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태극문 - 10편 (10/87)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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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태극문 - 10편 (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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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그들이 모두 일과를 마치고 태극동에 돌아왔을 때도 동곽선 생과 천기노인은 바둑을 두고 있었다.
다섯 명의 제자들은 한 쪽에 묵묵히 선 채 두 사람이 바둑을 두는 모습을지켜보고 있 었다.
바둑은 이미 마지막 고비에 달했는지 반상(반상)에는 많은 바둑돌이 깔려있었다.
백돌과 흑돌이 어지러히 놓여 있는 가운데 반면(반면)은 매 우 팽팽했다.
동곽선생은 백(백)을 쥐었고, 천기노인은 흑(흑) 을 쥐었다.
지금 둘 사람은 흑돌을 쥔 천기노인이었다.
천기노인은 어려 운 난관에 부딪힌 듯 눈쌀을 찌푸리며 한참동안 가만히 있었 다.
천기노인의 첫 인상은 무척 온후했다.
머리는 티하나 없는 백발이었고 얼굴은 자주빛으로 붉었다.
앉아 있는 몸의 자세도 아주 곧았으며 특히 눈빛이 차고 맑 게 가라앉 있었다.
그는 한동안 반상을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다가 돌을 놓기 위 해서 흑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헌데 흑돌을 집으려고 손을 뻗었다가 실수로 그만 바둑판을 건드리고 말았다.
바둑판은 기우뚱하더니 모로 쓰러졌고 그 통 에 바둑알들이 모두 바닥에 흩어졌다.
천기노인은 미안해 하며 사과했다. "아......! 아깝구려.
이것을 어떻게 하나?" 그때 갑자기 모용수가 앞으로 나서며 머리를 숙였다. "괜찮습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그리고는 바둑알을 하나하나 주워 정확하게 다시 제 위치에 갖다 놓는 것이었다.
그가 다시 올려놓은 바둑알의 위치는 아 까와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조자건을 비롯한 중인들은 새삼 모용수의 기억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기노인의 눈빛에도 놀랍고 감탄한 빛을 나타냈지만 그저 모용수를 한 번 쳐다보았을 뿐이었다.
바둑은 다시 이어졌다.
허나 조금전의 일이 마음에 걸린 탓인지 천기노인은 그 뒤로 악수(악수) 를 거듭하여 마침내는 돌을 던지고 말았다. "오늘은 내가 졌네." 동곽선생은 담담하게 말했다. "자네의 마음이 다른데 가 있었던 모양일세." 천기노인은 껄껄 웃었다. "허허......과연 자네의 눈을 속일 수는 없군 그래.
확실히 한 가지 생각이 내 머리를 어지럽혔네.
그래서 바둑에만 정신 을 집중할 수가 없었다네." "무엇이 자네 머리를 그토록 어지럽혔나?" 돌연 천기노인은 땅이 꺼질 듯 무거운 한숨을 토해냈다. "나는 지난 삼십 년간 무림에는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오직 한 가지 무공에만 전념했네.
그 결과 제법 그런대로 내세 울만한 무공을 만들 수 있었다네." "그것은 좋은 일인데 왜 걱정을 하나?" "그런데 아쉽게도 나는 이미 너무 늙어 그 무공을 익힐 수가 없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을 찾아 전수시키려 해도 마땅한 후 계자를 찾을 수 없고......아무래도 그 무공은 내 무덤속으로 가지고 가야될 듯 하네." "요즘 세상에는 기재들이 많은데 그들중 적당한 인재를 찾아 보지 그러나." 천기노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럴수만 있다면 내가 무엇때문에 골머리를 썩겠나? 하지 만 내가 창안해 낸 그 무공은 너무도 난해하고 심오해서 천부 적인 두뇌가 없으면 제 아무리 기재라 해도 익힐 수가 없네.
익히기는 커녕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할걸세." 동곽선생은 나직히 혀를 찼다. "쯧......그것 참 딱한 일이로군.
내가 뭐 도와줄 일이라도 없나?" 천기노인은 잠시 그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자네가 혹시 적당한 인물을 알고 있으면 내게 알려주지 않 겠나?" "어떤 인물을 원하나?" "우선은 절세적인 재지(재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네.
단순히 남보다 뛰어나기만 해서는 안되네.
그야말로 무림사상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두뇌의 소유자여야 하네." 동곽선생은 담담하게 물었다. "둘째는?" "몸에 잔 병(병)이 없어야 하고 무공을 익히기에 적합한 체 질이어야 하네.
그리고 성격적으로는 성취욕이 강하고 헛점을 보이지 않아야 하네." "헛점이 없는 인간은 없네."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있다고 해도 남에게 헛점이 드러나 지 않는다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겠나?" 동곽선생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나? 그런 인물을 찾을 수 있겠나?" 동곽선생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가 원하는 조건을 모두 갖춘 사람은 내가 일기로는 천 하에서 오직 한 명만이 있을 뿐이네.
하지만 그가 자네의 제자 가 되어줄지는 모르겠네." 천기노인은 반색을 했다. "그가 누군가?" 동곽선생은 한 사람을 불렀다. "수(수)야.
이리 오너라." 모용수는 재빠른 걸음으로 그의 앞으로 갔다. "부르셨읍니까?" "바로 이 아이라네." 천기노인은 모용수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서 실날같 은 광채가 번뜩였다가 사라졌다.
동곽선생은 모용수를 바라보 며 물었다. "너는 조금전에 우리들이 한 이야기를 들었느냐?" "그렇습니다." "네 생각은 어떠냐?" 모용수는 침을 한 번 꿀꺽 삼켰다.
그런 다음 나직하나 분명 한 음성으로 말했다. "제자는 감히 새로운 운명(운명)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동곽선생은 물끄러미 그를 쳐다보았다.
그의 두 눈은 심연(심연)처럼 깊어서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다.
동곽선생은 이내 고개를 끄 덕였다. "알겠다.
너는 이제부터 그를 따라가거라." 모용수는 동곽선생이 이토록 수월하게 승락할 줄은 몰랐는지 라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었다.
허나 그는 곧 머리를 조아 렸다. "감사합니다.
사부님." "이제부터 네 사부는 내가 아니다." 동곽선생의 표정과 음성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부드러웠다.
허나 이것으로 해서 모용수는 정식으로 태극문에서 파문(파 문)당한 것이다.
누구라 해도 원하기만 하면 태극문의 제자가 될 수 있다(하 시입문).
또 누구라 해도 원하기만 하면 태극문에서 탈퇴할 수가 있다 (하시퇴문).
하지만 한 번 탈퇴한 제자는 두 번 다시 태극문의 제자가 될 수 없다(일퇴불입).
이것은 위지독고가 직접 정한 태극문의 삼법(삼법)이었다.
천기노인도 한때는 태극문의 제자였다.
어린 시절, 천기노인은 태극천자 위지독고의 추종자중 한 사 람이었고, 위지독고가 태극문을 창립하자 제일 먼저 태극문의 제자가 되었다.
동곽선생도 그때 그와 함께 태극문에 가입했었 다.
그들은 태극문에서 끝까지 남은 열 명의 제자들중에 속해 있 었다.
허나 결국 천기노인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태극문에 서 탈퇴하고 말았다. - 이 정도 노력이면 내 스스로의 힘으로도 충분히 천하제일 고수가 될 수 있다! 천기노인은 이렇게 외치며 만류하는 동곽선생을 뿌리치고 태 극문을 뛰쳐나왔던 것이다.
그는 비록 태극문을 탈퇴했지만 한 번도 태극문을 잊어본 적도, 동곽선생을 잊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아무 스스럼없이 동곽선생을 찾아온 것이다.
동곽선생은 모용수가 마음에 드느냐고 천기노인에게 묻지 않 았다.
천기노인 또한 모용수에 대해 동곽선생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신이 동곽선생을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 문이었다.
그는 이미 이곳에 오기 전 부터 모용수를 후계자로 점찍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일부러 바둑판을 뒤엎는 실수를 저지르고 이런 저런 이 야기를 한것은 자신의 의도를 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면쩍 고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면해 보기 위해서였다.
허나 그런 마음이 과연 면해졌는지는 자신외에는 아무도 모 를 일이었다.
모용수는 떠나갔다.
그는 천기노인과 함께 화산을 내려갔다.
아무도 그를 비웃거 나 흉보는 사람은 없었다.
오는 자를 막지 않고 가는 자를 붙 잡지 않는다는 것이 태극문의 율법(율법)이었다.
허나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은 모용수가 이제서야 비로소 자기에게 맞는 올바른 길 을 찾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확실히 그동안 모용수는 달리는 말떼에 잘못 끼여 들어온 한 마리 타조와 같이 어울리지가 않았었다.
허나 이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떠나면서 그는 말했다. - 만약 우리가 무림에서 다시 만났을 때 서로 적(적)이 되었 다면 나는 당신 들을 한 번 씩은 살려주겠소.
비록 한 때나마 동문(동문)이었던 정(정)을 생각해서요.
그 다음에 어떻게 대할지는 당신들의 상상에 맡기겠소.
번우량은 모용수의 말이 결코 허언(허언)이 아닐 거라고 생 각했다.
확실히 모용수는 큰 소리 칠만한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
다만 한 가지, 그가 알 수 없는 것은 왜 조자건이 말을 타고 떠나는 모용수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웃고 있느냐는 것이 었다.
조자건은 한참을 웃다가 모용수의 모습이 완전히 산 아래로 사라진 후에야 그 이유를 말해 주었다. "일전에 누군가가 내 지게끈을 일부러 끊어 놓은 적이 있었 네.
난 보는 즉시 그게 모용수의 짓이라는걸 알았지.
그 말고 는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없으니까.
그동안 나는 쭉 그 빚을 갚 을 기회를 기다렸는데 조금전에 모용수가 타고갈 멋진 백마(백 마)를 보자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네.
그래서 나는 정성 껏 그의 안장을 손질해 주고는 그 댓가로 안장끈을 살짝 끊어 놓았지.
아마 그가 산을 내려가서 말에 박차를 가하는 순간 정 말 볼만한 광경이 벌어질걸세." 그 말을 듣고 번우량은 바닥을 떼구르르 구르며 한참동안이 나 미친 듯이 웃어댔다.
이, 거 자 번우량은 다음 해 봄에 떠나갔다.
번우량이 떠나간 것은 너무도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조자건 조차도 한동안은 그가 떠난 것을 실감할 수가 없었다.
추운 겨울동안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긴 그가 갑자기 태극문을 떠난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그것은 좌공(좌공)때문이었다.
봄이 되자 동곽선생은 그들에게 더 이상 장작을 해오지 않아 도 좋다고 말했다.
대신에 그들은 해가 있을 동안은 낙안봉의 정상에서 해를 마 주본 채 무릎을 꿇고 좌공을 연마해야 했다.
해가 떨어지면 화 산의 반대쪽 봉우리인 운대봉(운대봉)까지 커다란 물통으로 물 을 길어왔다.
그 일은 물론 처음에 했던 일과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백 여리나 떨어진 산봉우리까지 물통 을 쥐고 뛰어갔다 오려면 하룻밤에도 수 백번씩 엎어지고 자빠 지고, 물통을 깨부수기 일쑤였다.
허나 그 일 때문만은 아니었다.
번우량은 산비탈을 몇 번 구르거나 물벼락을 맞는 일을 두려 워할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좌공만은 견디지 못했다.
그는 이미 네 살때부터 전문적으로 내공을 수련한 사람이었 다.
그중에서 그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이 바로 좌공이었다.
십 여년동안 그는 넌덜머리가 나도록 좌공을 수련해 왔다.
그런 다음 와공(와공)을 익혔고, 와공마저 완벽하게 익힌 다 음에야 입공(입공)을 수련했다.
그의 내공수련은 이미 절정(절정)의 경지를 넘어서 앉으나 서나, 누으나 엎드리나 어떤 자세에서도 운공(운공)을 할 수 있는 단계에 까지 이르러 있었다.
헌데 그런 그에게 다시 좌공을 익히라고 하니 그가 어찌 참 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마치 다 자란 어른에게 다시 갓난아이처럼 기어 다니 라고 하는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처음 얼마동안은 간신히 억눌렀으나 한 달만에 좌공을 하던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 내게는 좌공이 필요치 않다.
내공으로는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경지에 오른 나다.
이런 식의 좌공은 오히려 내 내공을 퇴보시킬 뿐이다.
번우량은 비록 화를 내지는 않았으나 그의 결심은 확고부동 (확고불동)한 것이었다.
그날 밤 그는 동곽선생에게 찾아가 산을 내려 가겠다고 말했 다.
자신이 왜 더 이상 좌공을 익히지 못하겠는지 그 사정을 자세하게 설명한 후 충심으로 사과를 했다.
허나 그는 그럴 필 요가 없었다.
동곽선생은 그가 아무 말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그를 이해하 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곽선생이 좌공을 시킨 것은 결코 그를 내쫏기 위해서가 아 니었다.
단지 그것은 그가 위지독고에게서 받은 수업을 그대로 따른 것 뿐이며, 누구도 그 수련에서 예외를 둘 수는 없었다.
동곽선생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번우량은 조자건에게 작별인 사를 하러 왔다. "미안하네.
자네와 함께 영원한 태극문의 제자가 되고 싶었 는데 그러지를 못하게 되었네." 조자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자네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있네." 번우량의 표정은 평소의 그답지 않게 침울하고 무거웠다. "자네가 이해해 주리라 믿네.
아뭏든 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네." "이해하네." 갑자기 번우량은 그의 몸을 와락 끌어안았다. "이제 어디간들 자네같은 친구를 만날 수 있겠나?" 그가 너무 힘껏 끌어안는 바람에 조자건은 숨이 막혔으나 그 를 뿌리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보다 체구가 훨씬 큰 번우량의 등을 두드리며 그의 귀에 대고 말했다.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걸세. " 번우량의 눈빛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렇지.
언제고 우리들은 기필코 무림에서 다시 만날 수 있 을걸세.
그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겠네." 다섯 명의 동문들 중에서 그들 두 사람의 사이가 가장 각별 했다.
조자건 또한 그와 헤어지려니 섭섭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 다.
허나 그는 그런 내색은 조금도 하지 않고 담담한 음성으로 물었다. "뚜렷하게 갈 곳이라도 정해 놓은 곳이 있나?" 번우량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가장 큰 장기는 내공이니 이 방면에 좀 더 매진해 볼 생각이네.
천하에서 내공으로 사용하는 무공에는 소림사(소림 사)가 제일일세.
나는 소림사로 가겠네." 조자건은 그가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중은 되지 말게.
머리를 박박 깍은 자네 모습은 상상도 하기 싫으니까." 번우량은 오랜만에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나도 그건 질색일세.
듣자니 요즘 소림에서 속 가제자(속가제자)를 받아 들이고 있다더군.
그러니 그런 걱정 은 하지 말게."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 와 락 끌어안았다.
비록 사귄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나 그들 사이의 진정(진정) 은 바다처럼 깊은 것이었다.
다시 떨어졌을 때 두 사람은 서로 의 얼굴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린 채 헤어졌다.
더 이상 보고 있다가는 처량한 모습을 보일 것 같았기 때문 이다.
번우량이 떠나가자 조자건은 실로 오랫만에 술이 먹고 싶어 졌다.
밤새도록 술에 흠뻑 취하고 싶었다.
허나 그는 그럴 수 가 없었다.
대신에 그는 커다란 물통을 든 채 낙안봉에서 운대봉까지를 날이 훤히 밝을 때까지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그들이 하는 좌공은 운기토납법(운기토납법)이었다.
일정한 간격으로 숨을 들이마셨다가 정지하고, 다시 숨을 내 쉬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었다.
일반의 운기토납법과 다른 점은 태양을 마주 보고 앉아서 한나절동안 계속한다는 것 뿐이었다.
태양을 향해 운기를 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점이 있었다.
우선 태양의 열과 빛을 눈자위에 받게 되어 안력(안력)을 강 하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좌공을 육개월 쯤 하게 되자 그들은 태양을 정면으로 쳐다보고도 눈이 부시지 않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태양신경총(태양신경총)이 발달하여 전신의 감각 을 상상도 할수 없을 만큼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신경총은 인간의 잠재적인 의식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이 태양신경총이 발달하게 되면 이른바 '초감각(초감각)'을 얻 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높은 산봉우리에 앉아 대자연의 신선한 공기를 흡입함으로써 심폐기능(심폐기능)을 극대화 시킬 수 있었다.
물론 대신에 끝없는 인내심과 지구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 날도 섭보옥은 오전 내내 좌공을 수련하고 있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있는 곳은 낙안봉의 동쪽 기슭이었다.
조자건과 위지혼은 제각기 자신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곳에 앉아 있을 것이다.
계절은 어느 새 봄을 지나 신록이 우거지는 초여름으로 들어 서고 있었다.
나무들은 울창하게 우거졌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시리도록 푸르렀다.
그녀는 잠시 좌공을 멈추고 푸른 하 늘과 끝없이 이어져 있는 울창한 수림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 었다.
그때 문득 그녀는 고독(고독)을 느꼈다.
다 큰 처녀가 고독을 느끼게 되었다면 해결 방법은 한 가지 뿐이었다.
자기를 이해해 주고 자기가 좋아할 수 있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다.
그러자 그녀의 뇌리에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사람 은 그녀가 아버지 외에 처음으로 남자로 의식한 사람이었다.
그의 모습을 눈에 떠올리자 그녀의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했 고 얼굴에는 엷은 홍조가 피어 올랐다.
허나 다음 순간, 그녀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그를 생각하고 있는 동안은 그녀는 절대로 무공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러자 그녀의 낮빛이 창백해지며 손끝이 가늘게 떨려왔다.
그녀의 뇌리에는 한 가지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벌써 일 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그녀는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창을 든 청의중년인이 백의인에게 가슴을 찔리운 채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광경이었다.
그 청의중년인은 그녀의 아버지인 섬전창 섭자웅이었고, 백 의인은 무적초자 화군악이었다.
그녀는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설사 자신이 재가 된 다 해도 그 일을 잊을 수는 없었다.
아울러 그 날의 맹세도 잊 을 수 없었다. -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복수를 꼭 하고야 말겠다! 그때 그녀는 싸늘하게 식어가는 부친의 시체를 부둥켜 안으 며 이렇게 울부짖지 않았던가? 그녀가 만일 여느 여자처럼 평범했다면 그녀는 그 맹세를 어 기고서라도 마음속의 그 사람을 찾아갔을 것이다.
허나 아쉽게 도 그녀는 평범한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그것이 그녀를 슬프게 했다.
그녀는 자신이 다른 여자들처럼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가정을 꾸리는 평범한 일생을 보낼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똑똑이 알고 있었던 것 이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고독하다고 생각했다.
고독(고독)! 이 얼마나 무서운 마음의 병인가? 고독을 없애는 방법은 마 음에 맞는 배우자를 찾는 것 뿐이다.
허나 그럴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은 오직 하나가 있을 뿐이다.
더 고독을 느끼기 전에 그녀가 떠나는 수 밖에는 없는 것이 다.
그 선택이 비록 지금은 고통스럽고 어려운 것일지라도 그녀 가 자신의 맹세를 지키고 고독한 마음을 달래는 데는 가장 적 합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떠날 결심을 했다.
조자건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끝까지 태극문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위지독고와 같은 무적고수가 되지 못했을 지라도 영원히 태극문의 제자로 남았을 것이다.
허나 그녀는 조자건을 만났고, 그에게서 다른 남자에게 느껴 보지 못했던 야릇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인간의 운명(운명)이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하 는 것일까? 그녀가 일반 여자와 또 다른 점은 일단 결심을 했으면 추호 도 망설이지 않고 즉시로 행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즉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동곽선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그녀는 간단한 사연만을 적은 후 그 편지를 자신의 침상위에 올려 놓았다.
조자건에게도 무언가를 남길까 했으나 포기했다.
어차피 떠 나려면 쓸데없는 미련같은 것은 남기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했 기 때문이다.
아마 그는 왜 그녀가 갑자기 태극문을 떠나게 되었는지 짐작 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녀를 기억도 하지 않게 되겠지.
그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녀의 일생(일생)은 다른 한 가지 일에 바쳤으니까.
허나 그녀가 짐을 꾸리고 방을 나오자 뜻밖에도 조자건이 그 녀의 방문앞에 서 있었다.
조자건은 놀라는 그녀에게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당신이 작별인사도 없이 떠날까봐 할 수 없이 내가 찾아왔 소." 그녀는 표정을 바꾸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떠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 "위지혼이 그러더군.
당신이 좌공을 중단하고 산에서 내려간 다고 말이오.
그래서 짐작했소." 그녀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나는 참을성이 없는 여자에요.
이곳에서 일 년을 버틴 것도 기적이지요." 조자건은 묵묵히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불쑥 입을 열었다. "당신이 왜 이곳을 떠나려는지 알고 있소." 그녀는 눈빛을 반짝 빛냈다. "당신이 알고 있다고요?" 조자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떠나지 않았다면 내가 떠났을지 모르오.
우리같은 사람들은 누구를 좋아하기에는 너무 마음의 여유가 없소."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허나 그녀는 입술을 꼬옥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자건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 다.
한동안 두 사람은 서로 먼 산을 쳐다본 채 무거운 침묵에 휩 싸여 있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몸을 돌렸다. "가겠어요." 조자건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떠나기 전에 위지혼에게도 작별인사를 하는게 어떻겠소? 어 쨌든 우리는 지금까지 한 동문이었으니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조자건은 묵묵히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 었다.
조자건은 그녀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지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을 하던간에 그녀는 충분히 자신 을 보살필 능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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