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진이 대문을 나와 차에 다가서던 순간 저만치 떨어진 차안에서 누군가 형진을 놀려보고 있었다. 태수였다.
- 제기랄, 차까지 준 모양이군, 그나저나 정말 저 새끼가 지연이랑 결혼한다는 말인가.. 아냐, 그렇게 두면 안 돼, 누구 좋으라고 지연이를 줘, 지연이는 내꺼야, 지연이를 함락하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공을 들였는데.. 그때 마누라만 아니었으면 이런 개고생 안 해도 되는 건데... 씨발..... -
분에 찬 표정으로 형진을 노려보던 태수는 형진의 차가 출발하자 차에서 내려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지연의 집으로 향했다.
- ...... -
그렇게 지연의 집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태수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시선을 돌려 집 앞 골목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 여보세요 -
운전을 하던 형진이 수영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었다.
- 어디야? -
- 운전하고 있어, 학교 가는 중이야 -
- 차 가지고 가는 거야? -
- 어, 시골 갔다 와서 좀 피곤한 것 같아서 오늘은 차 가지고 가는 중이야 -
- 그런데 어떡하지 -
- 뭐가? -
- 조금 있다가 언니온데.. -
- 언니? 혹시 지난번 전화했던 그 언니 분 말하는 거야? -
되묻던 형진이 지난번 언니와 통화를 하며 자신의 자지를 손으로 애무하던 수영의 모습을 떠올리며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 응, 내가 깜빡했는데, 오늘 친정집에 제사 있어서 같이 가기로 했어, 그래서 오늘 과외도 쉬어야 할 것 같아, 지우도 저녁때 그리로 바로 오기로 했거든.. -
- 알았어, 할 수 없지 -
- 기분 상한 거 아니지? -
- 기분이 왜 상해 -
- 피, 난 상했으면 좋겠는데 -
- 왜? -
- 바보, 그거야, 나랑 못하니까, 기분 상해야지 -
- 후훗.. -
- 왜 웃어? -
- 말하는 게 귀여워서, 나보다 어린 사람 같아 -
- 말했잖아, 나 이제 자기한테 그냥 여자로 보이고 싶다고.. -
- 그래, 나도 좋아 -
- 이제 말해봐 -
- 뭘? -
- 기분 상해 안상해? -
되물어 오는 수영의 물음에 형진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 무지 상하는데, 난 오늘도 자기하고 뜨거운 시간 보내고 싶었는데, 후우, 어쩌지.... -
- 훗, 시킨다고 바로 하네 -
- 시켜서 하는 거 아닌데, 진심인데.. -
- 음, 좋아 믿어줄게, 그럼, 기분 상하지 말고 오늘은 참아, 대신 모레는 자기 뜨겁게 받아줄게 -
- 얼마나 뜨겁게 받아 줄 건데? -
- 자기가 원하는 만큼... -
- 그렇단 말이지, 좋아, 그럼 모레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각오해 -
- 훗... 얼마든지.. -
- 근데, 수영아 -
- 응 -
- 정말 내가 이렇게 자기한테 이상한 말해도, 또 반말해도 괜찮은 거지? -
- 또, 그런다. 내가 그러라고 했잖아, 우리 사이에 거리감 있으면 좋겠어 -
- 아니, 그건 아닌데, 자기한테 반말은 모르겠는데, 이상한 말 하는 건 조심해야 하는 건 아닌가 해서.. -
- 자꾸 그러면 나 화낸다 -
- 알았어, 안 그럴게... -
- 안 그럴 거면 말해 봐 -
- 뭘? -
- 내 몸에 있는 것 중에 자기한테 소유권이 있는 게 뭐야? -
- 하하, 바로 복수하는 거야? -
- 그래, 복수 하는 거야, 말해봐, 뭐야? -
- 그거야, 보지 아니겠어, 이 수영 보지.. -
- 맞았어, 자기야 말로 이런 말 하는 내가 가벼운 여자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
- 그게 무슨 소리야, 난 솔직한 게 좋아 -
- 그러니까, 자기도 그런 말 이제 그만해, 내가 오히려 이상해진단 말이야, 안 그래도 나이도 내가 더 먹었는데 이러는 게 이상한 게 아닌가 걱정인데.. -
- 알았어, 다시는 안 그럴게, 미안해 -
- 약속했다 -
- 그래, 근데 자기야 -
- 응 -
- 나 어떡하지 -
- 뭘? -
- 자기랑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니 자기 보지보고 싶어 -
- 훗, 참아.. 모레 실컷 보여줄게 -
- 알았어, 그리고 오늘 못했으니까, 모레는 각오해 -
- 알았어 -
- 수영아 -
- 응 -
- 사랑해 -
- 나도 사랑해 -
사랑한다는 말이 끝나자 형진이 핸드폰에 입을 맞췄고, 저편에서도 수영의 쪽쪽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형진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 자기야, 그만 끊어야겠다. 언니 올 시간 다 됐어 -
- 그래, 알았어, 모레 봐 -
- 응, 운전 조심하고.. -
- 그래 -
마지막 인사를 끝내고 핸드폰을 내려놓은 형진이 다시금 운전에 열중하며 차를 몰아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 아빠 -
제사를 지내고 집으로 향하던 중 앞자리에 앉아있던 딸이 남편을 부르는 모습을 보며 수영이 두 사람을 응시했다.
- 왜 -
- 나, 연휴에 친구들하고 어디 갔다 오면 안 돼? -
- 연휴 언제, 토요일부터? -
- 응, 부산에 엄마랑 아빠가 사는 친구가 있는데, 연휴에 같이 갔다 오자고 해서.. -
- 유린이 말하는 거야? -
수영이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집에도 온 적이 있는 친구였다.
- 응, 유린이 아빠가 다들 놀러 오라고 했데, 부산 구경 시켜준다고.. -
- 근데, 아빠도 그때 출장 가는데.. -
- 아빠는 어디로 가는데? -
- 일본 -
- 당신은 언제 가는데? -
수영이 물었다.
- 난 금요일 오후에 떠나, 연휴 끝나는 날 저녁에나 올 것 같아 -
- 그럼 뭐야, 엄마 혼자 집에 있는 거네 -
- 그러게, 너도 놀러 가면 엄마 혼자 어떡하지 -
- ........ -
딸이 자신을 쳐다보며 처분을 기다리는 표정을 짓자 수영이 입을 열었다.
- 갔다 와, 엄마도 친구들하고 여행이나 가야겠다 -
- 같이 갈 친구 있어? -
- 알아봐야지, 없으면 그냥 집에 있으면 돼 -
- 엄마, 미안해 -
- 아냐, 대신 엄마가 유린이 엄마한테 전화해도 괜찮지? -
- 응, 얼마든지... -
자신의 허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환하게 웃는 딸이 고개를 돌리고 운전을 하고 있는 남편과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자 뒷 자석에 앉아있던 수영이 왠지 모를 허전함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수영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남편은 출장이 아니라 내연녀와 관광을 떠나는 것이란 걸 말이다. 하지만 수영은 이제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자신도 형진이라는 자신을 뜨겁게 만들어주는 남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 ........ -
그런 생각을 하던 수영이 시선을 창밖으로 던지며 남편과 딸의 수다를 들으면서도 형진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형진과 뜨겁게 나눴던 섹스를 떠올리던 수영은 허벅지에 힘을 주며 다리를 살포시 오므리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
이층에서 내려오던 형진이 오랜만에 만나는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 네, 한 집에 살면서 얼굴보기 힘드네요 -
- 그러게요, 다음부터는 아침에 아주머니 보고 나갈까 봐요 -
- 훗, 그러면 나야 좋죠, 잘 생긴 선생님 얼굴도 보고.. -
- 에이, 아주머니 지난 번 만둣국 사드렸다고 인심이 너무 후하신데요 -
- 그래야, 또 얻어먹죠 -
- 말씀만 하세요, 만둣국 정도는 얼마든지 사드릴 수 있으니까 -
- 말만 들어도 고맙네요 -
- 무슨 만두를 두 분만 드세요 -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형진이 고개를 들렸다. 지연이었다.
- 지난번에 선생님이 사거리 앞에 있는 만둣국 가게에서 저 만둣국 사주셨거든요, 그런데 또 사주신데요, 거기 맛있거든요 -
- 그래요, 근데 너무하네요, 저한테는 그런 소리 한 번도 안하시던데 -
- 아, 두 분 모두 시간만 내세요, 제가 사드릴 테니.. -
- 그러면 이따 병원 다녀오면서 사세요, 아주머니도 나오시고.. -
- 어머, 우리 선생님 오늘 바가지 옴팡 쓰셨네 -
- 그러게 말입니다. 하하.... -
형진이 웃음을 웃자 지연이 그런 형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늘 아주머니와 둘 만 있던 집에 남자의 웃음이 가득하자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 선생님 그러면 저 점심 안 해도 되죠? -
- 네, 아주머니, 그러세요 -
- 어제 꿈자리가 좋더니 이런 일이 다 생기네, 대신 다음에는 제가 선생님 사드릴게요 -
- 그러세요, 다음에는 아주머니가 사시고, 그 다음에는 사모님이 사시고... -
- 후훗, 이참에 아주머니랑, 선생님이랑 해서 만둣국 계나 만들어야겠어요 -
- 후후... -
서로를 바라보며 세 사람이 정겨운 웃음을 웃고 있었다.
- 아주머니 준비하시라고 해야겠죠? -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나와 집으로 향하던 형진이 운전을 하며 지연에게 물었다.
- 그래야겠죠, 제가 전화할게요 -
- ........ -
핸드백에서 핸드폰을 꺼낸 지연이 전화를 걸자 형진이 운전을 하며 곁눈질로 지연을 바라보았다.
- 아주머니 저에요, 우리 병원에서 나왔어요, 한 이십 분 뒤에 집에서 나오시면 될 것 같아요, 네, 그럼 거기서 봬요 -
지연이 통화를 끝내고 핸드폰을 내리자 형진이 입을 열었다.
- 도착하기 십 분전에 다시 전화 드린다고 할 걸 그랬습니다 -
- 그럴 걸 그랬네요 -
- 뭐, 별 차이 없을 겁니다, 시간 얼추 맞을 겁니다 -
- 선생님은 남의 입장을 많이 생각하시나 봐요 -
- 제가요? -
- 네, 선생님 말고도 입주 가정교사 한 분 더 계셨는데, 그 분은 아주머니하고 이야기도 별로 하지 않았거든요, 집에 잘 있지도 않았고, 그런데 선생님은 반대라서 아주머니가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아주머니가 선생님 칭찬 많이 해요 -
- 아이, 제가 뭘요, 오히려 아주머니가 신경 많이 더 써주시던데요, 사모님도 그렇고.. -
지연을 보며 미소와 함께 말을 하고 시선을 돌리던 순간 앞차의 브레이크 등이 켜지며 급정지하는 것을 뒤늦게 보았고 형진은 화들짝 놀라며 브레이크를 힘껏 밟았다.
[ 끼이익................ ]
브레이크가 밟히는 거친 소리가 들렸고 몸이 앞으로 휘청하는 순간 형진은 본능적으로 팔을 옆으로 뻗었고 앞으로 쓰러지던 지연의 몸을 황급히 막았다.
- ........ -
몸이 다시 뒤로 휘청하던 순간 형진은 사고를 면했다는 생각을 했고, 시선을 옆으로 돌리려던 순간 손에 잡힌 물컹한 느낌에 흠칫 놀라고 있었다. 느낌이 틀리지 않는다면 손에서 느껴지는 감촉은 젖가슴의 느낌이었고, 형진의 느낌은 그대로 적중했다. 형진은 얼은 손을 거뒀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지연도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놀라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 아.. 죄.. 죄송합니다 -
- ........ -
형진이 당황하며 사과를 했지만 지연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을 끄덕이며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멈췄던 앞차가 출발을 했고 형진도 재빨리 차를 출발 시키고 있었다.
- ........ -
차가 출발을 하자 운전을 하던 형진은 어색한 침묵이 부담스러운 듯 난감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건 지연도 마찬가지였다. 형진이 힘을 조절하지 못하고 가슴을 잡는 바람에 오른쪽 젖가슴에는 아직도 얼얼한 통증이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통증보다 형진의 손이 자신의 젖가슴을 쥐었다는 사실에 난감하고 있었다. 지난 번 그 일로 인해 형진의 알몸은 물론이고 자지까지 보았던 터였는데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는 것이 못내 부담스러웠다.
- ........ -
하지만 지연은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 자신이 형진의 알몸과 자지를 보았듯이 형진도 자신의 알몸과 자세히는 아니지만 보지까지 보았음을 잊고 있었다. 아니 자신이 보지까지 형진에게 보였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랬기에 운전을 하는 형진의 머릿속에 지난 번 보았던 자신의 보지가 맴돌고 있음을 알 리 없었다. 그리고 형진은 그런 생각과 더불어 아직도 손바닥에 느껴지는 물컹한 느낌을 떠올리고 있었다. 또한 찰나이지만 자신이 쥐었던 젖가슴이 수영의 젖가슴보다 좀 더 크고 탄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 ......... ]
형진이 오기를 기다리던 순간 핸드폰이 울리자 수영이 밝은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 어디야? -
- 지하철역에서 나왔어, 십 분이면 도착해 -
- 빨리 와, 보고 싶어 -
- 근데, 수영아 -
- 응 -
- 나 부탁하나 있는데 -
- 말해 -
- 지금 혹시 치마 입고 있어? -
- 응 -
- 그럼, 팬티는 벗고 있어 -
- 알았어 -
- 이유는 안 물어? -
- 됐어, 자기가 벗고 있으라면 벗고 있을 거야, 대신 알몸으로 있으라고 하면 좀 곤란하지만... -
- 후훗, 그래, 말 잘 들어서 이쁘다 -
- 정말이지? -
- 그래, 이뻐.. 얼른 갈게 -
- 알았어 -
형진과 통화를 끝낸 수영이 소파에서 일어나 팬티를 벗었고, 이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윗옷을 벗고 브래지어까지 벗은 후 다시 윗옷을 입고는 벗은 팬티와 브래지어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 어서와 -
잠시 후 형진이 도착하자 문을 열어주던 수영이 환한 미소와 함께 인사를 건네자 형진이 수영을 안으며 입술을 포갰다. 오늘따라 현관 앞에서 입맞춤을 하는 형진의 입술을 받으며 수영은 그제 형진이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각오하라고 했던 말이 떠오르자 더욱 짙은 입맞춤을 이어갔고 입안으로 들어온 형진의 혀에 자신의 혀를 밀착하며 뜨거움을 표시했다.
- ........ -
그리고 수영의 예상대로 형진이 치마를 올리고는 이미 벗어버린 팬티로 인해 드러나 있던 보지에 손을 가져다대자 수영이 다리를 옆으로 벌려주었다. 형진은 수영의 보지를 손으로 두어 번 문대고는 손가락을 보지 안으로 살며시 밀어 넣어 이리저리 움직였고 형진의 목을 힘껏 끌어안은 수영은 미간을 찡그리고 있었다.
- 지금 넣어도 되겠지? -
- ....... -
손끝으로 보지를 자극하던 형진의 물음에 수영이 입술을 떼고 고개를 끄덕였다. 수영의 허락이 떨어지자 형진이 자신의 바지 지퍼를 내리려했지만 형진의 손을 잡은 수영이 고개를 젓고는 자리에 앉자 형진이 엷은 미소를 지었다. 쭈그려 앉은 수영이 직접 지퍼를 내리고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내리고는 드러난 자지를 손으로 잡고 두어 번 훑어 내리고 있었다. 잠시 후 형진을 올려보며 엷은 미소를 짓던 수영이 귀두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는 천천히 얼굴을 앞으로 가져갔다.
- ....... -
밀착된 입술이 앞으로 전진을 하며 자지가 수영의 입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내려 보던 형진이 눈을 감았고 그 모습을 올려보던 수영이 입술을 움찔거리며 자지를 빨아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영의 그 행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형진이 수영의 팔을 잡아 일으켰고 자리에서 일어난 수영은 자신의 한쪽 다리를 옆으로 들어 올리는 형진의 목을 잡고는 뜨거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 하아.... -
들려진 한 쪽 다리로 인해 드러난 보지에 자지를 가져간 형진이 손을 움직여 귀두를 보지에 넣고는 그대로 삽입을 하자 수영의 어깨가 크게 들려졌고 살며시 벌어진 입술에서는 단발마의 뜨거운 신음이 새어나왔다.
- 하,, 자기야.... -
처음으로 해보는 자세였고 더군다나 현관 바로 앞에서 삽입이 이뤄지자 수영은 흥분감에 목소리를 떨며 형진의 목을 당겨 입맞춤을 퍼부었다. 형진은 입맞춤을 하면서도 허리를 밀어 올렸고 한쪽 다리가 들려져 훤히 드러난 수영의 보지는 어느새 자신의 몸 안으로 들락거리는 자지의 원활한 움직임을 도우려는 듯 보짓물을 내뱉기 시작했다.
- 하흣... 아.. 어떡해..... -
짜릿함을 느낄 때마다 입버릇처럼 내뱉는 수영의 어떡해 라는 말이 이른 시간에 내뱉어졌다. 아마도 새로운 자세와 현관문 하나만이 세상과 단절된 곳에서 가지는 섹스가 짜릿함을 일찍 선사한 듯 보였다. 그리고 그건 형진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냥 한 번 이런 자세로 섹스를 가져보고 싶었던 욕심에 시작했었는데 수영이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자 형진도 흥분한 듯 연신 허리를 밀어 올리며 자지를 박아댔고 그럴수록 수영의 표정은 한없이 일그러짐은 물론이고 뜨거운 신음이 쏟아지고 있었다.
- 허..헉.... 수영아...... -
- 아우... 자기야... 아흐흥... -
- 너무 좋아... 수영아... 아읏.... -
- 나도 좋아, 미치겠어, 자기야... 아으... 으음.... -
두 사람의 진한 대화가 이어졌고 현관 앞에 선 두 사람은 서로의 몸을 의지한 채 섹스에 몰두를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영은 밀려드는 쾌감에 다리의 힘이 빠져나가자 버티고 있던 한쪽 다리의 무릎이 살짝 꺾이기 시작했다.
- 하아.. 자기야.. 힘들어... 안으로 들어가.... -
수영의 말에 형진이 움직임을 멈추고 입맞춤을 하자 뜨겁게 입술을 받아들였고 잠시 후 입술을 거둔 형진이 엷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자 함께 미소를 지었다. 형진은 삽입을 풀었고 다리를 내린 수영이 발밑까지 내려간 형진의 바지와 팬티를 벗겨내 들고는 형진의 손을 마주잡고 거실로 향했다.
- ....... -
혹시 누군가 오기라도 한다면 방으로 들어가 입을 수 있도록 형진의 바지와 팬티를 작은 방문 앞에 내려놓은 수영이 거실에 서있는 형진에게로 다가갔고 짧은 입맞춤이 끝나자 형진을 소파에 앉히고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수영은 앉자마자 손을 뻗어 형진의 자지를 잡고는 자신의 보짓물이 촉촉이 묻어있는 자지를 아래위로 천천히 훑기 시작했다. 그런 수영을 보며 미소를 짓던 형진이 얼굴을 내밀어 입맞춤을 했고 그 입맞춤이 끝나자 수영이 고개를 숙여 자지를 입에 물려하자 형진이 그런 수영을 제지했다.
- 하지 마 -
- 왜? -
- 이미 넣었던 거잖아 -
형진의 말에 수영이 물끄러미 형진을 응시했다.
- 자기야 -
- 응 -
- 자기는 지금 내 보지 핥아달라고 하면 안 해 줄 거야? -
- 해줄 건데 -
- 그런데 뭐가 문제야, 자기는 해주는데 난 왜 해주면 안 돼? -
- 그게 아니라, 자기가 불편할까봐 그러지.. -
- ...... -
형진의 말에 수영이 엷은 미소와 함께 얼굴을 형진의 코앞으로 가져갔다.
- 그렇게 내가 염려 돼 -
수영의 말에 형진이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들어 수영의 뺨을 감싸고는 다가가 짧은 입맞춤을 나눴다.
- 당연하지, 지금 나한테 자기는 최고의 사람이니까 -
- 정말, 그래? -
- 응, 정말 그래.. -
- ....... -
형진의 말에 수영이 환한 미소를 짓더니 다가가 입술을 포개고 물러났다.
- 우리 여행 가 -
- 여행, 갑자기 무슨 소리야? -
뜬금없는 수영의 말에 형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 지난번처럼 갔다 오자고? -
- 아니, 그런 여행 말고 자고 오는 거.. -
- 자고 온다고, 어떻게? -
- 이번 연휴에 지우 놀러가, 남편도 일본 출장 가고, 그래서 나 혼자야, 그러니까 우리도 주말에 여행가 토요일에 갔다가 월요일 일찍 돌아오는 여행.. -
- 정말 갈 수 있는 거야? -
형진이 놀라며 물었다.
- 응, 이런 기회 언제 다시 올지 몰라. 그러니까 가자 -
- 나야 좋지만, 정말 괜찮겠어 -
- 음, 괜찮아,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 -
- 뭔데? -
- 이번 여행은 내가 다 준비할거야, 그러니까 자기는 나 데리고 가기만 하면 돼 -
- 에이, 그러는 게 어디 있어. 모름지기 여행은 남자가 준비해야지 -
- 아니, 이번 여행은 내가 자기한테 주는 선물이야, 그러니까 내 말대로 해, 알았지? -
- 근데, 갑자기 뜬금없이 여행 이야기 하니까, 얼떨떨하네.. -
- 왜, 가기 싫어? -
- 무슨 소리야, 싫기는 왜 싫어 -
형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을 하자 수영이 미소를 지었다.
- 맞아, 또 하나 조건이 있어 -
- 뭔데? -
- 오늘 나 미치게 해 줄 것, 만약 그러지 못하면 나 여행 안가 -
- 후후..... -
수영이 고개를 홱 돌리며 말을 하자 형진이 그런 수영의 모습이 귀여운 듯 미소를 지으며 수영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 이럴 때 보면 어린애 같아, 누가 자기보고 서른 중반의 여자라고 하겠어 -
형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수영이 형진을 노려보았다.
- 나이 이야기 하지 마,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자기한테 미안한데... -
- 왜 미안해? -
- 내가 젊은 여자였으면 자기가 더 좋을 거 아냐, 피부도 더 고울 테고.. -
- 무슨 소리야, 자기랑 나랑 차이가 얼마나 난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라서 좋은 게 하나 있잖아 -
- 뭔데 -
- ......... -
자신의 물음에 형진이 대답대신 미소를 짓고는 자신의 팔을 당기자 수영이 그대로 몸을 일으켰고 형진의 움직임에 맞춰 다리를 벌리고는 형진의 하체에 걸터앉았다. 그리고 형진이 자신의 보지에 손을 대고 앞뒤로 살며시 문대자 형진을 응시했다.
- 말해 봐, 뭔데... -
- 후후, 지금 말해 주고 있잖아 -
- 뭐? 보지 만지고 있는 거? -
- 음, 이 보지 내거라며,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내 보지, 그러니까 나한테는 자기가 최고 일 수밖에... -
- 피, 결국 내가 좋은 게 아니라 내 보지가 좋은 거네 -
수영은 퉁명스럽게 말을 하면서도 형진의 말이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다만 마음 한구석에 형진의 말처럼 자신의 보지가 온전히 형진의 보지 일 수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어쨌거나 남편과 결혼을 해 유부녀가 된 자신의 모든 것은 온전히 형진의 것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형진이 말한 자신의 보지까지 말이다.
-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가 좋은 건, 지금처럼 아무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 말하고, 보여주는 자기 모습이 너무 좋고, 고마워... -
- ........ -
형진의 말에 수영이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사실 돌아보면 지금 형진에게 하고 있는 말과 단어, 그리고 몸짓은 남편에게는 들려주지도, 보여주지도 못했던 것들이었다. 간혹 남편과 대화 도중 보지라는 단어는 몇 번 주고받은 적이 있지만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일상의 대화에 묻어 이야기 한 적은 없었다. 또한 섹스에 있어서도 지금처럼 적극적이고 뜨거운 모습은 신혼 초 말고는 보인적도 없었고 말이다. 수영은 그렇게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간혹 스스로도 놀라고 있었지만 그보다는 형진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런 모습들이 작은 자극제가 된다는 것이 기쁘고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 넣어 줘 -
수영이 한 마디를 던졌다.
- 뭘? -
- 내 자지.. -
- 어디에? -
- 자기 보지에... -
서로의 대화에 미소를 짓던 형진이 먼저 자지를 잡고 보지로 가져가자 사타구니를 살짝 들어주던 수영은 귀두가 보지 입구에 닿자 사타구니를 그대로 내리기 시작했고, 보지를 벌리며 자지가 안으로 들어오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형진을 응시했다. 형진은 손을 들어 그런 수영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줬다.
- 자기 말해 봐 -
삽입이 끝나자 수영이 말을 던졌다.
- 뭘? -
- 나랑 이렇게 섹스 하는 게 정말 좋은 거지? -
- 너무 좋아 -
- 나도 너무 좋아 -
말을 마친 수영이 입술을 포갰고 형진의 손이 자연스레 수영의 젖가슴을 거머쥐었다.
[ ......... ]
그런데 그 순간 우습게도 형진의 머릿속에는 느낌만이 가득 남아있는 지연의 젖가슴에 감촉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감촉을 떠올리던 형진은 자신이 지금 쥐고 있는 수영의 젖가슴보다 지연의 젖가슴이 좀 더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내 입술을 거둔 수영이 미소를 지으며 사타구니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머릿속을 비우고는 다시 섹스에 몰두했다.
- 하아... 자기야... 아흣.... -
수영의 신음이 곧이어 터지자 형진은 수영의 윗옷을 들어 올렸고 이미 브래지어를 벗어버린 젖가슴이 들어나자 얼굴을 그대로 묻었다. 그리고 입술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젖가슴의 감촉을 느끼던 형진이 맨 위에 돋아있는 젖꼭지를 입에 물고는 살짝 당기기 시작하자 진저리를 치던 수영이 형진의 머리를 힘껏 끌어안고 있었다.
- 사모님 -
- 네 -
과외가 끝나고 미진과 방에서 나오던 형진이 소파에 앉아 티브를 보고 있는 지연을 불렀고 미진이 그런 형진과 엄마를 번갈아 보며 소파에 앉았다.
- 이번 주 월요일 미진이 수업은 화요일로 미뤘으면 합니다 -
-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
- 네, 집에 좀 다녀올까 해서요 -
- 집에 갔다 왔잖아요 -
미진이 형진의 말을 가로 막으며 나섰다.
- 친척분이 아프셔서 어머니가 병원에 가자고 하셔서 다녀오려고.. -
- 언제 올 건데요? -
- 얘, 넌 그런 걸 왜 물어, 선생님이 알아서 오시겠지 -
- 그냥 궁금해서.. -
- 월요일에 올 거야, 연휴에 어머니 모시고 바람도 쐬고 그러게... -
- 오, 선생님 효자네.. 아냐, 혹시 선생님 여자하고 놀러 가는 거 아니에요 -
- 야, 박 미진.. -
순간 살짝 당황한 형진이 미진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마치 미진이 수영과 자신이 함께 여행을 간다는 걸 안다는 눈초리를 했기 때문이다.
- 얘가 정말 못하는 소리가 없어 -
미진의 말에 지연이 딸의 등을 손으로 때렸다.
- 아파, 왜 때려 -
- 너 자꾸 선생님한테 버릇없이 굴래 -
- 내가 뭘, 누가 알아. 정말 여자랑 놀러가는지 알게 뭐야 -
- 얘가, 정말... -
지연이 다시 한 번 등을 때리려 하자 미진이 몸을 살짝 피하며 엄마의 손을 부여잡았다.
- 알았어, 취소, 취소할게 -
- ...... -
딸의 말에 지연이 눈을 살짝 흘겼고 그런 엄마를 보며 미진이 생글거리며 웃음을 웃자 지연이 이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웃었다.
- 참, 엄마 나 내일 늦을 거야 -
- 왜? -
- 학원에서 기말 고사 대비 문제 풀이 한데, 그거 듣고 오려고.. -
- 그래 -
지연이 대답을 했다.
- 아, 맞다. 미진이 너 다음 주부터는 자기 전에 매일 한 시간씩 보충 수업 있다 -
- 아이., 왜요 -
- 시험이 코앞이잖아, 마지막 시험인데 잘 보고 3학년 올라가야지 -
- 그럼, 대신 방학 때 일주일 간 휴가 줘요 -
- 야, 학생이 휴가가 어디 있어, 그리고 낼 모레면 고3인데 -
- 그러니까요, 고3되면 쉴 시간도 없는데, 마지막 휴가는 줘야죠, 안 그래, 엄마 -
미진이 지연에게 응원을 요청했다.
- 글쎄, 난 선생님한테 너 일임해서 엄마가 뭐라고 하기 그런데.. -
- 뭐야, 엄마 치사하게 이럴 거야 -
- 엄마가 뭘... 대신 성적 잘 나오면 선생님한테 부탁 해 볼게 -
- 얼마나? -
- 십 등 안에 들면 들어준다 -
형진이 두 모녀의 말을 가로 막고 말을 던졌다.
- 갑자기 십 등 안에 어떻게 들어요 -
- 들 수 있어, 내가 가르친 대로 공부만 하면... -
- 쌤이 무슨 공부의 신이에요, 갑자기 십 등 안에 들게 -
- 암기 과목만 잘하면 일단 십 등 안에 들 수 있어, 거기부터는 암기 과목만으로는 더 오르기 힘들지만... -
- 피, 그걸 알면 다 공부 잘하겠다 -
- 암튼 십 등이다. 그거 못 들면 어머니가 아무리 부탁해도 내가 안 보내 -
- 아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선생님이 우리 아빠라도 돼요 -
미진의 말에 지연이 살짝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 임마, 거기서 아빠가 왜 나와, 너 대학 가기 싫어? -
- 누가 가기 싫대요 -
- 그럼, 그냥 아무 대학이나 가려고, 그래서 반반한 얼굴만 믿고 그냥 저냥 살다가 시집이나 가려고.. -
- 나, 시집 안 가요 -
- 퍽이나 안 가겠다 -
- 참, 선생님 웃겨요, 내가 시집을 안 간다는데 선생님이 왜 그러세요 -
미진의 반발에 지연도 말싸움이 커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형진을 바라보았다.
- 너 지난번에 공부하다 나한테 뭐라고 했어 -
- 내가 뭘요? -
- 네 꿈이 좋은 남자 만나서 아이 둘 낳고 그림 같은 집에서 사는 게 꿈이라며, 근데 지금은 시집을 안 간다고? -
- 씨, 왜 자꾸 그래요 -
- 그러니까, 열심히 해서 십 등 안에 들어, 그럼 휴가도 주고 그럴 테니까 -
- 아우, 됐어요, 암튼 꼰대야, 꼰대... -
- 뭐.. 뭐, 꼰대 -
형진이 말까지 더듬으며 말을 하자 지연이 피식 웃음을 웃었다.
- 야, 너 말 다했어 -
- 아뇨, 정말이지 나중에 쌤이랑 어떤 여자가 만날지 모르겠지만 걱정돼요, 그 여자분 불쌍해서, 맨 날 꼰대처럼 잔소리 할 거잖아요, 반찬이 왜 이러냐, 청소는 했냐, 돈 좀 아껴써라... 안 봐도 뻔해 -
- 너 말 다했어 -
- 다했어요, 왜요 -
- 야, 꼬맹이 -
- 내가 왜 꼬맹이에요, 이 꼰대 아저씨야 -
- 이게 정말, 야.. 버릇없는 꼬맹이 -
- 됐네요, 늙다리 꼰대 아저씨야 -
혀를 날름 내민 미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획하고 돌아서서는 방으로 들어가 버리자 형진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진의 방문을 바라보았고 그런 형진을 보며 지연은 재미가 있다는 듯 웃음을 웃고 있었다.
[ .......... ]
하지만 형진도, 지연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운명처럼 얽혀가던 실타래가 오늘 주고받은 대화속의 그 순간에 걷잡을 수 없이 얽혀버리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다가올 그 시간을 시작으로 그 얽혀버린 실타래의 크기도 함께 커지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 .......... -
컴퓨터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찾던 수영이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수영이 어딘가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 네, 수고 하십니다, 이번 연휴에 예약 좀 할 수 있을까요? -
이야기를 마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던 수영의 얼굴이 굳어지고 있었다.
- 네, 그렇군요, 알았습니다. 수고하세요 -
인사를 한 수영이 핸드폰을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었다.
- 연휴라 예약하기 힘드네, 아이... 어디를 가지 -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수영이 다시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려다 몸을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는 물끄러미 화면을 응시했다.
[ .......... ]
말없이 화면을 응시하며 수영은 형진과의 여행에 이토록 들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문득 무척이나 낯설다는 생각을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남자의 아내로, 한 아이의 엄마로, 한 가정의 주부로 평범하게 살았던 자신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지내온 시간 속에서 점점 하나의 기계가 되어 일정한 톱니바퀴의 굴레처럼 하루하루를 보내며 가끔은 내 자신의 삶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하는 책망도 했었다. 그리고 그런 책망은 자신에게서 점점 멀어지는 남편을 통해 여자로서 느낄 수 있는 행복도 잃어버렸다는 자괴감이 더해지며 자신을 한없이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마도 그때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여자들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통해 여자로써의 행복만이라도 찾는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알겠다는 생각을 했던 게 말이다.
[ .......... ]
그리고 거짓말처럼 형진이 다가왔다. 상식적으로 이해 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누가 들으면 이미 그런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생각 할 만큼 너무나 자연스러운 다가섬이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만큼 삶에 허무했고, 무기력했고, 차리리 누구라도 다가와 지신의 이런 의미 없는 삶에 한 가닥 빛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순간이었다. 그랬기에 그 말도 안 되는 순간을 허락했고, 형진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에 처음으로 닿던 순간 알 수 있었다. 내가 아직 여자였음을, 내 가슴이 아직도 누군가에 의해 설렐 수 있었음을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변했을 것이다. 무기력하던 자신의 삶에 단비처럼 다가왔던 형진이 너무도 고맙고 간절했기에 그런 형진을 위해 무엇이든지 하고 싶었던 마음으로 말이다. 더욱 뜨겁게 형진을 안았다, 그리고 자신의 그 뜨거움에 보답을 하려는 듯 육체를 더없이 달궈주었던 형진을 통해 여자로서의 행복을 다시 느꼈고, 아직은 자신도 누군가에게 존중받고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니 이런 설렘과 행복이 멈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기에 어쩌면 자신은 형진을 묶어두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솔직함을 가장한 원초적인 방법을 택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그것이 본능적인 계산이 되었던 아니던 형진이 그것을 기뻐하고 즐겼기에 자신은 아무 수치심 없이 원색적인 말을 내뱉었고 아무 스스럼없이 형진의 눈앞에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었다.
- .......... -
그렇게 급격하게 변해버린 자신을 되돌아보던 수영이 핸드폰을 들고 형진의 이름을 찾아내고는 한참이나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수영의 엄지손이 통화 버튼을 눌렀고 음악 소리가 들리자 수영이 핸드폰을 얼굴로 가져와 귀에 댔다.
- 여보세요 -
이어 형진의 음성이 들려오자 수영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있었다.
- 뭐하고 있었어? -
- 밥 먹으려고 나왔어 -
- 몇 신데 밥을 이제 먹어? -
형진의 말에 수영이 살짝 속상한 표정을 지었다.
- 공부하다보니 늦어졌어 -
- 나 때문에 그렇구나 -
- 느닷없이 그게 무슨 소리야 -
- 나한테 시간 뺏겨서 부족한 공부 하느냐고 밥도 못 먹은 거잖아 -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그리고 그게 왜 시간을 뺏기는 거야, 알차게 보내는 거지 -
형진의 말에 수영이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단 한 번도 자기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지 않는 형진이 고마웠다.
- 자기야 -
- 응 -
- 내 이름 한 번 불러줘 -
- 이름, 갑자기 이름은 왜? -
- 자기 목소리로 내 이름 듣고 싶어서 그래, 빨리... -
- 훗, 알았어.. 수영아 -
- 음 -
- 이 수영 -
- 응... -
- 사랑해... -
- ....... -
연거푸 불리는 자신의 이름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던 수영이 형진이 낮은 음성으로 잔잔하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자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지는 것을 느꼈다.
- 자기야 -
형진을 부르는 수영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었다.
- 응 -
- 정말 나 사랑하지? -
- 그래, 사랑해 -
- 내가 젊은 여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는 거지? -
- 그렇다니까 -
- 내가 다른 남자의 아내라도 상관없는 거지? -
-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해 -
이야기가 무겁게 흐르자 형진이 대답을 피했고 수영이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 자기야 -
- 응 -
- 나, 자기한테 최선을 다 할게 -
- 지금도 그러고 있잖아 -
- 그리고 나 자기한테는 더 솔직해질 거야,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보여 줄 거고, 하고 싶은 말도 그대로 할 거야, 괜찮지? -
- 지금도 그러고 있잖아 -
- 더, 더.... 그럴 거야 -
- 그래, 알았어, 그렇게 해, 근데 자기야 -
- 응 -
- 혹시 무슨 일 있어,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는데? -
- 자기 보고 싶어서 그래, 어제 봤는데 또 보고 싶어서... -
- 그럼, 잠깐 들릴까? -
- 아니, 괜찮아, 공부하고, 내일 봐, 여행 가려면 자기도 공부 많이 해놔야지 -
- 정말 괜찮은 거지? -
- 응, 걱정 하지 마, 이제 그만 끊자, 자기 밥 먹으러 가는 중이라며 -
- 안 그래도, 식당 앞이야 -
- 그래, 밥 맛있게 먹어, 그리고 사랑해 -
- 알았어. 끊을게 -
- 응 -
형진과 통화가 끝나자 수영이 천천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 ........... ]
그리고 수영은 생각했다. 이토록 말 한마디만으로 자신의 가슴을 촉촉이 적시는 형진을 가슴 깊이 사랑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형진을 위해 자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것이 감내하기 힘든 것이라도 형진이 원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 ....... -
그렇게 이제는 그 어떤 두려움도 후회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던 수영이 눈가에 살짝 맺혀있는 물기를 손끝으로 닦아내고는 다시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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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과 함께 안으로 들어서던 형진이 내부를 둘러보다 수영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 어떻게 이런 곳을 얻었어? - - 훗, 왜 마음에 들어? - - 마음에 들기는 한데 비싸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