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헤르페 스라는 신종 성병에 대해서 썼었다. 그때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라는 전화가 편집부로 걸려 왔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이번과 다음 번의 두 차례에 걸쳐서 자세히 헤르페스에 대해 쓸 예정이니까, 과거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앞으로 걸릴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드는 사람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 주기 바란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라고 하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유성에서 온 물체 X'와 비 슷하다. 즉, 그것은 인간의 세포에 달라붙어서 기능하고, 증식되어 나간다. 그리 고 성행위를 매개로 해서 전염된다. 성행위라고 하는 것은 성교와 오럴 섹스를 말한다. 에스콰이어지에 기사를 쓰고 있는 잭 매클린독 씨의 경우는 이혼한 뒤 최초로 관계를 가진 여성으로부터 헤르페스에 감염되었다. 아침에 굉장히 상쾌 한 기분으로 눈을 떴는데, 그 여자가 "사실은 나, 헤르페스예요"하고 고백했던 것이다. 그녀는 만나는 남성 모두에게 자기가 헤르페스에 걸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분명히 그녀가 말하는 것처럼, 헤르페스에는 비활동기가 있다. 성기나 입술과 같은 부드러운 부분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 헤르페스 바이러스 중 어떤 것은 피 부 밑에서 증식하여 살을 짓무르게 하거나 물집을 만든다. 또 어떤 것은 축색 돌기로 올라가 신경 세포 속으로 기어들어 간다. 이윽고 이와 같은 증상이 일단 락 지어지면, 전자 쪽의 바이러스는 뺨에 있는 신경 세포로 후퇴하고, 후자 쪽의 바이러스는 척추로 후퇴하여 그곳에 기지를 만든다. 그러고 나서 꼼짝 않고 출 연할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것이 그녀가 말하는 '비활동기'며, 분명히 바이 러스는 안쪽에 틀어박혀 있어서 감염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언제 '출현'하는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만은 알고 있다. 가령 세금을 신고하는 기 간에만 헤르페스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는, 굉장히 불쌍한 사람도 있을 정도다. 그러니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에게는 '출현'도 잦다. 그런데 이 매클린독 씨는그녀의 낙관적 기대에 반해서 하룻밤 사랑의 대가로 재수 없게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데, 그 다음 이야기는 나중에 계속하 기로 하겠다. 상당히 흥미로운 병, 헤르페스 -이 세상에는 현실적으로 2,000만명의 헤르페스 환자가 득실거린다. 다음 번에 는 정말로 내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런데,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클린독 씨는 어떠한 증상을 경험했을 까? 우선 목구멍에 염증이 생겼다. 어느 정도로 아프냐 하면 물을 마실 수 없을 정도다. 그 얼마 뒤에 페니스가 빨ㄱ게 짓물렀다. 이것이 헤르페스의 전형적인 초기 증상이다. 그래서 맥클린독 씨는 이비인후과 의사를 찾아가서 목구멍을 치료받았다. "아 무래도 헤르페스인 것 같군요. 참 안됐습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치료법이 없습니 다"하공 ㅢ사는 말했다. 헤르페스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병이다. 감염되었지만 발병하지 않 는 사람도 수없이 많다. 혈액 내 항체를 가지고 있기 ㄸ문에다. 숫자로 말하면, 미국 전역에는 약 1,000만명에서 2,000만 명의 성기 헤르페스 환자가 있다고 한 다. 그리고 그 수는 매년 25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안심할 수 가 없는 것이다. 헤르페스는 염증과 통증뿐만이 아니다. 특히 무서운 것은, 여성 헤르페스 환자 가 보통 사람보다 여덟 배나 자궁 경관부의 암에 걸리기 쉽다는 사실이다. 그리 고 헤르페스 활동기의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갓난애의 절반은 염증으로 사망하 여, 나머지 절반도 눈에 보이지 않거나, 뇌에 손상을 입거나 한다. 그것을 피하 기 위해서는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헤르페스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치료법은 없다. 100종에 이 르는 백신이나 약, 레이저 요법이 발표되고 있으나, 실제로 효과가 증명된 것은 하나도 없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ET에게 고쳐 달라고 하는 것이다. 매클린독 씨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낙담을 하게 되었다. 자신감을 상실하고, 일에 대한의욕을 잃고, 성욕도 감퇴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 상태로는 너무나도 인생이 암울했기 ㄸ문에, 그는 어느 날 굳은 결심을 하고 비뇨기과 의사를 찾아 갔다. 의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헤르페스가 아닙니다. 일종의 노이로제로, 당신 혼자 그렇게 믿어 버린 겁니 다. 그런 사람이 많아요, 목구멍은 인후염이고, 페니스는 과다한 성생활로 염증 이 생긴 것뿐입니다. 안심하고 집으로 돌아가세요." 이렇게 해서 매클린독 씨는 구원을 바았다. 그러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 이 세상에는 현실적으로 2,000만 명의 헤르페스 환자가 득실거리니까, 다음 번에는 정말로 헤르페스에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보로의 세계로 오세요 -나는 얼마 전에 담배를 끊었으나, 꿈속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담배에 불을 붙여 가지고 입에 물고 있다 나는 얼마 전에 담배를 끊었으나, 지금도 이따금 담배를 피우는 꿈을 꾼다. 꿈 속에서 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담배에 불을 붙여 가지고 입에 물고 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고 생각은 하지만, 피워 버린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그대로 피우고 만다. 끊고 나서 5개월이 지났는데오 아직도 이런 꼴인 걸 보면, 담배라는 것은 상당히 끈질긴 물건이다. 외국 잡지에 실리는 담배 광고는 상당히 자극적이다. ㅇㄴ과는 달리 담배를 나라에서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가 각기 독특하다. 그래서인지 보고 있기만 해도 무의식적으로 담배에 손이 가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말보로 담배 광 고인데, 광고 모델은 전원이 카우보이고, 카피는 언제나 단 한 줄, "말보로의 세 계로 오세요"다. 피터 예이츠의 영화 <영 제너레이션>에는 이 말보로 광고에 미 쳐 버린 남성적인 매력을 풍기는 젊은이가 나오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말보로 의 광고를 볼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고, 담배(물론 말보로)에 불을 붙이는 것이 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윈스턴이 있다. 이 담배 광고의 모델은 대개가 육체 노 동자다. 카피는 "아메리카 베스트"인데, 분위기는 <디어 헌터>의 세계에 가깝다. 타르가 어떻게 니코틴이 어떻ㅅ고 하는 것은 남자답지 않다는 느낌이다. 카멜도 마찬가지다. 모델은 탐험가고, 카피는 "사나이가 있어야 할 곳"이다. 완 전한 헤비 듀터의 세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세 개의 광고에 대해서 심하게 반발을 느끼고 있으나, 그 와 동시에 이 세 개의 광고를 보고 있으면 그 반발과는 정반대로 굉장히 담배가 피우고 싶어지는 것이다. 니코틴 냄새가 발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것 같은 느낌 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혀끝으로 이빨 안쪽을 핥고 만다. 그것에 비해서 "울트라 로우 타르지만 맛이 좋아요(켄트 3)"라든가, "모두 함 께 깨끗한 셀럼 스피릿(셀럼)"이라든가, 재즈맨을 모델로 한 쿨의 "연주하는 데 는 이것밖에 없다"시리즈처럼 따문한 광고는, 보고 있어도 특별히 담배를 피워 보고 싶다는 마음을 일게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담배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남 성다운 것이 아닐까? 그건 그렇고, 얼마 전에 일 때문에 선사에 갔는데 수행승 중에 골초들이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일부러 산에 틀어박혀서 수행을 하고 있으니 담배 때뮈 는 끊는 것ㅇ리 좋을 듯 싶은데, 마음대로 잘되지 않는 모양이다. 담배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골치 아픈 물건이다. 두 손으로 피아노 치는 아빠의 모습 -손가락 하나하나가 차례로 마비되어 가는 잔혹한 병에 도전. 10년 투병 끝에 재기한 감동에 찬 이야기 내가 처음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집을 산 것은 열여섯살 때로, 피아 니스트는 박하우스도, 캠프도, 제르킨도 아닌, 레온 프라이셔라고 하는 거의 무 명에 가까운 젊은 피아니스트였다. 지휘는 조지 셀이었다. 프라이셔를 선택한 이 유는 아주 간단하다. 값이 쌌기 때문이다. 네 장이 한 세트로 바겐세일해서 단돈 3,000엔이었다. 가난한 고등 학생으로서는 반할 만한 가격이었다. 연주로서는 품 격이라든가 예리함은 결여되어 있었어도, 그 나름대로 느낌이좋은 레코드였다. 그런데, 며칠 전에 라이프 지를 읽다 보니 이 레온 프라이셔의 기사가 눈에 띄었다. 최근에 프라이셔에관해 듣지 못한 것 같아서 읽어 보니, 프라이셔는 오 른손의 건소염으로계속 연주가로서의 활동을 중단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건소염 이라는 것은 피아니스트에게 있어서는 직업병과 같은 것이어서, 옛날에 로베르 트 슈만도 이 병에 걸려서, 피아노를 단념하고 작곡가로 전업했던 것이다. 우선 새끼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게 되고, 다음에는 약지가 말을 듣지 않게 되며, 결 국에는 손 자체가 마비되어 버린다. 여기까지 오면, 거의 회목될 가능성이 없다. 잔혹한 병이다. 레온 프라이셔는 그래도 버텨 내면서,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 을 유일한 레퍼토리로 피아니스트 활동을 계속해 나갔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곡만을 치면서 살아 나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근육 치료 ㅈㄴ문인 아래서 피나는 투병 생활을 했다. 근느 10년 넘게 훈련을 한 끝에 가까스로 정상적인 피아니스트로 재기한 것이다. 이러한 기사를 읽고 있노라면, 정말로 장하다는 생 각이 든다. 프라이셔는 첫 번째 재기 콘서트에서 프랑크의 <교향 협주곡>을 연주했다. 리허설에는 프라이셔의 아이들도 참석했다. 그들은 두 손으로 피아노를 치는 아 빠 모습을 처음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때에도 프라이셔는 심각해지지 않고, 갑자기 라벨의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쳐서 모든 사람들이 폭소 를 터뜨리게 만들었다. 유태인의 유머는 일본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터프함 을 지니고 있다. 이 원고를 쓰면서 프라이셔가 연주하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듣고 있는데, 그리움이 밀려온다. <소피의 선택>과 브루클린 다리 -시대 고증을 머리 속에 넣고 영화를 보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다. 윌리엄 스타일로느이 원작을 영화화한 <소피의 선택>은 매우 뛰어나고 참으 로 볼 만한 영화였다. 나는 <입맞춤>과 <콜 걸>이래의 앨런 J.파큘러의 가장 괜찮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쩌면 영화를 지나치게 기교적으로 만들었다 고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상당히 심각한 소재를 가지고 두 시간 반 동안이나 관잭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 이다. 특히 유태인 청년 네이선 랜드 역이 케빈 크라인이라는 배우의 연기는 소 름이 끼칠 정도로 탁월하다. 이러한 영화에는 좀처럼 관객이 들지 않는 것이 보 통이지만, 관심이 있는 분은 꼭 한 번 보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 영화의 인상적인 장면 중에 네이선이 주인공인 작가 지망생 청년 의 새 출발을 축하하면서, 브루클린 다리 위에서 샴페인 병을 터뜨리는 대목이 있다. 이 영화으 무대는19940년대 후반의 브루클린이기 때문에, 브루클린 다리는 이 장면 이외에서도 몇 번씩이나 나온다. 과연 한 세대 전의 뉴욕의 분위기를 풍기ㄴ 다리다. 네이선의 대사에도, "옛날에 하트 크레인이 이 다리를 건넜어"라는 것이 있는 데, 크레인은 그 다리를 건넜을 뿐만 아니라, <브루클린 다리에 바친다>라는 시 까지 썼다. 할렘 태생의 작가 아서 밀러는 수천 번이나 이 다리를 건넜고, 그리 고 브루클린 다리의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서 다리로부터의 조망 을 썼다. 브루클린 다리가 놓여진 것이 1883년이니까 금년으로 꼭 100년째가 된다. 그 리고 그것을 기념해서 아서 밀러가 라이프 지에 브루클린 다리에 얽힌 추억담을 쓰고 있다. 1950년대 초에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성공한 아서 밀러는, 그 돈으로 녹색의 스튜드베이커를 샀었는데, 어느 날 밤, 브루클린 다리위에서 교통 사고를 내서 그 차를 박살내고 말았다. 앞쪽에 정차해 있던 차를 피하려다가 미끄러져 서 한바퀴 돌아 뒤에 따라오던 차와 정면으로 충돌을 해버린 것이다. 밀러의 얘 기에 의하면, 당시의 브루클린 다리의 차도는 폭이 차 한 대하고 반 정도가 지 나갈 정도로 좁았고, 더구나 목제 블록을 깔아 놓아서 안개 같은 것이 끼면 노 면이 마치 버터처럼 미끄러웠다고 한다. 그러한 시대 고증을 머리 속에 넣고 영화를 보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이다. 에게 해 2 대 1 -"그들은 호텔과 카페의 손님들 앞에서 보란 듯이 드러내 놓고 섹스를 했습니 다" 서른 살이 넘으면 여름이 섹스의 계적이라는 말 따위와는 별로 관계 없이 혼 자 무료하게 맥주를 계속 마셔댈 뿐이지만, 아쨌든 여름은 성적으로 고양되는 계절인 모양이다. 특히 전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든는 여름의 에게 해 같은 곳 은 그야말로 성의 도가니 같아서, 아베크 족이 대낮부터 길 한가운데에서 위장 까지 닿으라는 듯이 진한 키스를 펼쳐 보인다. 아무래도 좋지만, 그러한 것을 보 고 있으면 정말로 '육식을 하는 짐승'이라는 느낌이 든다. 특히 개트워트 공항에 서 단체로 밀려나오는 영국 펑크족 소년 소녀들의 기세는 그야말로 엄청나서, 벌써 성기가 백팩킹하고 로큰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리스는 관광국 이라서 여행자들의 볼썽사나운 대부분의 품행은 눈감아주리고 되어 있기는 하지 만, 거기에도 물론 한계가 있어서 그것을 넘어 서면 역시 골치 아픈 일이 벌어 지게 된다. 7월 23일자의 아테네 뉴스 지에 의하면, 시로스라는 에게 해의 섬에서 두 명 의 영국인 여행자와 그리스계 프랑스 여자 한 명이 여러 사람 앞에서 성교한 혐 의로 체포되어,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두 명의 남자는 모두 스물두 살 로, 벨파스트에서 온 기계공과 실업자였다. 여자는 스물여섯 살로 파리에서 비서 일을 하고 있었다. 세 사람은 부둣가의 혼잡한 오픈 카페 옆에서 성료를 끈낸 후에, 격앙된 섬 주민에 의해 붙잡혔다고 한다. "그들은 호텔과 카페의 손님들 앞에서 보란 듯이 드러내놓고 섹스를 했습니 다"하고 호텔 주인인 이야니스 쿠즈피스 씨가 증언했다. 세 사람은 "산토리니 섬으로 가는 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술을 너무 마셔서 그만 "하고 변명했지만, 법정은 상고권은 일체 인정하지 않고 형을 선고했다. 그리스라고 하는 나라는 종교가 상당히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라라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에 대한 벌이 다소 엄하다. 또 그리스의 교도소는 소문에 의하면, <미드나이트 익스프레스> 정도는 아니 라 하더라고, 어쨌든 형편없는 곳인 모양이다. 그 진위의 정도는 확실치 않지만, 현지에 살고 있는 일본인의 이야기에 따르면, 식사 같은 것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사입이 없는 죄소는 굶어 죽을 수바껭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될 수 있 는 한 교도소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그게 정말이라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여간 그리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고, 섹스를 하고 싶으면 적당한 장소에 가서 하는 것이 일단은 이 세상의 상식이다. 그리스의 여름 밤과 야외 영화관 -야외에서 연극을 보고 나면 왜 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그리스에서 영화를 구영하는 것은 간단할 것 같으면서도 상당히 어렵다. 왜 어려운가 하면, 그리스의 영화관은 대개 여름이면 밤 아홉 시쯤 되어야 개장을 하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렇게 늦은 시간에만 상영을 하느냐 하면, 그 이유는 매 우 단순한 것으로, 영화관에 지붕이 없기 때문이다. 지붕이 없게 때문에 주위가 완전히 깜깜해지지 않고서는 여화를 상영할 수 없다. 굉장하지 않은가? 그 느낌 은, 옛날에흔히 학교의 교정 같은 데서 상영하던 야외 영화회를 떠올리면 거의 비슷하다. 테니스 연습을 하는 판을 새하얗게 칠한 것 같은 스크린에, 파이프 의 자를 흙 바닥에 늘어놓았을 뿐이다. 엉터리라고 하면 엉터리지만, 요금도 200엔 정도니까 턱없이 싼 거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느냐 하면, 그리스의 여름 밤은 굉장히 시원하고 상 쾌하며 비도 거의 내리지 않아서, 지붕을 씌우거나 에어컨을 설치하거나 하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이고, 그래서 자연히 지붕 없이 상영을 하기로 정해진 것이 다. 그리스라는 나라는 아무튼 지붕 없는 시설이 많은 고실ㅇ어서, 극장도 콘서 트 장도 레스토랑도 모두 지붕이 없다. 덕분에 영화관 주변에 사는 아파트 주민 들은 매일 밤 공짜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일본 같으면 소음 공해라느니 뭐 라느니 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겠지만, 그리스 인은 그러한 것에는 대단히 무신경한 것처럼 보인다. 나는 아기 테오도리라고 하는 해수욕장의 영화관에서, 앨런 J. 파큘러 감독의 <컴즈 어 호스먼>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2부작이어서 전편과 후편 사이에예고 편이 상영되었다. 코린토스의 영화관에서는 놀랍게도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버스의 창으로 흘끗 포스터를 보기만 했기 때문에 잘은 모르 는데, 도대체 그리스 어로 제목이 어떻게 붙여져 있는지가 궁금했다. 리카비토스 산꼭대기의 원형 극장에는 사가와 유키오가 연출하고, 히라 미키 지로가 주연한 연극 <메디아>를 보았다. 이 연극은 참으로 재미있었고, 사실 아 테네에서는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럴 것을 보면, 역시 그리스의 연 극은 야외에서 보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정말로 기 분이 말할 수 없이 좋으니 말이다. 잔뜩 기대하고 있던 헤로데스 아티코스 음악 당은 아테네 국립 교향악단의 파업 소동으로 들어가 볼 수 없어서 유감이었다. 내가 세 번이나 본 <스타 워즈> -한가하다면 한가하다고 할 수 있고, 유별나다면 유별나다고 할 수 있는 매료 의 경지 나는 <스타워즈>를 세 번이나 보았다. 한가하다면 한가하다고 할 수 있고, 유 별나다면 유별나다고 할 수 있다. 그때 나의 아내도 함께 영화관에 갔었는데, 그 때까지 이 사람은 <스타 워즈>시리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 서 처음으로 세 번째 작품을 보고 아니나다를까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그 뒤 로 아내는 <스타 워즈 1>과 <스타 워즈 2>를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보고 싶다 고 졸라대기 시작했다. 그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은 지 금 상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애당초 무리한 이야기였다. 사정이 그러니까 당 신이 단념하라고 설덕하는 사이에 나도 점점 첫 작품이 너무나 보고 싶어져서, 마침내 레이저 디스크 플레이어와 27인치 모니터 텔레비전과 <스타 워즈>의 디 스트를 사버렸다. 70밀리미터 극장 화면에는 물론 미치지 못했지만, JBL(역주:스 피커 상표 이름)의 백로드혼(역주:스피커 시스템의 하나로 저음역이 강화된 스피 커)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보는 27인치는 꽤나 다이내믹 했다. 자주 생각하는 건데, 큰 원숭이 츄바카라고 하는 캐릭터는 정말로 귀엽다. 어 디가 위여우냐 하면, 츄바카는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무오고'라든가, '아구' 라든가 하는 정도로 대개의 용건을 해결해 버린다. 나도 그 정도의 단어로 볼일 을 끝내고, 그 나머지 시간은 제국군과 이따금 공중전을 벌이면서 인생을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생각한다. 츄바카의 얼굴 모습이 1편과 3편에서 상당히 다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편 에서는 헤어스타일이 납작한 헬스 엔젤스 풍의 올백이었는데, 3편에서는 조금 더 덥수룩해지고, 모습이 약간은 어른스러워졌다. 나로서는 새로운 호인풍의 츄 바카보다는, 무슨 일만 있으면 바로 완력을 휘두르고 싶어하는 흉폭한 옛날의 츄바카쪽이 더 마음에 든다. 이 3부작이 완결되어 더 이상 츄바카의 모습을 볼 수 없겠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슬펐다. 자막을 보고 있으면 잘 알 수가 없지만, 1편ㅇ서 츄바카는 레이아 공주로부터 "이 워킹 카펫(Walking Carpet, 역주:몸에 털이 많은 것을 빗댄 말임)을 어디 다 른 곳으로 보내 줄 수 없어요?"라는 말을 듣고 쫓겨난다. 아무리 그래도 워킹 카펫은 너무했다. 1편과 비교하면, 3편에서는 레이아 공주도 어느 정도는 말씨가 부드러워졌다. <스타워즈>의 세계에서도 등장 인물 모두는 나름대로 나이를 먹 어 가는 것이다. 언제나 비슷한 옷을 입는 나 -새로 사 온 와이셔츠의 포장을 풀 때 희미하게 풍기는 옥스퍼드 면의 냄새가 좋고, 빨아서 빳빳하게 마른 와이셔츠를 다림질해 나갈 때의 감촉이 좋다 며칠 전에 낡은 와이셔츠를 세 장 가량 처분했기 ㄸ문에, 그대신 입을 것을 하라주쿠의 '폴 스튜어드'로 사러 갔다. 나는 특별히 옷에 신경을 쓰는 편이 아 니어서, 언제나 비슷한 것만 입는 편인데, 와이셔츠를 사는 것만은 비교적 좋아 한다. 남성복 전문점의 선반에 진여로디어 있는 와이셔츠를 ㅂ고 있기만 해도 왠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바지라든가 블레이저 코트라든가 스웨터에 대해서는 특별히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와이셔츠 뿐이다. 어째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 든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이유로 와이셔츠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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