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라라던가? 넨이라던가... 혹시... 저 두 배울 수 있나요?” 흠칫.. 아빠의 기색이 심상치 않았다. 어쩐지 못들을 걸 들었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그건... 토토 이녀석을 그냥!! 하아.. 벌써 알아버렸다면... 어쩔수 없겠구나. 그렇단다. 넨.. 그래.. 그런게 있지.. 하지만 어째서...? 키리엔 넌 아직 어리단다. 벌써부터 단련에 힘쓸 필요는...” “그래두요. 갑자기 마수라도 쳐들어오면... 전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잖아요. 아빠아~” 어쩐지 피우지 않던 애교까지... 아직 어색한 관계지만... 힘을 위해서라면 이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결국 마지못해 이야기 해준다는 듯 아빠가 말을 이었다. “귀..귀엽.. 츄릅.. 하아.. 흠흠.. 그래? 우리 키리엔이 그런 깊은 생각을... 그래도 아직은... 게다가 지금은 좋은 때가 아닌데... 정말 그렇게 힘을 가지고 싶은게냐? 간단한 기본 호신술정도라면...” “그런거 말구요. 전사들같은 힘을 원해요. 그.. 넨이요..” 그렇게 한동안 밀고 당기기를 여러차례 결국 아빠가 두손 두발 다 들었다는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고집 하고는... 그래 좋다. 우리 키리엔이 그렇게 까지 말하니까.. 대신.. 다른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면 안된다. 알았지? 키리엔?” “에? 진짜?! 정말 넨이라는거 가르쳐 주는거죠?! 네. 아빠~ 알리지 않을게요. 사랑해요~ 쪼옥~” 지루했던 공방 이후 간신히 받은 허락이여서 그랬을까? 황급히 대답하고 아빠에게 달려들어 볼에 뽀뽀를 해버렸다. 아빠는 그런 내 행동이 좋았던지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날 안아들었다. “그럼 오늘은 늦었고 하니까.. 내일부터 가르쳐주마. 키리엔.” “네~ 잘 부탁드려요~ 에헤헤.” 그동안의 피로가 한번에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 이제 나도 넨이란걸 배워서 마수를 찢어발길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어쩐지 무서운 생각 같지만... 날 으적으적 씹어삼키던 마수를 생각하면... 공포와 함께 분노 또한 치솟기 때문이다. 그날은 흥분된 마음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 결국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말았다. 넨을 배운다는 기대감에... 그리고 족장님과 아빠가 어떤이야기를 했나 하는 궁금증에... 부스럭거리는 소리. 하지만 피곤함에 눈이 감겨왔다. 아마도 아빠가 사냥을 나가며 나는 소리같았다. 하지만 일어나기엔 밤을 새버린 여파가 거셋다. “쪽~ 키리엔 다녀오마. 집 잘 보고 있거라.” “우응.. 네에.. 일어나야하는데.. 하암.. 우웅..” 잠꼬대하듯 웅얼거리며 아빠를 배웅했다. 그리고 다시 잠들어버린 듯 했다. 어린 나이에 밤을 샌 결과는 이렇다는 거다. 어린아이는 일찍 자야 한다는 것. “후아암~ 에..? 에에엣?! 늦잠 자버렸다아아~!! 후에에. 어쩌지? 으으.. 아빠.. 가버렸네.. 에휴~ 아침 정도는 해주고 싶었는데...” 물론 할줄 아는게 별로 없긴 하지만... 어쩐지 푹~ 자버린 것 같았다. 배에서 나는 꼬르륵 거리는 소리를 생각하면... 바깥은 한낮... 그것도 해가 반짝이는 한낮이라고 생각된다. 창문 사이로 드는 햇살도 그렇고... “일단 식사부터... 근데 뭘 먹지? 우으... 해본게 있어야지.” 결국 간단한 빵과 고기 약간으로 때우고 말았다. 아침겸 점심을 때운 이후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어린 만큼 딱히 할 일도 없고, 아직 바깥은 어색한 것 천지.. 결국 혼자 궁상을 떨 수밖에 없었다. “이보게 쿠르젠 자네 아직 있나?” “에...? 족장님...인가? 무슨 일이시지? 저..아빠 사냥 나가셨는데요오~” “흐음.. 그렇군.. 안에 키르엔이구나. 요 전에 아팠다던데.. 이제 괜찮은게냐?” 어제 아빠와 싸운것과는 달리 어쩐지 따스한 목소리로 날 걱정해줬다. 문을 열고 나서자 연로하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족장님이었다. 여느모로 보나 그저 인자하신 옆집 할아버지의 모습일 뿐이었지만... 틀림없는 어제의 그 목소리였다. “에.. 또... 아픈건 다 나았어요. 근데 무슨일이세요?” “그게... 이건 쿠르젠에게 말해야하는건데... 하긴 키르엔 너도 당사자이니.. 알긴 해야할 것 같구나.” 잠시 머뭇거리며 뜸을 들이더니 진지한 어투로 말을 건넸다. “그래.. 키르엔 너도 이제 다 컸으니... 부족의 상황은 알겠지? 지금 현제 부족이... 좀 힘들단다. 그래서 마을 제일 전사인 쿠르젠에게 부탁해... 너를.. 흠흠.. 네게 무녀의 자리를 주겠노라 했는데... 거절하지 뭐냐. 그래.. 넌 어떻더냐? 마을의 무녀가 되는건...” “무녀...요? 무슨 말이신지... 게다가 아빠도 거절하셨잖아요. 전 잘 모르겠어요.” 영문을 모르겠다. 무녀와 마을의 상황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걸까? 왠지 언급을 회피하는 모습. 결국 아빠와 상의하겠노라 대답했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는 족장님. “에.. 저기 무녀가 되면... 그 이상한 힘이라던가.. 넨이라던가? 접해볼수 있는건가요?” “넨...? 말이더냐? 아아. 그렇지. 그렇고 말고. 무녀가 되면 처음 접해야하는게 넨이란다. 넨이 없다면 무녀랄 것도 없지. 그래? 마을의 힘이 되고 싶은게냐? 넨을 알고 있다면... 분명 쿠르젠에게 설명을 들었을텐데... 그 힘은.. 그리 쉽게 볼만한게 아닌데 말이다.” 족장님이 솔깃 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넨에 대해 무녀에대해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 미비한 설명... 게다가 언뜻 드는생각.. 아빠의 충고가 떠올랐다. 넨에 대해 알리지 말라는 충고... 하지만 벌써 알려버린 상황... 게다가 무녀가 되면 넨을 접할수 있다는 말에 조금 솔깃하기도 했다. “그.. 아빠랑 상의해봐야 하긴 하지만... 그 무녀란거.. 해보고 싶어요. 넨.. 배울수 있다는거죠?” “그럼 그럼.. 무녀만 되면 넨이 문제겠느냐. 마을 전사들의 존경을 받을수 있고 말고...” 마을 전사들의 존경. 좀더 솔깃 했다. 한마디로 족장과 비등한 위치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바쁜 아빠와는 달리 넨을 제대로 가르쳐 줄 것 같기도... 아빠도 허락은 했지만... 본격적인건 알려주지 않을 듯 싶은 기색이고 말이다. 어쩌면 이게 기회일거라 생각됬다. “그럼 아빠에게 부탁해볼게요. 무녀가 될수있도록...” “그래? 정말 잘됬구나. 드디어 무녀가... 이로인해 마을이 부흥하면 좋으련만...” 화색이 도는 얼굴로 족장님이 여운을 남기며 돌아갔다. 잘한 선택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기회가 자주 오는것도 아닌만큼... 이번 기회를 잘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넨을 배울수 있다. 힘을 키울수 있다. 그렇게 마수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하며... ------------------------ 00031 [잡단편]신성한 의무 1 ========================================================================= 1편 순례자의 길.. 세상은 7대 신전으로 인해 안정을 찾는다. 마기의 침범을 막고 인류를 부흥시키는 신전.. 각각 탐식 탐욕 나태 시기 분노 교만 정욕의 마왕들을 봉인한 봉마신전. 순례자는 각 신전들을 돌며 넘쳐 흐르는 마의 기운을 몸에 받아들여 종국엔 죽음으로써 신께 봉헌 하는 자를 말한다. 여기 수십년만에 다시 7대 신전을 돌며 마를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을 물려받을 아이가 태어났다. 수군수군. 쑥덕쑥덕. 시끌시끌. 하지만 웬일인지 축복이 아닌 소란스러움만이 넘실댄다.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된듯한 분위기.. 과연 어찌된 일일까?! “오오.. 신이시여.. 어찌하여..” “휘유~.. 그러게 말입니다. 신관장님... 여자아이라니... 대대로 이 신성스런 임무는 태어나는 남자아이에게 맞겨졌건만... 어째서 우리 대에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가 태어나버린걸까요...” 그렇다. 태어난 아이가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라서 신성한 의무를 지워줘야 하는가 아닌가를 갑론을박 해 나가는듯 싶다. 그렇게 한동안 소란스러움 끝에 결국 의견은 모아지게 되는데... 십육년이 흐른 후... 여자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어느세 신성한 의무를 받들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아아~ 정말 싫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세실?” “에휴~ 에이린 또 무슨 일인데?” 에이린 이라 불린 여자아이가 세실이라 불린 남자아이에게 투정을 부리며 한숨을 내쉰다. 그에 남자아이는 또냐? 라는 얼굴표정을 지으며 예의상 한번 묻는다. “그렇잖아? 이렇게 하늘은 맑은데... 난 구질구질한 신전에 처밖혀 기도문이나 왜우고 있어야 하구. 조금있으면 신성한 의무? 그딴거 해야 하잖아? 응? 안그래?” “정말... 네가 성녀라는게 믿겨지지가 않네.. 너 그거 신성모독이다?” 세실은 에이린의 말에 어처구니 없는듯 손을 휘휘 저어 댄다. 그 모습에 에이린은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세실을 때릴듯이 주먹을 그러쥔다. “우으!! 내가 그렇다면 그런건데 무슨 잔말이 많아!!” “그래그래. 근데 그 주먹은 좀 풀지 않으련? 신관장님께 일러버린다?” “으윽! 그..그러면 안되!! 너가 전에 일도 일러서 신관장님께 얼마나 잔소릴 들은지 알아? 으으.. 장장 3시간이 넘게 들었다구! 다리가 얼마나 저렸는데~!!” “그건 네가 잘못해서 잖아? 그러게 누가 가출 하래? 그나마 나한테 들켜서 다행이지... 안그랬으면 너 벌까지 섰을껄?” 세실의 말에 에이린은 그건에 대한건 수긍하는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 버린다. 하지만 이내 다른 일이 생각난듯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에이린.. 아마 신성스런 의무에 관해 생각해 보는걸지도 모르겠다. “세실..이번에 신성스런 의무를 행하게 되면... 한동안 떨어져있을 수밖에 없겠네?.. 조금 아쉽다..” “뭐... 그건 어쩔수 없지. 행해야 하는 의무니까. 그래도 세상을 위한 거잖아? 7대 신전의 순례 였지? 백년마다 한번씩 행해야 하는 의무라... 정말 얄굳은 의무라니까.” 세실도 조금 서운함을 나타내며 무언가 고민을 한다. 에이린은 그런 세실을 빤히 쳐다보다가 안아있는 세실을 향해 덮치듯 다가선다. 풀썩~ “읏? 에..에이린 무슨 짓이야?” “그냥... 이러고 싶어서.. 세실과 헤어져야 한다니.. 바깥에 마물들도 많다던데.. 잘못되면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거잖아?” 점점 세실의 얼굴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디미는 에이린. 어느덧 가까워진 숨결은 서로를 뜨겁게 만들어간다. 부담스러웠던걸까? 세실은 그런 에이린을 밀쳐내며 이야기 한다. “이러면 안되잖아? 에이린은 성녀고... 성녀는...” “그게 무슨 소용이야?!! 내가 원하는건데!! 난 내맘대로 하지도 못해? 정말...정말 세실은 바보야!! 분위기 좀 잡으면 적당히 넘어갈줄도 알아야지!! 칫! 됐어!” 에이린은 삐친듯 고개를 팩~ 하고 돌려 마을을 바라본다. 몇일 지나면 조용하지만 정감있는 이 마을을 떠나가 된다니.. 거기다 세실과도 헤어져야 하고... “나도.... 나도 에이린 너와 헤어지는건 싫어... 하지만 어쩔수 없잖아?. 의무니까... 의무니까.. 어쩔수 없으니까!!” 세실의 그런 의외의 외침에 에이린은 놀란듯한 표정으로 세실을 다시 바라본다. 활달했지만.. 그래도 조용한 성격의 세실이 저런 말을 하다니.. 세실도 내심 헤어지는게 신경쓰였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 그만 일어나자. 또 신관장님이 찾으시겠다.. 에휴~” 머뭇거리며 세실의 그런 외침을 애써 무시하며 에이린이 말한다. 세실도 못내 무안했는지 얼굴을 붉히며 그러자 라고 대답한후 자리에서 일어나 마을을 향한다. 마을을 향하는 동안 세실과 에이린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애써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무리 뭐라 해도 둘은 십대의 소년 소녀들이니 말이다. 그리고 다시 수일이 흘러... 웅장한 모습의 신전 안. 신관장과 노신관들이 에이린 주위를 감싸듯 둘러싸고 있다. 엄숙한 분위기 속 에이린은 양손을 곱게 맞잡으며 고개를 살짝 숙여 신상을 향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시스터 에이린 신성한 의무를 부여 받아 순례의 길에 오릅니다.” 조근조근한 음성으로 신성한 의무를 다하겠다 다짐하는 모습이 자못 엄숙하다. 잠시뒤 기도를 마친듯 눈을 뜨고 신관장을 바라보자 신관장이 굳게 다문 입을 연다. “유구한 세월동안 고고히 이어내려온 신성한 의무. 그 행함에 있어 신성스런 요정왕의 계보를 이어 내려온 에이린 성녀는 의무를 받들어 순례자의 행보를 완성하라!” 그렇게 의식이 끝나고 주위 신관들이 에이린곁에 다가와 걱정을 담아 한마디씩 건넨다. 에이린도 그 마음을 아는듯 밝게 웃어보이며 걱정끼치지 않고 순례를 마치겠다고 말한다. 잠시후 모두가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간후 신관장과 에이린만 남은 신전 안 신관장은 에이린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후우~ 에이린 네가 어느덧 이리 장성해. 순례의 길에 오르게 되었구나. 바깥세상은 전쟁과 7대 죄악이 넘쳐흘러 마물이 기승을 부린다던데.. 네가 잘 헤쳐나갈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우우~ 할아버지두 참~ 내가 앤가요? 걱정 마시라니깐요. 금세 다녀와서 건강한 모습 보여드릴께요~ 헤헤.” 움찔. “그렇구나. 내 걱정하지 않으마. 참. 네 순례를 도울 용병을 고용했단다. 아무리 신성한 의무지만.. 혼자서는 헤쳐 나갈 수 없으니 말이다. 제법 유명한 용병인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나 보구나.” “용병이요? 그 마물헌터들 말인가요?” “허허 마물헌터뿐만이 아니지. 각종 전쟁에도 참전하고 이런저런 잡다한 의뢰도 받고 한단다. 물론 대부분 마물을 상대하긴 하지.” 신관장이 용병을 언급하자 어느세 걱정도 떨쳐버린듯 에이린은 용병에 대한 호기심을 내비친다. “그럼 용병이 도착하는동안 쉬고 있거라. 마을사람들과 인사라도 나누고 있는게 좋겠지. 세실도 서운해 할게 아니냐?” “우읏?! 세..세실은 그저 친구일뿐이예요!!” “후훗. 누가 뭐래드냐?” 그렇게 신관장의 농에 얼굴을 붉힌 에이린은 나 삐쳤어요. 라는 모습을 보여주며 몸을 돌려 마을을 향해 내려간다. ----------------- 00032 [잡단편]신성한 의무 2-3 ========================================================================= ----------------- 2편 “세실~ 세실 어딨는거야?!” 에이린은 마을을 마구 헤집어 다니며 세실을 부르짓는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에이린을 바라보며 그러려니 하며 세실의 무사 안위를 빌 뿐이다. 아마도 예전부터 많이 보아온 일상이라 그런듯 싶다. “아앗! 세실! 여기서 뭐하는거야? 나 곧 떠나는데 혼자 이런데나 쳐박혀 있고!!” “으응? 뭐 당장 떠나는건 아니잖아. 그리고 찾아올 줄 알았거든~ 설마 인사도 없이 떠나려고 했던거야?” “아니.. 그건 아니구.. 근데 왜 네가 추궁하는건데~!!” 세실의 말에 말려든듯 주늑듯 모습을 보여주다가 무언가 떠오른듯 다시 버럭 소리를 질러 버린다. 세실은 뜨끔 한듯한 모습으로 무언갈 주섬주섬 챙기며 모른척 할뿐이다. “근데 뭐하는거야?” “뭐... 너 혼자는 안심이 안되서.. 나도 따라 갈까 하고..” “에엑?! 부모님 허락은 받은거야?” 에이린은 황당하다는듯 세실을 바라보더니 묻는다. 세실은 슬쩍 에이린의 시선을 피하며 우물쭈물 거릴뿐이다. 허락받지 못한듯 싶다. “에휴~ 그러면 그렇지. 세실은 애도 아니면서.. 가출이야? 그리고 신관장할아버지가 용병을 구해주셔서 괸찮을 텐데..” “아..아니 그래도 안심이 안된달까?. 설마 남자 용병이라거나.. 에이린은 여자아이인데.. 거기다 예쁘고... 용병이 딴맘 먹으면..” 얼굴을 잔뜩 붉혀대며 세실은 허둥지둥 거린다. 아마 에이린의 마음을 확인한 이후 더욱더 안심이 되지 않는가 보다. 에이린은 그게 무슨 소리냐며 어이없어 하며 그럴리 없다고 한다. “어쨋든 안되는건 안되는거야. 나 무사히 다녀올테니깐. 그냥 기다리고 있는게 어때? 뭐... 나도 같이가주면 좋겠지만.. 바깥엔 마물도 있고 위험하다던데?..” “이잇! 나도 검 정도는 쓸줄 안다구!! 마물따위 몇 마리가 오든 다 헤치울수 있어!” “에에~ 믿음이 안가는데...” 에이린은 세실의 그런 허풍에 믿음이 안간다며 증거를 보여달라는 눈빛을 보낸다. 그에 세실은 주머니에서 보석을 꺼내더니 에이린에게 보여주며 설명한다. “이거! 이거만 있으면 상당한 힘을 낼수 있어. 업스톤 이라고 하는건데. 경험을 축적해 힘을 낸다고 하던데? 아빠가 숨겨둔거 예전에 발견했거든!! 어때?” “와아~ 그런것도 있는거야?” 요사스럽게 빛나는 푸른빛의 보석을 바라보며 에이린이 그렇게 묻자 세실은 자신도 실은 써보지 않았다며 궁색한 변명을 해보인다. 하지만 상당한 힘이 느껴지는 보석을 바라보자면 세실의 장담도 틀리지 않아보인다. “근데... 위험하지 않아?” “무..물론이지!” 에이린은 세실의 그런 불확실성 가득한 말에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을 보낸다. 위험한지도 알지 못하면서 그런 물건을 써서 따라 오려 하다니... 얼른 세실의 부모님께 알려야 하는건 아닐까 고민한다. “확실히 마물을 상대할수 없으면 따라오지마! 네가 다쳐가면서 까지 날 보호해줄 필욘 없다구!” “그래도...” “그럼 세실도 봤으니 이만 가볼게. 신관장 할아버지가 기다리시겠네. 너도 나 없는 동안 뭐라도 해야 하지 않아? 언제까지 부모님 곁에 빈둥거릴수 있는건 아니라구.” 에이린의 이어진 타박에 고개를 푹 숙이며 납득하지 못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세실. 아마 기필코 따라 가리라 다짐하는것 일지도 모르겠다. 에이린은 그런 세실을 놔두고 다시 신전을 향해 걷는다. 주위를 둘러보자 아기자기한 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 곧 떠나면 언제 돌아올수 있을지 기약이나 할 수 있을까? 에이린은 불안감에 양손을 꼭 부여잡는다. “그래.. 그렇게 해주게.. 그럼 그때까지 안전하게.. 그래 알겠네..” 에이린이 도착하기전 신관장은 용병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무언갈 부탁 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마 에이린에 대한 경호의뢰를 타진하는것 같다. 잠시후 에이린이 도착하자 급히 말을 마친 신관장은 자애스러운 모습으로 에이린을 반긴다. “허허허. 에이린 어서 오려므나. 여기 이 친구가 네 순례길 경호를 맡을 자인데 슈타르 라고 한단다. 특급 마수헌터 라지? 아마...” “아.. 그 용병이신 분 말이군요!. 안녕하세요. 에이린 이라고 해요. 올해 16살이 되어 신성한 의무를 맏게 되었답니다. 여행길 동안 잘 부탁 드려요.” 에이린의 인사에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니 그다지 쉽게 친해질수 있는 부류는 아닌것 같다. 그런 모습에 살짝 인상을 찌푸리다 다시 얼굴을 펴 신관장을 바라본다. “뭐.. 차차 친해지면 되겠지. 그럼 짐을 꾸린후 잘 다녀 오도록 하거라.” “네에~! 신관장 할아버지도 건강하게 잘 계셔야 해요~” 그렇게 대답한 에이린은 용병인 슈타르의 인도하에 신전을 나선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줄도 모른체... ----------------- 3편 슈타르와 함께 마을을 나서던 에이린은 걷던 걸음을 멈춰서 잠시 뒤돌아보며 생각에 잠긴다. 남겨진 세실을 생각하는듯 멍한 눈빛으로 멀어져 가는 마을을.. “아직 무슨 용건이 남아 있는 건가?” “아?..아뇨!! 그다지.. 막상 떠나려니까.. 조금 뭐랄까? 감상에 젖어버린걸까요?. 그냥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그렇다면 서두르지.. 웬지 모르게 느낌이 안좋군.” “느낌...이요?” 용병인 슈타르는 에이린에게 말하며 멀리 떨어진 마을을 바라본다. 에이린은 그런 슈타르의 시선을 따라가 보지만.. 그다지 별다를 것 없는 평소 마을의 모습일 뿐이다. 그렇게 슈타르와 에이린이 길을 따라 멀어져 감에 따라 마을은 고요에 휩싸인듯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으으.. 그냥 가버린거야?.. 마지막 가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고? 좋아! 네가 그냥 가버렸다지만.. 나도 가만히 있을수는 없지.” 슈타르와 에이린이 사라진 길에 세실이 서서 중얼거린다. 아마 가출을 해버렸나 보다. 그렇게 에이린을 따라가려는듯한 세실은 그 자리에서 의지를 다진후 다시 에이린을 향한 발걸음을 옮긴다. 콰쾅~! 화르르~!! “!? 무슨?! 마을이?! 아..아빠 엄마! 왜?!” 갑작스런 굉음과 함께 불타오르는 마을.. 그리고 울려퍼지는 비명소리. 마을이 불타오른다. 사람들이 죽어간다. 그리고 자신의 부모님마저... 어떻게 됬을지 상상할수 없다! 마을을 향해 달려가는 세실... 하지만 세실을 반기는건 반쯤 불타 무너져 내린 건물과 처참하게 죽어버린 사람들.. “누가... 왜?! 어째서 이렇게 되는건데~!!으아아악~!!” 쓰러지듯 무너져 내리며 흐느껴 악을쓰며 우는 세실의 모습이 처량하기 그지 없다. 흐느껴 울다 지친듯 몸을 추스르며 마을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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