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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닮은 아내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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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수같이 퍼붓는 장대비,

분명 여름의 소나기라 금방 그칠 것 같던 비는 좀처럼 그치지 않는다.

 

이미 흠뻑 젖어버린 내 몰골,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아니,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내 삶의 가장 중요한 일부분이 모조리 사라져버린 것 같은 이 순간,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 몸을 두들기듯이 퍼붓는 비를 맞으며 그냥 걸었다.
정처 없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냥 앞으로 걸었다.
발이 닫는 곳으로 그저 한참을 계속해서 걸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끝이 보이겠지..
그 끝엔 뭐가 있을까...

 

그리곤 흐려지는 의식..

머리가 핑 돈다.

어제부터 불안감에 시달리며 거의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게 계속 비를 맞고 돌아다녀서 그런 것일까..

좀처럼 몸에 균형을 잡고 바로 서려고 해도 몸이 자꾸만 마음대로 비틀거린다.

 

“어...어어......”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내 몸..
그리고 하늘이 보였다.

끊임없이 퍼붓고 있는 비 사이로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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