 아늑함을 주었고 어두침침해진 실내에서 빛 만큼이나 반짝이는 나의 

알몸은 여전히 고운 자태를 뽐내며 부드럽게 침대시트와 하나를 이루었다.

조금은 커져버린 듯한 유두하며 그것을 받치고 있는 둥글고 탄력있는 커다란 유방은 누워 있음에도 알맞게 올라

붙어 양질감을 느끼게 해주었고 매끈한 허리라인은 호리병을 연상시킬만큼 잘록하게 들어가 있었다.

말끔하게 왁싱이 된 은밀한 부분은 벌거벗은 것처럼 민망하게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고 두툼한 언덕이 주는 묘한 

섹시함은 내가봐도 정신을 차리지 못 할 만큼 사랑스러웠다.

곧게 뻣은 다리와 작은 발은 하늘거렸다.

얇은 홑이불을 덮어 나의 자태를 감춰 나갔다.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흰 날개옷처럼 가벼워보이는 몸이 날아갈까 감춰버린 것이었다.

 

 

"지..진호야~ 내가 잘못했어~ 응? 떠나지 말아줘"

"난 누나가 그렇게 구제불능인 줄 몰랐어~ 꺼져!!" 

 

진호의 튼튼한 두다리를 잡고 무릎을 꿇어 그에게 울며불며 매달리고 있었다.

이유도 모른 채 그저 헤어지자는 말만 거듭하는 진호의 얼굴은 매정했다.
조금의 양보도 더 이상 듣고 싶은 말도 

없다는듯 진호의 얼굴은 굳게 다문 입으로 강한 다짐이 옅보였다.

한없이 눈물을 흘려도 그의 다리를 잡아채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진호야..
왜? 내가 뭘 잘 못 했는데...
응?"

"정말 누나가 잘못 한 걸 몰라? 정말몰라??"

 

죽일듯 노려보는 진호의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무서웠다.

조금이라도 그에게 잘못했다가는 정말 죽을것만 같았다.
맞아 죽던 눈의 빛에 타 죽던...

 

"흑..잘못했어~ 니가 하라는대로 하면서 살께..제발~"

"더 이상은 안속아...
걸레같은 년!"

 

'걸레같은년..걸레같은....걸레..'

 

 

 

'어? 꿈이었구나~'

 

눈물이 범벅이 되서는 놀라 눈을 떴을땐 이미 어둠이 나를 감싸고 있을 무렵이었다.

생각도 하기 싫은 그런 꿈이었다.

땀과 눈물자욱이 채 마르기도 전에 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나의 이기적이고 욕심때문에 진호에게 

몹쓸짓을 한 것 같아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다. 

쾌락과 육체,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에서의 오는 갈등은 쉽게 해결이 나질 않았다.

눈물을 흘리고 진호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단칼에 무언가 하나를 끊어내야 하는 단계임에도 무기력하게 

그저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는 내 자신에게도 물어도 대답 없는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아~ 머리 아퍼!'

 

도리질을 치며 이런저런 생각을 떨쳐 버려야만 했다.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잊고 싶었다. 

사랑도 섹스도 사람도..
그리고 나도...

쾌락주의자 였던 내가 진호를 만나며 착하고 배려심 좋은 그의 마음에 끌려 사랑을 한것을 후회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쾌락은 진호보다는 석민에게 느끼는 것이 월등히 좋았기 때문이었고 진호 못지않게 착하고 

배려심이 있었기에 나의 심정은 오르락내리락 줄타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떨어질듯 떨어질듯 하면서도 간간이

버팅기는 내 자신이 용했다.

 

점점 어둠은 짙게 깔리고 있음에도 석민은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생각엔 내가 도착을 한 후 몇 시간 후면 돌아 올 줄 알았던 그는 10시가 다 되어서야 돌아왔고 한참을 울어버린 

얼굴을 보고 문을 통과 하자마자 짐을 내팽개치고 나를 와락 안아주었다.

그나마 외롭고 쓸쓸했던 마음과 복잡했던 두통까지 달아나는듯 알몸인채로 그의 품에 안겨서 한동안 마음과 

머릿속을 진정시켜나갔다.

 

"오빠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차도 많이 밀리고..
효진이가 며칠 더 놀고 가자는 통에~"

 

"그럼 오빠 버스타고 왔어?"

"아니..같이 올라오긴 했는데..."

 

석민은 뒷말을 흐렸다. 

예상컨데 분명히 올라오면서 그 둘의 험담을 들으며 오느라 힘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왜? 걔네가 내 욕하지?"

"아..아냐~ 욕을 하긴...
죽을라고!"

 

"하이고!"

"하하..저녁 먹었어? 기다려 금방 해줄께~"

 

고개를 가로젓는 나를 보고 그대로 주방으로 향하는 석민의 뒷모습이 자상하게 느껴졌다.

얼마간을 주방에서 투닥거리던 석민은 손에 묻은 물기를 자신의 바지 뒷춤에 닦으며 침대에 누워있는 내게 다가

왔고 곧 시원한 그의 손길이 나의 몸에 와 닿았다.

여전히 알몸의 나는 부끄러움도 잊은채 천천히 옷을 챙겨입었다.
그렇게 옷을 입고 있는 나를 챙겨주는 석민이었다.

 

'아~ 이 남자 못버릴것 같애...'

 

세심한 배려와 믿음 직한 석민을 넋놓고 쳐다보자 웃음을 머금은 그가 입술에 달콤하게 키스를 건내왔고 격하지는

않지만 부드럽게 그의 입술을 받아 주었다.

주방으로 가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밥과 국이 방금 한것을 티라도 내는냥 열을 올리고 있었고 석민이 빼준 

의자에 털썩 앉아 젓가락을 집어 들고 밥을 조금 떠 입에 넣었다.

그러자 그제서야 석민도 자신의 자리를 찾아 앉아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오빠..저녁도 안 먹고 온거야?"

"응..
그지같은 새끼들~ 다시는 걔들이랑 가지말자!"

 

"그래~ 나도 걔들때문에 기분만 잡치고 왔어.."

"근데 효진이랑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나는 토시하나 틀리지 않게 석민에게 말을 했다.
마음속으로 끙끙 앓는것보다 석민에게 나마 얘기를 하고 풀어

버리는 것이 속이 훨씬 후련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지만 막상 얘길 전부 하고나도 별 다를것 없는 나의 마음

이었다.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밥먹는 것도 잊었는지 귀를 기울이던 석민은 밥풀이 튀어나 갈 정도로 오버를 하며 내편이 되어주었다. 

 

"그런 병신 같은년이 다 있어! 그래서 그 새끼들이 그런거였구만!"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니..별일은 아니었는데~ 승수가 뭐 너 꽃뱀이네 뭐네 하면서 욕을 하더라고"

"뭐? 꽃뱀? 크크크..미친놈~ 꽃뱀은 효진이 스타일인데"

 

"왜?"

"승수랑 왜 사귀는지 알어?"

 

"아니?"

"그 새끼 꼴에 의대다닌다고 의사마누라 한번 되보겠다고 물은거잖아~"

 

"미친년..큭큭... 

"더 대박인거 하나 말해줄까?"

 

"뭐..뭔데?"

"솔직히 똑같은 년 되기 싫어서 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뭔데~ 말해봐~"

"효진이 그년 임신했던거 알어?"

 

"으..응~ 승수한테 들었어.."

"둘이 친해? 그런 얘기까지 하는거 보면..."

 

"아니~ 친한게 아니라 언제더라~ 한달 쯤 됐나? 소주한잔 하자길래 만났드니 술취해서 얘기 하드라고~"

"그래...
암튼~ 그 애기 승수앤지 다른 새끼 앤지도 모르는 년이야 그년이~"

 

"정말?"

"그래~ 효진이랑 똑같은년 만들기 싫으면 이제 밖에다 싸!"

 

"아..알았어~"

"밥이나 먹어..얼른! 국 다 식겠다"

 

석민은 일부러 내 기분을 풀어주려는듯 효진과 승수 얘기에 무척이나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욕을 난무했고 그런 

그의 언행에 조금씩 기분이 좋아지는 나였다.

사실 둘이 짜고 들이대는 통에 남자친구 없는 설움이 북받쳤었지만 지금은 내 편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척 행복함을 느끼는 중이었다.

 

'아! 진호 외박 나온다고 했었지...'

 

석민이 식사를 다 마치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하다가 그의 반응도 궁금했고 평소처럼

그에게 슬쩍 말을 던졌다.
그가 컵을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아! 오빠! 있잖아..
내일모레..
내 남자친구 외박 나온대~"

"그래? 잘 됐다.
며칠이나 나온대?"

 

"4박5일..."

"음..그래? 나도 어차피 남은 휴가기간 집에 좀 다녀오려 했었거든."

 

"미안해 오빠.."

"미안하긴~ 우리가 뭐 사귀는 사인가? 그냥 친밀한 동거인일 뿐이잖아~ 맘쓰지마~"

 

그의 말은 위로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서운함도 함께 가져다 주었다.
웃으며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얘길하는 석민의 표정은 무감각해 보였고 그저 같이사는 사람외엔 아무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말에 화도 나려 

했지만 내색을 할 수 없어 그만 두었다.

 

"치! 말을 해도..."

"왜~ 집주인이 나가 있으라면 나가 있어야지..흐흐흐"

 

괜히 서운한 감정을 작게나마 표현을 했음에도 석민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한 듯 우습지도 않은 농담으로 피해

갔다.
하지만 그런 그가 밉지 않았다.
오히려 나의 맘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것 같아 좋게만 느껴졌을 뿐이다.

저녁을 먹자마자 덤비는 석민 때문에 미처 식탁도 치우지 못하고 침실로 들려 갔고 휴가지에서 느끼지 못 한 

쾌락을 맞으러 나섰다.

 

아침이 되자마자 석민은 부산스럽게 자신의 옷가지며 소지품을 챙기기에 바빴다.

아직 마르지도 않은 빨래며 빨지도 않은 빨래까지 전부 양말 한짝 남김없이 전부 자신이 가져왔던 가방에 쑤셔

넣고 있었다.
이미 자신이 지나갔던 자리까지도 구석구석 두세번이나 더 꼼꼼히 체크하고 나서야 웃는 얼굴로 

고향으로 내려간 석민이었다.
자신의 흔적을 모조리 치운 석민의 마음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혹시라도 남자친구한테 내 존재 걸려서 좋을건 없잖아~ 나 그 정도로 야비한 놈 아니야~ 갔다올께 재밌게 놀아~'

 

석민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말이었다.

그런 평범한 말에 울컥하며 마음이 찡한 이유를 나 조차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떠난 빈자리가 너무도 공허하게 남아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려 버린 것처럼 저며왔다.

 

'미안해 오빠~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석민이 떠난 후 나는 다시 짐을 챙기기 바빴다.

엊그제 돌아온 휴가지를 진호와 다시 가기로 했던 것이었다.
석민이 정한 경포대, 그리고 진호 역시 경포대를 

한번 가보자는 얘기에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을 정도였고 알게 모르게 닮은 두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내 자신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마중을 나가려 했지만 굳이 오지 말라던 진호는 예상 시간이 지나도 아직까지 도착을 하지 않고 있었다.

 

'무슨 일이 생겼나~ 혹시?'

 

다시 가방을 싸던 나는 고개를 마구 가로 저으며 군대 선임과 함께 술이 만취 되어 돌아온 그날이 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었고 그 바램은 곧 의지로 변해버렸다.

 

'이 새끼..오늘도 술 쳐먹고 오면 뻥! 차버려야지..'

 

어느새부턴가 입가에 웃음이 번진 나는 그간 괴롭히던 수많은 고민들에게서 해방이 된 것을 깨달았다.

머릿속이 정리가 되면서 드디어 원래의 자리를 되찾은 듯 편안하고 평안해진 것이었다.
그제서야 왜 사람들이 

안정되고 평안한 가정을 꾸리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풀어헤쳤던 가방을 다시 싸는 동안 이미 치장을 마친 얼굴은 땀으로 얼룩지기 시작했고 결국엔 잘 켜지도 않는 

에어컨을 켤 수 밖에 없었다.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 들자 더욱 청명해지는 기분이었고 상쾌함이 더 해 갔다.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의 하늘은 너무도 맑아 진호의 휴가를 즐겁게 맞아주었다.

옷가지들과 화장품 그리고 세면도구를 챙긴 후에 빨래 건조대로 향했다.
흰색과 검은색의 비키니 두벌이 나란히

놓여있었고 혹시라도 컵이 찌그러질 새라 곱게 펴놓은 상의가 눈에 들어왔다.
석민의 작품이었다.

 

'오빠도 참~ 살림은 나보다 낫다'

 

석민은 의외로 꼼꼼했다.
나의 속옷이며 빨래감도 수시로 들여다 보며 구겨질까 손바닥으로 펴놓기를 반복했고

특히 청바지같은 jean소재의 옷들은 더욱 신경을 써서 펴 널었다.
조금씩조금씩 나의 일상에 자리를 잡아 가는

것을 느끼기는 했지만 두 달 가량의 동거생활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뭘 가져가지?'

 

한참 동안이나 두 개를 놓고 고민했다.
석민과 갈 때는 몰랐지만 막상 가보니 예상외로 노출이 심한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또 한가지 덧붙인다면 막상 흰 것을 입더라도 진호 앞에서 검은색의 야한 

비키니를 입은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띵동띵동~/

 

"누구세요~"

"혜미야! 나야~"

 

"아앙~ 자기야...철컥"

"혜미야~ 잘 지냈어?"

 

바보같이 무뚝뚝하게 들어오는 진호의 목에 매달려 참았던 어리광을 부리기 시작했다.
마치 어린 아이가 퇴근하고

돌아온 아빠의 목에 매달리듯 말이다.

번쩍 나를 안아 든 진호는 나를 꽉 끌어안으며 입술에 입맞춤을 했고 그의 튼실한 허리에 길고 가는 두 다리를

감으며 그의 입맞춤에 부드럽게 응해주었다.

 

"안들어와?"

"나..워커~"

 

"아..맞다..특별히 오늘은 내가 벗겨줄께~"

"됐어~ 손 더러워져 내가 할께~"

 

"야! 듀글래? 말들어!"

"아..알았어"

 

진호가 이제는 앉아서 군화를 신고 벗는다는 말에 이해가 안갈때도 있었다.
그리고 그가 어디서건 불편하게 

군화의 끈을 조이고 풀 때마다 왠지 재밌어 보이는 통에 대뜸 해준다고 말이 나왔고 허리를 굽혀 그가 내민 

오른쪽 발을 풀기 시작했다.
도무지 매듭이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이리보고 저리봐도 알 수 없었다. 

 

"자기야~ 이거 매듭이 없어"

"그러니까 내가 한다니까...
하루종일 걸리겠다!"

 

"쳇! 그럼 니가 해라..곰탱이새꺄!"

"아..아냐~ 양말 접힌 사이를 잘 봐바..있을꺼야~"

 

"아~ 요긴가?....이건가?"

"큭! 아~ 귀여워!"

 

아무리 찾아도 매듭은 보이질 않았고 에어컨도 틀어 놓았지만 민망함과 짜증에 땀까지 흐르는 나였다.

 

"아!! 찾았다..
너이거 일부러 숨기고 온거지! 그치!"

"아..아야! 아니야~ 그걸 왜 일부러 숨겨~"

 

매듭을 찾느라 짜증이 났던 나는 괜히 진호의 허벅지를 꼬집었고 아팠던지 바로 나의 손을 떼어놓으며 부인을 

하는 진호였지만 웃으며 나의 장난을 받아주었다.

 

"오우~ 우리 진호 허벅지가 아주 꿀벅지가 되서 왔는데? 후훗!"

"어때? 좀 땡겨?..흐흐흐"

 

나의 농담에 이젠 조금씩 맞받아 칠 정도로 센스가 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한 면은 없지않았고 오른쪽을 다 풀자

왼쪽 발까지 내미는 진호는 그윽한 눈빛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쳐다봐?"

"좀 보면 안돼냐?"

 

"이누무새끼가 어디 누나한테..말하는 말버릇 좀 봐~ 어머! 기가 막혀"

"졸라 이쁘구 졸라 귀여워서 쳐다봤다! 왜!"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하면 되지! 보면 좀 안돼냐? 너 또 잡히고 싶어? 지금 포지션 딱이야~"

"아냐 누나!..내가 진짜 잘못한거 같애~ 내가 미쳤나봐~"

 

진호는 두 손으로 자신의 음낭을 가리며 잘못했다는 말을 연거푸 쏟아냈다.

방어태세를 완벽하게 갖춘 상태로 잔뜩 긴장을 하고 있는 진호가 귀여웠다.
왼쪽 군화의 끈 마저 풀어 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활짝 벌리자 신을 벗고 들어오는 진호가 나를 와락 안고 침대로 달려 들어갔다.

침대로 던져진 나는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땀을 흘리는 진호는 군복상의를 벗어던지고 침대위로 박차고

올라왔다.
매트리스가 출렁거리며 진동을 일으키자 숨겨져 있던 욕정이 끓어 올라 급하게 땀이 베어나왔다.

 

"혜미야~ 나 너무 오래 참았어~"

"나두 자기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아앙~"

 

"정말?"

"그럼~ 정말이지"

 

진호의 땀내음이 코를 찔러 왔지만 그보다 더 급한 것은 따로 있었다. 

그가 움직일 때 마다 군번줄의 흔들림소리가 들려 왔고 그 소리는 어린 아이들 머리위에 떠돌아 다니는 모빌이 

부딛치듯 성인용 모빌같기도 했다.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특유의 남성미를 풍겨 주었다.

 

"혜미야~"

"응?"

 

진호는 점점 얼굴을 가까이 대며 귓가에 뜨거운 바람을 집어 넣었고 나지막하게 내 이름을 불러 주었다.

부끄러움을 잘 타지 않는 나였지만 유독 진호의 속삭임 앞에서는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발그레해지는 얼굴이었다.

이마에 부드러운 입맞춤을 다시 한번 건내준 진호는 다시 귀에 속삭이기 시작했다.

 

"혜미야~ 후우~~~~~"

"아잉..왜~"

 

"나..
너무 굶었어~ 죽을꺼 같애~"

"어흐~~ 몰라몰라!"

 

뜨거운 입김에서 나온 그의 말은 끈적한 유혹의 속삭임이었다.
떨리는 그 음성이 나의 몸을 옥죄어 오듯 긴장감을

잔뜩 선사했고 그런 낯뜨거운 말에 서투른 진호여서 더욱 그랬다.

 

"먹구싶어~"

"하아~~ 뭐..뭘?"

 

"나...배고파~"

"뭐?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뜨거운 열에 찬물을 확 끼얹는 진호의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매번 이런식이었지만 항상 당하는 내 자신이 우습기도 하고 약까지 올랐다.

 

"배고프다구~ 우리 짜장면 먹을까?"

"야! 니네 부대는 뭐하는 부대야! 군인이 밥을 제대로 안먹으면 전투력 떨어진대매~"

 

"크큭! 누가 그래?"

"아! 몰라~ 니가 시켜 쳐먹든 만들어 쳐먹든 짜파게티를 끓여먹든 알아서 해!"

 

"예전에 누나 우리 부대왔을때 우리 중대장이 뭐랬는지 알어?"

"아! 몰라~ 절루가! 꺼져~~"

 

"우리부대 전투력 떨어지면 누나 때문이라고..
나 영창보낸다 그랬어"

"영창? 그게 몬데?"

 

"감옥같은데 있어~"

"아! 몰라~ 난 유니짜장으로 시켜!"

 

진호는 군번줄을 짤랑이며 냉장고 옆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떼와서는 침대 옆에 놓인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하고는 다시 내려 놓았다. 

 

'누가 곰탱이 아니랄까봐...으이그~ 무드없는 놈!'

 

역시 세계최강의 무드 브레이커였다.

 

"아~ 배고파! 빨리 갖구 왔음 좋겠다!"

"자..잠깐! 너 내 전화 썼어"

 

"응?"

"전화요금 내놔~ 한 통화에 만원이야~"

 

"큭! 혜미 너 지금 복수하는거지?"

"웃기시네! 복수는 무슨 아직 멀었어..일단 만원이야! 빨랑 안 내놔?"

 

내가 생각해도 어거지중에 어거지였다.
2분도 채 쓰지 않은 통화료를 만원이나 청구하는 것은 분명 어거지였지만

진호가 주문을 하는 내내 생각해낸 소심한 복수 중 하나였고 반드시 받아내리라는 일념뿐이었다.

 

"야~ 여기!"

"너 듀글래? 500원? 이게 어디서 장난질이야! 너는 초장부터 장난질이냐? 앙?"

 

"나 돈 없어~"

"웃기시네..
이따 차비부터 시작해서 숙소비까지 전부 받아 낼 꺼니까 알아서 해"

 

"쳇! 배 째라~"

"내가 배는 못째도 알은 잘 터트릴수 있거든!"

 

진호는 혼비백산을 해서는 작은방으로 뛰어나가 문을 잠그고 나올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토록 바라던 자장이 도착을 했는데도 문을 열지 않는 진호는 결국 불어터진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러고

나서도 결국 나의 괴롭힘에 항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시끄럽고 활기로 가득찬 식사가 끝이 나고 땀을 흘린 진호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고 그 물줄기의 세찬 소리가

다시 나의 몸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

 

 

바로 아침까지도 석민과 광란의 섹스를 즐겼음에도 진호와의 섹스도 즐거웠다.

석민과의 섹스는 강한 압박과 쾌감을 느끼는 그런 조금은 난폭한 섹스라면 진호와의 섹스는 편안하게 상대를 

위하는 부드럽고 잔잔한 섹스였다.

시내에 들러 진호의 티셔츠와 반바지 그리고 슬리퍼를 사가지고는 바로 경포대로 향했다.

더운 여름날씨가 언제부턴지 조금씩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빗줄기가 굵어지고 있었다.
청명한 하늘도

검어져 어스름한 어둠을 내려주고 있었다.

 

"에잇! 비가 오고 그러냐~"

"그러게..크크 그래도 난 혜미랑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아~"

 

여주 부근을 지나면서부터 차가 꽉 막혀 움직이질 않고 있었다.
비가 내리는 탓도 있었지만 원래 상습정체

구간이라 빼곡히 막혀있는 차들을 어쩔 수 없었다.
여전히 군복을 입고 있는 진호의 모습이 막힌 차들 만큼이나 

갑갑해 보이기도 해서 옷을 갈아입으라고 제안했지만 진호는 불편하지 않다며 그저 흘려 넘겼다.

 

"내가 깝깝해서 그런다! 당장 갈아입어!"

"누나 또 장난 칠 라 그러자나~"

 

"뭐 내가 맨날 장난만 치냐? 듀글래?"

"나두 지금은 귀찮아서 그래~ 이따 갈아 입으면 안될까?"

 

"귀찮아? 쳇!..
내려~ 다음 휴게소에서 기다리구 있을께~"

"아..아냐! 갈아입자나 지금~ 어후~ 불같은 성격!"

 

군복 상의를 벗어 내리던 진호는 조금씩 내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장난 칠 생각도 없었지만 운전을 하고 있던 터라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어느새 옷을 전부 갈아입은 진호는 다시 안전벨트를 메고 있었고 점점 밀리던 구간도 벗어나며 다시 시원하게 도로 위를 미끄러져 나갔다.

진호 덕분에 휴게소란 휴게소는 죄다 들러가며 먹고 또 먹고 너무도 여유있게 오다보니 이미 어둠이 깔린 바다

만이 우릴 반겼다.

 

"어흐! 너 땜에 황금같은 하루 그냥 보냈잖아!"

"뭐가 나 때문이야~ 웃긴다 진짜~"

 

"그나저나 예약을 안하고 와서..
방이 있으려나?"

"혜미야 내가 갔다올께 기다려봐!"

 

순식간에 문을 열고 사라진 진호는 아직 그치지도 않은 빗속을 뚫고 다니며 이곳저곳 민박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진

곳을 쑤시고 다니며 방을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우산도 쓰지 않은 그는 점점 옷이 젖어가는 모습이 보이며 조금은

안쓰러움도 들었지만 이해가 되질 않았다.

 

'우산이 있는데 왜 뛰어다니는거야?'

 

10분정도가 지나자 진호가 멀리서 뛰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옷은 젖을대로 젖어서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었고 다시 굵어진 빗방울에 눈까지 찡그리며 차에 다시 올라탄 진호에게 수건을 꺼내 건내면서도 이해못 할 

그의 행동을 타박하는 나였다.

 

"야! 우산도 있는데 왜 비맞구 뛰어다녀?"

"아! 맞다...흐흐"

 

"방 있대?"

"응..내가 보고 왔는데 깨끗하고 넓고 좋아~"

 

"그래? 화장실은?"

"안에 있겠지 뭐~"

 

민박집 주인이 손짓을 하는 쪽에 차를 세워두고 주인이 안내하는 2층으로 올라갔다.

진호는 내 손에 들린 핸드백 하나 마저도 뺐어들고 뒤를 따라오고 있었고 민박집 주인인 아주머니가 안내한 

방문을 열자 깔끔하게 정리 된 방이 보였다.
다행히 화장실까지도 실내에 있었다.
비록 콘도처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멋진 풍경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민박집 만의 운치가 있어 놀러 온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타고 온 차의 지붕과 보닛에 빗방울이 튀기며 빗줄기의 강도를 알려주는듯 했고 비가 내리지만 수영복을 입은 무리의 남녀들이 자유롭게 그 비를 맞으며 인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한 여자는 그저 평범한 체형이었고 또 하나는 나름 관리를 한 몸매였지만 가슴이 형편없이 작았다.

 

'후훗! 자존심이 나 정도는 올라 붙어줘야지..'

 

비를 맞은 탓에 씻으러 들어간 진호가 나오기 전까지 주변을 둘러보았다.
와글와글 붐벼야 할 시간임에도 

포장마차 내에 몇 팀과 술에 취한 남자들 몇 팀이 비를 맞으며 돌아다닐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내일은 비가 오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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