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난 명기다!! -26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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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난 명기다!! -2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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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끄럽던 집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너무 활력이 넘치다 또 너무 갑자기 고요해지자 이상하게도 공허한 감이 들어왔다.

혼자 있을때도 들지 않던 외로움도 밀려왔고 자꾸 누군가에게 의지하려는 아니 의지하고싶은 충동이

강하게 밀려오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보호를 받고 싶어하는 것은 여느 여자나 마찬가지이리라..

유일하게 나의 곁에서 보호를 해주려하는 이가 진호였고 아무도 없는 빈공간에서의 진호와의 칸막이는

되레 그를 애타게 찾고있는 그런 형국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래도 나는 감정을 억눌러야만 했고 분명하지도 않은 사랑같은 변명으로 내 자신을 합리화 하기엔

너무 염치가 없었다.

진정 내가 느끼기에도 진호는 적어도 나보다는 더 큰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나에게 다가왔기에 그런 진호가

다른 남자들보다는 조금 조심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었다.

'나중에..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이 진실한 사랑이라고 느껴질 때 널 받아줄께..'

누군가가 볼 때엔 분명 이혜미는 이기적인 여자였다.

자기 즐길 건 다 즐기고 헤프게 이 남자 저 남자에게 몸을 던지는 그런 나쁜년이었다.

아마..아니 거의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 진호라는 남자아인 너무도 순수하고 착한 남자였기에 혹시라도 상처를 줄까 두려웠던

것이었다.

사실 남자들도 나와 같지 않은가!

사랑없는 섹스를 하고..진심에도 없는 여자를 한번 자빠뜨려 보겠다는 이기심과 정복심에 불타 그렇게

소중하고 귀중한 사랑이란 감정을 남발하지 않는가..

어차피 사람과 동물은 종이한장보다 더 얇은 것으로 구분지어지는 것이었다.

'쳇! 이혜미..어차피 넌 그런 말 할 자격이 안되잖아..'

그랬다.

한순간의 힘든 일이 닥쳤다고 해도 그런 길을 택한 것은 분명 잘못된 길인 줄은 안다.

하지만 나도 사람이고 어차피 같은 것이라면 좋은것을 택 할 권리는 충분히 있었다.

다만 지금 중요한 것은 어줍짢은 사랑으로 남에게 상처가 될 일은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나의 머릿속을 괴롭혔고 잠이 쉽사리 오지 않았다.

'그래..진호가 만약 원한다면 해주되 정말 그럴맘이 없다면 유혹따위도 하지 말자~'

괜히 신경질이 일었다.

'언제 내가 이런거 저런거 생각하며 살았다고!'

그저 되는대로..
날 좋게 해줄 수 있는 남자만 찾아다닌지도 벌써 햇수로 5년이 다 되어갔다.

그럼에도 이부장외엔 날 만족시켜준 사람은 없었고 하늘의 장난인지 그는 엄마의 남편이었다.

이미 엄마의 남편..
계부와 몸을 섞었다는 것은 막장이라고 봐도 심하지 않을 정도란 것도 알고있었다.

"누나~"

"........"

진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장이 두근거리며 괜히 떨려왔다.

괜히 음탕한 생각을 들킨것 같은 묘한 기분이 나를 휩싸안았다.

"누나~~~자?"

"아..아니..들어와 진호야~"

작은 스탠드에 불을 켜고 일어서지는 않았으나 진호가 들어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진호를 맞이했다.

아직도 에어컨의 시원한 기운이 남았는지 문을 열자 시원한 공기가 빨려들어왔다.

"아직 안잤네?"

"응..
잠이 잘 안오네?? 진호 너는?"

"나두 잠이 잘 안와~~ㅋㅋ 그래서 누나랑 얘기나 좀 할려구.."

"너! 혹시..."

나는 내 맘을 숨기려 일부러 진호를 그런 쪽으로 몰아세웠고 진호는 양손을 흔들며 대답을 했다.

"아냐~ 누나는...아까부터 계속 덥칠려고 한건 누나아냐??ㅋㅋㅋ"

"내가 언제? 너 웃긴다.."

진호는 침대에 걸쳐 앉았다가 이내 베개를 끌어 목에 받치고는 내옆에 벌렁 누우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나는 괜히 마른 침을 삼키며 진호가 무슨말을 해주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원래 말도 없고 어색한 분위기를 금찍히 싫어하는 나였지만 이상하게도 그저 편안하기만 했다.

"누나!!"

"응?"

이미 웃음기를 쪽 뺀 담백한 분위기였다.

"누나는 첫사랑이 있어?"

"첫사랑?........음......."

누군가가 내게 처음 물어 본 질문이었다.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그저 조금 호감이 있었던 것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랑이란 정의가 내겐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딱히 첫사랑이라고 할 만큼 열렬한적도 애탔던적도 그리고

쓰라리게 가슴아팠던 적도 없었던걸 보니 첫사랑이라는 것이 나에겐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정말 사랑없이 섹스만 해왔던 것이었다.

"아니..
생각해보니 없네! 진호는?"

"난....있지~~"

"ㅋㅋㅋ나?"

"...........응..."

"장난하지말구~"

"진짜야...전에도 얘기했구 성현이도 맨날 놀리자나~"

"............."

"...................."

누군가가 날 좋아한다는 그것도 첫사랑의 주인공..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지만 너무도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더구나 진호는 아직까지 구애를 하고 있는 추억이라고 하기엔 너무 애타고 그렇다고 진행중이라고 하기엔

끝이 보이질 않았을것을 생각하니 말이다.

"내가 어디가 그렇게 좋아?"

"누나? 전에도 다 말했는데...쑥스럽게..."

"그랬나? 그냥 다 좋다구만 했자나.."

"응...다 좋아...그냥..."

"치~~~~~~"

"누나는 굉장히 따뜻한 여자야...
모르지 누나는?"

"내가?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거봐..누나 자신은 모르고 있을줄 알았어~"

"내가 뭐가 따뜻하냐!!ㅋㅋ 내 가슴이 그리 따뜻하든?"

"ㅋㅋ응...완죤 따뜻하드라~"

나의 뜬금없는 말장난에도 진호는 재치있게 받아쳐주었다.

그런 진호가 더욱 매력있게 느껴졌다.

"안 졸려?"

"응..나는 안졸려...누나 졸려? 나 갈까?"

"아니야...너 졸릴까봐~"

"이거봐~ 누나는 몰라...내가 동생이어서 챙겨주는것도 있겠지만..누나는 항상 남을 먼저 배려하는게 있어.."

"치~~아니야..니들이 귀엽고 이쁘니까 그런거지.."

"그런거였어?"

"나 원래 왕싸가지야~~^^"

"괜찮아..나한텐 잘해주자나...다른놈한텐 왕싸가지로 보여두 돼~"

"너 그거 위로야 뭐야! 내가 그럼 다른사람들한테 욕얻어먹구 다녀도 된단 뜻이야?"

"치! 발끈하시긴..
다른놈이 어떡게 욕해? 내가 다 때려줄텐데?"

"오우~~멋지다 진호씨~~~ 내가 이럴줄 알았냐?"

"ㅋㅋㅋㅋㅋㅋ"

"진호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내일 뭐 먹을까?"

"나? 음.....꼭 내일 먹어야 돼?"

"너 지금 배고파?"

"아니..좀 출출한거 같기도 하구..."

"뭐 먹고 싶은데?"

"음.......누나?"

"쬐끄만게 발랑 까져가지곤! 털끝 하나만 건드려봐~~ 주겨버린다구했어~~"

"이미 털끝이 뭐냐? 살과 살이 맞닿아 있는데..."

"어우..너 언어영역 몇점 나왔어!"

"나? 50점인가?"

"푸학...그것두 점수냐? 그러니까 니가 말뜻을 이해를 못하는 거구나?"

"ㅋㅋㅋ 그런가?"

'바보같이..
그냥 모른척 덥쳐와도 거부안할텐데..'

굳이 그걸 묻는 진호가 순진한건지 바보같은건지 이해가 안갔다.

그저 내 대답만을 기다리는 것 같았고 도저히 그 대답에는 답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저 아무런 저항도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이부장이 남긴 키스자국 때문에라도 오늘만큼은 꼭 거부를 해야했다. 

".............."

"누나~ 나 누나에 대한거 누나가 생각하는거보다 더 많이 알고있다?"

"니가 뭘알아~ 쬐끄만게~"

"내가 뭐가 쬐끄매..누나보다 훨씬 키도크지 손도크지 얼굴도 크지.."

"역시 너 50점도 올려 얘기한거지?"

"헉! 누나 어떻게 알았어?"

"이래서 쬐끄맣단 소릴듣는거야!..솔직히 얘기해...몇점이야!"

"30점 조금 넘어..."

"푸학...30점...그게 점수냐? 나중에 누가 묻거든...한..50점만 더 올려서 얘기해라.."

"그..그럴까?"

"근데 니가 나에 대해 뭘 안다는거야!"

"아냐...몰라...."

"이것들이! 전에 성현이도 똑같이 굴고 나가더니 이번엔 너냐?"

"성현이가 뭘??"

"나야 모르지~"

"........혹시 나랑 같은 얘길 할려고 했나?"

"이바이바..뭔가 있어 이것들...너 오늘 얘기 안하면 1년..아니..2년동안 우리집 출입금지야.."

"괜찮아~ 그래도 얘기 안할래~"

"어쭈! 빨리 얘기 안해?"

"............."

"나 궁금해 미치겠다.."

"............."

"야이!곰탱아!"

".............."

"어휴...속터져~"

"그럼..누나~~ 약속하나만해!"

"무슨약속?? 뭔데..."

"누나 앞으로는 그 무슨일에도 상처 안받겠다고 말이야.."

"뭔소리야..누가 상처를 받았다그래~..혹시~~~"

"혹시 뭐??~~~"

"^^너 지금 나 버리는거야? 실연을 주는거냐구!"

"풉!! 누나는 가만 보면 정말 엉뚱한데가 있어~"

"엉뚱하다구? 내가?"

"그래..
엉덩이가 뚱뚱해서 그런가...왜이렇게 엉뚱해?"

"내엉덩이가 뭐..
팡!팡! 여기가 어때서!"

"ㅋㅋ농담이야 농담.."

"자~ 그럼 얘길 한번 시작해 보실까? 안진호씨?"

"음........알았어!! 얘기할께..

누나 고등학교때...
아~ 어떡게 얘기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순간 정확하게 짐작이갔다.

사실 대충은 짐작을 하고는 있었지만 직접 들으려고 하니 괜시리 마음이 떨려왔고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것

같아 눈물이 날 듯 했지만 이미 얘기가 시작된거 어차피 성현이던 진호던 알고 있었다고 하면 풀어야 할

얘기였다.

하지만 그 얘기에 점점 나는 작아짐을 느꼈다.

"괜찮아..진호야...어차피 해야할 얘기잖아..."

"미안해 누나!! 그냥 안하는게 낫겠다!"

"그냥 하라구 이자식아!!ㅋㅋㅋ"

애써 나의 감정을 숨기며 웃음으로 대화를 끌어냈다.

목소리가 떨리는것 같아 안 그런척 애를 썼지만 진호는 느꼈을것 같았다.

"그놈들 나랑 성현이가 거의 반병신 만들어놨다고..누나 대신해서~ 짧게 얘기하면 그게 끝이야.."

"무슨 얘기야?"

"아무튼 그런 소문이 내 귀에 들려온게..고1때였어..

그때는 누나한테 완전 빠져 있을때였지..
지금도 그렇지만ㅋㅋ...누나가 그때 고3이었자나...

암튼 그 얘기를 듣고 성현이를 만났을때였어..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어보니까 그렇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며칠 걸려서 누군지 알아냈지..
우리보다 4년선배더라고..완전 생 양아치새끼들...

그때는 세명은 군대가있고 두명은 아직 군대를 안갔는지 그냥 백수로 지내고 있었어.

그래서 성현이랑 둘이 걔네들 찾아내서 진짜 죽지 않을만큼 때려줬지.

정말 똥오줌 지리면서 살려달라고 하는것도 한 삼일 가둬놓고 진짜 죽어라 때렸어.

성현이랑 나랑 막 울면서.....ㅋㅋㅋ

그리고 그새끼들한테 제대하면 데리고 오라고 하고 지내다가 한놈이 휴가를 나왔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놈 복귀도 못할 정도로 때려줬지.

아무튼 5명전부 다 죽지 않을 만큼 때렸는데도 후련하지가 않더라고..그리고 나머지 그 태섭인가

하는 새끼도 찾았는대 병신이 돼있어서 뭐 어떡게 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그래서 그 새끼한텐

평생 누가한테 사죄하면서 살라고 하고..뭐 그랬었다구.."

"..............훌쩍!"

"그러니까 누나..울지마...울지말고~ 앞으로는 그런 쓰레기 같은 새끼들때매 화내지도 말고 슬퍼하지

말라고..

앞으로 누나한테 무슨 일 생기면 나랑 성현이가 다 지켜줄테니까..누난 우리만 믿어.."

그들의 대한 통쾌한 복수의 이야기보다 내 울음을 터뜨린건 진호의 마음이었다.

사실 고1이면 4살이나 많은 형들이 무섭기도 할 법한데 나를 위해서 그렇게 복수를 해준 진호에게

그리고 성현에게 고마웠다.

울고있는 나를 토닥이며 진호는 나를 감사 안아주었고 넓은 그의 가슴팍은 몹시 편안했다.

"진호야..고마워~"

"고맙긴...누나는....
누난 누나가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입으면 그렇게 안할꺼야?"

"....피.....훌쩍"

"고마원 하지도 말고 아까 크게 웃었을때 처럼 항상 그렇게 웃기만 바랄께~ 내가 없더라도.."

"이게 무슨...너 아주 수행의 길을 떠나는 사람같이 얘기한다!"

"ㅋㅋ그래? 아무튼..난 누나 우는거 싫으니까 울지말라고...뚝!"

"뚝!"

"이바 털끝이 뭐야..
다 건드려도 죽이기는 커녕,,ㅋㅋㅋ"

진호는 나의 머리칼이며 얼굴...
가슴허리까지 더듬어 가며 농담을 해댔고 그런 진호의 손길이 무척이나 

부드럽고 따뜻했다.

울고나니 한결마음이 편안해지며 십년묵었던 체증까지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진호가 점점 좋아져 갔고 그의 품 안에서 잠이 들어갔다.

 

어제 울고 잤던 탓일까?

눈뜨기가 힘들만큼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옆에서 자고 있을줄만 알았던 진호는 건너갔는지 없었고 역시나 털끝하나 건드리지 않은듯 옷은 그대로 

입혀져 있었다.

'치~ 그럼 그렇지..안진호 그인간이 워낙 쑥맥이라..'

사실 어제같은 분위기였다면 충분히 마음을 얻고도 남을 만할 일을 하고도 나의 한마디 때문이었는지 

건넌방에 건너가 잠을 자는 듯 했다.

거울을 보니 생각보다 눈이 더 많이 부어있었고 서둘러 얼음 맛사지까지 하며 붓기를 가라앉히고 있었다.

순간 나는 누군가에게 잘보이기 위해 외모를 꾸미는 나를 발견했고 그런 내모습이 웃겨 실소가 터져 나왔다.

'작은 사랑이 이렇게 다가오는건가?'

부지런한 진호도 피곤했는지 오늘따라 늦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 진호가 오늘따라 고마울 따름이었고 나는 충분히 눈의 붓기를 뺄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얼음찜질을 하니 눈알이 터질듯이 시려왔지만 그래도 빨리 붓기를 빼야한다는 일념하에 눈이 마비가 될 지경까지

이르렀다.

오늘따라 왠일인지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진호 맛있는거도 사주고 좋은 옷도 사줘야지~'

모를일이었다.

하룻밤새 무슨 마법이 일어났는지 기분은 한껐 들떠있었고 서둘러 샤워까지 마치고 들어와서는 한여름에 

뜨거운 바람까지 맞으며 더운지도 모른채 드라이까지 마쳤다.

한듯 안한듯 엷은 화장까지하니 이제 그나마 봐줄만 했다.

"진호야~~ 곰탱아!! 겨울잠 자니? 일어나~~ 해가 중천이다 중천!!"

".............."

"으이그...못살아!! 놀러가자 진호야!"

".............."

"지..ㄴ.ㅎ..............."

말끔한 방엔 이불이 예쁘게 개어져 있었고 진호는 없었다.

어디 산책이라도 나간 줄 알았으나 가방이며 소지품들도 전부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어? 무슨일 있나?'

나는 휴대폰을 들고 진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다시 확인하시고 걸어주십시오..

The dial is wrong.
Please check the number and call again./

'응? 없는번호라니...어제..아니..어제는 통화 안했구나~'

급하게 성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누나..
아침부터 왠일이야?]

[으..응 그....그냥..밥먹었어?]

[아침? 아침은 안먹었어...입맛이 별로..누난~]

[응..나도 아직....]

[ㅋㅋ누나 왠일이야 근데..아! 누나 오늘 진호 군대가는 날인데...
알고있었어?]

[어...어~~ 진호랑 혹시 같이 있니?]

[ㅋㅋ아니~ 늦었네!!]

[그래? 아니..난 갑자기 생각나서~ 혹시 있음 잘갔다오라고 통화 좀 할라고 했더니...]

[어제 누나네 안갔어? 난 누나한테 갔는줄 알았는데..]

[어??어.......]

[그럼 이놈 어제 어딜간거야?ㅋㅋ 총각파티라도 해줄랬더니..ㅋㅋ]

[으이그..좀 챙기지~ 그럼 어제부터 연락 안된거야?]

[응..엊그제..ㅋㅋㅋ그 곰탱이..우리집에 있는 누나사진 싹 다 긁어갔어~ㅋㅋ]

[왜...왜 줬어...주륵!]

[뭐 어때..군대갔다 올 때까지만 빌려간거야..ㅋㅋㅋㅋ 웃기지..달래도 줬을텐데..]

[훌쩍..으이그~~]

[누나! 감기걸렸어? 목소리가 왜그래?]

[어..어~~ 자고 일어났더니...훌쩍...어제 에어컨 바람을 너무 많이 쑀나보네~]

[약은 먹었어?]

[으..응.....성현아~ 나중에 통화하자..나 나가봐야돼]

[알았어누나..몸 좀 챙기고..]

[응...]

그랬다.
어제 하염없이 내가 언제 올지도 모른채 마냥 기다리고 있었던것도 방금 통화가 안된것도 군대를

가기 위해 휴대폰이 없어서 였던 것이다.

뜨거운 눈물이 마스카라를 번져 점점 나도 진호따라 곰이 되어가고 있었다.

쌔끈한 팬더가....

애써 붓기를 가라앉혔던 눈이 다시 부어올랐고 하염없이 나오는 눈물의 이유를 몰랐다.

그저 그렇게 가버린 진호가 보고싶었다.

'바보..태워다 달래지...멍충이 미리 얘기하지~~'

진호가 떠난 휑한 방에 주저앉아 엉엉 울고만 있었다. 

검은눈물이 턱에 괴었다 흰색티셔츠로 떨어져 검게 번졌고 그렇게 넋놓고 앉아 있다가는 진호가 머문 이불을

들어 농속에 집어넣는데 작은 쪽지하나가 떨어졌다.

 

사랑하는 혜미씨!

ㅋㅋ 누나~~ 미얀...이렇게 말없이 가게 됐네!!

그냥 예쁘게 잠든 누나 깨우고 싶지 않아서니까 그냥 이해해줘.

혹시 누나 울고 있는거 아냐?ㅋㅋㅋ

그럴리는 없겠지만...ㅋㅋㅋㅋ

어제 얘기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가는게 더 멋질거 같애서..

글구 어젠 진짜 털끝하나도 안 건드렸다~

하늘에 대고 맹세해! 사실 볼에 뽀뽀는 했다.

나 편지도 첨 써본다! ㅋㅋ 글씨 못 썼다고 또 배꼽을 잡고 웃고 있겠구만..

언어영역 30점짜리가 그렇지 하면서.......

아!! ㅋㅋ 글구 누나한테 선물하나 남기고가~ 이따 컴터 켜봐!!ㅋㅋㅋ

아무튼 건강하게 잘 갔다 올 테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말고..

아니 걱정 좀 해줘..제발이야

아무튼..나는 이제 떠난다....ㅋㅋㅋ 누나한테만 처음하는건데

ㅋㅋㅋ

쑥스럽네 이거~

필승

-진호

 

다시 두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손목으로 훔쳐내고 뛰다시피 컴퓨터로 가 전원을 켰다.

부팅되는 시간이 평소보다 훨씬 길게 느껴졌다.

윈도우가 시작되고 바탕화면이 떴다.

바보같이 활짝 웃고있는 진호의 얼굴이 화면 가득했다.

'치! 이게 선물이야?ㅋㅋㅋ'

못생기지는 않았지만 투박한 얼굴이 해맑게 웃고 있으니 그것 또한 웃겨 보였다.

한참을 진호얼굴을 보다 한껏 웃음을 짓고 있는 나를 느꼈고 웃었다 울었다..

'아놔~ 이거 똥꼬에 털나는거 아냐??'

마치 조울증 환자처럼 보였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바탕화면의 구석에는 파일이 하나 있었고 실행을 시키자 진호가 쑥쓰럽게 나타났다.

/누나~ㅋㅋ

선물이야~~ 항상 건강하구..
언제나 웃기만을 바라면서 찍은거야...

우울하거나 슬플때만 봐~ 알았지?

아! 유포하면 진짜 여자구 뭐구..아이 진짜 안돼!! 알았지?/

짧은 멘트가 끝나자 어제 그 복장 그대로 진호는 춤을 추고있었고 유혹의소나타가 흘러나왔다.

조울증의 극치 웃으며 눈물흘리기 신공이 터져 나왔고..슬픈건지 기쁜건지 내 자신도 모른채 그 동영상만

몇번을 돌려 보는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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