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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회: 방중술(房中術)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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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호호!!"

'띵띠딩띵띵'

"호호 전하, 소녀의 잔을 받으시어요."

귓가를 어지럽히는 간드러지는 여인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헉! 뭐..
뭐야? 여기가 어디야? 또 이 여자들은 대체 누구지?'

정자로 보이는듯한 곳의 한 가운데에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이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져 있고 그 앞쪽에 천조각을 들고 살풀이 같은 춤을 추고 있는 여인과 가야금을 타고 있는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양 옆으로 시종일관 야릇한 웃음소리를 흘리며 교태를 부리는 여인들이 내게 몸을 밀착시킨 채 비벼대고 있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여인들이 걸치고 있는 옷이었다.

저고리는 어디에 던져 버렸는지 보이지도 않고 치맛자락을 매는 얇고 긴 끈으로 커다란 가슴을 한껏 동여 매어 겨우 유두만 가린 채 윗가슴이 출렁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그 치맛자락 조차도 얇은 모시 같은 것으로 되어 있어서 은밀한 곳을 가리고 있는 속옷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데 생긴 모양이 지금의 티팬티랑 비슷한 걸 보니 아마도 다리 속곳인듯 하다.

너무 기가 막혀 내 차림새를 한번 훑어보니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에 나왔던 왕의 차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상투를 틀고 얼굴에는 단정한 콧수염과 조금 길게 내리 뻗은 턱수염이 만져졌다.
저고리는 이미 풀어 헤쳐져 젖꼭지가 다 드러나 있고 술을 흘린 것인지 아니면 은밀한 곳에서 뜨거운 것을 뿜어낸 것인지 바지가 촉촉히 젖어 있었다.

뭐...
뭐야? 이거 꿈인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장면을 어디선가 본듯 하다.

제대한지 얼마 안된 내게 알바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꼬여낸 역사학 교수인 삼촌을 따라 최근에 발견된 고분에 들어 갔다가 낡은 춘화첩을 발견했고 집에 돌아와 남녀 지간의 성행위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는 그 은밀한 그림들을 감상하며 침을 질질 흘리다가 잠이 들어 버렸다.
맞다, 그 춘화첩에 그려져 있던 한 장면이다.

오 마이 갓! 그동안 내가 착한 일을 많이 한 건가? 이렇게 황홀한 꿈을 꾸게 되다니...

내 꿈속이니 내가 주인공일 테고 이 여인들 또한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 이말이렸다.

뭐 어때?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인 내가 꿈속에서 이 먹음직스러운 여인들을 맘껏 품어 보겠다는데...
흐흐흐...

생각이 이에 미치자 나는 주저없이 술잔을 채워주던 여인의 가슴을 꽉 움켜 쥐어 버렸다.

"아악! 전하, 정말 짓궂으시옵니다."

말캉하게 만져지는 그 느낌이 너무 황홀해 아랫도리가 뻐근해져 왔다.

이번엔 노골적으로 손을 집어 넣어 탐스러운 가슴을 손에 쥐고 마음껏 주물럭 거리기 시작했다.

"하아~저...
전하..."

여인이 몸을 비틀며 흘리는 교성이 너무 야릇해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본능이 미친듯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여인의 얼굴을 잡아 당겨 입술을 팀닉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가슴을 동여매고 있던 끈을 풀고 꼿꼿하게 서 있는 핑크색 돌기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흐앙~"

아~이게 얼마만에 만져보는 여자의 젖꼭지던가?

부대로 면회를 온 여친과 가까운 모텔을 찾아 섹스를 하고 그 몇개월 후 그녀는 고무신을 거꾸로 신어 버렸다.
그 후로 지금까지 일년이 넘도록 여인의 체취를 맡아보지 못했다.
근데 이게 웬 떡이란 말인가? 어차피 꿈이니 이곳에 있는 이 여인들을 모조리 자빠트려 보리라.
으하하.

내친김에 미끈한 종아리를 쓸고 올라가 허벅지의 부드러운 살결을 유린하다가 다리속곳 안에 숨어있던 은밀한 부위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었다.

"흐억! 전하~ 으앙~조금 더...
거...
거기입니다."

"어허, 성미가 급하구나.
알았으니 조금만 기다리거라."

"소..
송구하옵니다.
흐억!"

여인은 내 손가락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허리를 들썩였다.
순식간에 뜨거운 애액이 손가락을 흠뻑 적셔 버렸다.

이 꿈같은 시간을 최대한 길게 즐기고 싶었지만 너무 오랫동안 굶어서인지 마음이 조급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나는 재빠르게 바지춤을 내리고 부풀대로 부풀어 있는 물건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한껏 젖어있는 그녀의 안으로 막 집어 넣으려는 순간...

"전하, 시간이 늦었사오니 오늘은 이만 물리시고 침소로 드시지요."

어디선가 옥구슬이 쟁반에 굴러가는듯한 맑고 고운 소리가 나를 잡아 세웠다.

어라? 이건 또 대체 무슨 소리이던가? 분명 춘화에서는 이곳에서 한 남자가 여러 여인들과 섹스를 즐기고 있었는데? 쩝!

아쉬운 마음에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았다.

헉, 선녀가 하강을 한 것인가? 가슴을 거의 다 드러낸채 나를 유혹하고 있는 다른 여인들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아리따운 여인이 다소곳이 손을 모아 당의 안에 집어 넣은채 얼굴을 붉히며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바지 안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던 내 은밀한 녀석이 그녀의 얼굴을 보자마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개를 쳐들었다.

"주...
중전마마."

중전? 그렇다면 내 마누라? 공식적인 내 마누라렸다?

전각 아래에서 그림자처럼 지키고 서 있던 환관이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나타났다.

제대로 일을 치르지 못한 서운함도 잠시, 이미 욕정에 사로잡혀 버린 나는 그 여인을 보고 침을 꼴깍 삼켜버렸다.

"아...
알겠소.
여봐라!"

"네, 전하."

"오늘은 이만 물리고 침소로 돌아갈 것이니 채비 하여라."

무언가에 홀린것 마냥 나는 그 여인의 말에 따라 주변을 물리도록 하였다.

"네, 전하.
명 받잡겠나이다."

"정상선!"

"네 중전마마."

"방금 전하를 뫼시던 그 아이를 단장시켜 전하의 침소로 보내도록 하게.
전하의 승은을 입을 몸이니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해야 할 것이야."

아니 생긴것 만큼이나 마음씀씀이는 왜 또 이렇게 비단결 같이 곱단 말인가? 시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 화를 낼 법도 한데 자신이 나서서 지아비의 침소에 다른 여인을 보내려 하다니...
으아~ 이 여자가 나를 미치도록 흥분시키고 있다.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되었느니라.
내 오늘은 중전의 처소로 갈 것이다."

"저...
전하, 하오나..."

"무얼 하고 있는 게요, 중전.
어서 앞장 서지 않고."

"소첩, 아직 준비가 아니 되었나이다.
단장을 하려면 시간이..."

여인은 새빨개진 얼굴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지금 그대로도 아주 만족스럽소.
달리 단장할 것이 무에 있겠소?"

지금 급해 죽겠는데 단장은 무슨 얼어죽을! 당장이라도 저 치맛자락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아, 아니지 그럼 같이 하면 되겠군.

"아니, 중전의 생각이 정히 그러하다면 같이 하도록 하십시다."

잠시후 중전의 침소 안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돌로 만든 커다란 욕조에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고급 월풀 욕조라고나 할까? 아뭏든 그곳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들어가 앉아 중전이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물 위로 둥둥 떠다니는 핑크색 꽃잎들이 야릇한 향기를 뿜어내며 나의 본능에 불을 지폈다.

아 이러다가 꿈이 확 깨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이 여자는 왜 이리 안오는 거야? 꿈에서 깨기 전에 충분히 맛볼 수 있어야 할텐데.
나는 금방이라도 꿈에서 깰까봐 조바심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단정하게 땋은 긴 머리카락을 얼굴 옆쪽으로 말아 올려 묶은 중전이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들어섰다.

흐억! 얇은 적삼 아래로 언뜻 보이는 뽀얀 젖무덤이 어서 와서 만져 달라는듯 유혹하고 있었다.
그리고 매끈한 두 다리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은밀한 부위를 수줍게 가리고 있는 티팬티가 아니라 다리속곳이 그녀의 걸음걸이에 맞춰 살짝살짝 들려 언뜻언뜻 보이는 음모가 나를 미치도록 흥분시켰다.

아마도 이 장면을 만화로 표현한다면 내 입에서는 쉴새없이 침이 흘러 내리고 잘생긴 이 코에서는 쌍코피가 터져 나오고 있을 것이다.

"전하, 오래 기다리시게 하여 송구하옵니다."

육감적인 몸매를 흔들며 사뿐사뿐 걸어 들어오는 그녀의 섹시한 자태에 나는 그만 이성을 잃고 욕정에 사로잡힌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버렸다.

============================ 작품 후기 ============================

단원 김홍도의 춘화를 보고 급하게 써내려간 작품이랍니다.

추천과 선호작품 꾸욱 눌러 주시고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 2 회: 방중술(房中術) -- >

여인이 사뿐사뿐 욕조 안으로 걸어 들어오자 얇은 적삼 저고리가 물에 젖어 착 달라붙는 바람에 환상적인 그녀의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터질듯 출렁거리는 젖가슴과 잘록한 허리 그리고 탐스러운 엉덩이까지 지금까지 내가 안아봤던 여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완벽한 몸매였다.

화려한 당의 안에 감춰져 있던 그녀의 몸매가 이 정도도 대단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긴, 춘화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모두 커다란 젖가슴과 풍만한 엉덩이를 가지고 있었으니 이 여자도 그럴수 밖에.

풍만한 젖가슴 라인을 타고 따뜻한 물줄기가 뚝뚝 떨어져 내리며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하얗게 피어 오르는 수증기와 어우러져 더욱 색스러워 보였다.

"흐억!"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격정적인 포르노 한편을 보고 있는 것처럼 온 몸의 솜털이 모두 곤두섰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다가가 그녀의 뒷덜미를 잡아 내게 밀착시키며 수줍게 미소를 짓고 있는 입술 사이를 재빠르게 가르고 들어가 미친듯이 혓바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가지런한 잇몸과 치열을 훑고 말캉한 혓바닥을 집어 삼켰다.
하아~ 짭짜름한 맛과 상큼한 꽃향기가 입안을 간지럽혔다.
옛 여인들은 소금과 말린 꽃잎으로 양치를 했다고 하더니 아마도 나와의 섹스를 위해 방금 이를 닦고온 모양이다.
아유~이쁜 것!

얌전히 서 있던 그녀의 혓바닥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천천히 자신의 구석구석을 물만난 고기마냥범하고 다니는 길다란 혓바닥에 반응하며 보조를 맞추더니 이내 본색을 드러내며 나를 리드하기 시작했다.

"읍!!"

두 개의 혓바닥이 서로의 동굴 안을 휘젖고 다니며 춤을 추었다.
서로를 깊게 빨아 들이며 부딪치는 소리가 엄청나게 큰 소리로 귓가에 울려 퍼졌다.

생각지도 못한 그녀의 반응에 폭풍우가 휘몰아치듯 짜릿한 쾌감이 밀려왔다.

나는 얼굴을 더욱더 그녀에게 밀착시키고 잡아먹을듯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벌써부터 고개를 쳐들고 있던 물건을 그녀의 사타구니에 비벼댔다.

"흐앙~"

단단한 물건의 움직임에 몸이 달아 올랐는지 그녀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옅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흥분으로 꼿꼿하게 서 있던 그녀의 핑크색 돌기가 내 탄탄한 가슴을 쿡쿡 찔러댔다.
오케이~ 잠깐만 기다려라 내 금방 너에게 달려갈 것이니...
으하하.

나는 재빠르게 물에 젖은 저고리를 풀어 젖히고 가슴을 동여 매고 있던 끈을 풀어 치마를 욕조 밖으로 던져 버렸다.
갑자기 요즘 인기있는 유행어가 떠올랐다.

'의미없다.'

 왜 이렇게 의미없는 것을 걸치고 들어온건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그냥 벗고 들어올 것이지 걸리적거리게시리.

살구빛 맨살을 드러낸 그녀의 가슴은 생각보다 더 크고 탐스러웠다.

'꿀꺽!'

 오 마이 갓, 이것은 분명 이 여인에게 조물주가 내려주신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아니지 춘화속의 주인공이니 이 춘화를 그린 화가의 선물이겠지.
아무렴 어때? 내겐 그저 땡큐인 것을...

지금까지 내가 만져 본 가슴중 제일 큰 사이즈는 그나마 많이 쳐줘서 B컵 정도였다.
그노므 뽕브라에 속아 넘어가 땅을 친 게 한두번이 아니다.
이 시대에는 성형수술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테니 실리콘을 넣었을 리도 없고 완전 자연산이라는 말이 아닌가?

역시 여자는 벗겨봐야 안다더니...
분명 못해도 C컵은 되어 보였다.

'잘 먹겠습니다.'

 마음속으로 감사의 인사를 한 후 탐스러운 그녀의 가슴을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아악!"

뜨거운 입술이 풍만한 가슴위를 휘젖고 다니며 끈적한 타액을 남기자 한껏 달아오른 그녀가 가슴을 앞으로 크게 내밀며 손가락으로 내 등을 긁어 내렸다.
풍만한 가슴이 위아래로 크게 요동쳤다.

나는 마치 본능적으로 어미의 젖을 빨듯이 젖꼭지를 쪽쪽 소리나게 빨고 깨물며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기 전에 빨리 먹어 치우려는듯 거뭇한 유륜과 부드러운 둔덕을 혓바닥으로 쓸어 올렸다.

'그래, 이 맛이야' 야들야들 부드러운 가슴을 입안 가득 넣으니 마치 오랜 전쟁끝에 이웃나라를 정복 하기라도 한것 마냥 의기양양해졌다.

"저...
전하...
흐엉.
하아~"

그녀의 눈빛이 뜨거운 색으로 물들어 탁하게 흐려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우쭐해진 나는 여전히 탐스러운 가슴을 혓바닥으로 유린하면서 한손을 아랫쪽으로 쓸어 내려가 티팬티처럼 생긴 다리속곳 안으로 파고 들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생각하는 건 비슷한가 보다.
그러고보니 스모 선수들도 이 비슷한 걸 입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천천히 그녀의 은밀한 부분의 입구를 간지럽히며 문지르다가 굵은 손가락 두개를 쑤욱~ 집어넣었다.

"아악!!"

허리를 들썩이며 거친 신음소리를 내뱉고 있는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어 잡아 당기며 꽃잎안에 들어가 있는 손가락을 더욱더 깊숙히 집어 넣어 주름진 질벽을 어루 만졌다.

"하악! 어쩌면 좋아..."

'오호~ 좋아 그럼 이쯤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나?'

욕조의 끝쪽에 등을 대고 앉아 내 허벅지 사이에 있는 단단한 물건 위로 그녀를 앉힌 후 양손으로 잘록한 허리를 잡아 살짝 들어 올렸다가 내렸다.

물건 위로 정확히 내려 앉은 꽃잎이 주는 짜릿한 쾌감이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전해졌다.
주어진 미션대로 블록을 다 맞췄을 때 작은 문을 열고 나와 춤을 추던 테트리스의 광대처럼 춤이라고 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몇번을 그렇게 그녀의 허리를 잡고 움직였더니 색으로 물든 얼굴로 연신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려대던 그녀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있는 힘껏 내 물건 위로 내려 앉는 것이 아닌가?

"흐억!"

'이..
이 여자 뭐야? 진짜 대박!!'

점점 속도를 높여가며 내려 앉아 나를 숨넘어 가게 만들더니 이젠 엉덩이를 살살 돌려가며 넣을듯 말듯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그 야릇한 느낌이 너무 저릿해 하마터면 참지 못하고 물총을 쏠 뻔 했다.

궁궐의 여인들은 언제 어디서 임금의 승은을 입을지 모르기 때문에 내명부 뿐만 아니라 궁녀들까지 평상시에 남자를 즐겁게 해주는 여러가지 테크닉을 배우고 익혔다고 한다.
내명부의 여인들은 앞다투어 방중술을 익혀 임금이 자신의 처소를 찾을 수 있도록 서로 경쟁을 하였고 궐안의 모든 궁녀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 찾아올지 모르는 행운을 위해 성욕을 배가시키는 기술을 배워 청소를 하거나 일을 할 때 적용했다.
예를 들어 걸레질을 할 때에도 뒷꿈치를 들고 바닥에 무릎이 닿지 않게 힘을 꽉 주고 닦아야 했는데 그리하면 신체의 유연성을 길러줌은 물론 사타구니와 은밀한 부분에 힘이 들어가 남자가 삽입을 했을 때 더 꽉 조여주는 효과를 주기 때문에 더 큰 쾌감을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아직 24살밖에 안된 대학생이 어찌 그리 잘 아는냐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우리 아버지께서는 옛부터 '말을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고 아이를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을 맹신하셔서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나의 손을 잡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던 세명의 삼촌들에게 맡기고 내려가셨다.
그러니까 유학을 보내신 셈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셋째 삼촌까지 장가를 가고 아직까지 솔로인 막내 삼촌과 시커먼 남자 둘이서 지금껏 부대끼며 살고 있다.

나와 15살 터울인 막내 삼촌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S대'에 역사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중앙문화재연구원으로 있다.
덕분에 전국방방곡곡 새로운 문화재가 발굴되는 현장에 수없이 따라 다니며 자연스럽게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익히게 되었고 결국 대학도 그와 관련된 과로 지원을 해서 지금은 '한국대 사학과'에 다니고 있다.
뭐 딱히 하고 싶다거나 이루고 싶은 꿈이 없었기에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남들보다 좀 더 많이 알고 있는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 때문에 사학과를 선택한 것이다.

암튼, 이 여자는 방중술을 익힌 것이 분명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얼굴을 하고 안으로는 뜨거운 색을 숨기고 있는 앙큼한 여자다.
꿈이라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 아뭏든 이 여자 덕분에 오늘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물속에서 나누는 섹스는 이쯤 했으면 됐고 이제 밖에서 다른 체위로 한번 즐겨 볼까나? 흐흐.'

나는 이미 흠뻑 젖어 눈이 반쯤 풀려 있는 그녀를 번쩍 안아들고 걸어나가 욕조 밖에 깔려 있는 꺼다란 양탄자 위에 내려 놓았다.
동물의 가죽을 벗겨 만들어서 그런 것인지 지금껏 보아온 카페트나 양탄자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부드러웠다.

============================ 작품 후기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추천이랑 선작 꾸욱~ 눌러 주시고 코멘트도 팍팍!!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

< -- 3 회: 방중술(房中術) -- >

'방중술을 배운 여인이라면 그에 걸맞게 움직여 줘야겠지?'

재빨리 머릿속으로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 남성의 방중술을 떠올렸다.

전희, 본 게임, 후희의 3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부드럽게 애무가 이루어진 다음 성교 직전에 페니스의 귀두 부분으로 여성의 음핵과 질 주위를 여러 차례 문지른 후 삽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교가 시작되면 좌측으로 9회(좌 3.3) 우측으로 9회 (우3.3), 아래위로 49회 (상하7.7), 정조준하여 64회(중8.8) 의 피스톤식 절구질을 하다가 클라이막스에 도달할 즈음 2-3회 맷돌질로 마무리하는 기술이다.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는 꼴리는대로 하면 되는 거지 섹스에 무슨 순서가 필요한가 싶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게다가 어떤 정신나간 놈이 여인의 몸 위에서 미친듯이 허리를 움직이면서 숫자를 세고 있단 말인가?

솔직히 정확한 숫자를 세는 것은 장담하지 못하지만 비슷하게 움직여 보리라 마음 먹었다.

방금 전의 섹스로 인해 아직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여인은 계속해서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몸 위로 겹쳐지듯 누워 색으로 물들어 있는 그녀의 선홍빛 입술을 집어 삼켰다.

"하으읍!"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번갈아 빨아 당기다가 그녀의 동굴안을 거칠게 헤집고 돌아 다니며 미지근한 타액을 흘렸다.

그녀의 말캉한 혀가 순식간에 촉촉한 내 혀를 잡아당겨 돌돌 말더니 깊게 빨아 들였다.

숨이 막힐듯 서로를 거칠게 빨아 들이며 뜨거운 열기를 나누었다.

뜨거운 혓바닥이 그녀의 앙증맞은 귓볼을 핥다가 좁은 귓귀멍을 침범했다.

"하아~"

그녀가 흥분으로 머리를 비틀며 어깨를 들썩였다.

'좋아, 역시 여자들은 이런 걸 좋아한다니까.
흐흐.'

그 기세를 몰아 가녀린 목덜미를 타고 내려가 수줍게 튀어나와 있는 쇄골을 머금고 거친 숨소리와 함께 요동치고 있는 탐스러운 가슴을 베어 물었다.

"아으~하아~전하..."

나는 천천히 강약을 조절해 가며 풍만한 가슴과 유두를 유린하다가 움푹 패인 배꼽을 지나 그녀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었다.

"하읍! 하아~"

길다란 혓바닥이 무성한 수풀 안에 숨어 있던 그녀의 은밀한 곳을 구석구석을 훑고 지나가자 그녀는 더욱더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리며 허리를 들썩였다.
이번엔 더 깊숙한 곳까지 쑤욱~ 밀고 들어가 능숙하게 혓바닥을 놀리다가 수줍게 서 있던 진주를 머금었다.
그녀는 밀려드는 쾌감에 어쩔 줄을 몰라 몸을 비틀어대니 이내 은밀한 그곳에서 말간 애액이 쉴새없이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달콤한 꿀물을 한방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듯 그것을 할짝할짝 거리며 빨아 들였다.

"하응~저..
전하..."

쾌락에 빠져 허우적대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나는 다시금 그녀의 선홍빛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방중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급하게 사정을 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방중술의 목적은 '행위는 하되 사정은 하지 않는 것'에 있다.
즉, 성교는 기를 충실하게 하는 기회이지만, 사정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액에 들어 있는 기가 밖으로 나가버리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는 물건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나는 곧 본 게임에 접어 들었다.

미끈한 왼쪽 다리를 내 어깨 위에 올리고 그녀의 위에 올라 앉아 단단한 분신을 무성한 수풀 주변에 비벼대기 시작했다.

"하아~으앙~제발...
어떻게 좀...
하아"

여인은 더 이상 참아내기가 힘든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듯 헐떡 거리며 어서 자신의 안으로 내 분신을 넣어 달라며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후후, 좋아 좋아.
조금만 기다리거라.
내 곧 너에게 열락의 끝을 보여 줄 것이니...
으흐흐.'

귀두로 살짜살짝 간지르면서 들어갈듯말듯 애간장을 녹이다가 마침내 쑤욱~ 한번에 밀고 들어갔다.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는 그녀의 꽃잎은 내 물건을 받아들이기에 아주 안성맞춤이었다.

"하악!!"

물건을 살짝 빼 내었다가 다시금 그녀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밀고 들어갔다.

"아악~!! 저..
전하...
더..
더..
세게.."

그녀의 은밀한 부분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단단한 내 물건을 꽉 조여오자 머리 끝까지 전해지는 쾌감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역시, 이것이 방중술의 효과이던가?'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듯 내 커다란 물건을 꽉 쥐고는 조였다 풀었다 강약을 조절하면서 흥분시키는 것이 지금까지 내 분신을 받아들였던 여인들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으아 정말 미치겠다.'

도저히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진 나는 미친듯이 허리를 돌리며 정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철퍽철퍽!'

성난 내 분신과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안이 서로 부딪치며 질척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

'좌삼삼 우삼삼 그 다음에 또 뭐였더라? 에라 모르겠다.
급해 죽겠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출렁대는 그녀의 터질듯한 가슴을 양손으로 꽉 움켜 쥐고는 더욱더 힘차게 허리를 움직였다.

"하악~아앙~저..
전하...
소첩 죽을것 ...
같사옵니다.
하응~"

"헉헉헉!!! 나도...
마찬가지요...
헉헉!!!"

"강지훈! 야 강지훈! 어서 일어나지 못해? 지금이 몇신데 아직까지 퍼질러 자고 있어? 제대한지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빠져가지고 이 자식이.
어여 일어나 아침 먹어, 어서!"

익숙한 잔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아리따운 여인과 뜨거운 정사를 나누었던 그곳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내 방 침대 위에 누워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이 씨.
거의 다 갔는데 삼촌 때문에...
아 짜증나.
아 아까비...'

꿈에서 깬 나는 방금전까지 양 손에 쥐고 있던 풍만한 가슴의 부드러운 촉감을 떠올리며 아쉬움에 몸을 떨었다.

'지금까지 못해봤던 모든 체위를 경험해 보려 했는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나는 찝찝한 느낌에 아랫도리를 내려다 봤다.

'헐, 뭐야 이게.
너무 격정적인 꿈을 꿔서 나도 모르게 자면서 딸딸이를 친거야?'

얼마나 쏘아 댔는지 팬티는 물론 트레이닝 바지까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그동안 너무 굶었구나 강지훈.
에효~'

샤워를 하기 위해 옷을 챙기다가 침대 위에 떨어져 있던 춘화첩을 발견했다.

꿈속에서 벌어졌던 환상적인 밤을 떠올리며 천천히 춘화첩의 페이지를 하나씩 넘기기 시작했다.

'어라? 이상하네.'

나는 다시 한번 춘화첩의 페이지를 하나하나 넘겨보기 시작했다.

분명히 어젯밤 잠들기 전에 봤던 춘화첩에는 꿈속의 첫 장면이었던 정자에서 술판을 벌이며 여러명의 여인들과 섹스를 하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 그림은 온데간데 없고 그 페이지에 자신과 중전이라는 여인이 나누었던 뜨거운 장면이 채워져 있었다.

"이상하다, 내가 잘못 본 건가? 건 그렇다 치고 뭐야, 내 물건이 이렇게 컸나? 헤헤."

보통의 다른 춘화들처럼 자신과 중전이 나누었던 섹스 체위가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고 두 사람의 은밀한 부분이 보기 민망할 정도로 잘 묘사되어 있었다.

"아뭏든 아쉽다.
내 평생 언제 또 그렇게 황홀한 꿈을 꿔 볼 수 있을까나? 쩝."

"야 강지훈, 너 빨리 못 나와?"

"나가요 나가.
지금 나간다구요."

 * * *

"이것 보세요 교수님."

"왜? 뭐라도 발견했나?"

고분안에서 열심히 유적을 살펴보던 혜영이누나가 삼촌을 급히 불렀다.
누나는 삼촌이 있는 S대 역사학과 조교다.

"이 고분 아무래도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에요?"

너무 궁금해서 내가 물었다.

"이건 깨진 그릇 조각인데 여길 한번 봐봐."

"어라, 흙비짐받침 자국이네?"

"맞아, 희미하긴 한데 분명히 흙비짐받침 자국이야."

조선시대에는 도자기를 구울 때, 여러 개를 겹쳐서 구웠는데 겹친 도자기가 서로 달라붙지 않도록 흙을 동그랗게 빚어 그릇 바닥에 붙여 구웠다.
다 굽고 난 후 떼어내면, 그 자리에 네개의 동그랗게 움푹 패인 자국이 남게 되는데 그것을 흙비짐받침 자국이라 부른다.

흙비짐을 붙인 걸 보니 양반가였나보다.
서민이었다면 그냥 왕모래를 아무렇게나 뿌려 구웠을 것이고 왕족이었다면 '갑발'이라는 보호구를 씌워서 구웠을 테니 말이다.
하긴 서민이었다면 이런 고분을 만들 수도 없었을 테지.
입에 풀칠 하며 살기에도 빠듯했을 테니 말이다.

저 깨진 조각 하나만으로 이곳이 조선시대 양반가의 무덤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느 시대인지 도저히 가늠이 안되는 상황에서 조선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그릇이 발견됐다는 것은 큰 수확임에 틀림없다.

"그래 그렇구나.
오조교 오늘 크게 한건 했는데?"

"감사합니다, 교수님."

"좋아, 오늘은 기념으루 내가 한턱 쏜다!"

"정말요?"

"앗싸!"

덕분에 오늘 입이 호강하게 생겼다.
헤헤.

'그러고보니 그럼 내가 주운 춘화첩도 조선시대에 그려졌을 가능성이 큰 거네?'

춘화의 본격적인 유입은 소설류를 비롯하여 명·청대의 호색 문화가 들어오는 조선 후기이지만 우리나라에 처음 전래된 것은 원나라 왕실과의 밀접하였던 관계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고려 후기부터는 왕실을 중심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고려 후기는 아니라는 말인데...
근데 조선왕조가 518년이나 되니...
에라 모르겠다.
그게 무슨 상관이람.
며칠 더 눈요기 하다가 처음 발견한 것처럼 삼촌한테 넘겨야겠다.'

============================ 작품 후기 ============================

앞으로 이 춘화첩으로 인해 지훈의 밤이 더욱더 뜨거워 진다죠?

ㅎㅎ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추천이랑 선작 꾸욱~ 눌러 주시고 코멘트를 남겨 주세여.

*^^*

< -- 4 회: 100일 치성(致誠) -- >

"애걔, 겨우 삼겹살이야?"

"얌마, 삼겹살이면 훌륭하지 뭘 더 바래?"

그럼 그렇지.
우리 삼촌이 누군데.
크게 쏜다고 해서 혹시나 소고기 구경이라도 하게 될줄 알고 기대했더니 역시나.

대체 그동안 벌어놓은 돈은 다 어디다 쓰려고 저렇게 자린고비 흉내를 내는지 모르겠다.

"저 삼겹살 좋아해요.
잘 먹겠습니다."

으이그 어련하시겠어요.
혜영이 누나는 오래전부터 우리 삼촌을 짝사랑해오고 있다.

나는 한참 전에 알아봤는데 곰팅이 삼촌은 아직 눈치도 못채고 있는것 같다.
혼자서 애태우는 누나가 안타까워 삼촌에게 살짝 귀띔이라도 해주려고 했는데 그러다 삼촌이 거절이라도 하는 날엔 되려 누나 가슴에 상처만 남을것 같아서 포기했다.

'죽이 되는 밥이 되든 당사자들이 알아서 하겠지 뭐.'

"교~수니임!"

"아이고 우리 오조교 기분 좋다고 너무 달렸나 보다."

혜영이 누나의 혀가 꼬이기 시작했다.

"제..
제가요오."

"이제 그만 마셔.
그 술잔 내려놔.
어서."

"아 지인짜, 왜애 교오수니임은 제 마음으을 모올라 주시는 거에요오?"

어쭈? 저 누나 폼을 보니 오늘 드디더 폭탄을 터트리려고 작정을 한 것 같다.
이럴땐 자리를 피해 주는 게 상책이지.

"삼촌, 난 먼저 들어갈테니까 누나 집까지 잘 데려다 주고 들어와."

"왜 임마, 어차피 금방 일어날 건데 같이 들어가면 되지."

"할 일이 있었는데 깜박하고 있었지 뭐야.
나 먼저 들어간다.
꼭 데려다 줘야 해.
누나네 집 어딘지 알지?"

"몇번 픽업하러 가봐서 알긴 하지.
근데 애는 오늘 왜 이렇게 많이 마신 거야? 적당히 좀 마실 것이지."

반쯤 풀린 눈으로 뭐라고 궁시렁대고 있는 혜영이 누나를 보며 삼촌이 투덜거렸다.

답이 없다 답이 없어 저 둔팅이.
누나가 혼자 자취를 하고 있다니까 술김에 삼촌을 확 자빠뜨리기라도 해서 성공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삼촌이 빨리 장가를 가야 나도 독립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누나, 화이팅!!!'

을 외치며 식당을 빠져나왔다.

술이 몇잔 들어갔더니 기분도 알싸하고 집으로 바로 가기도 그렇고 누구를 불러내 볼까 핸드폰을 들여다 봤더니 벌써 10시를 지나고 있었다.
시간이 애매하다.

'이런 제길!'

나는 맥주 캔 몇개를 사들고 결국 집으로 향했다.

"뭐야, 벌써 다 마셨어? 좀 더 사올걸."

마지막 캔을 입안으로 탈탈 털어 넣으며 지금이라도 편의점에 가서 몇 캔 더 사올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놈의 귀차니즘에 함락 당하고 만 나는 침대로 그냥 기어들어가 버렸다.

술이 어중간하게 들어가서인지 기분은 알딸딸한데 잠이 쉬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어젯밤에 꾸었던 꿈을 떠올렸다.

내 밑에 깔린 채 쾌락에 빠져 흐느적 거리던 여인의 반쯤 풀린 야릇한 눈과 심하게 요동치던 풍만한 젖가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아~ 할수만 있다면 다시 한번 그 감촉을 느껴보고 싶다.

'으아 이런!'

 머릿속으로 잠시 떠올리기만 했을 뿐인데 내 물건은 벌써 불뚝 솟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딸딸이나 치다가 자야겠다는 생각에 베개 밑에 넣어 두었던 춘화책을 꺼내 들었다.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단단한 물건이 욱씬거렸다.
한 손을 바지속에 집어 넣어 그 녀석을 달래기 시작했다.

"스님! 스님! 어서 나와 보세요."

시끄러운 아이의 목소리에 나른한 몸을 겨우 일으켰다.

'챙! 챙!'

문밖으로 시원한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가 맑게 울려 퍼졌다.

'뭐...
뭐야 스님? 그럼 내가?'

나는 얼른 한손을 들어 머리로 가져갔다.

'미끄덩'

헐, 역시나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차림새를 훑어보니 진회색의 승복을 입고 한 손에는 염주를 들고 있었다.

'뭐야, 어젯밤 꿈엔 왕이었는데 오늘은 땡중이라니...
아 짱나!'

그러믄 그렇지 그렇게 황홀한 꿈을 연달아 꿀 수 있겠어?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느릿느릿 문을 열고 나갔다.

"스님, 청산골 김대감님댁 아씨마님께서 100일 치성을 드리러 오셨사옵니다."

'잉? 아씨마님? 100일 치성?'

오호라~ 아쉬운대로 오늘은 그 여인이랑 즐겨야겠다 마음먹었다.
그런데 아무리 떠올려도 스님과 여인의 섹스장면이 기억이 나질 않았다.
주인공이 노승(老僧)이라 자세히 보지 않고 그냥 넘겨버린 모양이다.

동자승을 따라 불상이 모셔져 있는 곳의 앞마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장옷을 머리 끝까지 올려 쓴 여인과 몸종으로 보이는 여인이 서 있었다.

"나무관세음보살."

내가 두 손을 모으고 합장을 하자 여인들도 고개를 숙이며 손을 모았다.

"100일 치성을 드리러 오셨다구요?"

"그러하옵니다.
이 절의 기운이 영험(靈驗)하여 이곳에서 치성을 드리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 들었사옵니다."

"아, 그렇긴 하옵니다만 연약하신 아씨마님께서 하시기에 그리 쉬운 일은 아닐듯 하옵니다만."

나는 재빨리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춘화에 대해 설명해 주셨던 말들을 떠올렸다.
기억을 더듬고 더듬으니 노승과 공양을 온 젊은 여인의 정사 장면에 대해 하셨던 말씀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조선시대 여인에게 있어서 아들을 못 낳는 것은 칠거지악(七去之惡)의 하나였다.
그래서 깊은 산중으로 부처를 찾아가 백일 치성을 드린 후 대를 잇는 기쁨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한지 몇 년이 지나도 애를 갖지 못한 여인이 백일 치성으로 아이를 얻는 기적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여인이 백일 치성을 드리는 동안 그녀의 행동을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은 그 절의 스님뿐이다.
불공을 드리면서 자연스레 친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을 것이다.

100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머리가 잘 도는 스님이라면 그 여인의 배란기쯤은 알아낼 수 있었을 것이고 배란기에 맞춰 여인에게 탑돌이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두 손을 모으고 오직 아들을 수태할 수 있기만을 빌면서 수십, 수백 바퀴를 돌고 나면 핑하고 어지러움을 호소할 것이다.
건장한 사내들도 쉬 버텨내기 힘들 것이니 결국 시간이 지나면 절 마당에 쓰러질 수밖에 없다.
여인이 쓰러지기가 무섭게 스님의 손에 의해 인기척이 없는 절 방으로 옮겨진다.
이윽고 애를 만들기 위한 비밀스런 작업이 시작된다.
여인은 비몽사몽간에 무언가를 느끼지만 노골적인 몸짓은 할 수 없다.
그저 눈을 지그시 감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스님에게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얘기를 들으며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었다.
허나 지금은 어차피 꿈속이니 100일 동안 지켜볼 수도 없고 아이를 수태시키기 위해 배란일을 맞춰 기다릴 필요도 없다.
그러니 오늘 당장 해치워야 한다.

"무슨 일이든 말씀만 하시면 소녀 열과 성을 다하여 임할 것입니다.
108배를 올리라 하시면 그리 할 것이고 그보다 더한 일을 하라 하셔도 따르겠사옵니다."

'히히 걸려들었다.
좋아 아주 좋아.'

"저기 보이는 저 탑을 삼백바퀴 이상 돌아야 하옵니다."

"네? 그렇게 많이요?"

"어허, 삼월이 너는 입다물고 있지 못할까?"

따져 묻는 몸종 아이를 여인이 말려 세웠다.

"하겠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탑을 도는 동안에는 잡념이 없어야 하니 아무도 방해하지 못하도록 사람들을 물려야 할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시작하도록 하지요."

'아따 그 여자 성미한번 급하네.
뭐 나야 그리 해주면 땡큐지만.'

"이 아이를 따라가면 거처를 마련해 줄 것이니 자네는 그 곳에 가있도록 하게."

동자승에게 몸종아이를 데리고 가라 손짓을 하였다.

해는 벌써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다.

나는 그 여인이 탑을 돌다 지쳐 쓰러지기만을 기다리며 방에 들어가서 지켜 보았다.

'하암~~참 끈질긴 여자네 저정도 돌았으면 쓰러질 법도 한데 아직도 저러고 있다니...'

한참이 지나도 쓰러질 기미가 보이지않자 슬슬 지루해기지 시작했다.

그때였다.
지금껏 아무 흔들림없이 탑을 돌던 여인이 중심을 잃고 픽 쓰러져 버렸다.

'앗싸~'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여인을 안아 들고 인적이 드문 절 방으로 데려가 눕혔다.
여인은 잠시 혼절을 한것인지 아무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급한 마음에 그녀의 저고리와 치마를 벗겨냈다.

'젠장, 무슨 옷을 이리 겹겹이 입은 거야?'

속치마를 들춰보니 속바지에 속속곳 그리고 단속곳에 다리속곳까지 무슨 양파도 아니고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었다.
속적삼과 속치마만 남겨 둔채 모두 벗겨내고 그녀를 모로 눕혀 그 등 뒤에 누워 몸을 밀착시켰다.

재빨리 한손을 적삼 안으로 집어 넣어 풍만한 가슴을 주물럭 거리며 단단한 물건을 그녀의 엉덩이에 비벼댔다.

"하으응~"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무언가 느껴지는지 여인의 입에서 옅은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알딸딸하게 취한 채로 딸딸이를 치다 꿈속으로 들어와서인지 애무고 뭐고 당장 삽입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이미 부풀대로 부풀어 있는 물건을 그녀 안으로 깊숙히 밀어 넣었다.

"하윽! 하아~"

그녀의 부드러운 속살을 맛본 물건이 어서 움직이라고 자꾸만 재촉했다.

'철퍽철퍽철퍽!!!'

나는 한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꽉 움켜쥐고 미친듯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악~!! 누...
누구..
이게..
흐억...
대체 뭐하는...
하아~!"

거칠게 몰아부치는 물건의 움직임에 정신이 든 그녀가 있는 힘껏 나를 밀쳐내고 일어서서 노려 보더니 은장도를 꺼내 들었다.

'아 놔~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이람? 꿈속인데 그냥 즐기면 되는 것이지 은장도가 웬 말이냐고~'

============================ 작품 후기 ============================

어제는 왕이더니 오늘은 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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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5 회: 100일 치성(致誠) -- >

"누...
누구냐?"

여인이 들고 있는 은장도의 시퍼런 날이 어둠속에서 반짝였다.

'아 이 여자야, 지금 여긴 꿈속이라구 내 꿈속.
갑자기 무슨 얼어죽을 열녀 흉내야?'

"고정하시지요.
소승은 그저 아씨마님을 돕고자 그리한 것 뿐이옵니다."

"스..
스님? 스님께서 어찌 제게 이러실 수가 있단 말입니까? 하늘이 무섭지도 않으십니까?"

여인은 기가 막히다는듯 입술을 깨물었다.

"아까 제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그게 지금 이 벼락맞을 짓이랑 무슨 상관이란 말이십니까?"

"상관이 있습니다.
저는 속세(俗世)에 있을 때 궁에서 방사(房士:성애술 교사)를 행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하옵니다.
내명부 여인들과 궐 내의 모든 궁녀들 그리고 임금님과 왕자님들에게 규방술과 방중술을 가르쳤지요."

"하오나 소녀는 환관이나 상궁들이 맡아서 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을 가르칠 뿐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여인을 품을 수 없는 환관과 죽을 때까지 임금 이외에 다른 사내를 섬길 수 없는 상궁들이 무엇을 알고 또 얼마나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아~뉘집 아들인지 정말 말 잘 한다.
아주 청산유수네.
후후.'

여인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 하더니 내 생각에 동의하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궁에는 저말고도 방사가 여럿 더 있었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합방을 담당했었지요."

"허면 전하와 내명부 여인들의..."

"그러하옵니다."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나는 지금까지 주워들은 내용을 생각나는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

"스님, 몰라 뵈어 송구하옵니다.
이 미천한 소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려 한 줄도 모르고 그만..."

여인은 은장도를 던지고 바닥에 엎드려 고개를 숙였다.

'아싸! 역시 예나 지금이나 여자들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면 그냥 넘어온다니까.'

"흠흠, 속세를 떠난 이후로는 그 누구에게도 가르쳐 본 적이 없사오나 아씨마님께서 지극정성으로 탑돌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 그만 감동을 하여 가르쳐 드리려 했던 것이옵니다."

"그리 생각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여인은 한손을 입에 가져다 대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아들을 낳는 비법은 이렇습니다.
첫째, 부부관계를 자주 해서는 아니 됩니다.
자주하면 할수록 아들을 낳을 확률이 줄어드니 배란 5일전 그러니까 달거리를 시작한지 일주일 정도 지난 후부터 관계를 갖는 것이 좋사옵니다."

여인은 내 말의 토시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새겨 들으려는듯 미간을 잔뜩 구긴 채로 집중해서 듣고 있었다.

"둘째, 축시(丑時:새벽 1시~3시), 묘시(卯時:오전 5시~7시)에 관계를 하십시오."

"그것은 무슨 연유입니까?"

"그 시간이 가장 컨디션.."

"네? 컨..
뭐요?"

"아니, 몸상태가 가장 좋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아무 생각없이 버릇처럼 영어가 확 튀어 나와 버렸다.
휴우~

"셋째, 아 이건 말로는 설명하기 좀 곤란한데..."

"네? 그럼 소녀가 어찌 하면 되옵니까?"

여인은 내 말뜻을 알아 들었는지 곧바로 바닥에 반듯이 누웠다.

'그렇지 그렇지 그래야지.
흐흐.'

"소승이 하는 것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집에 계시는 나으리께 그대로 알려 주셔야 하옵니다."

"알겠사옵니다."

중2때던가? 방학에 집에 내려갔다가 딸만 다섯을 둔 동네 아저씨가 아들 다섯에 딸 하나를 둔 우리 할아버지를 찾아와 아들 낳는 비법을 좀 알려 달라고 사정을 하던 걸 기억해냈다.
할아버지는 3대 독자인 아저씨의 사정이 딱하여 비법을 몇가지 알려 주셨었다.
물론, 그게 효과가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정말 괜찮으시겠사옵니까?"

그녀는 대답대신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아, 그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여인의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폴더형처럼 몸을 굴곡시킨 후 그 위로 무릎을 꿇고 몸을 숙였다.

이 체위를 굴곡위(屈曲位)라 하는데 굴곡위는 질 안에 정액이 제대로 고이게 하고 남성의 체중으로 인해 힘이 실리기 때문에 페니스를 질 깊숙히 자궁입구까지 삽입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나 어쩐다나? 이건 성에 대해 아주 호기심이 넘치던 시기에 내가 직접 알아본 내용이니 아주 근거없는 소리는 아니다.

방금전에 하다 만 후측위 섹스로 인해 어서 빨리 다시 넣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는 딱딱한 내 물건을 지체없이 한번에 깊숙히 쑤욱~ 밀어 넣었다.

"아악~!

여인은 두 손으로 내 양팔을 꽉 잡았다.

"너무 급하게 시작해서 힘이 드시면 준비를 좀 더 하고 들어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미 나의 커다란 물건을 한번 맛본 여인은 방금전에 은장도를 들이대던 기백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한없이 음탕한 얼굴로 내게 몸을 맡겼다.

나는 재빨리 손을 뻗어 앙증맞은 젖꼭지를 가리고 있던 속치마를 아래로 끌어 내리고 탐스러운 가슴을 입안 가득 머금었다.

"아흐~하아~"

이 시대 여인들은 모두 내숭이어서 그런가?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는 신음소리가 너무 야릇해 내 안에 잠들어 있던 욕망을 미친듯이 날뛰게 만들었다.

이야~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탐스럽고 커다란 가슴을 가졌단 말인가? 어젯밤 중전이라는 여인도 그렇고 이 여인 또한 정말 먹음직스러운 몸매를 가지고 있다.
물론, 같은 화가가 그려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옛 여인들은 정말로 하나같이 커다란 가슴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춘화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가슴만 봐도 모두 B컵 이상은 되 보이니 말이다.
현대의 여인들은 가슴이 봉긋하게 솟아 오르려 하는 그 순간부터 남이 볼까 무서워 바로 브래지어 안에 가둬 버리기 때문에 숨이 막혀 제대로 크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건 어디까지나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나는 더욱더 거칠게 그녀의 젖무덤 위를 휘젖고 다녔다.
부드럽게 살살 핥으며 간지럽혔다가 이로 조금씩 깨물어 흥분 시키고 입안 가득 머금고 아이가 본능적으로 어미의 젖을 빨듯 그렇게 쪽쪽 빨아들였다.

"하아~으앙~스...
스님."

그녀의 은밀한 곳에서 말간 액체가 흘러 나왔다.

"어허, 이렇게 빨리 느끼시면 아들을 낳을 수가 없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느끼셔야 하옵니다."

"하..
으~ 아..
알겠사..
옵...
흐억!!"

단단한 물건이 깊숙히 돌진해 들어가자 여인은 자지러지듯 소리를 지르며 허리를 비틀더니 손을 뻗어 내 가슴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이 앙큼한 여자 같으니라구.
이럴 거면서 은장도는 왜 꺼내 들었던 거야?'

나는 다시금 허리를 들어 그녀의 은밀한 곳을 향해 미친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짜릿한 쾌감이 순식간에 발끝까지 퍼져 나갔다.
이미 내 눈빛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아악! 악! 하응~ 아흣! 아~ 스님 더 더 깊이!"

거친 숨소리와 함께 흘러 나오는 그녀의 콧소리 섞인 목소리가 지독하게 섹시해서 미칠것 같았다.

아들을 낳는 체위 건 말건 더이상 중요치 않았다.
그것은 여인도 마친가지인듯 했다.

그녀를 바닥에 손을 짚고 엎드리게 한 후 잘록한 허리를 두손으로 잡고 무릎을 꿇었다.

"하악! 하아! ...
아흣!!"

점점 속도를 높여가며 은밀한 곳을 향해 돌진해 들어가자 그녀는 그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앞으로 무너져 내렸다.
나는 재빨리 손을 뻗어 미친듯이 요동치고 있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두 손으로 꽉 움켜 쥐고 절정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악! 흐앙 ...
아흣!! 난 몰라."

"헉헉헉헉!!!"

살갗이 부딪치는 질척한 소리와 야릇한 신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웠다.

그녀 안에 뜨거운 것을 모두 쏟아 붓고 힘이 빠져버린 나는 그녀의 등 위에 얼굴을 파묻었다.

은은하게 풍기는 그녀의 살 냄새와 옅은 꽃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자극적인 향수 냄새와는 어딘가 다른 아주 매력적인 향기였다.

"하아~하아~ 이렇게 안에다 하시면...
이러다...
하아~회임이라도 하게 된다면..."

"그리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지 않겠습니까? 만약 그리 된다면 필시 아들일 것이니 말입니다."

'아무려면 어때? 어차피 이 꿈이 깨버리면 그만인 것을...'

"나으리!"

'잉? 갑자기 웬 나으리? 섹스 한번 했다고 나으리라? 어허 이 여자 이거 한번 더 했다가는 서방님이라고 부르겠네.'

"나으리, 이 것이..
이것이 다 이옵니까?"

"네? 아 네.
아닙니다.
아직 더 있사옵니다."

'어쭈, 요거 봐라.
이젠 대놓고 들이대네.
아 그럼 더 있고 말고.
이 꿈이 깨기 전까지 이 몸이 부서지도록 끊임없이 알려 주도록 하지.
으하하, 좋으다 완전 좋으다.'

"그럼, 마저 알려 주시지요."

그녀가 내 손을 잡더니 자신의 풍만한 가슴 위로 가져갔다.

============================ 작품 후기 ============================

우리 조상님들, 아들 한번 낳기 위해 참 애로(?)사항이 많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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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회: 100일 치성(致誠) -- >

여인은 의식이 몽롱해진 상태로 방아질을 계속 하라고 나를 자극해왔다.
계속해서 허리를 돌렸더니 온 몸에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 다리에 힘이 풀릴 지경이었다.

또다시 그녀의 음탕한 손가락이 힘에 부쳐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내 물건을 잡고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아 놔~ 이 여자 왜 이리 밝히는 거야? 힘들어 죽겠는데.
이러다가 허리라도 나가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하긴 꿈속인데 뭐 어때? 그렇게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
흐흐.'

왜 이렇게 꿈이 오래 가는지 모르겠다.
어젯밤은 너무 짧아서 아쉬웠었는데 오늘은 너무 길어서 좀 피곤하다.
이래서 중년의 남자들이 밤이 무섭다고 하는 건가?

벌써 다섯 차례나 일을 치르고 나니 이제는 도저히 허리를 들어 올리기조차 힘이 들었다.

"하아~하아~"

"아잉 서방님! 벌써 이러시면 소녀는 이 기나긴 밤을 어찌 하옵니까?"

'거봐, 내 이럴줄 알았다니까.
지금 장난하냐? 살다살다 당신처럼 밝히는 여자는 처음 본다.
더군다나 지금 내 몸은 팔팔한 20대가 아니라 노승이라구 이 여자야!'

아무래도 색마를 잘못 건드린 것 같아 후회스러운 마음까지 생겨 버렸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과하면 탈이 난다더니 내가 지금 딱 그 꼴이다.
꿈속이라서 다행이지 현실이었다면 아마 지금쯤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을 것이다.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누운 채로 내가 움직일 생각을 안하자 이번엔 그녀가 내 위로 올라 앉았다.
반쯤 풀려있던 승복 저고리를 거칠게 풀어헤치고는 탄탄한 내 가슴에 얼굴을 묻더니 미친듯이 입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악! 하아~"

뱀처럼 긴 혀를 날름거리며 내 몸의 구석구석을 남김없이 핥고 지나다니자 다시는 제 구실을 못할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내 물건이 거짓말처럼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정말 대단한 여자다.
지금껏 이렇게 자극적이고 황홀한 애무를 받아 본 적이 없었다.
항상 내가 여자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애무를 해줬을 뿐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봉사를 해준 여인은 없었다.

"흐억!"

그녀는 입안 깊숙히 내 물건을 집어 넣더니 막대 아이스크림을 빨듯 쪽쪽 소리가 나도록 힘차게 빨아댔다.

저릿저릿한 쾌감이 나의 온 신경을 자극해왔다.

'으아~ 이 여자 정말 죽인다.
이 여자 이거 양반가 여식이 아니라 기생 출신 아니야?'

갑자기 출신성분까지 의심스러웠다.
하긴 옛날에는 기생이나 천출도 마음만 먹으면 첩으로 삼을 수 있었으니 그럴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 시절에 양반가 자제로 태어난 남자들은 정말 살만 했겠다.
반면 여인들은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팽배했던 그 시절을 살아 내기가 그리 녹녹치는 않았을 것이다.

터질듯 팽창한 내 물건을 두손으로 부여잡고 여인은 미지근한 타액을 흘려대며 귀두를 할짝거리다가 이로 살며시 깨물어 내 몸을 파르르 떨게 만들더니 물건의 뿌리까지 통째로 삼켜버리려는듯 입안 깊숙이 집어넣어 버렸다.

"하악!! 하아....."

그렇게 한참을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마음껏 유린하더니 이내 퍼즐을 맞추듯 단단한 물건을 자신의 은밀한 곳에 쏘옥 집어 넣고 천천히 엉덩이를 돌리기 시작했다.

"흐억!"

"하아~"

커다란 내 물건을 물고는 천천히 좌우로 돌려가며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내 혼을 쏙 빼어 놓더니 점점 더 격하게 엉덩이를 움직였다.
내 위에서 미친듯이 몸을 움직이고 있는 그녀의 눈은 이미 반쯤 풀어진 채로 촛점이 흐려져 있었다.

숨이 넘어갈듯 강렬한 쾌감이 내 이성을 잠식해 버렸다.

그녀는 짜릿한 쾌감을 온 몸으로 느끼려는듯 고개를 뒤로 젖힌 채 눈을 감고 쉴새없이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려댔다.

너무나 색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침을 꼴깍 삼키며 눈 앞에서 출렁거리고 있는 탐스러운 젖가슴을 두 손으로 꽉 쥐었다.
말랑말랑, 물컹물컹, 너무 커서 한손안에 다 들어가지 않는 그것의 느낌이 너무 황홀했다.

"흐앙~서...
서방님."

자신의 가슴을 유린하는 내 손길이 기폭제가 되었는지 여인은 갑자기 일어서서 뒤로 돌아 앉더니 힘껏 내 물건 위로 내려 앉았다.

"헉!!"

갑자기 머릿속에 푹풍우가 휘몰아쳤다.
이런걸 두고 홍콩 간다고 하나보다.

그녀는 점점 더 빠르고 강하게 내 위로 내려 앉았다.

"아악!"

무건가 날카로운 것으로 나를 찌르는 느낌이 들어 눈을 번쩍 떴다.

'뭐...
뭐야 여긴 또 어디야?'

갑자기 생소한 곳에서 눈을 뜬 나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여러 개의 침대가 있고 그 위에 거친 신음소리를 흘려대는 사람들이 누워 있었다.

"지훈아! 지훈아! 이제 정신이 좀 드니?"

'어라 이 목소리는...
고모?'

"으이그 이 녀석아, 대체 술을 얼마나 퍼마셨길래."

"고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어떻게 되긴, 서울에 볼 일이 있어서 올라간 김에 밑반찬이라도 채워 놓으려고 들렀더니 막내 오빠는 벌써 출근을 한건지 코빼기도 안보이고 니가 침대 밑에 떨어져 기절해 있어서 얼른 119를 불렀지."

'잉? 그럼 삼촌이 외박을 했다는 소리? 드디어 혜영이 누나가 성공을 한건가? 앗싸!'

"윽!"

"괜찮니?"

온몸이 몽둥이에 얻어 맞은 것처럼 아프고 아랫도리가 쿡쿡 쑤셔댔다.

'정말 이상하다.
분명히 꿈속에서 떡방아질을 했는데 정말로 내가 병원에 누워 있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 춘화첩, 대체 정체가 뭐야?'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무리해서 탈진한것 같다고 하시던데 막내 오빠가 그렇게까지 널 심하게 부려먹은 거니? 내가 보기엔 방안에 술냄새가 진동을 하는걸 보니 술을 잔뜩 퍼마시고 자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기절한 것 같은데...
의사가 그렇다고 하니 그렇게 믿을 수 밖에.
암튼, 이 링거만 다 맞으면 퇴원해도 된다니까 오늘은 어디 기어나갈 생각말고 꼼짝말고 집에서 쉬어."

5남 1녀중 막내로 태어난 우리집 귀한 보물이자 하나밖에 없는 우리 고모.
아들만 셋을 연달아 낳자 할아버지는 예쁜 딸을 낳고 싶은 욕심에 싫다는 할머니를 힘으로(?) 제압해 아이를 가졌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바램과는 달리 또 다시 아들이 태어났고 할아버지는 딸을 낳을 때까지 계속 낳겠다는 어마어마한 계획을 선포하셨다.

할머니는 너무 기가 막혔지만 나중에 나이들면 여자들한테는 딸이 최고라는 주변의 말에 솔깃해 결국 할아버지의 계획을 수용하기로 하셨다.
주변에 딸이 많은 집을 찾아다니며 딸을 낳는 비법을 귀동냥하고 다니며 열심히 노력했지만 또 아들을 낳았고 이에 상심한 할머니는 이번에도 딸을 낳지 못하면 수술을 해버리겠다고 선언하시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행히도 고모가 태어났고 온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귀염둥이로 자랐다.

꿈속에서는 아들을 낳기 위해 100일 치성을 드리러 왔는데 우리집의 경우는 정반대였으니 그 시대 사람들이 봤다면 아마 정신이 나갔다고 손가락질을 해댈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어렵게 얻은 자식이어서 그런지 할아버지는 고모의 나이가 꽉 찼는데도 불구하고 시집을 보낼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
그동안 사귀는 남자라고 소개를 시킬 때마다 이 놈은 이래서 안되고 저 놈은 저래서 안된다고 퇴짜를 놓으시더니 결국 서른이 넘어서야 신중히 고르고 또 고른 끝에 지금의 고모부에게 시집을 보내셨다.

비단 할아버지 뿐만이 아니었다.
아버지와 네 삼촌들은 혹여나 자신들의 여동생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두려워 어릴적부터 우리 가족만 빼고 사내는 다 도둑놈이라고 세뇌를 시켰다.
고모의 중고딩 시절엔 남자친구가 생기기가 무섭게 귀신같이 알고 우르르 몰려가 반쯤 죽여 놨고 성인이 되었을 땐 자신들과 할아버지의 맘에 모두 들어야 한다는 이유로 고모의 혼삿길을 막았다.

어릴적부터 삼촌들과 생활해온 나로서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삼촌들이 즐겨보던 수많은 포르노와 성인잡지가 못해도 한트럭은 되고 삼촌들이 자빠트린 여자도 셀수 없이 많은데 자신들만 빼고 다 늑대라니...
어불성설이다.

덕분에 난 이른 나이에 성에 눈을 뜨게 되었고 고 1때 같은 교회에 다니던 대학생 누나와 첫 섹스를 했다.
물론 무신론자였던 내가 갑자기 교회에 나간 목적도 바로 그거 였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아들딸 구별말고 원하는대로 낳읍시다! 가 아니라 능력껏 낳읍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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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회: 비밀의 화원(畵院) -- >

링거를 다 맞고 점심때가 다 되서 고모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와~ 내가 좋아하는 총각김치랑 멸치볶음이네?"

"어여 먹어.
삼촌 없을 때 혼자 밥먹기 귀찮다고 끼니 거르지말고 잘 챙겨 먹어."

"응 알았어.
근데 이 멸치볶음 비법은 대체 뭐야? 수 없이 많은 멸치볶음을 먹어 봤지만 고모의 손맛을 따라잡을 만한 게 없더라구."

"녀석, 입바른 소리는.
멸치볶음이 다 거기서 거기지.
올리브유에 살살 볶다가 마늘이랑 고추장 조금 풀어 넣고 뒤적거리면 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 칭찬에 기분이 좋았나 보다.

맛깔나는 전라도 여인의 손맛을 가지고 계시는 할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이어받아서인지 고모의 음식은 유명한 맛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얼마나 오랫만에 제대로 된 밥을 먹어 보는 건지...

오랜 자취생활로 삼촌도 음식을 꽤 하는 편이긴 하지만 오랫만에 고모가 손수 차려주신 밥상을 마주하니 너무 기뻐 눈물이 흐를 지경이었다.

"이거 이거 냉장고 좀 봐라.
그렇게 정리 좀 하고 살라고 해도 달라지질 않으니 원."

아무래도 고모는 오늘도 냉장고 안을 다 뒤집어 놓을 모양이다.

"너땜에 오늘 스케줄 다 꼬여 버렸다."

"미안해 고모, 그리고 고마워."

나는 고모의 허리를 꼭 끌어 안았다.

고모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 그런가? 시골에 계신 엄마한테서 풍기는 말로는 형언키 어려운 그 묘한 냄새랑 비슷한 향기가 나서 좋았다.

"삼촌 말씀 잘 듣고 아직 복학도 하지않은 '먹고 대학생'이 뭘 하느라 탈진까지 했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건강관리 잘 해.
술 좀 작작 마시고!"

"네 네, 알겠사옵니다 마님."

"또 까분다.
간다."

"응.
조심해서 가요."

고모를 배웅하고 방으로 들어와 그 요망한(?) 춘화첩을 꺼내 들었다.

"대체 이게 뭘까? 그냥 우연의 일치일까? 정말 고모의 말대로 술에 취해 침대에서 떨어져 온 몸이 욱씬 거렸던 걸까? 그럼 내 물건은?"

아직까지도 내 아랫도리는 걸을 때마다 따끔따끔 쓰라려 왔다.

"거참 이상하단 말야."

나는 춘화첩을 펴고 한장씩 넘겨 보기 시작했다.

몇 페이지를 넘겼더니 어젯밤에 까무러칠듯 맹렬히 정사를 나누었던 절 방에 내 위에 올라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욕망의 눈빛이 번들거리고 있는 젊은 아씨의 모습이 보였다.

"헐, 뭐야? 이것들이 몰래 훔쳐보고 있었던 거야?"

방문 뒤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우리의 정사 장면을 훔쳐보고 있는 동자승과 몸종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요것들 봐라."

너무 황당해서 헛웃음만 나왔다.

"어라? 여긴 비어있네?"

춘화첩의 뒷쪽에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페이지가 몇장 있었다.

"시간이 없어서 다 못 그린 건가?"

아무렇지 않게 그냥 페이지를 넘기려던 손을 멈추고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 보았더니 거의 다 지워져 보일락말락 희미하게 한자가 씌여 있었다.

"作畵(작화)? 뭐야 그림을 그리라는 거야? 아님 자신이 그리겠다고 생각하고 써 놓은 건가?"

나는 오늘밤에 다시 한번 이 춘화첩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정말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뭔가 다른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인지...
물론, 어젯밤처럼 정신줄을 놓고 달리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면서 말이다.

핸드폰 넘어로 삼촌의 긴 잔소리를 듣고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뒹굴대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이화원(畵員)! 이화원 안에 계시옵니까?"

중년 여인의 얇은 목소리였다.

'화원? 뭐야 그럼 이번엔 화가야?'

이젠 별로 놀랍지도 않다.
주변을 쓰윽 한번 훑어보니 세평 남짓 되어 보이는 좁은 곳에 여러가지 그림도구가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주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조용히 작업을 하는 곳이라 그런지 어딘지 모르게 음산하고 칙칙했다.
작은 창 사이로 흘러 들어오는 달빛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뉘시오?"

"쇤네 금산댁이옵니다."

'금산댁? 누구지? 존대를 하는걸 보니 내가 하대를 해도 되는 모양이로군.'

"드시게"

문이 열리고 속곳이 드러나는 *주릿대치마에 겨드랑이 아래가 짧은 *동그레저고리를 입고 땋은 머리를 한바퀴 틀어올려 빨간색의 팥잎댕기를 맨 여인이 들어 서고 그뒤로 장옷을 머리 끝까지 올려 쓴 여인이 다소곳이 따라 들어왔다.

*주릿대치마 : 치마를 바로 여미고 그 오른쪽 자락을 앞쪽으로 돌려 가슴에 닿을 듯이 치켜올려 입고 허리띠를 매는 방법

*동그레저고리 : 겨드랑이 아래의 길이가 2∼3㎝가 될까말까 하는 저고리

"여기 계신 우리 아씨마님께서 이화원께 그림을 부탁하고 싶다 하셔서 이리 모셔 왔습죠."

금산댁이라는 여인이 흘리는 웃음이 어딘지 모르게 음흉해 보였다.

"그래? 알겠네."

'저 여자 말인즉슨 저뒤에 서 있는 여인이 나에게 그림을 그려달라 청하러 왔다 이건데.
학창시절 제일 싫어했던 과목이 미술일 정도로 재주가 없는 난데 이를 어찌 한다? 뭐 어차피 꿈이니 일단 되는대로 해보지 뭐.'

"고맙네 금산댁."

여인이 금산댁에게 수고비조로 엽전 몇개를 쥐어 주자 금산댁은 누런 이를 들어내며 활짝 웃어 보이더니 문을 열고 사라졌다.

'이제 뭘 어찌 해야한다?'

"도화서(圖畵署)에서 화원(畵員)을 하셨다지요?"

여인이 장옷을 내려 얼굴을 보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네? 아 네 네."

머리를 곱게 빗어 내려 땋아 올려 비녀를 꼽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단아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단정하게 차려 입은 비단 저고리와 치마 사이로 조선시대 최고의 장신구라 불리던 *삼작 노리개가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삼작 노리개 : 3개의 노리개를 하나로 꿰어차는 노리개이다.
보석 세 가지를 각각 노란색, 남색, 다홍색 매듭으로 연결하여 3개의 노리개가 한 벌이 되게 만든 것으로 규모에 따라 대, 중, 소가 있다.
대삼작 노리개는 가장 호화롭고 큰것으로 궁중에서 사용되었고 중삼작노리개는 궁중이나 상류계급에서 사용하였으며 소삼작 노리개는 젊은 부녀자나 어린이들이 사용하였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라? 뭘 부탁한다는 거야? 미치겠네.
도통 뭔 말인지 이해 할 수가 없으니.'

조용히 말을 끝내고 여인은 갑자기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비단저고리와 치마를 벗어 한쪽에 개켜 놓고 속바지와 단속곳을 벗어 그 위로 올려놨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나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헉, 이 여자 지금 뭐 하자는 거지? 그림을 그려 달라더니 왜 옷을 벗는 거야? 설마 몸으로 그리는 그림을 말하는 거였나? 그런 거라면 자신있지.
히히.'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였으니 아직은 젊어 봐줄만한 몸뚱이이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볼품없이 초라한 모습이 되어 있겠지요."

그제서야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여인은 지금 현 시대의 여자들 사이에서 한참 유행중인 일명 '누드집'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2~30대 여자들이 젊었을 때의 자신의 탱탱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누드집을 찍는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다.

먹고 살만 하니까 이제 별짓을 다 하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이 시대 여인들의 생각도 별반 다르지 않았나 보다.

버선을 신고 적삼과 속치마 그리고 은밀한 곳을 가리고 있는 다리 속곳만 남겨 놓은 채 여인은 나를 바라보았다.

"이리 하면 되는 것입니까?"

여인이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얇은 저고리 사이로 보이는 젖무덤이 너무 탐스러워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고 말았다.

'이를 어찌한다? 누드집이니 다 벗으라고 해야하나? 아님 하나씩 벗기며 스트립쇼를 시켜?'

나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아니, 되었습니다.
제가 잠시 준비를 하는 동안 그대로 계셔 주시겠습니까?"

"네, 그리 하지요."

궁과 절에서 몸을 섞었던 여인들과는 달리 이 시대 여인 치고는 키가 좀 큰편이었다.
아담한 키에 커다란 가슴을 가지고 있던 여인들과는 달리 지금 당장 현 시대로 튀어 나와 런웨이에 선다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잘 빠진 몸매였다.

"저기 송구하옵니다만 지난번에 이곳에서 그림을 받아갔던 김진사댁 둘째 마님 보다는 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하옵니다."

자신이 내뱉고도 부끄러웠는지 여인은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어쩔줄 몰라했다.

'오호~여인들의 투기라...
은근 귀엽군.'

============================ 작품 후기 ============================

시대가 바뀌어도 여인들의 생각은 비슷한가 봅니다.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이랑 선작 꾸욱~ 누르시고 코멘트도 부탁드려요.

< -- 8 회: 비밀의 화원(畵院) -- >

'그건 그렇고 이를 어쩐다? 그림의 '그'자도 모르는 놈이...
자빠뜨릴 때 자빠뜨리더라도 대충 하는 시늉은 해야 할텐데.'

나는 재빨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몰래 인터넷으로 눈요기 했던 연예인들의 누드 사진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근데 대부분 현대적인 의상과 속옷을 걸친듯 만듯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눈 앞에 있는 저 여인에게 어떻게 포즈를 취하라고 해야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저기, 아직 멀었나요?"

아무말 없이 시간이 흐르자 여인은 나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허긴 양가집 마나님께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모습으로 낯선 사내 앞에 서 있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을테지.'

"잠시 고민을 해야할듯 싶습니다."

"어찌 그러시옵니까? 혹여 제 모습이 그림에 담기에 많이 부족하여 그러시는 것이옵니까?"

여인의 얼굴에 조바심이 묻어났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니오라, 본디 그림이라는 것이 그리는 대상에 따라 컨셉을 아니 그러니까 주제를 달리해서 그려야 하기에 아씨께 가장 어울리는 포즈가 어떤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사옵니다."

"네? 포..
즈요? 화원들이 사용하는 용어인가요?"

"아니 그...
그러니까 자세를 말하는 것이옵니다."

'휴우~ 망할 외래어! 아무리 조심해도 불쑥불쑥 튀어 나와 버리니 이거...
이렇게 나도 모르게 외래어를 섞어 사용하고 있으니 이 일을 세종대왕께서 아시면 지하에서 통곡을 하실지도 모르겠다.
에효.'

"아무래도 여러가지 자세를 취해 본 후 결정하는 것이 나을듯 싶습니다."

"아, 네.
알겠사옵니다.
그리 하시지요."

'우와~대박! 강지훈, 니가 이렇게 임기응변에 강한 놈인줄 나도 몰랐다.
히히.'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아씨, 저기 이곳에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으셔서 팔과 얼굴을 일직선으로 하여 턱을 괴어 보시지요."

"네? 이...
이렇게요?"

"아니요, 이쪽으로 조금 더 몸을 비틀어서..."

"이렇게요?"

내 표정을 살피던 여인은 자신이 제대로 움직여주지 못하고 있다 생각했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니 그게 아니고..."

'기회는 찬스! 좋아 지금이야.'

나는 입꼬리를 살짝 위로 올리며 그녀에게 다가가 자세를 고쳐 주었다.
내 손길이 스칠 때마다 움찔움찔 거리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짜릿했다.
내 손이 그녀의 팔 안쪽의 야들야들한 살에 와닿자 흠짓하며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자세를 고쳐 주는 척 하며 허벅지의 안쪽 살결을 한번 쓰다듬었더니 온 몸을 파르르 떨며 식은땀까지 흘렸다.

'에구 귀여븐 것.'

나는 한쪽 눈을 찡긋 감고 붓을 든 팔을 앞으로 뻗어 구도를 잡는 척 하고는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고등학교 미술시간에 아그립파인지 뭔지 그 석고상을 그린다고 구도를 잡고 했던 것이 떠올라 대충 흉내를 낸 것이다.

"아니 되겠습니다.
아씨의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군요."

"그렇다면 어찌 해야..."

"이쪽에 누워 한쪽 팔을 이렇게 받치고 고개를 들어 소인을 잡아먹을듯 바라 보십시오."

나는 점점 자연스럽게 마구 터치를 해대기 시작했다.

"아..
하아~ 아..
네에."

옅은 신음소리가 흘러 나오려는 것을 애써 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묘하게 섹시해 보였다.

"아, 아무래도 아니 되겠습니다.
다리 속곳을 벗으시지요."

"네...
네? 하지만."

"왜 싫으십니까? 어허~ 김진사댁 둘째 마님께서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자세를 취하셨었는데..."

"하...
하겠습니다."

'나이스! 그럼 그렇지.
걸려 들었어~'

여인은 상체를 일으켜 조용히 다리 속곳을 벗어 쌓아 놓은 옷 위에 살포시 올려 놓고는 부끄러운듯 두 무릎을 감싸안고 앉았다.

"아무래도 아씨께선 아직 준비가 아니 되신듯 하옵니다.
다음에 오시지요."

미간을 구기며 갑작스럽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여인은 당황스러워 어쩔 줄을 몰랐다.

"소...
송구하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오긴 하였으나...
그것이."

"아씨의 마음 백번천번 이해합니다.
당연히 그러시겠지요.
허나 아씨, 여인의 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입니다.
그러니 부끄러워 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내 보이십시오!"

"나으리의 말씀을 들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듯 하옵니다."

여인은 굳게 다짐을 한듯 옆으로 살짝 찢어진 큰 눈에 힘을 주더니 한쪽 팔로 머리를 받치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매끈하게 잘 빠진 긴 다리를 쭉 뻗었다.

'흐억!'

너무나 색정적인 그 모습에 꾹꾹 누르고 있던 욕망이 미친듯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품에 안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행여나 일을 그르칠까 염려되어 심호흡을 한번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나는 다시금 구도를 고민하는 것처럼 붓을 든 팔을 들었다가 조용히 내렸다.

"아니되겠습니다.
그 속치마가 아씨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자꾸 방해를 하고 있군요."

밍기적대던 이전과는 달리 여인은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속치마를 벗어 던졌다.

'허거걱!! 아 진짜 미치겠다.
저 먹음직스러운 여인을 어찌한다?'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얇은 적삼에 버선만 신고 요염하게 누워있는 그녀의 모습은 지금껏 내가 본 수많은 연예인의 누드집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섹시했다.
그냥 이 모습 이대로 카메라에 담아 지금 당장 인터넷에 올린다면 순식간에 사이트가 폭주해 마비되어 버릴 것이 불보듯 뻔했다.
모르긴 몰라도 세계 곳곳에서 제발 자기 나라에 판권을 좀 넘겨 달라고 애걸복걸하며 러브콜을 보내 올 것이다.

적삼 아래로 살짝 흘러 내린 풍만한 가슴이 마치 에덴의 동산에 열려 있던 금단의 열매처럼 어여 와서 자신을 따 먹으라며 나에게 손짓하고 있는것만 같았다.

'하악~악 더..
더이상 못참겠다.'

욕정으로 가득 찬 어두운 눈동자가 그녀를 향해 번뜩였다.

나는 주저없이 성큼성큼 다가가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을 꽉 움켜 쥐었다.

"아악! 지..
지금 뭐 하시는 것이옵니까?"

여인은 예상치 못한 나의 행동에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자세는 되었느나 생명력이 없사옵니다."

"네? 생명력이오?"

"소인은 지금 아씨의 몸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중입니다."

"하지만....
하악!"

내 커다란 손이 이번에 그녀의 은밀한 부분으로 향했다.

"하아~이 것이 생명...
력과...
하으...
무슨...
상관이 있다...
흐억!"

무성한 수풀 주변을 간지럽히던 내 굵은 손가락 두개가 예고없이 그녀의 꽃잎을 침범했다.

"하아~대체 왜...
이러시...
는..
아아~악!"

은밀한 곳을 휘젖고 다니는 나의 능숙한 손놀림에 그녀는 허리를 활처럼 휘며 소리를 질러댔다.

"아씨, 한번 잘 생각해 보십시오.
여인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때가 언제라 생각하십니까?"

나는 그녀의 귓가에 살살 입김을 불어 넣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하아~ 그...
글쎄요.
딱히...
하이잉~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바로 사내와 몸을 섞을 때 이옵니다."

"네?"

여인은 안간 힘을 쓰며 마지막 남은 이성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미 머리 끝까지 삼켜버린 욕망에 이내 굴복해 버리고 말았다.

"연모하는 사내의 뜨거운 손길을 느끼며..."

여전히 꽃잎속을 마음대로 휘젖고 다니며 다른 한손을 뻗어 풍만한 가슴을 간지럽히고 꼬집고 쓸어 올렸다.
그녀는 반쯤 넋이 나간 상태로 연신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려댔다.

"하읏! 하아~"

"또 그 사내의 달콤한 입술을 받아 들이고..."

"흐읍!!"

나는 정신이 혼미해져 무방비 상태에 있는 그녀의 색스러운 입술 사이를 재빨리 비집고 들어가 마치 영역표시를 하듯이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훑기 시작했다.
잠시 멈칫하던 그녀의 혓바닥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내 혓바닥을 감싸 안았다.
천천히 서로의 타액을 맛보며 뜨겁게 서로를 빨아 들였다.

"물론, 저는 아씨께서 연모하는 이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제가 그 사내라고 생각하셔야 하옵니다.
그리 하셔야 아씨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을 수 있사옵니다."

'얼씨구, 이거 호색한이 따로 없구만.'

나 자신도 이런 모습이 낯설었다.

섹스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여자를 밝히지는 않았고 또 감언이설을 술술 쏟아내며 이렇게 쉽게 여인을 홀린 적도 없었다.

'대체, 춘화첩 너 정체가 뭐냐?'

============================ 작품 후기 ============================

그러게요.
이 춘화첩의 정체가 뭘까요?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이랑 선작 누르시고 짧아도 좋으니 코멘트를 꼭 남겨 주세여.
다른 작품들에는 코멘트가 많이 달리는것 같던데 어째서 제 작품에는 코멘트가...
제게 힘을 주시어요.

ㅜㅜ

< -- 9 회: 비밀의 화원(畵院) -- >

"아씨, 아주 잘 하고 계십니다."

"하아~하아~나으리..."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사내의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 들이셔야 합니다."

꼿꼿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내 분신을 한껏 젖어있는 그녀의 꽃잎 안으로 쑤욱~ 밀고 들어갔다.

"아아~~악!!! 하으~"

"부끄러워 하지말고 마음껏 느끼고 또 몸이 느끼는 대로 움직이십시오."

허리를 들썩이며 반쯤 풀린 눈으로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섹스라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느라 여인들의 모습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그저

'내가 이렇게 해주니까 아주 좋아서 넘어 가더라.'

 또는

'여자는 이곳을 자극해 주면 정신이 나가 버리더라.'

는 식으로 오로지 내 경험에 비추어 모든 여인들이 다 그럴거라고 치부해 버리고는 여인의 반응을 제대로 살피려 하지않고 마치 메뉴얼에 따라 움직이듯 그렇게 내 마음대로 내 공식에 따라 여인을 다뤘었다.

내 손길이 스칠 때마다 마치 감전된듯 몸을 파르르 떨며 몸을 이리저리 비틀고 조그만 숨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듯 뜨겁게 반응하며 나를 끌어 안는 그녀의 모습이 야하거나 천박해 보이기 보다는 이제 막 만개하려는 꽃봉우리가 화려하게 몸부림을 치는 것처럼 아름다워 보였다.

지금까지는 내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반응해 오는 여자들을 그저 '밝히는 여자'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여인이 지금 그걸 뒤집어 버렸다.

요즘도 간혹 파격적인 정사씬 때문에 화제가 된 영화를 두고 외설인가 예술인가 갑론을박 논쟁을 펼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때마다 생각했었다. '예술은 개뿔! 그냥 좀 더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흥행시키고 싶어 그러는 거지.'

그러다가 그 영화가 유명한 영화제에서 상이라도 받는 날엔

'내가 예술을 잘 이해 못하나보다.'

라고 결론 내렸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섹스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내멋대로 움직이고 내멋대로 혼자 느끼지 않기 위해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욕망을 최대한 진정 시키며 다시 그녀의 은밀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녀와 함께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되었을 때 비로소 여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저 어떻게든 저 여인을 꼬드겨 내 밑에 누워 다리를 벌리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지만 한없이 해맑은 얼굴로 말 잘듣는 아이처럼 내말 하나하나에 열심히 움직이는 그녀를 보고 있으니 진심으로 보고 싶어졌다.
저 여인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오롯이 이 두 눈속에 담고 싶어졌다.

"하윽! 하아~ 하아~ 나...
나으리..."

점점 더 속도를 높여가며 공략하자 그녀가 상반신을 일으켜 땀에 젖은 내 몸뚱이를 꼭 끌어 안고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넓은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그녀를 살짝 떼어 낸 후 커다란 두 손으로 발갛게 달아 올라 달뜬 숨을 내쉬고 있는 여인의 작은 얼굴을 감싸 쥐었다.

아름다웠다.
이대로 꼭 끌어안고 영원히 놔주고 싶지 않을 만큼 정말 미치도록 아름다웠다.

"바로 이 겁니다.
지금 아씨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지 모르실 겁니다."

가짓이 아니었다.
진심이었다.

"하아~하아~정말...
이십니까?"

여인은 수줍게 홍조를 띄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아, 이를 어쩌면 좋아? 꿈속에서 내 이상형을 만나다니.
거기다가 유부녀라니...'

할 수만 있다면 이 꿈에서 영원히 이 여인과 함께 하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하아~나으리."

꾹꾹 참아내던 이성이 그녀의 환한 미소 한방에 다시 무너져 내렸다.

나는 그녀의 도톰한 입술을 미친듯이 탐닉하기 시작했다.

"하아~아씨..
아씨..."

뜨거워진 윗 입술을 살짝 깨물고 앞으로 쭈욱 빨아 당겼다가 아랫입술을 다시 거칠게 빨아 들였다.

"으읍!!"

그녀를 갖고 싶다는 욕망이 허락도 없이 내 몸을 마음대로 조정하고 있었다.

나는 뜨겁게 키스를 퍼부으며 그녀의 몸을 꼭 끌어안고 일어서서 벽쪽으로 몰아 부쳤다.
미끈한 두 다리를 내 허리에 감은 후 그녀의 희고 가녀린 목덜미를 타고 내려와 풍만한 가슴을 입안에 가득 머금고 유린하기 시작했다.

"하아~하아~아 어쩌면..
어쩌면 좋아..."

아찔하게 밀려드는 쾌감에 몸을 떨던 여인은 고개를 크게 뒤로 젖히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었다.

"아아~ 하아~아씨..."

언제 깨어버릴지 모르는 이 꿈속에서 단 1분1초라도 그녀를 더 느끼고 싶었다.
할수만 있다면 이 여인을 이 춘화첩 속에서 꺼내어 영원히 곁에 두고 싶었다.

그토록 찾아 해매던 이상형의 여인을 꿈 속에서 만나다니...
하늘도 무심하시지.

여인의 애를 태우며 무성한 수풀 주변을 살살 비벼대던 단단한 물건을 한껏 달아올라 있는 그녀의 안으로 집어 넣었다.
그리고 거칠게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아악!!

아~나으리...
죽을것...
같...
사옵...
니다..."

"헉헉!! 아씨, 혹시...
헉헉!! 존함을 여쭈어 봐도..."

이런 상황에서 이름을 묻는 다는 것이 정말 생뚱맞았지만 그녀의 이름만이라도 기억하고 싶어 용기를 냈다.

"흐억!! 소..
소녀...
하아~ 계가 섬월이라..
하옵..
니다."

'계가 섬월? 계섬월? 근데 이거 웬지 낯익은 이름인데...'

나는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다시 절정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하아~하응~아, 나..
나으리의 존함...
은..."

"헉헉!! 제 이름은..."

"강지훈! 야 강지훈! 너 임마, 니가 한 게 뭐가 있다고 탈진이야 탈진이? 어딨어? 아직 10시도 안됐는데 벌써 자는 거냐?"

'아, 씨~ 삼촌은 꼭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훼방을 놓는다니까.'

그때 방문을 벌컥 열고 삼촌이 고개를 쏘옥 내밀었다.

"너 어젯밤에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탈진해서 응급실까지 갔냐?"

"그러는 삼촌은? 삼촌은 혜영이 누나랑 뭐했는데 외박을 다 하셨어?"

나는 침대맡에 뒹구는 춘화책을 얼른 이불 안으로 집어 넣으며 말했다.

"흠흠, 뭐 하긴 뭐...
임마.
암튼 너땜에 나만 욕을 한바가지 얻어 먹었잖아.
조카 힘들게 막 부려 먹어서 병원신세까지 지게 만들었다고."

생각지 못한 나의 반격에 삼촌이 한발 뒤로 물러섰다.

아무래도 고모한테 한소리 들은 모양이다.
안봐도 비디오다.

"어라? 근데 너 꼴이 왜 그래?"

삼촌이 급하게 뛰어 들어와 나를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뭐야, 온 몸이 땀에 흥건히 젖었잖아? 식은땀까지 흘리고..."

커다란 손이 내 이마에 얹어졌다.

"열은 없는것 같은데.
너 아무래도 기가 많이 허해졌나 보다.
형한테 연락해서 보약 한재 지어 보내 달라고 해야겠다."

삼촌은 턱밑까지 이불을 끌어 올려 덮어 주었다.

"무쇠도 씹어먹을 나이에...
짜식 비실비실 하기는.
당분간 안나와도 되니까 집에서 푹 쉬어."

"정말 그래도 돼?"

"그래 임마, 좋다고 또 쓸데없이 싸돌아 다니면서 술이나 퍼 마시지 말고!"

"알았어, 그럼 알바비는 어떻게 해?"

"으이그, 조카가 아니라 상전을 모시고 산다 상전을.
용돈 준다 셈치고 처음에 말했던 대로 줄테니 걱정마 임마."

'야호! 신난다.
춘화첩 덕분에 공돈 생기게 생겼네.
히히.'

삼촌이 나가고 땀에 젖은 몸을 씻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계섬월 계섬월이라고 했지? 근데 어디서 많이 들어온 이름 같은데...
계섬월.'

수줍게 미소짓던 그녀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눈과 오똑한 콧날, 작고 도톰한 입술, 그리고 싱그러운 햇과일 같은 탐스러운 젖가슴과 탄력있는 엉덩이까지...
갑자기 심장이 요동쳤다.

"강지훈! 너 지금 뭐 하는 짓이냐? 꿈속에서 만난 여자를 마음에 품다니...
정신 차리자!"

나는 꿈에서 깨고 싶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리고 홀딱 벗은 몸으로 거울 앞에 서서 미스터 코리아에 출전한 남자들처럼 팔을 들어 알통이 나오도록 이리저리 포즈를 취해 봤다.

'어라, 이게 뭐야?"

등쪽에 선명하게 나 있는 것은 방금전 그 꿈속의 여인이 남긴 손톱자국이었다.

"뭐....
뭐야 이거."

나는 재빨리 샤워를 하고 나와 침대에 앉아 춘화첩을 꺼내 들었다.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 현실에까지 이어진다는 건가?'

아무리 살펴보고 또 살펴봐도 이 춘화첩의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 작품 후기 ============================

자, 이쯤에서 눈치 빠르신 분들은 춘화첩 속의 여인들이 그저 지나가는 꿈속의 여인들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아직 눈치 못채셨다구요? 그럼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 주세요.
춘화첩에 담긴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질 예정이랍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추천 누르시는 거 잊지 마세요.

*^^*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투데이베스트 로맨스 부분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네요.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도 더 재미있게 더 맛깔나게 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ifo님, dhgkdldy2님, 견공님 코멘트 달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동의 눈물이...
ㅜㅜ

< -- 10 회: 작화(作畵) -- >

"지훈아, 나 지금 신라대병원 장례식장에 간다.
새벽에 들어올 것 같으니까 먼저 자.
요즘 왜 이리 부고가 많이 들리는 거야.
에효."

"어, 알았어.
다녀와요."

삼촌이 현관문을 열고 사라지자 나는 얼른 춘화첩을 꺼내 들었다.

'그래 좋아, 그럼 한번 시험해 볼까?'

나는 방금전 계섬월이라는 여인과의 섹스 장면이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는 춘화를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이메일로 전송했다.

"작화(作畵)라 했겠다? 내가 그리지는 못하지만 만들 수는 있지.
후후."

그리고 방문 앞에 서서 내 방이 잘 보이게 찍은 다음 잘 생긴 내 얼굴을 춘화에 그려져 있는 각도에 맞춰 찍어 마찬가지로 이메일로 보냈다.

컴퓨터를 켜고 앉아 포토샵 프로그램을 열고 춘화속에서 뒹굴고 있는 남녀를 대충 누끼를 따서 내 방 사진에 있는 침대 위로 옮기고 마지막으로 내 얼굴을 따서 이화원이라 불리웠던 그의 얼굴에 붙였다.

"최첨단을 달리는 시대인데 못할 일이 뭐가 있겠어? 안되면 되게 만들어야지.
그럼."

정교하진 않지만 합성된 사진이 꽤 만족스러웠다.

한참 개인 홈피를 꾸미는 게 유행일 때 뽀샵의 달인인 친구 창수에게 간단한 작업이 가능할 정도로 포토샵을 배워놓길 참 잘 했다고 생각했다.

프린트 한 사진을 오려서 작화(作畵)라고 쓰여 있는 빈 페이지에 딱풀로 붙였다.

소중한 우리 유산에 이런 짓을 했다고 나중에 삼촌한테 된통 혼이 날지도 모르지만 이 춘화첩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내 자신을 타일렀다.

"후우~ 다 됐다.
이제 잠만 자면 다 되는 건가?"

침대에 누워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뒹굴 거렸다.

"에이 씨, 궁금해 죽겠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잠이 안오는 거야?"

이미 한번 잠이 들었다가 깬 후라 그런지 잠을 자려고 하면 할수록 두 눈이 말똘말똥해져서 쉽게 잠이 올것 같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맥주캔이라도 하나 마셔야겠다 생각하고 주방에 가서 냉장고를 뒤져보고 다용도실까지 훑어 봤지만 코빼기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제서야 엊그제 내가 모조리 마셔 버린 후에 채워 놓질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짜증나.
참나 도와주질 않네 그냥."

편의점으로 향할까 고민고민하다가 고모가 생선 요리를 할 때 쓴다고 냉장고 한켠에 넣어둔 마시다 만 소주가 눈에 띄었다.
맥주나 양주는 어느 정도 자신있었지만 유난히 소주에 약한 나는 반쯤 남아있는 소주병를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예상대로 김빠진 소주 반병을 마신 나는 금방 곯아 떨어져 버렸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긋한 꽃내음에 눈을 떴다.

그리고 팔꿈치에 닿은 말캉말캉한 느낌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오 마이 갓! 정말 성공한건가?'

혹시 잘못 본 것은 아닌지 두 눈을 비비고 볼까지 꼬집었다.

내 방 내 침대 위에 그렇게 오매불망 하던 그 여인, 섬계월이 나와 섹스를 나누던 그 상태 그대로 그러니까 하얀 버선에 적삼만 걸친 채로 내 옆에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오,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이여 감사합니다.'

나는 얼른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잠들어 있는 그녀의 모습을 쭈욱 스캔하기 시작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눈과 오똑한 콧날, 작고 도톰한 입술, 그리고 싱그러운 햇과일 같은 탐스러운 젖가슴과 탄력있는 엉덩이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그대로였다.

아이처럼 잠들어 있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녀의 조그만 이마를 만지작 거렸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에게 잠들기 전 굿나잇 키스를 하듯이 그렇게 살짝 입을 맞췄다.

그러자 곧게 뻗어 내린 길다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그녀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나으리?"

그녀는 이상하다는듯이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온데 이 곳은...
대체....
어디입니까?"

그녀는 놀란 토끼눈을 뜨고 내 방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행색은 또..."

작고 길다란 손을 뻗어 내 턱과 머리카락을 신기한듯 쓰다듬었다.
상투도 없고 수염도 없는데다가 트레이닝복 차림인 내가 무척 신기해 보였나 보다.

"놀라지 마세요.
이 곳은 내 방입니다."

"네?"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계섬월 당신과 내가 사는 시대가 좀 달라요."

"나으리 말투가..."

"맞아요.
이 시대에 쓰는 말투랍니다."

"하오면 아까 포...
즈인가 하는 그 말이..."

'이런, 예쁘기만 한줄 알았는데 똑똑하기까지 하군.'

"네, 그래요.
이 시대 사람들이 쓰는 말이죠."

그녀는 몸을 일으키며 신기한 눈으로 침대를 바라보더니 엉덩이를 크게 들썩 거렸다.

출렁 거리는 침대의 쿠션이 좋았는지 아이처럼 몇번 더 들썩 거리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세계가 너무 신기해서 정신이 팔렸는지 자신이 적삼과 버선 차림이라는 것도 알아 차리지 못하고 방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책상과 의자 그리고 컴퓨와 프린터를 손으로 만져 보고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한 손으로 쓰윽 훑으며 지나갔다.

"허면 소녀는 어찌 지금 이 곳에 있는 것입니까?"

"아~ 그러니까 내가 데려온 거예요.
당신을 이 곳으로."

미친듯이 꿈틀대는 본능을 꾹꾹 누르며 겨우 대답했다.

"그렇다면 나으리께서 이제 제 주인이시군요."

"아니 뭐 주인이라기 보다는...
내 이름은 강지훈이에요."

"강지훈? 아까 금산댁이 이화원이라 부르지 않았었나요?"

"맞아요.
그러니까 그게 설명하기 좀 복잡한데 아까는 이화원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강지훈이에요."

"계섬월, 계섬월이라 했죠, 당신 이름이."

"네, 그러하옵니다."

"그렇다면 올 해 나이가."

"방년 열아홉이옵니다."

'나보다 다섯살이나 어리잖아? 어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열아홉이면 이 시대에서는 겨우 고3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을 가 평생 그 사람을 따르며 살다가 귀신이 되어서도 그 집안 사람이 되어야 했다는 그 시대 여인들의 삶이 새삼 안타까웠다.

"내 나이는 스물네살이니까 그럼 이제부터 편하게 섬월이라고 아니 어감이 좀 그러니까 월이라고 부를게."

'그래 어차피 꿈속이고 게다가 지금 내 방인데 편한대로 하는 게 낫지.'

"서방님께서 편하실대로 하시지요."

그녀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어쭈 뭐야, 이 여자도 이제 서방님이라고 부르네?'

"그렇게 부르지 말고 지훈씨 아니면 지훈오라버니라고 불러."

"지...
지훈...
오라버니!"

그녀는 수줍은듯 작은 손을 입으로 가져가며 몸을 베베 꼬았다.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에 이성이 점점 흐릿해져 가는 걸 느꼈다.

이미 내 물건은 부풀대로 부풀어 버렸고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세포 하나하나가 조금전에 그녀와 나누었던 격렬한 몸짓을 기억해 내고 긴장하고 있었다.

그녀가 걸을 때마다 출렁거리는 젖가슴이 나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에그머니나, 이게 무슨."

나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그녀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한손으로 가슴을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 은밀한 부분을 가렸다.

'그래, 이 여자야.
당신이 아까부터 그렇게 홀딱 벗은 모습으로 내 눈앞을 왔다갔다 하는데 내가 지금 정신을 차릴 수 있겠냐고? 에라, 모르겠다.
이러다 또 꿈에서 깨기라도 하는 날엔 말짱 도루묵이니까 얼른 시작하자.'

그녀를 뜨겁게 끌어 안고 한참 전부터 나를 유혹하고 있는 색스러운 도톰한 입술을 집어 삼켰다.

"하읍!! 서...
서방님."

============================ 작품 후기 ============================

와우~지훈이 춘화첩의 기능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는군요.

^^

견공님, 이런 춘화첩이 정말 존재한다면 아마 불티나게 팔리겠죠?

버섯티파니님, 네 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응원 부탁드려요.

카모카베님, 와우! 정말 눈치가 빠르시군요.
사실 이 소설의 부제가 新구운몽이랍니다.
그러니까 지훈은 성진의 환생이고 춘화첩과 관련된 여인들은 팔선녀인 셈이죠.
근데 독자 여러분의 풍부한 상상력을 방해할까 두려워 빼버렸지요.
등장인물들만 가져왔구요.
나머지는 모두 제 상상력에 의해 쓰여진 거랍니다.

< -- 11 회: 작화(作畵) -- >

향긋한 꽃내음이 뜨거운 숨결과 함께 내 입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하아~월아!"

소금과 말린 꽃잎으로 양치를 할 생각을 하다니 다시 한번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하면서 말캉한 혓바닥을 거칠게 말아 당겼다.
서로의 타액을 섞으며 빨아 들이는 소리가 귓가를 어지럽혔다.

그녀에게서 입술을 떼지 않은 채로 내 한손이 그녀의 매끈한 등을 천천히 쓸어 내려 잘록한 허리를 지나 탄력있는 엉덩이가 만들어 내고 있는 커다란 협곡을 침범했다.

"하읏!"

뜨거운 손길에 반응하며 그녀가 몸을 떨며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려 내 다리에 감았다.
내 가슴에 맞닿으며 비벼대는 물컹한 가슴과 유두의 느낌이 너무 야릇해서 금방이라도 절정에 닿아버릴 것만 같았다.

이런 내 반응을 느꼈는지 그녀는 자꾸만 풍만한 가슴을 위아래로 움직여 마찰시키며 나를 자극해 왔다.

그녀의 유두가 내 유두와 맞닿으며 비벼대자 짜릿한 전율이 온 몸으로 퍼져 나갔다.

'이런, 여우같으니라구.
흐흐.'

내 입술이 살짝 벌어진 적삼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그녀의 쇄골을 머금고 매력적인 가슴골을 쓰윽 훑고 내려가다가 단단해진 그녀의 유두를 이로 살짝 깨물었다.

"하앙~!"

흥분으로 인해 자꾸 몸을 베베 꼬고 있는 그녀를 침대 위에 걸터앉게 한 후 무릎을 꿇고 앉아 매끈한 두 다리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길다란 혓바닥이 무성한 수풀 주위를 간지럽히자 이내 말간 애액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그것을 할짝 거리고 빨아 들이다가 수줍게 숨어있는 그녀의 진주를 향해 쑤욱~ 밀고 들어갔다.

"하윽!!

하아~아~서..
서방님."

"어허, 오라버니라고 부르라니까."

"하으~오...
오라..
아~버니."

더욱더 깊숙히 파고들어 부드러운 속살을 유린하고 다니자 그녀는 허리를 들썩이며 연신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리더니 상체를 크게 뒤로 젖히며 두 팔을 뒤로 뻗어 침대 위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아흥~오..
오라버니...
더 이상은...
넣어..
줘요."

'얼씨구? 벌써 달아오른 거야? 내 립서비스가 마음에 들었나 보네.
좋아 그럼 본게임에 들어가 보실까?'

나는 몸을 일으키며 그녀의 두 다리를 그대로 들어 올려 어서 빨리 들어오라고 아우성치고 있는 그녀의 은밀한 곳을 향해 빳빳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는 내 분신을 힘껏 밀고 들어갔다.

"아악!!!"

고통때문인지 쾌감때문인지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나는 반사적으로 한 손을 뻗어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

"하읍!

으읍!"

'아, 조용히 좀 하라고 이 여자야! 꼬장꼬장한 옆집 할배가 듣기라도 하는 날엔 득달같이 달려와 무지막지하게 벨을 눌러대며 난리를 칠 거라구.'

지은지 10년이 훨씬 넘은 이 아파트는 방음이 엉망이다.
아니, 방음이라는 게 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작년에 신혼부부가 우리 윗집으로 이사를 왔었는데 어찌나 밤마다 격정적으로 떡방아를 찧어 대는지 침대가 '삐걱삐걱' 거리는 소리와 가끔씩 아주 작게 들리는 신음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욕실은 더 했다.
언젠가 한밤중에 화장실이 급해 볼 일을 보고 있는데 어찌나 덜그덩덜그덩 소란 스럽고 또 신음소리는 크게 들리는지 마치 포르노를 보다가 엄마한테 들켜 얼른 노트북을 덮고 이어폰으로 오디오만 듣고 있는 것 같았다.
낡은 배관을 타고 그 소리가 그대로 내려왔기 때문이었다.
이 아파트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욕실에서 섹스를 하는 과오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그 부부를 만나기라도 하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르고 어디에다가 시선을 둬야할지 몰라 뻘쭘하곤 했었다.
특히 부인을 만났을 땐 야릇한 신음소리와 비음섞인 밀어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떠올라 나도 모르게 물건이 곧추서곤 했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일년도 되지 않아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우리 옆집에는 노부부가 중학생 손자를 키우고 계시는데 그 할아버지 성격이 워낙 까탈스러운 데다가 예민해서 새벽에 부시럭 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당장 뛰어와 벨을 눌러댔다.
나이가 들면 청각만 더 발달을 하는 건지 정말 신기할 정도다.
게다가 잠까지 없으셔서 밤부터 새벽까지는 발꿈치를 들고 다녀야 하니 신경쇠약이 걸리고도 남을 일이다.

제발 다른 데로 이사를 가자고 삼촌을 조르고 졸랐지만 이 자린고비 삼촌은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아 대체 아파트를 어떻게 지었길래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모르긴 몰라도 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업자가 입주민들한테 공지한 그 자재들을 쓰지않고 어디서 헐값에 들여온 자재들로 지어 놓고 그 차액을 홀라당 해먹은 것이 분명하다.

이놈의 부실공사는 언제쯤이면 근절될 수 있을런지.

"하아~오라버니, 왜 이러셔요?"

"어? 아..
미..
미안."

그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아 맞다, 여긴 꿈속이지? 그러니까 그 할배 신경쓸 필요도 없는데 잠깐 헷갈렸넹.
헤헤.'

나는 꼬장꼬장한 얼굴로 잔소리를 해대시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털어 버리려 고개를 흔들고는 다시금 그녀의 깊숙한 곳으로 질주를 시작했다.

"아악!!!"

"헉헉헉!!!"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우리는 곧 정신이 혼미해지는 절정에 치달았다.

"하아~하아~"

나는 얼굴이 상기된 채로 여전히 달뜬 숨을 내쉬고 있는 그녀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

'아 맞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

갑자기 자신의 가장 아름다웠던 모습을 화폭에 담고 싶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찰칵칼칵!'

"에그머니, 이게 대체 무엇이랍니까?"

내가 핸드폰을 가까이 들이대고 카메라의 버튼를 눌러대자 그녀가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놀라지 말고 잠시만, 잠시만 그대로 있어봐."

몇번 더 버튼을 누른 후 나는 핸드폰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자아, 봐봐.
월이 니가 지금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핸드폰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신기한듯 바라보았다.

"이..
이게..
정령 소녀이옵니까?"

"응."

"정말 정말 신기하옵니다.
어떻게 이리 작은 물건이 그리도 빨리 제 모습을 그려 낸다는 말입니까? 이것이 이 시대의 화원입니까?"

"에~이건 그림이 아니고 사진이라고 불러."

"사진이요?"

"한자로는 베낄 사(寫 ) 참 진(眞), 그러니까 실물의 모양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낸다는 뜻이지.
여기 들어 있는 사진을 인화하면 저렇게 액자에 넣어서 걸어둘 수도 있어."

나는 벽에 걸려있는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가리켰다.

"와아~정말 대단하옵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아이처럼 눈을 꿈벅이는 그녀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벌어진 그녀의 다리 사이로 희멀건 정액이 흘러 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에구 이런!'

나는 얼른 책상 위에 있던 티슈를 들고 와 몇장 꺼내어 그녀의 사타구니를 닦아주기 시작했다.

"하아~오..
오라버니.
이것은 또 무엇입니까?"

슥슥 닦아내는 느낌이 짜릿했는지 그녀는 엷은 신음소리를 흘러내며 몸을 비틀었다.

"이건 무언가를 닦아내는 데 사용하는 거야.
티슈, 그러니까 화장지라고 부르지."

"행주나 걸레를 말씀 하시는 것이옵니까?"

"어, 그렇다고 할 수 있지."

내 방으로 불러온 것까진 좋았는데 그녀에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것저것 설명해 주려니 좀 피곤했다.

"아 안되겠다, 잘 안닦이네.
씻어야 겠어."

나는 그녀에게 갈아입힐 옷을 준비하고 방문을 열었다.

거실을 지날 때에도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이것은 무엇입니까? 저것은 무엇입니까? 묻는 통에 살짝 짜증이 난 나는 얼른 그녀의 팔을 잡아끌어 욕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이옵니까?"

그녀는 비데를 신기하게 바라보더니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보기 시작했다.

'지이잉~촤아악!'

"아무거나 만지지 마!"

'으이그.
내가 못살아.
호기심은 왜 또 이렇게 많은 거야?'

"소...
송구하옵니다."

비데에 일격을 당해 얼굴이 흠뻑 젖어있는 그녀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이건 말이야.
여기 이렇게 않아서 볼 일을 보는 물건이야."

나는 비데에 앉으며 그녀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네, 이 작은 것이 뒷간이라는 말씀이옵니까?"

"응, 맞아.
자, 이리 와 좀 씻자."

"에그머니나!"

"아 왜 또?"

"망측하게시리 뒷간 옆에서 몸을 씻다니오."

'에효~산 너머 산이네.'

============================ 작품 후기 ============================

그러게 왜 데려와서 이 고생일까요?

^^

엡제이님, 글쎄요.
열씨미 고민중이랍니다.

견공님, 오~그것도 좋은 생각인데요.

< -- 12 회: 작화(作畵) -- >

"그러니까, 이건 그 시대 뒷간처럼 냄새가 나거나...
에이 안되겠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라고 직접 보여 주는 것이 나을것 같아 나는 화장지를 몇칸 뜯어 변기 안에 집어 넣고 레버를 내렸다.

'쏴아악~!'

"에그머니나, 방금 그 화장지라는 것이 어디로 사라진 것이옵니까?"

"봤지? 이 밑으로 빨려 내려가 저 밑에 있는 탱크에 그러니까 오물을 저장해 두는 곳에 쌓이는 거야.
그 시대의 뒷간처럼 냄새나고 더럽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하오면 이 시대 사람들은 모두 이 작은 뒷간 옆에서 몸을 씻는 것이옵니까?"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빛내며 말했다.

"응.
자 어서 이리 와봐."

욕조에 물을 받아 씻게 할 것인지 샤워기로 대충 씻길 것인지 잠시 고민하던 나는 후자를 택했다.
어차피 꿈속이니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적삼을 벗기고 욕조 안에 들어가게 한 후 샤워기에 물을 틀었다.

"앗 차가워!"

"이런, 미안.
잠시만."

나는 얼른 샤워헤드에 손을 갖다대어 물의 온도를 알맞게 맞춘 후 다시 그녀의 몸에 갖다 대었다.

'쏴아아~!'

"이것은..."

"쉿! 오늘은 여기까지! 일단 좀 씻고 얘기하자."

또 무언가를 물으려는 그녀를 멈춰 세웠다.

"소...
송구하옵니다."

그녀는 내 미간이 살짝 구겨져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얼굴을 붉히며 미안해 했다.

"아니, 뭐 그럴것까진 없고...
천천히 하나하나 알려줄테니 조금만 기다려줘."

"알겠사옵니다."

나는 목욕타올에 바디워시를 묻혀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를 구석구석 닦아내기 시작했다.

"아흐...
으흐..."

팔을 들고 겨드랑이를 닦기 시작하자 그녀는 간지러운지 어깨를 들썩이며 몸을 꼬았다.

"오...
오라버니...
가...
간지럽사옵니다."

"조금만 참아.
거의 다 됐어."

샤워기를 당겨 그녀의 몸에 묻어 있는 하얀 거품을 씻내기 시작했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매끄러운 살결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했다.

'누군가의 몸을 씻겨 준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로구나?'

어릴적 갑자기 뇌졸증으로 쓰러지신 후 치매증세를 보이시던 할머니를 정성스럽게 씻겨 주시던 어머니를 보며 힘들고 귀찮으실텐데 어떻게 저렇게 싫은 내색 한번 안하시고 일주일에 몇번씩 반복하실 수 있는지 신기해 했었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아무리 매혹적인 여인의 몸을 마음껏 만질 수 있다해도 나라면 어머니처럼 그렇게 매번 해주기는 힘들것 같다.
듣기좋은 꽃노래도 하루이틀이라고 했질 않은가? 새삼 어머님이 존경스러워졌다.

한손으로 샤워기를 들고 비눗기를 닦아내기 위해 그녀의 몸을 쉴새없이 쓸어 내렸다.
미끄덩하게 만져지는 느낌이 너무 야릇해 어느새 내 분신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으~ 안돼.'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욕실에서의 섹스는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적어도 이 아파트에 사는 동안은 말이다.

"하아~ 아흣!"

온몸을 훑어 내리는 나의 손길에 그녀도 흥분이 되는지 야릇한 신음소리를 흘리며 몸을 비틀었다.

나는 눈을 감고 침을 꿀꺽 한번 삼키며 마음을 진정시킨 후 목욕타올을 그녀의 몸에 둘러 구석구석 닦아 주었다.

"잠깐만."

그리고 수건걸이에 걸어두었던 흰색 반팔 티셔츠와 사각 트렁크 팬티를 그녀에게 입히기 시작했다.

내가 서울에 올라와서 지금까지 쭈욱~ 여자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던 우리집에 여자 속옷이 있을리 만무하니 급한대로 어쩔수 없이 내 것을 입힌 것이다.

하지만 모델 뺨치는 몸매를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는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

한동안 여성용 사각 트렁크 팬티가 불티나게 잘 팔려나간 적이 있었는데 이 모습 그대로 지금 당장 그 속옷모델을 한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올~좋아.
아주 좋아.'

"다 됐어.
이제 거기서 나와.
나도 좀 씻어야 겠어."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뿌듯하게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샤워를 하기위해 옷을 벗기 시작했다.

'쏴아아~!'

"에그머니나."

"뭐...
뭐야?"

이런, 그 새를 참지 못하고 호기심이 강해도 너무 강한 그녀가 욕조 위에 있는 수전에 손을 대는 바람에 벽에 고정시켜 놓았던 샤워헤드에서 물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아 놔~ 기껏 뽀송뽀송하게 입혀 놨드니 이게 뭐야? 너 대체 왜 이러니?'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넋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물에 젖은 티셔츠가 몸에 딱 달라붙는 바람에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 라인이 여실히 드러났다.

"흐억!"

볼록 솟은 두개의 젖무덤 위로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젖꼭지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는 것을 목격하자 그만 내 이성도 물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져 내려 버렸다.

'아 정말 미치겠다 이 여자.
욕실은 피하고 싶었는데.'

사각팬티 차림으로 욕조 안으로 뛰어 들어 그녀를 뜨겁게 끌어 안았다.

곧바로, 어서 와서 맛보라며 유혹하던 풍만한 가슴을 입안 가득 배어 물고는 미친듯이 혓바닥을 움직였다.

"하아~오...
오라버니."

뜨거운 내 입술의 움직임에 몸이 달아 오른 그녀가 달뜬 숨을 내쉬며 나를 끌어 안았다.

티셔츠 위에서 열심히 혀를 움직이던 나는 이내 그녀의 두팔을 들어 올리고 그것을 벗겨내 던지고는 그녀의 가녀린 목덜미를 잡아 먹을듯이 삼키며 벽으로 몰아 부쳤다.

"하응~ 하아~"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에 금새 하얗게 수증기가 피어 올라 우리를 감싸자 마치 그녀와 구름 속에서 끌어 안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나는 촉촉하게 젖어있는 색스러운 입술을 마음껏 맛보며 매끈한 그녀의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려 내 허리에 감고는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내 분신을 그녀의 무성한 수풀에 비벼대기 시작했다.

"하앙~하아~ 오...
오라버니..
아~어떡해..."

저릿저릿한 쾌감에 몸을 떨며 그녀가 허리를 크게 들썩였다.

나는 허리에 감겨 있는 매끈한 허벅지를 꽉 잡고 뜨거운 액체가 흘러 내리고 있는 그녀의 안으로 질주를 시작했다.

'철퍽철퍽!!'

"아악~~~!!"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와 함께 부드러운 살결이 맞닿아 부딪치며 만들어 내는 소리가 어우러져 더욱더 야릇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헉헉...
헉헉!!"

'딩동딩동'

'딩동딩동'

시끄러운 벨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뭐...
뭐야? 이 소리는?"

"이것봐, 강교수!! 강교수!!"

'오 마이 갓!'

이 목소리는 분명 내가 귀신보다 더 무서워하는 옆집 할아버지의 것이였다.

결정적일 때 꿈에서 깨어났다는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현관문으로 뛰어 나갔다.

'찰칵'

"아..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무슨 일이세요?"

"강교수 안에 있나?"

"네? 왜 그러시는데요?"

나는 영문을 몰라 할아버지를 쳐다 보았다.

"허긴, 일을 치르느라 정신이 없으셔서 못나오시겠지."

"네? 그게 무슨."

"내가 장가 못간 노총각이라 웬만하면 모르는척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한참 예민한 시기인 우리 손주 녀석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
그 집 욕실이랑 우리 욕실이 붙어 있는 거 다 알면서...
그것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사람이 조카가 함께 사는 집에 한밤중에 여자를 끌어들여 욕실에서 그 짓을 하다니...
강교수 그렇게 안봤는데 말야."

'뭐...
뭐야? 방금 월이랑 내가 욕실에서 했던 섹스를 말하는 거야? 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너무 당황스러워서 나는 어찌해야할지 몰라 아무 말도 못하고 서 있었다.

"학생한테 그러는 것 같아 미안한데, 강교수한테 꼭 좀 전해줘.
그렇게 급하면 얼른 장가를 가라고 말이야."

한바탕 정신없이 쏘아대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자 나는 얼른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아직 가시지 않은 수증기와 함께 물에 흠뻑 젖은 티셔츠와 사각팬티가 욕조 안에 남아 있었다.

'아 놔~ 이게 대체 무슨 조화야?'

============================ 작품 후기 ============================

정말 신기하군요.

*^^*

< -- 13 회: 열녀(烈女) -- >

'잠깐잠깐, 정리를 좀 해보자.
그러니까 作畵(작화)라고 쓰여있는 페이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붙이면 그 장소에 내가 원하는 여자랑 함께 할 수 있다는 거지? 가만, 그렇다면 꿈속에서 나눴던 섹스가 현실로 이어지는 건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지? 다른 건 다 그대로인데 꿈이 깨는 순간 여자만 사라져 버린다는 건데...'

이 의문의 춘화첩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았지만 여전히 뭔가 잘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아뭏든 아무도 모르는 신비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럼 혹시 춘화속 여인을 현실로 아주 데려올 수 있는 방법도 있는 게 아닐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전래동화에 나오는 우렁각시처럼 밤마다 월이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띠디디딕!'

'철컥!'

"아이고 힘들어라.
이팔청춘도 아니고 이젠 내 몸도 진짜 한물 갔나보다.
예전엔 며칠 밤샘작업을 하고도 끄덕없었는데 잠좀 못잤다고 온 삭신이 쑤시고 아프네."

삼촌이 문을 열고 들어와 주먹으로 어깨를 툭툭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제 오는 거야? 피곤하지?"

"깜짝이야! 너 뭐야? 왜 아직도 안자고 있어?"

"아니 글쎄 옆집 할배가..."

"왜 또 할배가 뭐라 그러셔?"

"아니 그러니까 그게...
옆집 할배가 꿈에 나왔지 뭐야..."

"참나, 너도 참.
꿀 꿈이 없어서 옆집 할아버지 꿈을 다 꾸냐? 암튼 그랬다면 분명 가위에 눌렸겠네.
쯧쯧."

삼촌은 나를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더니 넥타이를 풀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휴우~큰일날 뻔 했네.
근데 옆집 할배가 삼촌한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언급하기라도 하면 어쩌지? 뭐라고 말해야 하지? 그렇다고 춘화첩의 존재에 대해 말 할 수도 없고.
에라 모르겠다.
그냥 딱 잡아떼는 수밖에 없지 뭐.'

다음날 밤, 나는 잠들기 전에 춘화첩을 꺼내 들었다.

내가 포토샵으로 합성해 붙여 놓은 작화(作畵)라는 페이지를 펼쳐놓고 잠들면 어제처럼 월이 내 침대 옆에 누워 수줍게 웃고 있을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자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어라? 이게 뭐...
뭐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내가 대충 포토샵으로 합성해서 딱풀로 붙여 놓았던 그 페이지에 지금껏 보지 못했던 춘화가 떡 하니 그려져 있었던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춘화의 배경이 되는 곳은 내 방이었고 두 남녀가 서로의 은밀한 곳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고 섹스를 하고 있는 곳은 내 침대가 분명했다.

나는 잠도 들기 전에 벌써부터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여 손을 들어 볼을 꼬집어 보았다.

"아얏! 뭐...
뭐지? 그럼 무엇이든 이 빈페이지에 붙여 넣기만 하면 저절로 춘화로 둔갑을 한다는 것인가?'

정말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밤사이 이 춘화첩을 만든 화가가 나타나 우리의 정사장면을 감상하며 그려 넣은 것도 아닐텐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단 말인가?

점점 더 이 춘화첩의 정체가 미궁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단잠에 빠져들었다.

"하아~하아~"

"하응~!! 이..
이라고 하믄 된다요?"

"더...
더 깊숙히..."

숨이 넘어갈것 같이 간드러지는 신음소리에 눈을 떴다.

'뭐 뭐야....
이 소리는? 분명 여인의 신음소리인데?'

주변을 둘러보니 양반집 앞마당 정도 되어 보이는 곳에 내가 서 있었다.

'어라? 이번엔 종이야? 왕에 노승에 화원이더니 이젠 양반집 머슴이란 말야?'

여기저기 기워 입은 허름한 옷에 머리에는 누르스름한 띠를 질끈 매고 있는걸 보니 양반집 머슴살이를 하는 상놈이 분명했다.

'아이고 무거버라.'

그리고 내 등에는 굵은 장작더미가 수북히 쌓여있는 지게가 매어져 있었다.

'아 놔~ 나오라는 월이는 안나오고 이게 무슨 꼴이람?'

내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월이를 떠올리며 잠이 들었는데 하필 머슴이라니 김이 팍 새는 느낌이었다.

"하읏! 하응!"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들리는 저 소리는...
아니 아무리 등따시고 배부른 양반이라지만 백주대낮부터 저러고 있단 말이야?'

나는 힘들게 무거운 지게를 짊어 지고 있는데 언넘은 한가하게 대낮부터 섹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심술이 났다.

'그러보고니 이번엔 내가 주인공이 아닌건가? 훔쳐보는 걸로 만족해야 하는 거야? 쩝!'

춘화첩을 손에 넣은 후로 매일밤 아리따운 여인들과 계속해서 섹스를 해댔더니 이제는 뭐 좀 흥미를 잃은 것도 사실이다.
그냥 내 이상형인 월이만 매일밤 내 곁에 나타나준다면 그걸로 된 거라 생각했다.

"하윽!! 하아~ 좋아...
거기...
거기!!"

'참나, 누군지 모르지만 진짜 밝히는 여자네.
분명히 저 여자 남편도 밤이 무서울 거야.
대낮부터 저리 들이대니 말이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꾸만 귓가를 어지럽히는 여인의 신음소리에 호기심이 동한 나는 그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는 격자문 가까이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가락에 침을 묻혀서 창호지에 구멍을 뚫고 안을 들여다 봤다.

'허거걱!! 저게 대체 뭐하는 짓이래?'

사내와 여인이 아닌 여인 둘이서 무슨 책을 들여다보며 섹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창호지 넘어로 보이는 그 광경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는 바람에 그만 짊어지고 있던 지게에서 장작이 와르르르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와당탕탕!!'

"밖에 누...
누구냐?"

여인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가늘고 높게 울려 퍼졌다.

나는 순간 어찌해야할지 몰라 그냥 주변만 이리저리 살펴볼뿐 발을 뗄 수가 없었다.

'이곳에 생전 처음 와 봤는데 대체 어디로 몸을 숨겨야 하는지 알 수가 있나? 미치겠네."

지게를 어깨에 맨 채로 나는 넋이 나간 상태로 그곳에 서 있었다.

"자..
자네는..."

이 집 마나님으로 보이는 여인이 문을 열고 나를 쭈욱~ 훑어 보았다.

"소...
송구하옵니다.
소인이 그만 칠칠치 못하게 나무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오메, 벌써 와부렀소? 생각보다 일찍 오셨소이."

여인의 위에서 사내 역할을 하고 있던 여자가 얼굴을 빼꼼히 내밀었다.

행색이나 말투를 보아하니 이집 몸종이 분명했다.

"긍게 아씨, 아까침에 지가 말씀드렸자네요.
감나무골 천수 아재헌티 땔감을 주문했응게 곧 올 것이라고요잉."

"아, 그렇구나."

"쩌짝에다가 일단 쌓아노믄 삼놈이 아재가 있다 옮길 것인게."

그 몸종아이는 생각보다 많이 어려 보였다.

아이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것 마냥 뻘쭘하게 서 있던 내 팔을 잡아 당겨 구석에 있는 돌담아래로 데려갔다.

"여그다가 내려 놓으씨요."

나는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아이가 시키는 대로 그 곳에 지게를 내려 놓고 땜감을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오메, 날도 더븐디 겁나게 욕봐부렀구만이라."

아이의 말처럼 살갗이 타들어갈 정도로 햇볕이 내리 쬐고 있는 걸 보니 이곳은 지금 한여름인가 보다.

"여그서 쪼까만 기다리시요잉.
얼른 가서 겁나게 거시기헌 냉수 한사발 갖고 올랑게."

아이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이내 놋그릇 하나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쪼까 드셔보시요잉.
겁나게 거시기 할것잉게."

아이가 건넨 그릇을 들고 물을 들이켰다.
그 아이가 말한 것 처럼 정말로 거시기하게 시원했다.

"고..
고맙소."

"아따, 아재는 워째서 갑자기 존대를 하고 그란다요? 오메, 어쩌끄나? 이 땀 좀 보랑께."

아이는 저고리 소맷자락으로 내 얼굴에 매송글송글 맺혀있는 땀을 닦기 시작했다.

"음마, 어째야쓰까잉."

아이는 반쯤 풀려있는 내 저고리 사이로 손을 집어 넣었다.

"아...
됐소...
아니 됐다."

나는 갑작스러운 아이의 행동에 놀라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아씨라고 불리던 그 여인은 방안에 앉아 우리 두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의 눈으로 관찰하고 있었다.

'뭐야, 지 섹스 파트너가 나한테 관심을 보이니까 질투하는 거야?'

그녀의 뜨거운 눈빛을 느끼며 나는 물그릇을 아이에게 건넸다.

'이제 어쩐다? 보아하니 이 집 머슴은 아닌것 같은데 어디로 나가야 하지? 또 감나무골 어디야?'

어쩔수 없이 나는 지게를 다시 짊어졌다.

"저기 이보게 천수!"

"네? 저 말씀이십니까?"

'그래 이곳에서의 내 이름이 천수라고 했지?'

"잠깐 나 좀 보고 가시게."

============================ 작품 후기 ============================

저 아씨 좀 수상한데요.

ㅎㅎ *^^*

마노잉님, 재미있게 읽고 계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 14 회: 열녀(烈女) -- >

"아따, 뭣허고 그라고 서 있당가요? 시방, 우리 아씨께서 부르고 계시자네요."

아이가 멍하니 마당에 서 있는 나를 툭 밀었다.

"어? 어..."

대체 왜 나를 보자는 건지 영문을 몰라 얼떨떨한 표정으로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꽃분아!"

"예? 아, 오메~ 먼 놈의 날씨가 이라고 덥다냐? 이러다가 살가죽이 다 타 들어가가꼬 뒤져불겄네."

여인이 아이에게 눈짓을 하자 아이는 알겠다는듯 재빨리 내가 벗어놓은 짚신을 품에 넣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여인은 사뿐사뿐 걸어가 내가 엎드려 앉아 있는 곳의 앞에 마주하며 앉았다.

"이보게 천수!"

"네? 네 아씨마님!"

'흐억! 저 저게...'

나는 바닥에 엎드린 채 고개를 살짝 들었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여인은 한쪽은 양반 다리를 하고 다른 한쪽은 무릎을 세워 그 위에 팔을 고정하고 있었는데 들어진 다리 사이로 하얀 허벅지 살이 다 드러나 있는 데다가 방금 전에 일을 치르다가 미쳐 챙겨입지 못했는지 치마 속에는 아무것도 입고있지 않아 그녀의 은밀한 곳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이 여인이 왜 나를 보자고 했는지 눈치를 챘다.

'어쭈, 이 여자 보게.
아까 그 계집아이로는 성이 안차신다 이거지? 레즈비언인줄 알았더니 양성애자인가?'

"그래, 내 듣자하니 지난해에 돌림병이 들어 자네 안사람이 명을 다 하였다지?"

"네? 아 예."

나는 대충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이런, 한참 혈기왕성한 시기에 독수공방을 해야 하다니 자네 사정도 참 딱하게 되었네 그려."

"이 미천한 놈을 생각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올해 몇이라 했지?"

"네?"

"자네 나이가 말일세."

"아, 그러니까 그게..."

몇살이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스물다섯이라 했던가?"

"네? 아 네.
그..
그렀습니다."

"자네 무슨 죄 지었나? 왜 그리 고개를 바닥에 쳐박고 있는 게야? 얼굴을 들고 편히 앉게나."

"하오나.
어찌 저같은 놈이."

'참, 어디서 본건 있어 가지구.
헤헤.'

평소에 사극을 즐겨 본 보람이 있었다.

"어허, 괜찮대두.
어서 고개를 들게."

여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들어 무릎을 꿇고 앉았다.

'허걱!'

고개를 들었더니 이번엔 얇은 적삼 사이로 보이는 탐스러운 젓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키고 말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여인은 그리 나이가 많지 않아 보였고 여인이 앉아 있는 옆으로 춘화첩 한권이 펼쳐져 있었다.

'오호라~ 아까 저 춘화를 보고 몸종 아이한테 그대로 하라 시킨 거였구나.'

자신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나이어린 몸좀에게 그런 짓까지 시키더니 이젠 외간남자까지 유혹하고 있는걸 보니 이 여자는 색마가 분명했다.

"이런, 꽃분이 말대로 온통 땀에 젖었네 그려."

"하아~ 아니...
저.."

여인은 내게로 더욱더 가까이 다가 오더니 손에 쥐고 있던 부채를 펼쳐 내게 부채질을 해 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향긋한 꽃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날이 정말 덥지?"

그녀는 계속해서 부채질을 하며 한손으로 반쯤 풀려있던 내 저고리를 풀었다.

"흐억!! 아..
아씨."

여인의 작고 길다란 손이 탄탄한 내 가슴근육을 쓸어 내리기 시작했다.

그 손길이 너무 뜨거워 나는 저절로 힘이 풀려 무릎을 펴고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뭐...
뭐냐 지금 이 상황은? 나 지금 여자한테 따먹히는 중?'

지금까지는 항상 내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어떻게든 꼬셔 내거나 둘 다 술을 마신 상태에서 눈에 불꽃이 튀어 섹스를 했었다.

근데 여자가 먼저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오고 게다가 나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 있다니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암튼 기분이 좀 묘했다.

"에그머니나, 이게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망측하게시리."

그녀의 손길에 한껏 부풀어오른 내 분신을 여인이 수줍은듯 툭 건드렸다.

'으윽! 이 여자야, 당신이 이렇게 만들어 놓고 지금 뭐라는 거야?'

"아...
아씨!"

'그러믄 그렇지 내가 조연일 리가 없지.
에라 모르겠다.
나 잡아 잡수라고 하는데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지.
만약 현실이라면 이것저것 따져봐야 하겠지만 꿈이니까 뭐.'

나는 여인을 뜨겁게 끌어안고 한손으로 재빠르게 꽁꽁 매어져 있는 치마를 살짝 내리고 그 안에 감춰져 있던 풍만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하악~! 처...
천수 왜 이러는 겐가?"

여인은 엷은 신음소리를 내뱉으며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얼씨구, 이 여자 완전 내숭 백단일세 그려.
지가 먼저 덤벼놓고 왜 이러냐구? 그래, 한참 혈기왕성한 사내를 건드리면 어찌 되는지 내가 제대로 한번 보여주도록 하지.'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술을 주저없이 가르고 들어가 내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음탕한 혓바닥을 꽉 말아 당겼다.

"아읍!! 하아~"

두 사람의 혀가 서로을 끌어안고 미지근한 타액을 흘려대며 쩝쩝대는 소리가 야릇하게 울려 퍼졌다.

뜨겁게 몸이 달아오른 나는 그녀에게 더욱 몸을 밀착 시키고 더욱더 거칠게 입술을 빨아들이며 탐스러운 가슴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하아~ 흐아~"

낮게 흘러 나오는 그녀의 신음소리가 너무 색정적이라 한참 전부터 고개를 들고 있던 내 분신이 빨리 그녀 안으로 넣어 달라며 움찔움찔 거렸다.

나는 그녀의 탐스러운 젖무덤 위를 미친듯이 휘젖고 다니며 살짝 그녀의 몸을 들어 내 허벅지 위에 앉히고는 단단한 분신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하윽!! 하아~이..
이게...
얼마만에...
하아~ 느껴보는....
사내인지...
아흣!"

여인이 활처럼 몸을 휘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마치 다시는 놓아주지 않을것처럼 나를 꼭 끌어 안았다.

'뭐야, 이렇게 젊고 아름다운 마누라를 독수공방 시킨단 말야? 그래서 몸종아이한테 그런 짓을 시켰구만.'

그렇게까지라도 해서 자신의 욕구를 해소시키려 했던 이 여인이 갑자기 안쓰러워졌다.

'좋아, 내가 불쌍한 여인하나 살린다 셈치고 오늘 제대로 봉사 한번 해주지.'

나는 커다란 내 분신을 밀어넣기 위해 허리를 움직였다.

"아씨...
아씨!!! 큰일났당께요.
아씨!"

꽃분이라는 아이의 다급한 목소리에 우리는 하던 일을 멈췄다.

"하아~ 꽃분이..
너! 하아~대체 왜...
하아~"

여전히 달뜬 숨을 내쉬며 여인이 고운 미간을 찌푸렸다.

"큰일 났당께요.
대감마님께서 이짝으로 오고 계신당께요.
긍게 언능 천수아재를...
오메, 어쩌끄나 남사시러버라."

급하게 문을 열고 뛰어 들어오던 꽃분이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는 두 둔을 가리더니 손가락을 살짝 내려 훔쳐보기 시작했다.

"뭐...
뭐라구? 하필 이럴 때에..."

여인은 허겁지겁 옷을 갖춰 입기 시작했다.

"이를 어쩌지? 어쩌지?"

"아따, 아씨 진정하시랑께요.
일로 와 보씨오."

꽃분은 당황해하는 그녀에게 다가가 옷을 입는 것을 도와 주었다.

이 황당한 상황에 넋을 잃고 있던 나는 그제서야 밖으로 나와있는 분신을 집어 넣으며 옷을 추스리기 시작했다.

"천수..
천수..
자네는...
아, 이를 어찌한다?"

대충 옷을 다 챙겨입은 여인이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이보게, 자네는 여기 숨어 있도록 하게.
여기에서 죽은 송장처럼 입도 벙긋해서는 아니 되네.
만약 무슨 기척이라도 느껴져 발각되는 날엔 자네나 나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닐걸세."

여인은 병풍 뒤로 나를 밀어 넣었다.

"명심하게! 쉿!"

"쉿!"

그녀가 검지 손가락을 들어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하며 강조하자 나도 따라 검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

'아 놔~ 이건 또 무슨 개떡같은 경우야? 이러다 꿈속에서 경을 치는 거 아냐? 가만, 꿈속에서의 섹스가 현실로 이어지던데 허걱!'

이러다 관아에라도 잡혀가 곤장이라도 맞게 되는 게 아닌가싶어 나는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불륜을 저지르다가 배우자에게 발각된 기분이었다.

'참나, 그러고보면 바람 피는 사람들도 정말 간이 크구나.
이짓을 어떻게 하고 살아?'

나는 갑자기 바람도 아무나 피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 후기 ============================

그러믄 그렇지...
ㅎㅎ

우사이님, 하루에 몰아서 다 읽으셨군요.
네 앞으로도 기대해 주세요.

*^^*

sdg6745bd님, 부족한 제 작품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 -- 15 회: 열녀(烈女) -- >

"아..
아버님, 족히 수일은 걸린다 하시더니 어찌하여 벌써 오신 것이옵니까?"

"내, 잊고 간 것이 있어 다시 돌아왔느니라."

대감이라는 작자가 긴 턱수염을 만지작 거리며 병풍 바로 앞에 있는 방석 위에 등을 돌리고 앉아 갓을 벗었다.

"하오면 어머님께서는..."

"네 시애민 그대로 가던 길을 갔느니라.
어차피 움직임이 둔하여 내 금방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니 걱정 말거라."

"아, 네."

"아가, 요새 지내기는 어떠하냐?"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사옵니다.
지아비를 먼저 떠나보내고 못난 목숨 끊어내지 못하고 겨우 연명하고 있는 소녀가 달리 무얼 바랄 수 있겠나이까? 그저 부족한 이 년을 거두워 주신 것만으로도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허허, 그리 말해주니 이 시애비의 마음이 한결 편하구나."

'뭐..
뭐야? 저 여자 과부였어?'

나는 병풍 뒤에서 귀를 쫑긋 세우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네가 열여섯에 이 곳으로 시집을 와 일년만에 지아비를 먼저 떠나 보내고 우리 아이 무덤 옆에서 삼년상을 치르고 이제야 겨우 상복을 벗었구나."

'뭐야, 그럼 저 여자 나이가 이제 스물인거야? 이 시대 여인들은 왜 이렇게 다들 시집을 빨리 간 거야?'

어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녀의 나이가 이제 겨우 스물이라고 하고 것도 열일곱에 과부가 되었다고 하니 박복한 이 여인의 삶이 안타까웠다.

"평생 상복을 입고 먼저 가신 서방님을 미쳐 따라가지 못한 이년의 죄를 빌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온데 아버님의 크신 은혜로 소녀 이렇게 상복을 벗게 되었사옵니다."

"허허, 아니다.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그 힘든 삼년상을 치루었으니 그 정도면 충분하느니라."

"그리 말씀해 주시니 소녀 송구할 따름입니다."

'그래도 시아버지라는 작자가 양심은 있는가 보네.'

"얼마전 정선골 최대감네 둘째 며느리가 큰 화를 당했다는 구나."

"네? 십여년 동안 수절을 하여 곧 열녀의 칭호가 내려질 것이라 했던 그 분을 말씀하시는 것이시옵니까?"

여인은 깜짝 놀라 시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그래 맞다.
외간남자를 끌어들였다가 들키는 바람에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는구나."

"하오면 그...
그분은 어찌 되었나이까?"

"사내는 관아에 끌려가 태형을 선고받아 병신이 되었고 계집은 수치심에 결국 목을 매었지."

'허걱! 태형? 곤장? 오 마이 갓! 큰일이다.
이러다 걸리면 정말 병신 되는 건 시간 문제겠다.'

나는 혹시나 발각되어 방금 그 사내처럼 될까봐 간이 콩알만해졌다.

"그..
그리 되었군요."

"시댁뿐만아니라 친정까지 욕을 보였으니 당연한 처사가 아니겠느냐? 한순간의 욕정을 참지 못하고 가문의 이름을 더럽히다니....
생각만해도 화가 치밀어 오르는구나."

분노에 찬 시아버지의 날이 선 말에 여인의 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말이니라, 네가 정말 제대로 수절을 하고 있는 것인지 한번 확인해보려 한다."

"네...
네?"

여인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내 너를 믿지 못하여 그러는 것이 아니니 너무 섭하게 생각치는 말거라."

'허거걱! 뭐...
뭐야.
수절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아보는 방법이 있었어? 행여나 들통나서 저 여자가 나에 대해 불기라도 하는 날엔...
이..
이를 어쩐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반세근반 뛰기 시작했다.

"자아, 이쪽으로 가까이 오거라."

시아버지는 나무로 된 조그만 상을 옆으로 밀며 여인에게 말했다.

"아...
아버님."

"어허, 네가 정말 떳떳하다면 아무 이상이 없을 터인데 무얼 그리 망설이고 있는 것이냐?"

'여자 몸종과 놀아나긴 했지만 사내는 아니니까 뭐.
그리고 내 물건을 삽입하기 직전에 멈췄으니 떳떳하다면 떳떳한 거겠지.'

"아..
알겠사옵니다."

여인은 마지못해 시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자, 두 손을 한번 내밀어 보거라."

"네? 손을 말씀이십니까?"

"어허, 벌써 가는 귀가 먹은 것이냐? 왜 말을 두번 하게 하는 것이야?"

시아버지의 호통에 움찔하던 여인이 수줍게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는 그녀의 두 손을 잡고 이리저리 살펴 보기 시작했다.

"음...
별 이상은 없는것 같으나 더 자세히 알아봐야 겠구나.
일어 서거라."

'뭐야, 정말 저렇게하면 사내랑 섹스를 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 있다는 거야? 거 참 신기하네.
잘 봐뒀다가 다음에 나도 써먹어야겠다.'

나는 조심스럽게 병풍 끝으로 다가가 살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저고리를 벗거라!"

"네? 하오나...
아버님."

"어허, 이것이 모두 너를 열녀로 만들기 위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 어서 벗으래도!"

"소....
송구하옵니다."

'얼라리어?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이래? 왜 옷을 벗으라는 거야?'

나는 그 사내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적삼과 치마도 모두 벗거라!"

"네..
네?"

"내 너의 젖가슴을 보고 확인해야 하니 속바지만 남기고 모두 벗거라."

'어디선가 처녀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방법중에 젖꼭지와 유륜의 색깔을 보고 알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얼핏 들어본 것도 같은데 그래서 저러는 건가? 하지만 시집온지 일년만에 신랑이 죽었으면 일년동안은 섹스를 했을 거 아냐? 근데 어떻게 알 수 있다는 거야? 그리고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녀가 유별하던 이 시대에 시아버지가 과부 며느리의 가슴을 보겠다는 게 말이 돼? 아랫사람을 시키면 될 일이지.
그건 그렇고 방금 전에 내가 저 여자 가슴을 물고 빨았는데 설마 진짜 눈치채는 건 아니겠지?'

아무래도 시아버지라는 작자의 행동이 마음에 걸렸다.

여인은 얇은 적삼 위에 두 손을 올린 채 머뭇거리고 있었다.

"어허, 네 지금 이 시애비를 사내로 보는 것이냐?"

"그...
그것이 아니오라..."

"내 너를 직접 낳지는 않았으나 내 자식과 연을 맺었으니 너 또한 내 자식이나 다름없느니라.
그러니 부끄러워 말고 어서 벗거라!"

"대감마님, 시원한 화채 대령했구만이라우."

때마침 문밖에서 꽃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냐, 들어 오거라."

꽃분이는 사뿐사뿐 걸어 들어와 나무로 된 작은 상 위에 화채그릇을 놓았다.

"그란디 아씨는 시방 왜 이라고 있당가요?"

비단 저고리를 벗은채 뻘쭘하게 서 있는 여인을 보며 꽃분이가 말했다.

"그래, 꽃분이 니가 올 해 몇이라고 하였드냐?"

"긍게, 올해로 열일곱살 묵었구만이라우."

"벌써 그리 되었구나."

사내는 화채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아, 더워 죽겠는데 지 혼자 시원한 거 먹고 있어 쩝.'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넘어갔다.

"그래 마침 잘 되었구나, 꽃분이 너도 아씨 옆에 서서 옷을 벗도록 하거라."

"예? 고것이 지금 뭔 말씀이당가요?"

"어허, 이것이 모두 아씨를 열녀로 만들기 위한 일이니 군소리 말고 따르거라!"

꽃분은 어안이 벙벙해져서는 옆에 서 있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네, 지금껏 한번도 사내 품에 안겨보지 않은 것이 확실하렸다?"

"오메, 대감마님은 뭔 소리를 그렇게 섭하게 하신다요? 지가 아무리 보잘것 없는 종년이라고 주인의 허락도 없이 막 몸을 굴리고 그러는 년은 아니랑께요."

"알았으니 어서 벗거라! 네년하고 비교해보면 사내랑 몸을 섞었는지 아닌지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 아니냐?"

'아 놔~ 맞는 말 같기고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아리까리 하네.'

잠시후 꽃분이와 여인은 윗옷은 다 벗고 속바지 차림으로 자신들의 가슴을 두 팔로 감싸 쥔 채 사내 앞에 섰다.

"모두 팔을 내리거라, 어서!"

사내는 한참동안 두 여인의 가슴을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꽃분이의 가슴에 손을 가져갔다.

"오메오메~아따 대감마님 왜 이러신당가요? 하읏!"

사내가 그녀의 가슴을 만지고 쓰다듬고 꼬집어대자 꽃분이가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댔다.

"어허, 가만히 있지 못할까?"

"하윽! 아..
아버님...
하아~"

이번엔 아씨라는 여인이 엷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이래서는 잘 구분이 되질 않는구나."

사내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갑자기 꽃분이의 가슴을 입안 가득 베어 물었다.

"오메~어째야쓰끄나~ 하응~"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가슴이 사내의 침으로 범벅이 되었다.

'뭐..
뭐야, 저거 사내랑 몸을 섞었는지 확인한다는 말은 다 개구라 아냐?'

"하윽! 으읏!"

사내의 입술이 자신의 가슴을 마음껏 유린하고 다니자 아씨라는 여인의 입에서 색스러운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 작품 후기 ============================

옴마나, 이게 무슨 일이래요? 대체 이 시아버지라는 작자의 속내가 뭘까요?

Αroma님, 감사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색(色) 다른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 -- 16 회: 열녀(烈女) -- >

"오메오메..."

"하읏.....
하앙!"

이번엔 사내가 꽃분이의 가슴을 무지막지하게 주물러 대며 긴 혓바닥으로 아씨라는 여인의 젖무덤 위를 미친듯이 휘젖고 다니기 시작했다.

'저..
저 자식 저거 변태 아냐? 작정하고 저 두 여자를 한꺼번에 따먹으려는 게 분명해.
늙은 놈이 욕심도 과하지.
그러다 복상사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 정말 거시기했다.

사내가 젖꼭지를 꽉 깨물다가 세차게 빨아대자 쪽쪽 거리는 질척한 소리가 야릇하게 울려 퍼졌다.

"하아~ 아...
아버님..
흐읏....
어찌...
이러시는...
것이...
온지...
하아~"

"하아~이...
것도...
확인하는 방법중에 하나이니라."

"하...
하오나...
하읏!"

"어허, 네 지금 이 시애비를 사내로 보는 것이냐? 그리 여기지 말라 일렀거늘!"

"그...
그런 것이 아니오라..."

"그게 아니라면 어찌하여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것이냐?"

"소...
송구하옵니다."

"아무래도 수상쩍구나."

"네에?"

"네 몸이 이렇게 쉽게 달아 오르며 반응을 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그간에 사내를 품었었는지 의심스럽다 이 말이다.
게다가 지금 네 행동을 보거라.
내게 들키기라도 할까 두려워 자꾸 거부를 하고 있질 않느냐?"

'어쭈구리, 저 노친네 말 하는 것 좀 보게.
갖다 붙이는 게 국가대표 수준이네.
참나.'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데도 눈치를 채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여인이 한심했다.

"내, 젖가슴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내려 했는데 그걸로는 아니되겠구나.
끝까지 확인해봐야겠어."

"아...
아니옵니다.
절대 그런 것이 아니옵니다."

여인이 사내의 소매자락을 붙들고 매달렸다.

"되었다.
이제 다리 속곳까지 모두 벗거라!"

"네?"

"어허, 내 말이 들리지 않는게냐? 모두 벗으란 말이다.
사내의 물건이 들락거렸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니라."

"하..
하오나."

"어허!"

"아...
알겠사옵니다."

사내의 으름장에 여인은 기가 죽어 속옷을 하나하나 벗기 시작했다.

"꽃분이 너는 뭐하고 서 있는 게냐? 빨리 벗지 않고!"

"지..
지도 벗어야 한당가요?"

"아까 내 말하지 않았더냐? 네 것과 아씨의 것을 비교해야 하니 어서 벗으란 말이다."

"아..
알겄구만이라우."

꽃분이도 속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아이구 답답해라, 내가 미친다 아주 미쳐! 저 여자들 바보 아니야? 아주 그냥 몸을 갖다 바치는 구만.
갖다 바쳐.
제발 정신들 좀 차려라, 저 자식이 지금 너희를 한꺼번에 따먹으려고 수작 부리는 거라구.
흐미.'

나는 너무 답답한 나머지 가슴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이게 무슨 소리냐?"

'허거걱, 저 노친네 성욕만 충만한 줄 알았더니 귀도 밝네.'

내가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에 무슨 기척을 느낀 사내가 주변을 둘러 보았다.

"아..
아따 먼 소리가 난다고 그라신당가요? 자..
자 다 벗었구만이라우."

꽃분이가 재치있게 사내의 주의를 자신에게 돌렸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자신의 눈 앞에 서 있는 젊은 여인들의 모습을 본 사내는 침을 꿀꺽 삼키자 툭 튀어나와 있던 울대가 심하게 요동쳤다.

그리고 점점 눈빛이 흐릿해지며 어둡게 가라앉았다.

만족스러운 얼굴로 비릿한 웃음을 흘리던 사내가 여인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었다.

"아~하읏!! 하응~ 아..
아버님..."

갑자기 자신의 은밀한 곳을 침범한 뱀같은 혀의 움직임에 그녀가 깜짝 놀라 허리를 세차게 튕겼다.

"왜...
왜..
이러시..
하윽!"

"어허, 내가 말 하지 않았더냐? 네 몸이 반응하는 것을 보고 사내를 받아 들였는지 아닌지 알아보려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네가 정말 사내와 몸을 섞은 일이 없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야."

'아니 근데 저 자식을...
그냥 이렇게 보고만 있어야 하나?'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바로 눈 앞에서 여인들이 둘씩이나 성폭행을 당하고 있는데 말려야 하는 건지 고민스러웠다.

평소에 불의를 보면 그냥 확!

이 아니라 꾹꾹 참고 지나가는 성격이지만 꿈속이니까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안돼! 그러다 여기서 다치기라도 하면 평생 병신으로 살아야 할지도 모르고 만에 하나 목숨이라도 잃게 되는 날엔 난 이렇게 잠든 채로 세상을 하직하게 되는 거잖아? 그래, 내가 언제부터 불의를 위해 싸웠다고.
그냥 참자 참아.
게다가 사내가 너무 고파 외간남자까지 끌어 들였던 여잔데 어쩌면 이 상황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하아~하아~ 아..
아버님...
제발...
이러시지 마..
하윽!"

"오메~ 하윽!"

사내는 물 만난 고기처럼 여인의 은밀한 곳을 마구 휘젖고 다니며 한 손을 뻗어 꽃분이의 가슴을 떡 주무르듯 주물럭 거렸다.

'그러고보니 이게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라는 그 쓰리썸이라는 건가? 여자 둘에 사내 하나이니.
쩝!'

격정적인 포르노 한편을 감상하는 것보다 실시간으로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지금이 훨씬 더 짜릿하고 뭐랄까 생동감이 있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내 물건이 허락도없이 고개를 들고 움찔 거리기 시작했다.

'나 혹시 관음증 환잔가?'

이렇게 숨어서 다른사람들이 섹스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마치 관음증 환자가 된 기분이 들었다.

"하아~하, 앉아! 모두 앉거라!"

여인의 꽃잎을 맛보며 한껏 달아오른 사내가 뜨거운 숨결을 내뱉으며 소리쳤다.

여자들은 그의 말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

사내는 자신의 바지춤을 풀어 내리고 단단한 물건을 밖으로 꺼내더니 바닥에 벌러덩 들어 누웠다.

"오메오메~ 미쳐불겄네."

"빨아!"

"야? 시방 뭐라고라우?"

"어허, 이년이.
어서 빨란 말이다."

어찌해야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던 꽃분이가 사내의 흉칙한 물건을 손에 쥐었다.

"아가, 너는 다리를 벌리고 살짝 엉덩이를 들거라."

"아...
아버님."

"어서!"

"네."

여인이 다리를 벌리고 앉자 사내는 기다렸다는듯이 다시금 그녀의 은밀한 곳을 쪽쪽 빨아대기 시작했다.

"하윽~하아~ 아버님...
제발...
하읏! 이러시면 아니...
으으읍!!"

어느새 그녀의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뭐...
뭐야, 즐기고 있는 거 아니었어? 이제야 지가 당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챈거야?'

눈물을 뚝뚝 흘리며 신음소리를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려 애쓰는 여인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아 진짜, 이를 어쩐다? 지금이라도 저 자식을 덮쳐서 죽도록 패줘 말어?'

나는 다시금 어찌 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헉...
헉!! 그...
그래...
이번엔 더 깊게 빨아 들이거라.
흐윽! 조...
좋아.
아아주~ 잘 하고 있느니라."

자신의 물건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며 쪽쪽 빨아대는 꽃분이의 립서비스에 사내의 입에서 기분좋은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하..
하악!! 안되겠다.
더 이상."

사내는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울고 있는 여인을 바닥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 앉았다.

"꽃분이 너는 이쪽으로 와 앉거라."

'저 노친네, 저거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데? 이런걸 즐기는 모양이지? 변태자식!'

"아...
아버님...
제발 이것만은...
이제..
그만..."

"어허, 네 지금 열녀가 되고 싶지 않은 것이냐? 우리 가문과 너희 친정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정녕 몰라서 이러는 것이야?"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 하는 것이옵니까? 흑흑."

"어허,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냐? 어디서 지금 눈물을 보여? 어서 그치지 못할까? 이제 거의 끝났느니라.
이것만 확인하면 모두 끝나니 조금만 더 참거라."

사내는 한 손을 뻗어 옆에 있는 꽃분의 가슴을 주물럭 거리며 허리를 살짝 들어 올렸다가 세차게 들이밀었다.

"아악~!!! 읍!!"

사내의 물건이 자신의 안으로 거칠게 밀고 들어오자 여인은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를 손으로 급히 막았다.
그녀의 작은 손 위로 뜨거운 눈물이 계속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야, 이 변태 새끼야! 그만하지 못해?"

밀려드는 고통을 참아내며 울음을 삼키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나도 모르게 그만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 작품 후기 ============================

에구 이런, 그러다 무슨 봉변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구...

Αroma님, 그러게요.
남자는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그렇다죠... ^^;

< -- 17 회: 열녀(烈女) -- >

"웨...
웬 놈이냐?"

'퍽!

퍽!'

지체없이 나는 그 자식의 위에 올라앉아 주먹을 날렸다.

"어디 따신 밥 쳐먹고 할 일이 없어서 성폭행이야 성폭행이? 뭐? 사내로 생각하지 말라고? 개똥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니가 그럼 사내지 계집이냐? 이 흉측한 물건은 그럼 뭔데?"

나는 축 쳐져 있는 사내의 물건을 툭 건드렸다.

"억!! 네...
네 이놈...
네가...
가...
감히...
내가....
누...
누구인줄 알고..."

"염병! 니가 누구인줄 아느냐구? 알지 아주 자알~ 알지.
열녀라는 허울 좋은 핑계 뒤에 숨어서 딸자식같은 며느리를 따먹으려고 하는 발정난 영감탱이아냐?"

'퍽!!'

"네...
네년이 사..
사내를...
끌어 들이고도 무사할...
듯 시...
싶으냐?"

"이런 미친 변태 새끼가! 너 시대를 잘 타고나서 다행인줄 알어.
우리 시대에 태어 났으면 너같은 새끼는 그냥 감방에서 수십년은 썩어야 하거든.
특히 너처럼 자식이나 다름없는 며느리를 겁탈하면 네티즌들이 우르르르 몰려들어 넌 금방 신상 다 털려 절대 이 나라에서 발 붙이고 못 살아 이 개자식아!"

너무 화가 치밀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잘못했다고 무릎꿇고 용서를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협박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시대에도 이런 웃지못할 일이 일어나다니.

가끔 뉴스에서 친아버지가 또는 의붓아버지가 어린 딸을 성폭행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아 올랐다.

그럴 때마다 저런 놈들은 당장 사형을 시켜 버리거나 영원히 남자 구실을 못하도록 화학적 거세가 아닌 물리적 거세를 시켜 버려야 한다고 열을 올리곤 했었다.

국민들이 내는 피같은 세금으로 그런 인간말종들에게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줘야 한다니 생각할수록 기가 찰 일이다.

특히, 성범죄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재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전자팔찌? 신상공개? 그런 솜방방이식 처벌로 대체 어떻게 재범을 방지하겠다는 건지 나 원 참!

'퍽! 퍽!'

나는 계속해서 사내에게 주먹을 날렸다.

"이..
이보게 천수, 그만...
그만 하시게."

"그려요 아재.
그만 하시랑께요.
이라다가 참말로 큰 일 치겄당께."

대충 옷을 입은 여인들이 나를 말려 세웠다.

나는 그제서야 씩씩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당신들! 바보 아니야? 딱 보면 몰라? 도움을 청하던지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든가 해야지 왜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어?"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나는 여인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누구한테 도움을 청하고 또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여인의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내 가슴을 후벼팠다.

"여기는 아버님의 집이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아버님의 사람들이네.
설사 소리를 질러 달려온다해도 누가 선뜻 제 주인에게 들이댈 수 있겠는가?"

"서...
설마...
누구 한사람쯤은 도와 주겠지."

"아니, 듣자하니 자네의 입에서 이상한 말들이 튀어 나오던데...
어찌 된 영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세상은 자네 생각처럼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네."

그녀의 눈에 물기가 가득 차 올랐다.

"도망을 간다면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친정에서는 나를 받아 주실 것 같은가? 가문의 수치라고 문전박대를 하실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네.
어쩌면 은장도를 던져주며 자결을 하라 하실지도 모르지."

"말도 안돼.
친자식한테 어떻게 그런 무서운 짓을."

"훗, 안타깝지만 이것이 내가 직면한 현실이네."

그녀의 자조섞인 웃음이 너무 슬퍼보여 가슴이 먹먹해졌다.

"흑흑...
아씨...
인자 워째야 쓴다요? 대감마님께서 일어나시면 가만히 안계실 것인디..."

아무 말 없이 한동안 넋놓고 앉아 있던 여인이 품속에서 은장도를 꺼내 들었다.

"오메...
아..
아씨...
시방 뭐하는 짓이라요? 안돼요.
안된당께요."

"이것봐, 진정해.
진정하라구 .
잘 생각해보면 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맞당께요.
아...
그라믄 이길로 천수아재랑 같이 도망 치시믄 어쩌겄어라우? 그래가꼬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꽁꽁 숨어가꼬 둘이 알콩달콩 지지고 볶음서 살믄 되지 않겄어라우.
흑흑."

꽃분이가 소맷자락으로 눈물을 훔쳤다.

"반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나는 빨래나 청소도 한번 해 본 적이 없구나.
심지어 밥도 제대로 지을 줄 모르는 내가 어디에 간들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어차피 이미 끝난 목숨이다."

"아따, 아씨...
지발...
지발..."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릴렉스 릴렉스 하자구."

"잉? 릴...
머시기요?"

"아 그러니까 여유를 가지고 편안하게 생각하자는 거야."

"천수, 고마웠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나를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해주다니...
그 은혜 잊지 않음세.
그럼."

"안돼애~~~~~~~~~~!!!!!!"

"헉!!!!"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라? 여...
여긴 또 어디야? 또 다른 꿈속인가?"

사방이 온통 뿌연 연기로 가득차 있었다.

언뜻언뜻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이 꼭 구름속에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사르륵 사르륵'

저 멀리에서 하얀 그림자 하나가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뭐...
뭐지?"

나는 그림자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있는 힘껏 눈에 힘을 주고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잠시후 나풀나풀 거리는 치맛자락을 끌며 한 여인이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누...
누구?"

여인은 수줍게 웃으며 내게 큰 절을 했다.

"아...
아니 대체...
왜?"

"감사하옵니다.
서방님."

"어라? 다...
당신은 방금전 그 꿈속의 아씨?"

"서방님께서 저를 자유롭게 해주시었사옵니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자유롭게 해주다니? 그럼 설마 당신 진짜 죽은거야?"

나는 여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훗, 그럼 소녀는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자...
잠깐, 당신 누구야? 대체 정체가 뭐야?"

"소녀 이가 소화입니다."

"이가 소화? 이소화?"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만수무강 하옵소서."

여인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후 다시 멀어져 갔다.

"이..
이봐.
이봐!"

"거기 서!"

눈을 번쩍 뜨니 내 침대 위였다.

"이소화라...
계섬월도 그렇고 이번엔 이소화라...
분명히 이 이름도 어디서 들어본듯 한데."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기억을 더듬었다.

"으이그 이 돌대가리, 왜 이렇게 기억이 안나는 거야? 근데 그 여자 죽어서 저 세상으로 간건가? 그 요상한 옷은 뭐고 또 자유로워 졌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베개밑에 숨겨 두었던 춘화첩을 얼른 꺼내 들었다.

열심히 어젯밤에 일어났던 일을 찾기 시작했다.

"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
어...
어라? 이건?"

내가 펼쳐든 페이지에는 여종과 대감이라는 작자가 서로의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며 섹스를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분명 내 기억으로는 젊은 여자가 하나 더 있었던것 같는데 감쪽같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설마 자유로워 졌다는 게 이런 의미였나?"

나는 다시금 그녀의 말을 떠올렸다.

RrrrrrrrrrrRrrrrrrrrrr

그때 핸드폰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려댔다.

"여보세요? 어...
어 창수구나.
그래 오랫만이다.
어? 나야 뭐 백수가 뭐 달리 할 일이 있어야지.
그냥 집에서 뒹굴고 있지 뭐.
어, 이번 가을학기에 복학할거야.
뭐? MC? 이번엔 어디로 가는데? 그렇구나.
좋아 한번 생각해 볼게.
아..
튕기는 게 아니라...
신입생들이 시꺼먼 복학생을 보고 깜짝 놀랄까봐서 그렇지.
아...
알았어.
연락해줄게.
응, 그래."

동아리 같은 기수인 창수에게서 온 전화였다.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나는 노래 동아리 '하모니'에서 활동을 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노래 하나만큼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동아리에 지원해서 오디션을 보고 당당히 합격했다.

고1때 같은 성가대원이었던 대학생 누나와 첫섹스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순전히 내 노래실력 때문이었다.

작정하고 고민상담을 해달라며 다가가 술을 마신 후 노래방에서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를 열창했더니 한번에 훅 넘어와서 곧장 모텔로 향했었다.

MC는 'Music Camp'의 약자로 여름방학 동안에 3박 4일 일정으로 떠나는 행사이다.
겉으로는 음악에 대해 더 깊게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그럴듯한 취지를 내세웠지만 한마디로 그냥 여름방학을 맞아 공식적으로 놀러 가는 것이다.

창수는 복학하기 전에 후배들의 얼굴도 익힐겸 MC에 같이 가자고 전화를 한 것이다.

이번주 수요일부터 3박 4일이니까 벌써 내일모레다.

"그래, 심심하던 참에 잘 됐다.
삼삼한 후배들이나 보러 가야지."

============================ 작품 후기 ============================

속이 다 시원하네요.
더 패줘야 하는데...
ㅎㅎ

Αroma님, .......... ^^;

< -- 18 회: 두번째 작화(作畵) -- >

창수에게 참가하겠다고 연락을 한 후 내일 모레 떠나게 될 MC를 준비하기 위해 오랫만에 집을 나섰다.

춘화첩만 끼고 방안에만 틀어 박혀 있었더니 뜨겁게 내리 쬐는 햇볕마저 반갑게 느껴졌다.

일단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듬고 가까운 쇼핑몰에 가서 쇼핑을 좀 했다.
풋풋한 새내기와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 다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에효, 이럴 때 여친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

여자친구가 있었다면 힘들게 발품 팔지 않고 요즘 트렌드에 맞춰 알아서 척척 골라줬을 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씁쓸했다.

"오빠한테는 이게 잘 어울려.
아냐아냐, 그 색깔은 오빠의 잘 생긴 얼굴을 너무 돋보이게 해서 안돼! 다른 기집애들이 오빠한테 침흘리는 꼴 보기 싫단 말이양."

갑자기 쇼핑할때마다 내 팔짱을 낀채로 꼭 붙어서 쉬지않고 조잘대던 첫사랑 민지가 떠올랐다.

민지는 같은 과 1년 후배로 신입생 환영회 자리에서 나를 처음 보고 한 눈에 반해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니다가 결국 그 넘치는 애교에 내가 넘어가 버리는 바람에 사귀게 되었고 처음으로 여자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해준 아이였다.

그렇게 알콩달콩 사랑을 나눈지 몇개월이 지났을 때 민지가 갑자기 폭탄 선언을 했다.

어릴적부터 자신의 꿈이었던 연기자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같이 다니면 사내녀석 몇명은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로 빛나는 외모에 청순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아주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가지고 있던 그녀는 소위 말하는 '베이글녀'였다.

넘치는 애교와 타고난 끼를 가지고 있던 그녀를 나는 진심으로 응원해 주었고 그녀는 곧 잘 나가는 기획사에 몸을 담고 화려하게 브라운관에 등장을 했다.

처음엔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만나는 횟수를 줄이고 전화통화를 주로 했고 시간이 좀 더 지나 인지도가 올라가자 스캔들 기사가 터질까 두려워 한달에 한번 겨우 얼굴을 볼까말까 하게 되더니 결국은 기획사의 압력을 핑계로 이별을 통보해 왔다.

난생 처음으로 실연의 아픔을 맛본 나는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거의 폐인처럼 지내다가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해야 한다는 친구 녀석의 조언으로 미팅을 나가 만난 정은이라는 아이와 다시 만남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를 보고 있을 때마다 그녀의 얼굴 위로 민지의 얼굴이 겹쳐졌고 그녀와 섹스를 할 때에도 민지의 구석구석을 만지던 촉감이 되살아나서 참아내기가 힘들었다.

나는 결국 군대를 자원했고 자신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가 제대로 마음을 열어주지 않자 기다리다 지친 정은이는 부대로 면회를 와서 외박을 얻어 하루를 함께 지낸 후 고무신을 거꾸로 신어 버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찬 거나 다름없다.
이 세상 어떤 여자가 자신과 섹스를 하면서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르는 남자를 참아내겠는가? 지금도 그 아이한테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
내게는 과분할 정도로 착한 그녀에게 어울리는 좋은 남자를 어서 만나 행복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마음에 드는 티셔츠 몇장을 산 후 가게를 나서는데 바로 옆 가게에 민지의 포스터가 커다랗게 걸려 있었다.
그 의류브랜드의 모델이라 그런지 가게 내부에는 그녀의 매력적인 모습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송채아' 그녀가 연예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예명이다.

잠시 그녀의 환한 웃음 앞에 서서 넋놓고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버렸다.

'후우~ 뭐하는 거냐 강지훈, 미련을 버리자 이제.'

오랫만에 나온 김에 나는 간식을 사들고 여전히 고분안에서 낑낑대고 있을 삼촌과 혜영이 누나를 깜짝 방문하기로 마음 먹었다.

'다들 놀라겠지? 그동안 수확이 좀 있었는지 모르겠네.'

나는 가벼운 걸음으로 고분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교...
교수님..."

두 사람이 쩝쩝대는 소리가 고분 안에 크게 울려 퍼졌다.

'허거걱~ 뭐야 그날밤을 함께 보낸 이후로 이렇게까지 진도가 나간 거야? 혜영이 누나 능력 좋은데? 흐흐.'

매사에 공과 사는 철저하게 구분하며 살라고 신신당부하던 삼촌이 대낮부터 일터에서 여자와 끌어안고 키스를 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해봤다.

'부시럭!'

바닥에 떨어져 있던 조그만 비닐을 밟는 바람에 두 사람은 소스라치게 놀라 서로에게서 몸을 떼낸 후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흠...
흠, 집에서 쉬라니까 연락도 없이 웨...
웬일이냐?"

"짜자잔!! 두 사람 힘내시라고 내가 없는 살림에 간식까지 사가지고 서프라이즈 해주러 왔지."

"어...
그...
그래? 고..
고마워."

"어~ 뭐야 지금 이 썰렁한 분위기는? 내가 온 게 하나도 안반가운가 보네?"

나는 그들의 키스를 못본척 잡아떼며 궁시렁 거렸다.

"아...
아냐...
반갑지.
그럼 당연히 반갑지."

혜영이 누나가 부끄러운지 여전히 말을 더듬고 있었다.

'뭐야 이 두 사람? 다 큰 성인들이 키스 좀 하다가 들켰다고 쑥스러워서 이러고 있다니...
쫌 귀여운데? 히히.'

"그동안 뭐 또 발견한 건 없어요?"

"어...
아...
아직은..."

고분 안을 휘익 한바퀴 둘러 본 나는 어서 빨리 이 자리를 피해 주는 게 좋을것 같아서 간식을 내려 놓고 일어섰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계속 수고들 하세요."

"버...
벌써 가게?"

"이 불청객은 이쯤에서 사라져 줄테니 하시던 거 계속 하세요.
헤헤.
저는 이만 갑니다."

귓볼까지 빨갛게 달아올라 어쩔줄은 몰라 하던 혜영이 누나의 모습을 뒤로 한 채 나는 그 곳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더니.
그러고보니 인심 쓰는 척하며 푹 쉬라고 한 이유가 둘만의 시간을 방해받지 않고 싶어서 그랬던 거 아냐?'

계속 허공만 바라보고 있던 삼촌의 어색한 모습이 떠올라 나는 그만 피식 웃어 버렸다.

"암튼 조만간 독립 할 수 있겠네.
앗싸!"

집에 돌아와 세탁기도 돌리고 청소도 좀 하고 밀린 설겆이까지 했더니 온 몸이 쿡쿡 쑤셔댔다.

"에고에고 안하던 짓을 했더니 피곤해 죽겠네."

혼자서 저녁을 간단하게 해결하고 방에 들어가 시간을 보니 벌써 9시였다.

"삼촌은 몇시에나 들어 오려나? 설마 외박하는 건 아니겠지?"

두 사람의 얼굴을 다시 한번 떠올리니 그들을 위해 별로 해준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뿌듯했다.

이제는 잠들기 전에 춘화첩을 꺼내 보는 게 습관이 되어 버린 나는 아무 생각없이 또 꺼내들고 페이지를 넘겼다.

"작화(作畵)...
작화(作畵)라...
지난번엔 내 방으로 춘화속 여인을 데려 왔으니 이번엔 그럼...
좋아, 밑져봤자 본전이니까 한번 시도해 보자."

이번엔 현실의 여인을 다른 공간으로 불러들여 보기로 마음먹고 어떤 여자를 선택할지 고민을 했다.

"안젤리나졸리? 아님 젊은 시절의 오드리햅번? 누구로 하지?"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 아까 쇼핑몰에서 보았던 민지의 포스터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래 어차피 꿈속인데 뭐.
꿈에서라도 첫사랑이랑 좀 만나 보겠다는 데 뭐?"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송채아'라는 이름을 검색했다.

수많은 그녀의 사진들이 모니터 화면을 꽉 채웠다.

"어떤 사진으로 하지? 아참, 장소는 어디로 한다? 춘화첩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하나 복사해서 얼굴만 합성할까? 아님 이번에도 내방으로 불러 들일까?"

한참을 고민하며 마우스를 움직이다가 내 시선을 확 잡아끄는 이미지를 발견하고는 손을 멈추었다.

평소 청순가련 이미지를 고수해 오던 송채아의 파격적인 정사씬으로 화제가 되었던 바로 그 영화 '왕의 여자' 포스터였다.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나는 극장 앞에서 미친 놈처럼 날뛰었었다.

이제 인기도 얻을 만큼 얻어으면 됐지 꼭 저런 노출 영화를 찍어야만 하는지 도대체 그녀의 마음을 이해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국의 사내들이 그녀의 벗은 몸을 보고 눈을 희번덕 거릴 거라 생각하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영화가 개봉된 이후로 '송채아 가슴'이 실기간 검색 1위에 올랐었다.

'송채아, 베이글녀임을 온몸으로 증명',

'그녀의 가슴 사이즈는 무한컵?'

,

'터질듯한 그녀의 가슴처럼 영화도 빵 터졌다!'

 등 온각 자극적인 인터넷 기사의 헤드라인들이 쏟아져 나와 나를 분노케 했다.

"이것도 기사라고...
우리나라 기자들의 필력이 겨우 이 정도라니...
내가 발로 써도 이것 보다는 더 잘 쓰겠다."

"좋아, 오늘은 이걸로 결정했어."

나는 그날의 분노를 떠올리며 포스터의 남자 주인공 얼굴에 내 얼굴을 합성해 프린트를 한 후 춘화첩의 빈페이지에 붙였다.

============================ 작품 후기 ============================

남자는 첫사랑을 못 잊고 여자는 마지막 사랑을 못 잊는다죠?

^^;

크리샨트님, 아 그렇군요.
열심히 고민하다가 선택한 건데...
ㅎㅎ

Αroma님, 허거걱! 쉿! 눈치가 너무 빠르시군요.
님의 생각과 거의(?) 비슷하답니다.

^^

< -- 19 회: 두번째 작화(作畵) -- >

"전하, 벌써 술시(戌時:오후 7시~9시 사이)이옵니다."

나를 부르는듯한 가느다란 목소리에 눈을 떴다.

아주 낯이 익은 곳에 내가 곤룡포를 입고 어좌(御座)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앗싸! 이번에도 성공한건가?'

그곳은 분명 '왕의 여자'라는 영화속의 한 장면이었다.

영화를 보고 또 보고 개인 소장용 VOD까지 구입해서 눈이 아프도록 봤더니 장면장면은 물론이고 대사까지 외울 지경이었다.

대충 둘러보니 세트장이 아닌 영화 속의 장소가 실제로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분명 이 장면은 주인공인 왕이 여자 주인공인 화련공주, 그러니까 민지와 합방을 하기 위해 나서는 장면이렸다.

나는 기억을 더듬으며 영화속의 주인공을 흉내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오늘은 어느 처소더냐?"

"오늘은 얼마전에 속국이 된 제(瑅) 나라에서 조공으로 받쳐진 화련공주의 처소입니다."

"그래? 전쟁에서 이겼으면 모두 끝난 일일 터인데 이렇게 조공으로 받쳐진 여인들까지 일일이 챙겨야 하다니 정말 성가시구나."

"송구하옵니다.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한 번쯤은 들러 주셔야 앞으로 제(瑅)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더 수월할 것이옵니다."

"오냐, 알았으니 채비하거라!"

"명 받잡겠나이다."

최상선이라는 환관의 우두머리가 신호를 보내자 여러 명의 나인들이 들어와 나에게 합방을 위한 의상으로 갈아 입혔다.

'이렇게 가만히 서서 다른 사람이 입혀 주는 옷을 입다니 어째 좀 어색하군.'

영화의 내용은 대충 이랬다.

오랜 전쟁끝에 연(燕) 나라는 제(瑅) 나라에 승리를 거두게 되고 하루 아침에 속국으로 전락한 제(瑅) 나라의 간신배들은 어떻게든 잘 보여 한 자리라도 차지하려 제(瑅) 나라의 왕과 왕비를 처형해야 뒷 탈이 없다고 연(燕) 나라의 왕 천을 꼬드겨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화련공주를 조공으로 받치기에 이르렀다.

어린시절, 신분을 숨기고 사랑을 나누었던 여인에게 배신을 당한 후 여인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버린 연(燕) 나라의 왕 천은, 여인은 그저 사내의 욕정을 채워주는 한낱 섹스 상대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다.

연(燕) 나라와 제(瑅) 나라를 빼면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아주 작은 나라들이었기 때문에 제(瑅) 나라를 무릎 꿇린 연(燕) 나라는 이제 명실상부한 천하 제일의 나라가 된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나라들에서 조공으로 받쳐진 여인들만 수십인데다가 제(瑅) 나라와의 오랜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면서 더욱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쥐게 된 천에게 어떻게든 줄을 대어 보려는 연(燕) 나라의 귀족들은 앞다투어 자신의 딸들을 그의 후궁으로 받쳤다.

그렇게 왕비의 자리는 비어 있는 채, 후궁만 아홉이고 아직도 왕의 승은을 입기만을 오매불망하며 자신들의 처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인들이 수십이었다.

그러니까 역사 속에 없는 가상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자극적인 성인용 멜로물인 셈이다.

최상선의 뒤를 따라 제(瑅) 나라의 화련공주가 머물고 있는 비선각에 도착했다.

'휴우~ 오랫만에 민지를 만나게 되다니...
좀 떨리는데...'

몇년만에 그것도 영화속 주인공으로 그녀와 만나, 조금 있으면 매스컴에서 '파격적인 정사씬'이라 떠들어대던 그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니 나도 모르게 살짝 긴장이 되었다.

꿈속이긴 하지만 오랫만에 그녀를 다시 안을 수 있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차질없이 준비는 되었는가?"

최상선이 비선각 입구에 서 있던 정상궁에게 물었다.

"기별을 받고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었사옵니다."

정상궁이 고개를 숙였다.

"전하, 안으로 드시지요."

나는 최상선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발을 옮겼다.

"전하, 소인은 그럼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오...
오냐, 그리 하라."

최상선과 나인들이 모두 물러가고 둥근 테이블 위에 먹음직스러운 안주들과 함께 차려진 주안상 앞에 다소곳이 앉아 있는 민지의 모습이 보였다.

'흐읍!'

숨이 멎을만큼 아름다웠다.

원래도 예뻤지만 연예인으로 데뷔한 후 여기저기 튜닝(?)을 조금씩 한 데다가 화장까지 완벽하게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식 혼례가 아닌데다가 연(燕) 나라의 여인이 아닌 속국에서 조공으로 받쳐진 여인이라 화려한 혼례복과 화관은 생략하고 왕이 볼 일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그러니까 섹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안이 훤히 다 들여다 보이는 저고리와 치마 차림에 양쪽 귀로 이어진 얇은 천이 얼굴을 살짝 가리고 있었다.

민지는 영화의 내용대로 아무 미동도 하지않고 그 자리에 앉아 눈을 내리 깔고 있었다.

"흠흠, 한 잔 따르거라!"

내가 대사를 읊자 민지는 조용히 사기 주전자를 들어 내가 들고 있던 작은 잔에 술을 따랐다.

'이를 어찌한다? 계속 영화속 내용대로 해야 하나? 아님 그냥 내 맘대로 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일단 영화속 내용대로 따르기로 했다.

'언제 내가 영화속 주인공이 되어 보겠어? 그것도 수십명의 여인을 거느린 왕이 라는데...
쩝.'

채워진 잔을 원샷 하고는 맞은편에 앉아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찌하여 아무 말이 없는 것이냐? 네가 감히 이 연(燕) 나라의 왕인 나를 무시하는 것이냐?"

"부모를 죽인 원수의 나라에 조공으로 받쳐진 이 년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그저, 이 질긴 목숨 끊어내지 못하고 이 수치스러운 일을 당하고 있는 것이 한이 될 뿐이다."

'아~놔.
저 놈의 발연기.
꿈속인데도 저 놈의 발연기는 그대로네.
흐미.'

사극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민지의 발음은 어색하기 그지 없었고 그 때문인지 행동 또한 부자연 스러웠다.

'송채아 발연기, 몸으로 커버하나?'

,

'송채아, 대사없이 몸으로 하는 연기가 더 빛났다.'

 등 그녀의 어색한 연기를 물고 늘어지는 인터넷 기사들이 수두룩 했었다.

"무어라? 이 년이? 그래도 한때는 한 나라의 공주라 불리웠다기에 내,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려 하였거늘 네 년이 주제파악을 하지 못하고 아직 주둥이만 살아 있구나."

'쾅!'

나는 술잔을 탁자에 세게 내려 놓으며 벌떡 일어섰다.

'흐아~ 연기 좋고! 나도 연기자로 나가 볼걸 그랬나? 헤헤.'

"좋다, 내 오늘 네 년의 처지를 똑똑히 일러주도록 하마.
다시는 그 주둥이를 함부로 나불대지 못하도록 똑똑히 보여줄 것이야."

영화의 내용대로 그녀를 거칠게 잡아 일으켜 침대 위에 던져 버렸다.

"꺄악!"

"자, 두 눈으로 똑똑히 보거라.
지금 네 년의 처지가 어떤 지를 말이다."

나는 그녀의 얇은 저고리를 잡아 찢고는 풍만한 가슴을 꽁꽁 동여매고 있던 치맛자락을 잡아 채어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흑흑..."

여실히 드러난 자신의 커다란 가슴을 두 팔로 가린 채 민지는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왜? 이제 좀 알겠느냐?

네 년은 내가 원하기만 하면 이 연(燕) 나라의 왕인 내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내 밑에서 다리를 벌려야 하느니라.
네 나라는 이미 사라졌고 네 년의 주인은 나란 말이다!"

그녀의 두 팔을 풀어 움직이지 못하도록 꽉 잡고서 풍만한 젖가슴에 얼굴을 묻고 미친듯이 입술을 움직였다.

"으...
으읍!!! 흐읍!!"

그녀는 신음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하려는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을 맛본 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내게 사랑을 속삭이며 색스러운 신음소리 흘려대던 사랑스러운 그녀의 얼굴이 떠올라 얼굴을 가리고 있던 천을 들어 올리고 도톰한 입술을 통째로 집어 삼켜 버렸다.

사실, 영화속에서는 다시는 여인을 마음에 품지 않겠다 다짐한 왕이 수 많은 여인들과 섹스를 나누면서도 절대 키스는 하지 않는다는 설정이었다.

"하아~ 민지야! 민지야!"

============================ 작품 후기 ============================

이번엔 영화속 주인공이로군요.
흐흐.

우사이님,호옹이! 무슨 의미신지 잘... ^^;

Αroma님, 그렇죠.
하지만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

< -- 20 회: 두번째 작화(作畵) -- >

갑자기 밀고 들어간 내 혓바닥이 목구멍까지 넘어가는 바람에 그녀는 숨을 쉬기 위해 머리를 비틀며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다.

"후아~"

말캉한 내 혓바닥이 그녀의 잇몸과 고른 치열 그리고 그녀의 숨결 하나하나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그녀에게 나에 대한 모든 기억을 되살려 주려는듯 구석구석을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훑으며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었다.

"하악~! 이런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연(燕) 나라에 패배한 그 순간부터 이미 내 심장은 멈춰 버렸고 내 이성은 당신을 향한 복수심으로 이글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간악한 무리들이 판을 치고 있는 지금의 제(瑅) 나라를 손아귀에 넣었다고 해서 또, 빈껍데기인 이 몸뚱아리를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당신의 발 아래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크나큰 오산일 것이야."

책을 읽는듯한 그녀의 어색한 대사가 이성을 잃고 폭주하던 나를 멈춰 세웠다.

'훗, 아무리 내가 목숨처럼 사랑했던 여인이라지만 인간적으로 쫌 너무한다.
연기 연습 좀 많이 할 것이지.'

민지의 연기는 현대극에서는 그다지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사극과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것 같다.

실제로 눈앞에서 제대로 들으니 더욱더 여실히 느껴졌다.

'휴우~ 부족한 연기력을 몸으로 커버했다고 비웃던 친구 녀석들과 절대 아니라고 우겨대며 주먹다짐까지 했었는데 인정할 건 인정해야겠다.'

갑자기 데뷔 초에 대본 연습을 도와주며 알콩달콩 달달한 시간을 보내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때가 정말 좋았었는데.
너한테는 우리가 함께 했던 그 수 많은 시간들이 아무 것도 아닌 거였니?'

갑자기 씁쓸해졌다.

"훗, 그래? 언제까지 그 주둥아리를 나불거릴 수 있는지 한번 두고 보자."

이상하게도 지금 이 상황이 내 처지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어린시절에 멋모르고 만나 사랑에 빠졌던 여인의 배신으로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아버린 왕, 천의 마음이 고스란히 내게 전달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내 분신을 그녀의 은밀한 곳으로 거칠게 밀어 넣었다.

"아악~!!!"

"네 년이 그리 고고한척 요란을 떨어봤자 여인일 뿐이다.
사내에게 선택을 받고 평생 그 사내를 따라야 하는 한낱 물건과 같은 존재란 말이다."

분신이 더욱더 거칠게 그녀의 은밀하고 깊숙한 곳으로 파고 들어갔다.

"하악~~~!!!"

"물건이란 쓰다 버리면 그 뿐이지.
내 마음대로 갖고 놀다가 신물이 나면 버리면 그만이란 말이다."

나는 어느새 영화속 주인공 천에 감정이입이 되어 미친듯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퍽철퍽철퍽!!!!'

"아악!!! 하아~ 흐억!!!"

그녀의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방안에 메아리 쳤다.

"자아, 눈을 들어 나를 보거라.
내가 누구냐?"

민지는 여주인공인 화련공주가 되어 절대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는듯 싸늘하게 비웃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버렸다.

"훗, 보아하니 처녀도 아닌 것 같은데 주제에 공주랍시고 고고한 척 하는 것이냐? 한 나라의 공주라는 여인이 그리 마음대로 몸을 굴리고 다니니 어찌 그 나라가 제대로 굴러갔겠느냐? 제(瑅) 나라가 이리 운명을 다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니라."

"말을 삼가하지 못할까?"

물기가 가득 찬 눈에 힘을 주며 그녀가 노려 보았다.

"오냐, 네 년이 이미 사내의 맛을 알고 있어서 이걸로는 족하지 못한듯 싶구나.
그렇다면 네 년의 성에 차도록 내, 열과 성을 다하도록 하마.
후후."

나는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매끈한 두 다리를 들어 올리고 다시금 그녀의 은밀한 곳으로 돌진을 시작했다.

"아악~~!!!! 하아~하아~하아~"

고통 때문인지 쾌감때문인지 그녀의 허리가 크게 튕겨 올랐다.

파격적인 정사씬이라 불리던 이 장면은 여주인공을 성적으로 거의 학대하다시피 유린하는 남주인공의 모습 때문에 영화의 크랭크인을 하기도 전부터 말들이 참 많았었다.

개봉 바로 직후에 남주인공의 닫혀버린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감독의 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단체들이 들고 일어나서 문제의 장면을 삭제하라고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기도 했었다.

많고 많은 여배우들 중에 하필 그 논란의 장면을 민지가 찍게 되다니...

그녀의 몸을 순식간에 뒤집어 엉덩이를 치켜 들게 했다.

'어라? 바로 이거로군.'

그녀의 엉덩이에 있는 손톱만한 점.

'왕의 여자'의 내용은 대충 이랬다.

한참 호기심이 가득한 열아홉살에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히고 싶다며 선왕을 졸라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주변국들을 둘러보고 다니다가 연(燕) 나라와 제(瑅) 나라의 사이에 있는 모현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자신의 봇짐을 강탈해간 소매치기를 쫓고 있던 남장 여인을 도와주다가 그 인연으로 여행길에 동무가 되어 이곳저곳을 돌아 다니게 된다.

영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신분을 감춘 화련공주는 자신을 구해준 사내에게 첫눈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고 자신이 병약하여 무예를 제대로 익히지 못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을 당하게 됐다며 먼저 그에게 동행을 청한다.

천은 갑자기 입이 하나 늘면 성가신 일도 많아지고 여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단칼에 거절하지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자신의 뒤를 쫓아 다니는 화련공주에게 두손두발 다 들고 마침내 동행을 허락하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이나라 저나라를 돌아다니며 정이 들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화련공주에게 점점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천은 자신의 성정체성까지 의심하며 괴로워 하게 되고 갈산국이라는 나라에서 만난 산적떼에 붙잡혀 고초를 겪게 되면서 화련공주가 여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천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던 호위무사 환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을 하게 된 두 사람은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매일 밤 운우지정을 나누게 되고 죽을 때까지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겠다는 약조를 하며 천의 머리띠에 붙어 있던 황옥으로 만든 장식을 둘로 떼어 나누어 가지게 된다.

그러던 중 귀한 가문의 자제일 거라고만 생각했던 천의 정체를 알게 된 화련공주는 천과의 뜨거운 마지막 밤을 보낸 후 자신들의 안타까운 운명을 원망하며 말없이 그의 곁을 떠나 버린다.

갑자기 종적을 감춰버린 그녀를 미친 사람처럼 찾아 헤매던 천은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여인에 대해 문을 꼭꼭 닫아 버린 채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이렇게 원수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되고 얼음을 삼킨듯 차갑기 그지없는 냉혈한이 되어 버린 그를 쳐다보는 것조차 치욕스럽다 생각하여 눈길 한번 마주치지 않으려 애써 피하던 그녀는 콧수염과 턱수염에 감춰진 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다.

천은 혹여나 여인에게 마음이 다시 흔들릴까 두려워 자신과 섹스를 하는 여인들의 얼굴을 보지 않기 위해 얇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게 하였고 아무리 욕정에 불타올라 눈이 뒤집혀도 절대 키스만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화련공주와의 첫날밤, 자신을 도발하는 그녀를 벌하기 위해 정신이 나간 채로 그녀를 미친듯이 유린 하던 중 엉덩이에 있는 손톱만한 점을 발견하고 그 여인이 자신을 떠나버린 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가 떠나야 했던 이유를 알지 못하는 천은 그녀를 목숨처럼 사랑했던 자신을 무참히 버리고 떠나버린 여인이 바로 눈 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라 애증이 엇갈려 매일 밤 그녀를 찾아가 성적인 수치심을 느끼게 함은 물론 자존심까지 깎아 내리며 상처를 주게 되고 그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던 화련공주는 비밀리에 위장잠입한 옛 호위무사 건에게 받은 단검을 품에서 꺼내 들고 천을 향해 휘두르게 된다.

이야기 사이사이에 화련공주를 사랑했던 호위무사 건과의 스토리와 천이 매일 밤 화련공주의 처소를 찾아가자 시기와 질투심에 눈이 멀어 그녀를 해하려 하는 후궁들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영화의 스토리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흥행 성적 또한, 대박은 아니었지만 손익분기점은 훨씬 넘었고 말이다.

============================ 작품 후기 ============================

너무 영화의 내용이 길다구요? 지훈의 복잡한 마음과 영화속의 주인공 천이 비슷한 심정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작가의 변입니다.
ㅎㅎ

'왕의 여자'이야기는 춘화첩이 종결되는대로 번외편으로 올릴 예정이랍니다.

^^

gutar님, 꿈속에서라도 첫사랑을 만나고 싶어 하는 지훈의 마음을 좀 헤아려 주시길... ^^;

Αroma님, gutar님은 이미 떠나간 첫사랑을 잊지못해 춘화첩을 이용해서까지 다시 품고 싶어하는 지훈의 행동을 말씀하신 게 아닐까요?

^^

< -- 21 회: 두번째 작화(作畵) -- >

"아악!!"

거칠게 들어오는 내 분신을 견디지 못하고 그녀의 몸이 앞으로 무너져 내렸다.

"헉헉!! 벌써 지친 것이냐? 훗!"

두 손을 뻗어 심하게 요동치고 있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꽉 움켜 쥐고는 탐스러운 엉덩이를 입안 가득 베어 물었다.

"하윽!! 흐엉!"

있는 힘을 다 해 버티고 있던 그녀의 몸이 자신도 모르게 점점 밀려드는 쾌감에 빠져 들고 있었다.

분신을 그녀의 안에 그대로 둔 채 길다란 혓바닥으로 두 개의 커다란 언덕을 휘젖고 다니며 미지근한 타액을 흘렸다.

"아~흐앙!"

그녀의 엉덩이가 좌우로 크게 흔들렸다.

"똑똑히 듣거라!"

"하아악!"

다시금 그녀는 뒤에서 밀고 들어오는 성난 내 분신을 받아 들여야 했다.

"여인이라는 것들은 그저 이 몸뚱아리 하나로 사내들의 마음을 어떻게든 흔들어 보려 하지만!"

'철퍽!'

"흐억!"

"그것도 곧 밑천을 드러내게 되어 있느니라."

'철퍽!

철퍽!'

"아아!"

"그것으로 사내의 모든 것을 가졌다 생각한다면 그건 크나큰 오산이니라."

'철퍽!'

"흐억!"

그녀의 몸이 다시 휘청거렸다.

"나라? 복수? 웃기지 말거라.
네 년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이냐? 이렇게 내 밑에서 다리나 벌리고 신음소리나 흘려대면 되느니라.
또 아느냐? 밤시중이라도 잘 들어 내가 제 1후궁의 첩지라도 내리게 될지.
그리되면 네가 말하는 너의 나라 백성들에게 떡고물이라도 하나 더 떨어지게 될 테니 말이다."

'철퍽철퍽철퍽!!!!'

나는 있는 힘껏 허리를 움직이며 절정을 향해 지체없이 달려갔다.

"하악!!!!"

"헉헉헉!!!!"

거친 신음소리를 흘리며 그녀와 함께 침대 위로 무너져 내렸다.

"하아~하아~하아~"

가뿐 숨을 몰아 쉬고 있는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내 몸도 함께 들썩였다.

그녀의 안에 뜨거운 것을 모두 쏟아내고 숨을 고르고 있던 물건을 천천히 빼 낸 후 천천히 그녀에게서 몸을 떼고 침대에 걸터 앉아 여전히 달뜬 숨을 쉬고 있는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의 하얀 볼을 타고 쉴새 없이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갑자기 심장이 '쿵' 하고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야, 강지훈! 너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냐?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영화속 주인공을 빙자해 그녀를 이렇게 멋대로 가지고 놀아도 되는 거야?...
정말 미쳤구나? 아 진짜 찌질한 자식!'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고개를 들고 무섭게 질책하기 시작했다.

그래, 과연 내가 그녀를 이렇게 마음대로 농락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단 말인가?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 보니 처음엔 연예계 생활에 적응하기도 힘들었을 그녀에게 왜 이렇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거냐고 자꾸만 투정을 부렸었고 나중엔 몸쓸 자격지심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사내 자식들을 매일 마주하니 나같은 건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거냐며 억지를 부리며 그녀에게 상처를 줬었다.

어쩌면, 그나마 아직까지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소중한 추억으로 가슴 한켠에 자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온 이별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더 시간을 끌었더라면 그녀와 나 둘 다 서로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아 다시는 꺼내보고 싶지 않을만큼 추한 과거로 기억되어 등을 돌리게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기다림에 지쳐 계속 그녀를 몰아 부쳤을 것이고 그녀는 아마도 그런 나를 버텨내기가 힘들었으리라.

'그래, 차라리 잘 된 일인지도 몰라.'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루어지지 않아서 일거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다.

'개뿔, 말도 안되는 소리하고 자빠졌네? 멋드러진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한 거지.
이루어져서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거든.'

그녀와의 헤어짐을 받아 들이기 힘들었던 나는 그렇게 삐딱하게만 생각했었다.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민지야, 정말 미안하다.
내가 겨우 이만큼밖에 안되는 놈이라서."

나는 그녀의 얼굴에 흘러 내리고 있는 눈물을 닦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너를 다시 만나고 싶었던 내 마음을 조금만 이해해 주라.
나....
정말 너 사랑했었어.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이..
번 한번만...
용서해 주라."

울컥! 하는 마음에 목이 매어왔다.

"이 꿈에서 깨어나게 되면 너와의 소중했던 추억들을 이 가슴속에 영원히 담아두고 멀리서나마 너의 행복을 빌어줄게.
그러니까...
나를 이 바보...
같은 자식을 용서해 주라."

눈물을 삼키려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지훈오빠!"

가느다란 목소리와 함께 희고 작은 손이 내 볼을 스쳤다.

"미...
민지야?"

"그래, 나야.
사내자식이 이만한 일로 바보같이 울기는...
이래가지고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 가려고?"

더 이상 영화속 여주인공을 연기하던 민지가 아니었다.

내가 목숨처럼 사랑했던 바로 그 여자, 송민지였다.

"칫, 누가 오빠한테 시집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그 여자가 안됐다."

"민지야!!"

나는 그녀를 으스러지게 끌어 안았다.

"콜록! 아 숨막혀!"

"아...
미안미안..."

그렇게 그리워하던 그녀의 모습 그대로 다시 만나게 되다니 꿈만 같았다.

"바부팅이!"

"어?"

"이 바보 멍충이 말미잘!!!"

"왜 그래 민지야, 혹시 방금 전 내..."

"나도 사랑했어.
진심이야."

갑작스러운 그녀의 고백에, 커다란 둔기에 머리를 얻어 맞은 것처럼 멍해졌다.

"나도 미안해.
한번도 사랑한 적 없었다고 했던 거 다 거짓말이야.
그래야 오빠가 나를 빨리 잊고 새 출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꿈속이니까 나도 편하게 얘기하는 거야."

"미..
민지야!"

"으이그, 이 바보같이 순진한 남자야.
이래가지고 걱정되서 내가 어떻게 사니?"

"아~ 민지야! 이 나쁜 기집애!"

나는 다시 그녀의 목을 세차게 끌어 안았다.

"그거 알아? 나 처음부터 송민지였다는 거?"

"뭐?"

나는 깜짝 놀라 그녀에게서 재빨리 몸을 떼어 냈다.

"이 꿈이 시작된 순간부터 화련공주가 아닌 송민지였다구!"

"뭐라구?"

정말 기가 막혔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단 말인가? 되도 않는 연기를 보며 얼마나 속으로 비웃었을까?

"아 너 정말.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너 그럼 설마 그 발연기도 일부러?"

"그래, 오빠가 눈치 챌까봐 일부러 그랬지.
내가 이 영화 개봉하고나서 발연기라고 어찌나 욕을 많이 얻어 먹었는지 잠도 줄여가면서 발성연습부터 다시 했잖아.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구!"

'참나, 기가 막혀서.
연기자는 연기자로구나.
이제 정말 연기자가 다 됐어.'

"근데 오빠, 쫌 늘었드라?"

"뭐가?"

"테크닉말이야.
입으로는 나를 못잊고 있었다더니 몸은 다른 여자들이랑 뒹굴고 있었나 보지? 쳇!"

민지가 턱을 살짝 들며 새초롬하게 나를 노려봤다.

"아냐 아냐 절대 그런 거 아냐.
너랑 헤어지고 한명밖에 안만났어.
그것도 군대가고 금방 헤어졌다구!"

"나더러 그 거짓말을 믿으라구?"

"저...
정말이라니까."

'어라.
이거 지금 무슨 상황이냐? 난 왜 지금 얘한테 변명을 하고 있는거야?'

"좋아, 그럼 증명해봐!"

"어? 뭘?"

"참나, 이렇게 둔하기는.
이렇게 매력적인 여자가 아니지 이 우주 대스타 송채아가 이렇게 오빠의 눈 앞에 홀딱 벗고 있는데 그냥 내버려 둘 거냐구?"

그녀가 가슴을 쫙 펴고 두 팔을 벌리자 커다란 두개의 탐스러운 둔덕 위에 새초롬하게 고개를 들고 서 있는 젖꼭지가 유혹하듯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들고 있었다.

"이런, 앙큼한 작은 여우 같으니라구! 좋아, 각오해!"

'그동안 꿈속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도록 하지.
후후'

"꺄아악~!"

나는 그녀를 침대 위로 밀어 넘어뜨리고 그 위에 올라 앉았다.

============================ 작품 후기 ============================

허걱! 정말 여우(여주인공?) 이네요.

ㅎㅎ

< -- 22 회: 두번째 작화(作畵) -- >

나는 그녀의 탐스러운 젖무덤에 얼굴을 파묻고 미친듯이 혓바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응~"

민지는 유난히 자신의 가슴을 만져 주는 걸 좋아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삽입보다 애무를 즐기는 편이었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민지는 특히 애무 받는 걸 좋아해서 내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삽입을 시도하려 할 때 마다 내 얼굴을 감싸 쥐고는 자신의 가슴에 파묻거나 사타구니에 쳐박아 버렸다.

어떨 때는 뜨거운 애무만으로도 혼자 절정에 닿아버려서 나를 허무하게 만들곤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와의 섹스는 한번으로 끝난 적이 거의 없었다.

성난 내 분신도 달래줘야 했으니 말이다.

어쩌면 그것 또한 그녀의 철저한 계산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하윽! 좋아.
오빠."

꼿꼿해진 유두를 살짝 깨물자 그녀가 머리를 크게 뒤로 젖히며 신음소리를 흘렸다.

나는 언제나 그렇듯 정성을 다 해 오랫동안 그녀의 가슴 구석구석을 남김없이 훑고 지나 다니며 흔적을 남겼다.

"하아~ 하아~ "

낮게 깔리는 그녀의 색스러운 신음소리가 내 안의 욕망을 자극했다.

뜨거워진 입술이 그녀의 가슴골을 미친듯이 핥고 다니다가 곧장 아래로 내리 달렸다.

"흐억! 오...
오빠...
하응~"

무성한 수풀을 헤집고 들어간 길다란 혓바닥이 그녀의 은밀한 곳을 거칠게 휘젖고 돌아 다녔다.

짜릿한 쾌감에 허리를 활처럼 휘며 들썩이던 그녀가 내 두 손을 자신의 가슴에 가져갔다.

'훗, 역시!'

그녀가 원하는대로 얼굴을 사타구니에 묻고 열심히 입술을 움직이며 두 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주물럭 거렸다.

"하아~ 좋아.
좋아.
너무~ 좋아."

그녀의 숨소리가 점점 뜨겁게 달아 오르며 가빠지고 있었다.

"하윽! 하! 어떻게 해.
거기...
거기!"

은밀한 곳을 유린하고 다니던 내 혓바닥이 수줍게 숨어 있던 진주를 살짝 건드리자 그녀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나를 꼭 끌어 안았다.

나는 그녀의 성감대인 그곳을 콕콕 찔러 대다가 혓바닥으로 살살 간지럽히고 두 손으로 무성한 수풀을 쫘악 벌리고 머금었다.

"아학!! 미칠것 같아."

은밀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애액을 쩝쩝 소리나게 핥으며 다시 한번 혓바닥을 밀고 들어가 구석구석을 빈틈없이 훑다가 고개를 들고 그녀의 색스러운 입술을 입안 가득 삼켜 버렸다.

"하읍!"

욕망에 사로잡혀 허우적대고 있는 그녀의 눈빛은 반쯤 풀린 상태로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아~ 민지야!"

"지훈오빠!"

우리는 서로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라도 하려는듯 뜨겁게 키스를 나누었다.

"아아악! 아...
아파 강지훈!!"

계속해서 그녀의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아우성 치고 있던 성난 분신을 쑤욱~ 밀고 들어가자 그녀가 고통스러운듯 허리를 들썩였다.

"하, 미..
미안.
아팠어?"

"하아~ 아니, 좋아.
더...
더 세게 넣어줘!"

'훗, 좋아 그렇다면....'

"하아악~~~~!!! 하아~ 뭐야, 오빠 그 사이 무슨 수술이라도 한 거야? 왜 이렇게 커졌어?"

"원래부터 컸거든.
왜 이래 새삼스럽게."

"아아악~!! 아냐, 아까도 느낀 거지만 분명 뭔가 좀 달라진 것 같아."

"헉헉!! 그래서 싫어?"

"아..
니, 좋아.
미치도록 좋아."

그녀의 칭찬에 우쭐해진 나는 더욱더 허리를 힘차게 움직였다.

"하윽!! 오빠 나...
갈 것 같아.
하아~"

"안돼, 난 아직이라구! 조금만 더 참아!"

"하아~ 더 이상...
못 참을것...
같아."

"이런!"

숨을 헐떡이며 절정을 바로 앞에 둔 그녀 때문에 나는 마지막으로 있는 힘껏 허리를 움직였다.

"헉헉헉헉!!!!!"

"하아~하아~"

뜨거운 숨결이 방안을 가득 메웠다.

"오빠!"

"어?"

"그거 알아?"

"뭘?"

침대위에 나란히 누워 숨을 고르며 민지가 입을 열었다.

"우리 말이야.
항상 내가 먼저 였었다는 거."

"무슨 소리야? 알아듣게 설명을 좀 해봐."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 하는지 나는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사귀자고 먼저 대쉬한 것도 나고 손 잡고 팔짱 낀 것도 게다가 키스도 내가 오빠를 덮치는 바람에 하게 됐고 결정적으로 섹스도...
내가 먼저 꼬셔서 했었잖아.
너무 수동적이어서 내가 얼마나 조바심이 났는줄 알아?"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귀찮게 따라다니며 사귀자고 졸라대는 그녀가 귀여워서 못이기는 척 받아줬고 아직 그녀에 대한 마음이 확실치 않았던 나는 마음대로 스킨십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여자치고는 너무 들이대는 성격인 그녀가 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 그리고 이별도 니가 먼저 통보했었지.'

"여자는 말야.
아무리 나같이 들이대는 성격이라도 한번쯤은 남자가 먼저 다가와주기를 바래.
한번쯤은 말야.
사실, 그게 좀 힘들었었어."

나즈막히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내 마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미안해, 그땐 너에 대한 내 마음이 확실치가 않아서 혹시라도 너에게 상처를 주게 될까봐 두려워서 그랬던 거야."

"알아!"

"뭐?"

"안다구! 으이구, 바부팅이.
천하의 강지훈을 나 송민지가 모르면 누가 알아?"

살짝 눈을 흘기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 나는 그만 피식 웃어 버렸다.

"우리 첫섹스 하던 날 기억나?"

"그럼, 기억하지.
그 날을 어떻게 잊겠냐? 집에 안가겠다고 징징대던 송민지의 그 못생긴 얼굴을 말야."

"뭐라구?"

민지는 그날따라 평소와 달리 말 수도 적고 자꾸만 안절부절 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
아니."

"근데 왜 아까부터 똥 마려운 강아지 마냥 그러고 있어? 사람 불안하게시리."

"아...
아무것도 아냐."

어딘지 불안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자꾸만 신경 쓰였다.

"오빠, 우리 술 마시러 가자!"

"어차피 또 나 혼자 다 마실건데...
재미없어서 싫다."

"아 쫌! 내 말 좀 들어줘라."

'애가 대체 오늘 왜 이래 정말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건가?'

나는 내심 걱정을 하며 술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평소에 쳐다 보지도 않던 소주를 두잔이나 연거푸 마시더니 아무말 없이 계속해서 내 잔에 술을 따랐다.

그렇게 두 병쯤 비웠을 때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이제 가자!"

"어딜?"

"따라와!"

그녀의 손에 이끌려 정신없이 걸어가다 멈춘 곳은 모텔 앞이었다.

"야, 송민지!"

"들어가자!"

"너 왜 그래?"

"뭐가?"

"너 취했나 보다.
집에 데려다 줄게."

"오빠야말로 대체 왜 그래?"

"뭘 말이야?"

"오빠 눈엔 내가 여자로 보이기는 하는 거야?"

"너 정말 무슨 일 있는 거야?"

"그래, 있어 있다구.
아주 심각한 일이 생겼다구!"

"정말? 뭔데?"

나는 그녀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오빠랑 자고 싶어!"

"뭐?"

"못 들었어? 오빠랑 자고 싶다구! 나 오늘 집에 안들어갈 거야.
벌써 못들어 갈것 같다고 집에 얘기해 놨어."

"야, 송민지.
너 정말 미쳤구나? 이 기집애가 정말."

"남들은 어떻게든 이쁜 여친 꼬셔서 자빠뜨려 보려고 혈안인데 오빠는 대체 왜 그래? 나 매력 없어?"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님, 사랑하니까 손만 잡고 잘게.
그런 신파주의야?"

나라고 그녀를 안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섹스를 목적으로 다가갔던 이전의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자랑 단 둘이 자면서 손만 잡고 잤다는 남자들의 얘기를 들으면

'빙신! 그게 남자냐? 그거 고자 아냐?'

라고 비웃었던 이 강지훈이 말이다.

"민지야, 그게 아니라 나도 너랑 자고 싶어.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것 같아."

"그럼 대체 언제가 그 때라는 건데? 결혼해서 첫날밤?"

그녀의 목소리가 울고 있었다.

"자 봐, 오빠랑 오늘 자려고 섹시한 속옷도 사 입고 하루종일 그 생각에 들떠서 아무 것도 못했단 말야.
흑흑."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빨간색 레이스 브래지어를 보여 주며 민지가 흐느꼈다.

나는 누가 볼까 두려워 얼른 달려가 그녀를 품에 꼬옥 껴안았다.

"알았어, 미안해.
그래 자자.
대신 나중에 후회하기 없기다?"

그녀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땐 정말 좋았는데...
우리가 왜 이렇게 됐을까?"

'그래, 왜 이렇게 됐을까 민지야!'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으면 좋겠어.
아니, 이 꿈속에서 영원히 오빠랑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나도 그래!"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우리는 서로 마주보고 입술을 포개었다.

'펑!!!'

방금전까지 끌어안고 있던 민지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갑자기 사방이 온통 하얀 연기로 자욱해졌다.

"성진아!"

============================ 작품 후기 ============================

헉, 갑자기 조아라를 악성 사이트로 인식하는 바람에 힘들게 썼던 글이 사라져 버려서 늦어졌네요.

ㅜㅜ

dhgkdldy2님, 그러게요.

^^

Αroma님, 꿈 인듯 꿈이 아닌 꿈 같은 현실이라고나 할까요?

^^;

< -- 23 회: 환생(還生) -- >

뿌연 안개를 헤치고 사람의 형체가 나타났다.

'뭐야 저건 또? 완전 만화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잖아.
뭐였더라? 아, 맞다.
어릴적에 봤던 만화, 배추도사 무우도사에 나왔던 그 배추도사?'

자그만한 키에 바닥에 질질 끌리는 흰 색의 도포자락을 입고 머리엔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어 미끄덩했으며 콧수염과 턱수염은 가슴께까지 내려와 있었고 한 손에는 검은색에 가까운 진한 흑갈색의 나무 지팡이를 들고 다른 한손에는 염주를 쥐고 있었다.

노인의 눈썹은 물론이고 콧수염, 턱수염 할 것 없이 모두 눈처럼 새하앴다.

'훗, 저 할배의 몸에 나 있는 모든 털이란 털은 다 저렇게 하얗겠지?'

갑자기 벌거벗은 그의 모습을 상상하는 바람에 나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만 같았다.

'아놔~ 민지랑 간만에 좋은 시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 할배가 나타나는 바람에 산통 깨져 버렸네.
에효.'

"성진이, 네 이놈!"

노인이 갑자기 나에게 호통을 쳤다.

'아니 근데 저 할배는 왜 아까부터 자꾸 나를 성진이라고 부르는 거야? 다른 사람 꿈속에 나타나야 하는데 잘못 찾아온 거 아냐?'

"어허, 지금까지 몇 번의 생을 살아 왔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단 말이더냐?"

'뭐...
뭐래 지금? 몇 번의 생?'

"한낱 욕망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너희들의 삶이 참으로 한심하구나.
나무관세음보살."

'잉? 스님이었어? 뭐야 그럼 나를 성진이라 부르고 그전에 춘화첩의 여인들 이름이 그러니까 섬계월, 이소화.
오 마이 갓! 구운몽?'

"그래도 이전의 생보다는 조금 달라진듯 보여 흡족해 하였더니 그새를 못참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또 다시 그 힘을 이용하다니...
여인들의 운명이 모두 네 손 안에 달려 있다는 것을 정녕 모르는 것이더냐?"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 힘을 사용하다니 그게 뭔데요? 그리고 여인들의 운명이 제 손에 달려 있다니요?"

'여인들이라면 팔선녀를 말하는 건가? 나중에 인간으로 환생해서 두 부인과 여섯명의 첩이 되었다는 그...
근데 힘은 또 뭐야? 아, 저 할배.
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면 안되나? 아무리 꿈이라지만 시대상황에 좀 맞춰줘야 하는 거 아냐?'

'

"무슨 말인지 알아듣게 좀 설명해 주시면 안될까요?"

"이 모두가 네가 만든 업보이니라."

"아니, 그러니까.
저기요 할아버지! 사람 잘못 찾아온 거 아니세요? 제 이름은 강지훈이고 지금은 2015년 이라구요.
갑자기 꿈속에 나타나서 여러번의 생이 어쩌고 힘이 어쩌고 하시는데 그럼 제가 구운몽이라는 소설 속의 주인공 성진이고 지금 환생에 환생을 거듭해서 지금 이 모습이라는 말씀이세요?"

"나무관세음보살."

노인은 가만히 눈을 감고 손에 쥔 염주를 굴리며 염불을 외웠다.

"아 진짜 답답해 미치겠네.
속시원히 말을 좀 해주시면 안돼요?"

정말 기가 막혔다.
나더러 소설속 주인공의 환생이라고 말하고 있는 저 영감탱이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당황스러웠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 하였으니 이 모든 것을 끊어내는 방법도 네 몫이니라."

"아 그니까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구요?"

"나무관세음보살."

"진짜 이러실 거예요? 당신 정체가 뭐야? 구운몽이라면 당신이 그 성진의 스승인 육관대사라는 건데...
에이~아니지? 나 지금 개꿈 꾸고 있는 거지?"

나는 고개를 세차게 가로 저었다.

"명심하거라.
여인들의 운명이 모두 네게 달려 있다는 것을!"

말을 마친 노인이 점점 뿌연 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멀어져 가기 시작했다.

"저기 잠깐만요! 잠깐만요! 말을 꺼냈으면 제대로 끝내고 가야지?"

내가 목청껏 소리를 질러댔지만 노인은 이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야 이 할배야! 어이 영감탱이! 거기 서라구!"

소리를 지르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내방 침대 위였다.

기분이 참 묘했다.

"에이, 그냥 개꿈이야.
춘화첩 속의 여인 이름이 어쩌다 맞아 떨어져서 그런 개꿈을 꾼 걸꺼야."

나는 웬지 찝찝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근데 우연치고는 두명이나 이름이 같긴 한데...
그럼 춘화첩 속 여인들이 팔선녀라는 말인가? 아니 근데 왜 나만 환생한 건데? 그리고 여인들이 운명이 내 손에 달렸다니 그게 대체 뭔 소리냐고? 아 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아냐아냐, 내가 춘화첩 때문에 예민해져 있어서 그런 꿈을 꾼 걸꺼야.
그게 말이 돼?"

나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톡톡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이씨~ 그 영감탱이 때문에 민지와의 꿈이 끝나 버렸잖아."

나는 금방 노인의 모습을 지워 버리고 생생했던 민지와의 꿈을 되새겨 보았다.

꿈을 꾸고 나니 민지에 대한 마음이 훨씬 가벼워 진것 같았다.

"이래서 정우 그 자식이 이별여행을 간 건가?"

고등학교 동창 정우는 5년 넘게 사귀어 온 여친이랑 곧 결혼이라도 할 것처럼 친구들한테 자랑하며 떠벌리고 다니다가 갑자기 '사랑하니까 헤어진다'는 웃기지도 않는 말을 하며 이별여행을 간다고 했었다.

친구들은 걷어 차여서 쪽팔리니까 그럴싸한 말로 포장 한 거라며 그 녀석을 비웃었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와의 기억들을 정리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단둘이 이별여행을 간다는 그 녀석의 말이 앞뒤가 안맞는다고 생각했었다.

'웃기고 있네.
짜식 그 걸 빌미로 어떻게든 그 기집애한테 매달려 보려는 속셈인줄 누가 모를줄 알고?'

나는 그렇게 정우를 비웃었다.

하지만 지금은 웬지 그 녀석의 마음이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고무신을 신을 거면 그냥 깨끗히 신으면 될 것이지 뭣하러 힘들게 강원도 꼴짝에까지 면회를 와서 외박까지 받아 진하게 하루를 보낸 후 이별을 통보 했는지 미스테리했던 정은이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다.

'정우도 정은이도 지금 이런 마음이었을까?'

나는 민지의 얼굴을 다시 떠올리며 그녀가 만인에게 사랑받아 빛나는 별이 될 수 있기를 마음으로 빌었다.

"민지야, 사랑했다.
그리고 나 같은 놈을 사랑해줘서 고마웠다."

꿈속이긴 하지만 그녀도 나를 사랑했다는 말이 많은 위로가 됐다.

예기치 못했던 그녀의 고백으로 인해 미련이 남아 더 집착하게 될 줄 알았는데 꿈에서 깨고나니 신기하게도 더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복학 하기전에 간만에 캠퍼스나 둘러 볼까?"

아침을 먹고 5년된 나의 애마인 자전거를 꺼내 타고 학교로 향했다.

뜨겁게 내리 쬐는 햇볕을 받으며 등줄기에서 땀이 뚝뚝 흘러내렸지만 오랫만에 캠퍼스를 누비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우리 학교의 명물인 청명호도 해태 조각상도 모두 그대로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끼이익!'

"아악!"

도서관 건물의 코너를 도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튀어 나오는 바람에 핸들을 심하게 꺾었더니 그 반동으로 바닥에 곤두박질 쳐 버렸다.

"아야."

옆을 보니 여학생 하나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안다쳤어요?"

"아니에요.
앞을 제대로 보지못한 제가 잘못이죠.
자전거는 괜찮아요?"

여학생은 되려 내 자전거의 상태를 걱정했다.

사실 그녀의 말처럼 갑자기 튀어나온 그녀의 잘못이 크긴 하지만 손바닥이 살짝 까여 아플 텐데 미안하다며 먼저 자전거의 상태를 살피고 있는 그녀의 행동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주변에 떨어져 있던 가방과 책을 챙겨서 그녀에게 전해 주었다.

"괜찮아요.
5년이 넘은 녀석이라 깡 하나는 알아주거든요.
그러니까 얼른 가서 그 손바닥이나 덧나지않게 소독해요."

"아 네 다행이네요.
그럼."

여학생은 수줍게 웃어 보이고는 가던 길을 걸어갔다.

"신입생인가? 풋풋하네 풋풋해.
훗."

그녀의 뒷모습을 살짝 훔쳐보고는 나는 자전거를 수습하기 시작했다.

"어라? 국문과 15학번 정경미? 아까 그 여학생 건가?"

주변을 둘러보니 그녀의 모습은 어디론가 이미 사라진 후였다.

'후다닥!'

"뭐야? 지금 무슨 인기척이 있었던 것 같은데? 누가 날 훔쳐보고 있는 건가?"

'이런 강지훈 너 도끼병이냐? 다 늙은 복학생을 누가 훔쳐본다고...
춘화첩 속에서 주인공 노릇 몇번 하더니 니가 정신이 나갔구나.
후후.'

"나중에 국문과사무실에 가져다 줘야겠다."

나는 자전거에 올라타고 다시 과사무실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여러분들의 댓글을 보며 생각이 많았네요.
귀가 쫌 얇아서리... ^^;

dkdlsnsk님, 잘 보고 계신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

오딘z님, 네 아마도 생생하게 남아있을 듯요.

^^*

Αroma님, 아프겠죠? 그래도 받아 들여야 하겠죠?

^^*

퀸러브님, 오우~ 정말요? 부족한 제 작품을 그렇게 높이 평가해 주시다니 감개무량하네요.

^^*

유우세이님, 이런 그러셨군요.
앞으로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할게요.

^^*

우사이님, 이 세상에 이런 춘화첩이 있다면 정말 재미있겠죠?

^^*

< -- 24 회: 환생(還生) -- >

인문대 건물 옆에 있는 자전거 거치대에 애마를 매어 놓고 1층에 있는 과사무실을 향해 걸어갔다.

"어라? 이게 누구야? 지훈이 아냐?"

과사무실 문앞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벌써 제대했냐? 너 군대간다고 환송회 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 한번 빠르다 야."

같은 과 동기 기철이가 반짝이는 은색테 너머로 능글맞은 웃음을 웃고 있었다.

'하필, 재수없게 저 자식을 만나다니.
뭐 벌써라구? 확 저걸 그냥!'

기철이 저 자식은 '신의 아들'이었다.
말 그대로 부모 잘 만나서 군대를 면제받은 운 좋은 놈이라는 거다.

우리 나이에는 도저히 쳐다 볼 수도 없는 고급 외제차에 온몸을 명품으로 휘감고 다니는 내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의 놈이다.

내가 군대를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 자식은 휴학을 하고 1년 동안 어학연수를 다녀왔다고 한다.

'어학연수는 개뿔, 또 거기 명품관이나 휩쓸고 다니면서 외국 여자애들이나 끼고 흥청망청 퍼 마시며 질펀하게 놀았겠지.'

성적은 항상 밑바닥인 주제에 돈을 물쓰듯 뿌리고 다니면서 지 잘났다고 어깨에 힘을 주고 뻐기고 다니는 저 자식이 나는 꼴사나울 뿐이었다.

저 자식의 아버지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대기업의 회장이라고 했다.

듣자하니 고등학생 때 아버지 백만 믿고 설치다가 결국 큰 사고를 치고 쫓기듯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그곳에서 듣도보도 못한 대학을 다니다가 우리 학교로 편입을 했다고 한다.

모두들 쉬쉬하긴 했지만 저 자식이 고등학생 때 성폭행한 여자가 자살을 하는 바람에 거의 쇠고랑 찰 뻔한 걸 지 아버지가 검찰 수뇌부에 뇌물을 먹여 꺼내줬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을 제대로 증명해준 셈이다.

공부는 뒷전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여자를 갈아 치우며 어차피 아버지의 뒤를 이어 기업을 물려받을 거니 졸업장만 받으면 된다고 떠들고 다녔다.

솔직히 허우대만 멀쩡하지 뭐 딱히 볼 것도 없는 저 자식 주위에는 늘 여자가 끊이지 않았다.
여자들의 종류도 아주 다양했다.
술집 텐프로부터 무슨 미인대회 출신에 심지어 유명 연예인까지 어떻게든 저 자식의 눈에 들어보려 안달이 나 있었다.

대부분이 무슨 떡고물이라도 하나 떨어지지 않을까 하고 들러붙는 된장녀들이거나 저 자식의 발목을 제대로 잡아 대기업 안주인이 되고 싶은 야망을 가진 여자들이었다.

정말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저런 자식에게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니 갑갑하다.
갑갑해.'

'있는 놈에 대한 없는 놈의 자격지심'이라 불러도 어쩔 수 없다.
난 그저 선천적으로 저런 놈들이 비위에 안맞는 것 뿐이니까.

"언제 복학하냐? 이번 가을학기부터?

"어."

나는 대답하기도 귀찮아서 건성으로 말했다.

"그래? 그럼 니 제대 및 복학 기념으로 진하게 파뤼 한번 해야지."

"됐어.
군대 갔다 온 게 뭐 특별한 일이라고.
신체 건강한 남자들이라면 당연히 다녀와야 하는 건데 무슨 새삼스럽게."

순간 녀석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나이스!'

녀석에게 시원하게 한방 먹인것 같아 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래도 우리 마성의 강지훈이 복학 하시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 내가 한턱 쏠 테니까 개학 전에 한번 날 잡자."

"그래, 알았다.
신경 써줘서 고맙다."

여기서 대답하지 않으면 대화가 계속 길어질 것 같아서 나는 마지못해 대답했다.

'내가 그렇게 개쪽을 주는 데 저 자식은 왜 맨날 저렇게 들이대는 거야? 저 자식 저거 게이아냐?'

정말 이상했다.
편입한 첫날부터 저 녀석은 유난히 내 옆에 딱 달라 붙어서 이것저것 물어보곤 했다.

처음엔 좀 사는 집 앤가 보다 그냥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편입해서 모르는 게 많을 것 같아 좀 챙겨주긴 했었다.

그런데 저 녀석의 실체를 알게 된 이후부터는 내 옆으로 다가오려는 녀석을 무시하고 구박하며 항상 밀어내 버렸다.

"잊지말고 꼭 연락해라!"

"글쎄, 알았다니.....
어?"

나는 아까부터 계속 뒷통수가 따가워 뒤를 얼른 돌아 보았다.

후다닥 모습을 감추려다가 이미 늦었다는 걸 느낀 그림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어라? 저 여자는?'

"휘익~ 저 기집애를 보게 되다니 오늘 계탔네."

기철이 자식이 갑자기 휘파람을 불며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야, 쟤 죽이지 않냐? 몸매봐라 몸매.
끝내준다 끝내줘."

멀리서 다가오는 여자의 얼굴이 어딘지 낯이 익어 나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서 있었다.

"쟤, 이번에 중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애야.
이름이 뭐더라? 아 맞다.
리소화라던가? 웃기지 않냐? 북한사람도 아니고.
리소화래.
흐흐."

'리소화? 이소화?'

얼굴을 알아 볼 수 있을만큼 여자가 다가 왔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분명, 얼마전 꿈속에서 시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하던 그 여자였다.

"어릴적에 중국으로 온 가족이 이민을 가서 그런지 우리 말도 완전 잘 해."

"안녕하세요, 선배님!"

"음..
어, 아..
안녕 소화야?"

여자는 책을 가슴에 꼭 껴안고 수줍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는 잘못 본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워 다시 한번 뚫어져라 그녀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쪽진 머리가 아니라 긴 생머리에 커다란 눈망울과 높지도 낮지도 않은 아담한 코를 가진 그녀가 분명했다.

"야, 강지훈! 너 너무 대놓고 쳐다본다.
그러다 침 흘리겠다 임마."

기철이가 내게 다가와 속삭였다.

"아..
어?...
아..."

"선배님, 근데 이 분은..."

"아, 가을학기부터 복학하게 된 강지훈이야.
인사해."

"안녕하세요, 저는 리소화라고 해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아참, 그리고 선배라고 하지 말고 오빠라고 부르라니까."

"버릇이 되놔서...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꼭 오빠라고 부르기다."

"네.
그럴게요.
그럼 다음에 봬요."

"어, 그래.
잘 가라.
아참 소화야!"

"네?"

기철이 부르는 소리에 그녀가 뒤를 돌아 보았다.

"지난번에 알려준 니 연락처 결번이더라?"

"아, 그게 핸드폰이 물에 빠져서 바꾸는 김에 번호도 바꿨거든요."

"그랬구나? 난 또.
그럼 번호 좀 다시 찍어 줄래?"

"네?"

"지난 번에도 얘기했지만 뭐 다른 사심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에~ 조만간 이 녀석 복학기념 파티를 할까 하는데 너도 시간 되면 오라구.
그리고 이번 기회에 과 사람들 얼굴도 익혀 놓으면 좋잖아."

"아, 네.
그렇게 할게요.
신경써 주셔서 감사해요."

여자는 기철이의 핸드폰에 자신의 핸펀 번호를 입력한 후 사라졌다.

난 그때까지도 머리에 폭탄이라도 맞은 것 마냥 넋 놓고 서 있었다.

"너 쟤 맘에 드냐?

내가 먼저 찍은 애긴한데 니가 관심있다면 특별히 너한테 넘길게."

'뭐래? 이 미친 자식이.
여자가 무슨 물건이냐?'

대답할 가치도 없어서 나는 아무말 없이 그녀가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봤지? 그렇게 이쁜 얼굴은 아닌데 볼매란 말이야.
거기다가 어떻게 깡 마른 몸에 저렇게 커다란 가슴이랑 툭 튀어 나온 오리 궁둥이를 가지고 있는지 정말 신기하단 말야.
그리고 살짝 튕기니까 은근히 승부욕도 생기고 말야.
쩝!"

정말 답이 없는 녀석이다.

아니지, 기철이 자식이 아니라 다른 녀석이 옆에 있었고 꿈속의 그 여인이 아닌 다른 여자였다면 분명 나도 저 녀석과 같은 말을 지껄이고 있었을 것이다.
내 밑에 깔려 색스러운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대체 이게 무슨 조화란 말인가?'

"다시 만나게 될 때 까지 만수무강 하시옵소서."

꿈속에서 그녀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정말 그녀일까? 아니면 그저 얼굴이 닮은 데다가 우연히 이름까지 같은 여자일까?'

============================ 작품 후기 ============================

와우~ 춘화첩속의 그녀가 현실에 나타났네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

Αroma님, 개인적으로 제가 새드앤딩을 싫어해서리... ^^*

< -- 25 회: 환생(還生) -- >

'이소화...
이소화...
대체 넌 누구냐?'

나는 하루종일 그녀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럼 그 할배 말대로 내가 진짜 성진의 환생이란 말이야? 그럼 이소화 말고 팔선녀의 다른 여인들은 지금 어디 있는데? 춘화첩 속?'

그녀가 꿈속에 나타나 큰 절을 하고 사라진 후 춘화첩의 그림이 바뀌었던 게 생각났다.

'그 여자는 어떻게 춘화첩에서 뻐져나온 거지? 그 할배는 내 손에 여인들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했는데 대체 내가 뭘 어떻게 했길래 그 여자가 현실로 나온 거냐고? 아 놔~ 미치겠네 정말.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마음대로 힘을 이용했다고 했으니 그럼 섹스를 말하는 건가? 나와 섹스를 한 여인들이 춘화첩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다면...
아니지, 다른 여자들이랑은 모두 진하게 섹스를 했지만 그 정신나간 시아버지란 작자 때문에 그 여자 한테는 삽입도 못했으니 그렇담 것도 아니고...'

아무리 생각해도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그 여자를 한번 만나봐야 하나? 아까는 나를 모르는 눈치였는데? 물어봤다가 괜히 미친놈 소리 듣는 거 아냐?'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그녀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내 부탁에 음흉한 눈길로 한참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기철의 시선이 떠올랐다.

"연락을 해? 말아?"

핸드폰을 손에 쥐고 방안을 계속 서성거렸다.

"아니지, 이상한 영감탱이가 꿈에 나타나서 지껄인 소리를 어떻게 믿고...
연락했다가 정신나간 놈이라고 소문이라도 나면....
안돼 안돼!"

나는 결국 그녀에게 연락을 하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내일 새벽에 떠날 동아리 MC를 위해 이것저것 짐을 챙기고 일찌감치 침대에 누웠다.

"에고, 이제 잠을 자는 게 두렵고나."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하루 이틀이라고 했던가?

춘화첩을 손에 넣은 이후로 밤마다 이름모를 여인들을 꿈속에서 맘껏 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처음엔 너무 좋아 꿈에서 깨지않고 이대로 계속 잠만 자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부담스러워졌다.

자꾸만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 바람에 신경이 쓰였다.

"오늘은 그냥 꿈같은 거 꾸지 않고 푹 좀 잤으면 좋겠다."

나는 일부러 배갯잇에 넣어 두었던 춘화책을 꺼내지 않고 그냥 잠을 청했다.

'첨벙첨벙!'

'촤악~촤악~'

'하하하하!'

'호호호호!'

갑자기 온 몸에 서늘한 기운이 느껴져 눈을 떴다.

"꺄아아~ 그만해요."

"받아랏!"

"아이~정말 이러기에요?"

해는 뉘엿뉘엿 산 너머로 지고 있고 주변엔 이미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해서 어둑어둑했다.

'뭐야, 여긴 또 대체 어디야? 그냥 푹 좀 자고 싶었는데...
제길!'

주변을 둘러보니 내가 앉아 있는 커다란 바위 앞쪽으로 그림같이 작고 아담한 호수가 안개에 휩싸여 있었는데 그 속에서 여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언니! 그만 하라니깐!"

"호호호호!"

"이게 얼마만이니?"

"그러게, 이렇게 다시 인간계로 내려 와 목욕을 할 수 있게 되다니."

'인간계? 목욕? 뭐야, 이번엔 그럼 선녀와 나뭇꾼인가?'

나는 본능적으로 바위에 납작 엎드린 채 속이 훤히 다 비치는 치마만 달랑 하나 입고 물속에서 서로에게 물을 끼얹으며 낄낄대며 놀고 있는 여인들을 조용히 살펴 보았다.

그녀들은 동화책에서 본 것처럼 머리에 두 개의 동그란 뿔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고 물에 젖어 입으나마나한 치마 넘어로 그녀들의 아름다운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아놔~ 이제 하다하다 전래동화속 주인공이 된 거야?'

안개인지 수증기인지 그녀들을 둘러 싸고 있는 하얀 그 무엇들 사이로 그녀들이 움직일 때마다 잔잔한 물결 속에서 희고 고운 어깨와 탐스러운 가슴이 보일락말락 일렁이고 있었다.

오늘 밤엔 꿈을 꾸는 것 자체가 별로 내키지 않았던지라 나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그냥 그녀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머, 벌써 시각이..."

"이제 그만 올라가자."

"그래요.
언니들."

이번에 올라가면 언제 또 내려 올 수 있을지 모르는데 더 있다가 가면 안될까?"

그 중 한 여인이 고집을 부렸다.

"안돼! 이만 가자.
그러다가 아주 오래전처럼 인간 사내라도 나타나 날개옷이라도 감춰 버리면 어쩌려구 그러는 거니?"

'지금 저 소린 나더러 날개옷을 감춰 달라는 말인가? 왜 내 귀엔 그렇게 들리지?'

나는 잠시 어찌할지 고민을 하다가 바로 앞 바위에 널려 있던 날개옷들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러라고 이런 꿈을 꾸게 한 게 아니겠어? 어쩔 수 없지 뭐.'

잠시후 여인들은 하나둘씩 물 속에서 빠져나와 옷을 벗어둔 바위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흐억!!!'

젖은 치맛자락 너머로 보이는 그녀들의 몸매가 너무 색정적이라 터져 나오려는 탄성을 막으려 재빨리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날이 어두운데다가 뿌연 안개와 함께 물속에 감춰져 있어서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그녀들의 몸매는 하나같이 국보급이었다.

물에 젖어 딱 달라붙는 치맛자락 때문인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보다도 훨씬 색스러워 보였다.

갑자기 아랫도리가 뻐근해 지면서 온 신경이 곤두섰다.

'헐, 어쩔! 저 가슴 좀 봐.
저 엉덩이는 또 어떻구? 이러다 싸겠다 싸겠어.
흐미.'

조금전 꿈을 꾸지 않고 그냥 잠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던 생각은 언제 그랬냐는듯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나는 넋을 잃은 채 그녀들의 몸매를 보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왜 예쁜 여자를 보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다고들 하는지 지금 그녀들이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어머, 이상하네? 옷이 하나 안보이는데?"

'오 마이 갓!'

내 바 로 앞에 서 있던 여인이 허리를 굽히며 옷을 살피자 그녀의 탄탄한 엉덩이가 바로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바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말? 그럴리가.
잘 살펴봐."

어느새 여인들이 모두 물속에서 나와 그녀의 곁에 다가와 있었다.

"뭐야, 누구 옷이 사라진 거야?"

여인들은 옷을 들어 살피기 시작했다.

'꿀꺽, 제발 저 여자가 걸려라!'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며 내 손에 쥐어 있는 이 옷이 나와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는 여인의 옷이길 마음속으로 빌었다.

"어머, 내 옷이 안보여?"

"정말?"

"아니야, 내 옷이 사라진 것 같은데?"

"그럴리가?"

"언니가 착각한 걸 거야.
잘 봐.
내 옷이 없다구!"

"아니라니까.
분명 내 옷에 표식을 해두었는데 보이지 않아.
내 옷이 사라진 게 확실해."

"아냐, 내 옷이 없다니까."

'어라, 이건 또 무슨 웃기는 일이래? 선녀들이 서로 자기 옷이 사라졌다고 난리 부르스네.
나야 아무나 걸려도 땡큐지만 뭐.'

"언니, 이번엔 내 차례잖아.
너무 하는 거 아냐?"

그 중에서 제일 어려 보이는 여인이 내가 찍은 여인에게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아니야, 이번엔 내 차례거든.
찬물도 위아래가 있는 법인데 너야말로 좀 그렇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말이 맞다며 마주보고 서서 서로를 노려 보았다.

"자자, 얘들아 왜 이래? 이번엔 요연이 차례가 맞아.
그러니까 어서 이 옷 입고 올라가자."

그들 중 맏언니로 보이는 여인이 그들의 사이를 중재하고 나섰다.

'헐, 쟤네 뭐래니? 차례? 그럼 내가 나타나 옷을 감출 거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건가?'

"얘들아, 우린 이제 올라가도록 하자꾸나."

'근데 저 여자, 웬지 목소리가 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더라?'

나는 이마에 손을 얹고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아 맞다, 중전!'

춘화첩을 손에 넣게 된 후 맨 처음으로 꿈속에서 섹스를 했던 그 여인이 분명했다.

여자치고는 심하게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던 그녀의 색스러운 신음소리가 나의 본능을 더욱더 자극하던 기억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이 세상 어떤 남자라도 그녀의 신음소리를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목소리는 독특한 마력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뭐야 저 여자들이 번갈아가면서 내 꿈속에 나타나는 거야? 아까 저 여자 이름이 요연이라고 했으니 그럼 심요연이겠네.
그럼 저 여자들이 정말 팔선녀? 근데 왜 다섯명 밖에 없어? 이소화라는 여자는 아까 학교에서 만났고 그럼 나머지 둘은? 그 여자들도 나처럼 환생한건가?'

============================ 작품 후기 ============================

하루에 한 편씩 올리려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일을 하면서 글을 쓰기가 쉽지 않네요.
혹시 연재가 좀 느려지더라도 이해해 주시길...
요즘 너무 바빠져서요.

ㅜㅜ

Αroma님, 네 앞으로 현실에서도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질 거랍니다.

^^*

우사이님, 제가 무식해서 조아라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ntr이나 ANG 같은 용어들에 대해 알게 되었네요.
저도 그런 장르는 별로라... ^^;

견공님, 뭐 꼭 그렇다기보다는 어차피 우리 주인공들이 한 남자와 여덟 여자이니까요... ^^;

< -- 26 회: 환생(還生) -- >

'그럼 월이는? 월이도 지금 저기 있는 건가?'

나는 계섬월이라는 여인도 그녀들 사이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린처럼 목을 쭈욱~ 빼고 요리조리 살펴 보기 시작했다.

날이 살짝 어두워진 데다가 등을 지고 있는 여인이 둘이나 되서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월이가 남아도 괜찮은데...
아니지, 내가 정말 구운몽의 주인공인 성진이 환생한 거라면 저 연인들은 모두 내 여인인 거잖아.
두명의 부인과 여섯명의 첩, 그러니까 편애하지 말고 골고루 사랑을 나눠줘야 하겠지?'

잠시후 어두운 하늘에서 눈부시게 환한 빛이 한 줄기 쏟아져 내리더니 여인들이 하나둘씩 그 빛속으로 빨려들어가다시피 둥둥 떠올라가기 시작했다.

'와, 대박!! 저런 거는 동영상으로 찍어둬야 하는데.
핸드폰은 꿈속에 못가져오나? 아쉽당.
저런 거 찍어 뒀다가 영화나 드라마 관계자들한테 보여주면 좋을 텐데...'

마치 SF영화의 한장면을 보는 것처럼 마냥 신기했다.

빛속으로 그녀들의 모습이 모두 사라지자 언제 그랬냐는듯이 빛줄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며 주변이 다시 어두워졌다.

혼자 남아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심요연이라는 여인을 보며 잠시 어찌해야할지 고민을 했다.

선녀와 나뭇꾼 이야기대로라면 날개옷을 감추고 저 여인을 아내로 삼아서 아이를 셋씩이나 낳고 알콩달콩 살아야 하겠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은 오늘밤 하루뿐이다.

'화르륵~!'

'화르륵~!'

갑자기 호수 주변에 작은 연등이 하나둘씩 차례로 켜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선녀한테 이런 능력도 있는 건가?'

나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등이 하나씩 켜지는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을 넋을 놓고 지켜보았다.

"이제, 나오시지요."

'잉? 지금 나한테 하는 소리?'

"거기 계시는 거 다 알고 있사옵니다.
어여 모습을 나타내시지요.
서방님!"

얼굴을 가리며 수줍게 미소짓는 여인의 모습이 연등의 은은한 불빛을 받아 붉게 물들어 있었다.

"아, 저...
저기...
하이! 아니, 안녕! 아니...
그러니까..."

'젠장, 오늘따라 왜 이렇게 버벅거리는 거야?'

나는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멋쩍은 표정으로 숨어 있던 바위 뒤에서 나와 그녀의 앞으로 걸어 나갔다.

'허거걱! 흐미 진짜 미추어버리겠네.'

은은한 연등 불빛때문일까? 물에 홀딱 젖어 딱 달라붙어 있는 치마 안에 감춰져 있는 그녀의 육감적인 몸매가 더욱더 색스러워 보여 바지속에 감춰져 있는 내 분신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제멋대로 날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그녀의 살결은 유난히 윤기가 좔좔 흐르고 탄력있어 보였다.

'천상에서 운동을 열심히 했나보군.
가만, 심요연이라면 성진의 환생이었던 양소유를 죽이려고 숨어들었다가 결국 하릇밤 인연을 맺고 돌아간 여자 자객이잖아.
그래서 이렇게 탱탱한 건가?'

벗겨보면 가슴에 식스팩이 떡 하니 자리하고 있을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저기, 그러니까...
난..."

"소녀, 서방님께 인사드리옵니다.
어느 누가 되었던 제 날개옷을 가져가신 분은 제 서방님이 되십니다.
그러니 어려워 마시옵소서."

'흐억! 어쩔!! 정신차리자 지훈아!'

내게 큰절을 올릴 때 언뜻 보인 그녀의 은밀한 곳이 내 이성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흠흠.
미..
미안하오.
호수에서 노니는 선녀님들의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 나도 모르게 몹쓸 사심이 생겨 그만...
내가 날개옷을 훔치는 바람에 그대를 곤란하게 하였구료."

어차피 내가 날개옷을 감췄다는 사실을 다 아는 것 같으니 굳이 숨길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아니옵니다.
저희는 본디 천상의 선녀이온데 몇년에 한번씩 하늘이 열리는 날에 맞춰 이곳에 내려와 목욕을 즐기고 있사옵니다."

"내가 숨겼다는 사실을 다 알면서 왜 당황하지도 않고 화를 내지도 않는 것이오?"

내가 아는 선녀와 나뭇꾼 얘기랑 달라도 너무 다른 이 상황이 좀 신기했다.

"천상에 살고 있기는 하오나 저희들도 엄연히 여인이옵니다.
심신을 정갈히 하며 평생을 옥황상제만 모시며 살아야 하는 몸이라지만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저희는 인간들과 달리 수명이 길어도 아주~ 길답니다.
그러니 어찌 그 오랜 시간동안 그리 살 수 있단 말입니까?"

'그건 그렇지.
궁에 있는 궁녀들이나 나름없으니 말야.
그 기나긴 밤을 허벅지를 찔러 대며 버티다간 저 고운 허벅지가 남아나지 않겠네.
쯧쯧.
그럼 거기에서는 옥황상제가 왕이니까 인간세상의 왕처럼 마음에 드는 선녀는 마음대로 자빠뜨릴 수 있는건가? 한번 물어볼까나?'

갑자기 몸쓸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리하여 소녀 오늘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나이다.
부디, 오랫동안 나비가 내려 앉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려 온 이 보잘것 없는 꽃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옵소서."

"보잘것 없다니 당치 않소."

'근데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인간 사내가 날개옷을 감춰주기만을 학수고대하며 번호표까지 뽑아놓고 기다리다렸다고 저렇게 대놓고 말을 하다니 이거이거 완전 음탕한 선녀 아냐? 가만 생각해보니 중전이라는 여인도 절에서의 아씨도 월이도 모두 좀 밝히는 여자들이긴 했어.
게다가 이소화 그 여자는 춘화첩을 펼쳐놓고 몸종에게 남자역할까지 시켰었잖아? 그래서 하늘에서도 추방당한 거겠지만 그래서 환생하지 못하고 춘화첩 속에 갇혀 사는 건가? 그럼 그 여인들과 즐긴 나는?'

"그리 말씀해 주시니 소녀, 너무 기뻐 몸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서방님."

입가에 손을 가져가며 몸을 살짝 흔들며 미소짓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고혹적이기까지 했다.

"본디, 아름다운 꽃에는 많은 나비들이 꼬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니겠소?"

"어머, 서방님! 추리한 행색과 달리 말씀과 행동에 품위가 흐르는 것이 예삿 분이 아닌듯 하옵니다.
호호."

'에고...
내가 좀 오버했나? 하긴 무식한 나뭇꾼이 나처럼 말하고 행동하지는 않았겠지? 좋아, 그럼 진짜 나뭇꾼이 한번 되어 볼까나?'

"에구머니나, 서방님."

나는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가 젖은 치맛자락 아래로 봉긋 솟아올라 있는 탐스러운 젖무덤을 입안 가득 삼켜버렸다.

"하아~ 서...
서방님."

'아까부터 참느라 돌아가시는줄 알았다구.'

한손으로 치맛자락을 쫘악 펴고 그 위에 입술을 가져가 그녀의 탐스러운 젖가슴을 핥고 빨고 깨물었다.

"하응~"

살짝 몸이 달아오른 그녀가 색스러운 신음소리를 흘리며 내게 몸을 더욱더 밀착시켰다.

"하아~ 아름답구료.
아름다워."

'정말 어쩌면 이리 하나같이 죽여주는 몸매를 가졌단 말인가? 처음엔 그저 화가가 그리 그려놓아서 그런 줄로만 알았는데 천상의 선녀들이라서 그런 거였어.
아무리 꿈이라지만 난 정말 복 받은 놈이로구나.
흐흐.
여자가 여덟이나 되는 데다가 하나같이 이렇게 예쁘고 쭉쭉빵빵이라니...'

꿈속에서만큼은 삼천궁녀를 거느렸다던 의자왕도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솔직히 수업시간에 구운몽에 대해 배우면서 소설이고 게다가 나중에 모두 헛된 꿈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허탈하긴 했지만 한두명도 아니고 여덟명씩이나 되는 아름다운 여인들을 한꺼번에 거느렸던 극중 주인공 성진이 정말 부러웠던 게 사실이다.

건강한 남자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이상한 할배가 나타나 지껄였던 말들도 또, 다른 여인들은 어디로 가고 왜 다섯 선녀들만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인지도 지금 이 순간 나에겐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이소화? 그 여자가 뭐? 그냥 이름이 비슷하고 분위기가 비슷해서 내가 그냥 꿈속에서 본 여자라고 그렇게 착각한 것일 수도 있잖아?'

이소화라는 여인이 어떻게 춘화속에서 빠져나와 현실에 있는 건지 아니, 정말 그런 것인지도 의심스러워졌다.

'나도 좋고 이 여자들 또한 이렇게 온몸으로 즐기고 있는데 그런 운명 따위가 무슨 대수란 말야? 게다가 다 내 여자들이라잖아.
남의 여자를 탐하는 것도 아니고 강간을 하는 것도 아닌데 뭘.
아 몰라몰라.
운명이니 환생이니 그런 골치아픈 얘긴 개나 줘버리라 그래.
난 그저 이 순간에 충실할테니까.'

============================ 작품 후기 ============================

지훈아, 정신차려라! 쯧쯧, 또다시 본능에 아주 충실하시는 우리 남주님!

며칠만에 글을 올리네요.
설마, 춘화첩을 잊고 계신 거 아니죠?

*^^*

우사이님, 항상 잊지않고 코멘트 남겨 주셔서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

퀸러브님,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 -- 27 회: 환생(還生) -- >

나는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살짝 벌어져 있는 색스러운 입술을 가르고 들어가 거칠게 혓바닥을 움직이면서 한손을 아래로 내리 뻗어 가슴을 꽁꽁 동여 매고 있던 치맛자락의 끈을 풀어 내리며 뒷쪽에 서 있는 커다란 바위쪽으로 그녀의 몸을 밀어부쳤다.

"으읍!!

하아~"

그녀의 몸에서 젖은 치맛자락이 스르르 떨어져 내렸다.

'오 마이 갓!!'

나는 다시 한번 그녀의 탄력있는 명품 몸매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가녀린 목덜미를 물어 뜯듯 훑고 내려가 살짝 물기를 머금어서 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탐스러운 젖무덤 위를 미친년 널뛰듯이 휘젖고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하읏!! 서..
서방님!"

그녀는 잠시 온 몸을 베베 꼬며 비틀더니 내 저고리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길다란 열손가락으로 내 등을 쓸어 내렸다.

"하아~!!"

욕정에 사로잡혀 그녀의 온몸 구석구석을 유린하고 다니는 나는 이미 시람이 아니라 한 마리의 집승이었다.

바지춤을 얼른 풀어 내리고 잘 빠진 그녀의 한쪽 다리를 들어 내 허리에 감고 부풀대로 부풀어 있는 분신을 촉촉하게 젖어있는 그녀의 안 깊숙히 밀고 들어갈 준비를 했다.

"네 이놈, 성진아!"

'뭐...
뭐야? 이건 꿈속에서 봤던 그 영감탱이 목소리인데...'

나는 잠시 멈칫하며 고개를 들고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이상하네.
아무도 없는데...
내가 잘못 들었나? 에이~ 완전 필받았었는데...
쩝!'

단단한 분신을 무성한 수풀 주변에 비벼대며 나는 그녀의 탐스러운 젖가슴을 다시 유린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응~"

뜨거운 애액이 흘러나와 내 분신을 적셨다.

온 몸이 달아올라 참을 수가 없어 다시 그녀의 안으로 들어가려 준비를 했다.

"네 이놈, 내 그리 일렀거늘!"

'아씨이~ 또 그 영감탱이 목소리네? 뭐야 그럼 삽입을 하지 않아서 소화라는 여자가 현실로 빠져나온 건가? 그래서 그 영감탱이 목소리가 자꾸 들리는 거야? 삽입하지 말고 참으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다 잊어버리고 이 순간만 즐기자고 마음먹었는데 자꾸만 들리는 노승의 목소리가 나를 잡아 세웠다.

"하아~ 서...
서방님, 왜 그러시어요."

"아니, 그게 그러니까..."

'당신의 귀에도 그 영감탱이의 목소리가 들리느냐고 한번 물어볼까? 아니지, 그랬다면 이 여자가 가만히 있을리 없지.
이를 어쩐다?'

"서방님, 혹여 소녀가 마음에 차지 않아서 이러시는 것이옵니까?"

그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니오."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미치겠네.
그냥 못들은 척 하던 일을 그냥 해야 하나?'

"그런 것이 아니시라면!"

여인이 순식간에 나와 자신의 위치를 바꾸어 버렸다.

"소녀가 모시겠사옵니다."

여인은 바위에 등을 기댄 채로 서 있는 내게 다가와 반쯤 풀어헤쳐져 있는 저고리를 순식간에 풀어 젖히고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흐억!"

'어쭈~ 이 여자 봐라.'

마치 굶주린 한마리의 늑대처럼 여인은 내 가슴 위를 마구 휩쓸고 다니며 끈적한 타액을 남기기 시작했다.

'흐미~ 전생에 자객이었다더니 성격 한번 화끈하네.
이 여자앞에서 까불었다가는 한대 맞을것 같다는...
흐흐.'

여인의 얼굴이 내 가슴과 배꼽을 지나 점점 아래로 내려갔다.

'허걱! 나 몰라.
난 분명히 가만히 있었다구.
이 여자가 들이대고 있는 거니까 나중에 영감탱이가 뭐라해도 난 할 말이 있는거야.
그럼.'

"하악!"

오랫동안 사내의 손길을 기다려왔다는 그녀의 말이 완전히 무색할 정도로 뜨거운 입술의 움직임은 능수능란했다.

그녀의 입술과 말캉한 혓바닥이 내 분신을 스칠 때마다 온 몸이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했다.

귀두를 혓바닥으로 살살 핥으며 어린아이 다루듯 어루만졌다가 어느새 자신의 입안 깊숙히 집어 삼키며 살짝 이로 깨물더니 점점 더 속도를 높여가며 내 중심을 향해 들락거렸다.

"하악!! 허윽!!"

'뭐...
이 여자 이거 보통 솜씨가 아닌데? 전생이 자객이 아니라 기생이었던 거 아냐? 어쩜 이렇게 립서비스가 죽여주는 거야?'

폭풍우처럼 휘몰아치는 쾌감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걸 느꼈다.

'하아~ 좋아.
좋아.
너어무~ 좋아.
삽입을 하지 않고도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니...
이 여자 완전 요물인데?'

여인 또한 몸이 달아오를대로 달아 올랐는지 내 중심에서 입을 떼내더니 나를 바닥에 눕혔다.

"아야!"

울퉁불퉁한 바닥에 등이 쓸려 고통이 밀려왔다.

"에그머니나, 송구하옵니다."

'샤샤샥!'

여인이 손을 한번 움직이자 이번엔 딱딱한 바위 위에 푹신한 동물의 털이 깔렸다.

'헐, 대박! 완전 마법사네.
아니 마녀라고 해야 하나?'

그녀는 내 분신을 손에 쥐고 자신의 은밀한 곳에 꽉 끼어 맞추며 힘차게 내려앉았다.

"하윽!!"

'하아~ 정말 어쩔!!! 이 여자 힘이 정말 장난이 아닌데? 웬만한 남자 뺨치겠어.'

여인은 내 몸 위에 올라앉아 멧돌을 돌리듯 좌우로 천천히 엉덩이를 돌리기 시작했다.

"하악!!"

"서방님, 마음에...
하아...
드시...
옵니까?"

"허억! 그럼 당근이지!"

"하아...
네?"

"하아...
아니 마음에 든다고.
너무 든다고!"

커다란 내 분신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내 정신을 쏘옥 빼놓더니 그녀는 말을 타듯 고개를 뒤로 젖히며 엉덩이를 들썩 거렸다.

"아흑!! 미치겠다!"

쾌락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며 허우적대던 나는 두 손을 앞으로 뻗어 심하게 출렁이고 있는 그녀의 풍만한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하읏!! 서...
서방님..."

그녀는 더 세게 만져달라는듯 상체를 내게 더 숙이며 계속해서 신음소리를 흘려댔다.

"하아, 더 이상 못참아!"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그녀를 바닥에 눕히고 매끈한 두 다리를 하늘 높이 번쩍 들었다.

"이번엔 내 차례요."

"하아악!!!"

나는 동공이 풀린 눈으로 그녀의 깊숙한 곳까지 쑤욱~ 밀고 들어갔다.

여인은 갑작스럽게 밀고 들어와 빈틈없이 꽉 채워버린 내 분신을 느끼며 허리를 들썩였다.

'철퍽철퍽!!'

뜨거운 애액과 분신의 살갗이 부딪치는 야릇한 소리가 산 속에 울려 퍼졌다.

"어떻소? 마음에 드시오?"

"하읏! 네...
네..
당근입니다.
서방님!"

'잉? 이 여자 적응속도 한번 LTE급이네.
금방 배워서 써먹다니...
역시 자객 출신이라 그런지 힘도 좋고 눈치도 빠르군.'

"지훈아! 지훈아!"

'뭐야, 한참 제대로 즐기던 중이었는데...'

"아, 왜 자는 사람은 깨우고 그래?"

"얌마, 넌 저 소리가 안들리냐? 너땜에 잠을 설친 건 나거든.
간만에 숙면을 취하나 했더니...
아함~ 옆집 할배 달려오기전에 빨리 꺼!"

시계를 보니 새벽 5시반, 알람시계가 요란하게 울려대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 거야?"

옆집 할배라는 말에 침대에서 튕겨지듯 재빨리 일어서서 책상위에 있던 알람시계를 껐다.

"왜 꿈속에서 예쁜 여자라도 만났냐? 왜 이렇게 아쉬워 해?"

"어...
어? 아니 여자는 무슨!"

"짜식, 그럴수도 있지 뭘 그렇게 발끈하냐? 오늘 어디 간다며? 늦지않게 준비하고 가."

"알았어.
휴우~"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흘러 나왔다.

"토스트라도 해줄까?"

"아냐 됐어, 그냥 우유에 씨리얼 말아먹고 가지 뭐.
더 자."

"그래, 그럼.
오랫만에 친구들이랑 여행간다고 들떠서 까불다가 다치지 말고 조심해서 잘 다녀와!"

"참나, 삼촌은 내가 아직도 여드름 덕지덕지 난 사춘기 소년으로 보여?"

"오냐, 임마! 아주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걱정된다.
아직도 몽정이나 하는 주제에.
아함~ 나는 더 자야겠다."

삼촌이 문을 닫고 사라졌다.

"허걱!"

삼촌의 말에 고개를 숙였더니 내 트레이닝 바지 앞부분이 흠뻑 젖어 있었다.

"오 마이 갓!"

나는 방금전 꿈속에서 내 분신을 머금고 마음껏 갖고 놀던 그녀의 색스러운 얼굴을 떠올리며 오랫만에 베갯잇 속에 넣어 두었던 춘화첩을 꺼내 들었다.

"뭐...
뭐야? 어디로 간거야?"

이상했다.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내 방에서 섹스를 하던 월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정신나간 사람처럼 나혼자 성기를 내놓고 침대 위에 엎드려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을 뿐이었다.

"월이는 대체 어디로 간거야? 설마 그 여자도 현실로 빠져나온 건가? 이상하네? 월이랑은 섹스도 여러번 했는데...
그럼 이소화와 월이가 사라졌으니 여섯명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왜 다섯명뿐이었지? 아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춘화첩의 정체는 점점 더 미궁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우사이님, 매번 감사드립니다.
많은 힘이 되네요.

*^^*

< -- 28 회: 춘화첩의 비밀(秘密) -- >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서둘러 씻고 나와 빠진 게 없는지 가방을 꼼꼼하게 체크하기 시작했다.

RrrrrrrrrrrRrrrrrrrrrr

"누구야? 이른 아침부터."

혹시나 예민한 옆집 할배가 들을까 겁이 나 나는 얼른 책상으로 뛰어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어라? 발신자번호표시제한?"

받을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더 지체했다가는 옆집 할배가 당장 달려올것 같아 그냥 받았다.

"여보세요.
저기 혹시 강지훈씨 되시나요?"

"네, 제가 강지훈인데요.
누구시죠?"

핸드폰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처음 듣는 남자였다.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송채아씨 그러니까 송민지씨 매니저 박상호라고 하는데요."

'민지 매니저? 민지 매니저가 왜 아침부터 나한테 전화를 한 거지?'

"네, 근데 무슨 일이시죠?"

"다름이 아니라 혹시, 최근에 민지랑 연락한 적 있나요?"

'아니, 이 사람은 왜 갑자기 개풀뜯어 먹는 소릴 하고 있어? 헤어지고나서 연락 한번 없다가 엊그제 꿈속에서 재회한 게 다구만.'

"아니요.
헤어진 후론 만난 적도 연락한 적도 없는데요."

"아, 그러시군요."

"근데, 그건 왜 물으시죠?"

"정말이십니까? 혹시 민지가 먼저 연락을 하지는 않았나요?"

"이것 보세요! 연락한 적 없다구요.
근데 왜 그걸 나한테 물어요? 당신들이 더 잘 알것 아니에요?"

하루종일 따라 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다 감시하면서 그런 걸 묻다니 정말 기가 막혔다.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해서는 다짜고짜 이상한 걸 묻다니 아무리 대형 기획사라지만 너무 막무가내인것같아 기분이 언짢아졌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
저기...
혹시..."

"또 뭐요?"

"아...
아닙니다.
아침부터 실례가 많았습니다.
그럼 이만."

'툭!'

"참나, 왜? 민지가 나랑 다시 만나기라도 할까봐 지금 감시하는 거야 뭐야? 웃기는 짬뽕같은 인간들이네."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집어 던진 후 짐을 마저 싸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 대강당 앞에 세워져 있는 45인승 전세버스를 타고 이번 MC의 목적지인 강원도 삼척에 있는 작은 펜션으로 이동을 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상쾌한 공기가 가슴속까지 정화시켜 주는 기분이었다.

바닷가의 언덕 위에 자리한 조그만 이 펜션에서는 드넓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고 파도소리가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리얼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그림같은 풍경이었다.

"어때, 여기? 죽이지?"

창수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는 내 어깨를 툭 건드렸다.

"우와~ 이런 보석같은 곳을 어떻게 발견했대?"

"여기, 내 요거가 몇달 전에 지네 선배들이랑 여행왔다가 발견한 곳인데 정말 괜찮지 않냐? 저쪽으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유명 해수욕장도 있고 횟집이 쫘악~ 늘어선 상가도 있어.
여긴 아는 사람들만 오는 곳이라 사람도 별로 없어서 우리끼리 마음껏 즐길 수 있거든.
헤헤."

녀석은 새끼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자랑스러운듯 고개를 한껏 치켜들고 떠들어댔다.

"밤엔 더 죽여.
파도소리가~ 바로 내 옆에서 치는 것처럼 제대로 들린 다니까.
요기서 조금만 더 윗쪽으로 올라가면 그림같은 카페랑 모텔도 하나 있는데 오죽했으면 모텔이름이 '파도소리'겠냐?"

"왜, 수현이랑 거기서 잤냐?"

"짜식, 눈치 한번 빠르기는."

창수는 하모니 42기 동기로 작곡과에 다니고 있다.

어릴 적부터 절대음감이라는 말을 달고 살 정도로 실력이 출중해서 전액 장학생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하모니의 오래된 구닥다리 회가를 최신가요처럼 멋지게 편곡을 해서 모두를 놀라게 하더니 그 이후로 하모니 이름으로 참가하는 모든 노래대회에 나갈 창작곡을 도맡아서 만들고 있는 녀석이다.

녀석은 나보다 한학기 먼저 군대에 갔다가 올해 봄학기부터 복학을 했다.

같은 음대 피아노과에 다니는 수현이라는 아이와는 신입생때부터 사귀고 있는 사이라 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한때는 민지랑 더블 데이트도 자주 했었다.

"야, 근데 넌 다 늙은 복학생이 뭣하러 회장을 맡은 거냐? 그냥 전통대로 2학년 집행부 애들한테 알아서 하라고 맡길 것이지."

"나도 그러려고 했지.
근데 어떡하냐? 2학년 애들이 내가 아니면 절대 안된다고 삼고초려는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올 한해 봉사 하기로 했다."

"아주 고생을 사서 해요.
허긴 너같은 능력자가 취업 걱정을 하겠냐 뭘 하겠냐? 걍 졸업할 때까지 쭈욱~ 다 해먹어라."

"고뤠? 정말 그르까?"

창수가 눈을 꿈뻑이며 장난스레 웃었다.

"그래, 니 전공이랑도 무관하지 않고 지금 이 하모니를 모두 이끌어 가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니 진짜 한번 잘 생각해 봐라."

"넵 알겠습니다.
우리 마성(魔聲)의 강지훈님 말씀이시라면 받들어얍죠."

"짜식, 넉살은."

"어라? 우리 음유시인 오셨네?"

"음유시인?"

나는 창수의 시선을 쫓아 고개를 돌렸다.

"같이 타고 왔으면 좋았을텐데 따로 오느라 고생했지?"

창수는 멀리서 다가오는 한 여학생에게 다가가 짐을 받았다.

"아니에요 선배님.
개인적인 사정으로 따로 오는 건데요 뭘."

"아참, 너 들었지? 우리 하모니의 전설 마성의 강지훈이라고.
인사해라.
앞으로 서로 많은 도움이 될테니까.
드디어 음유시인과 마성이 만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로군."

"안녕하세요, 저는 45기..."

"어라, 너는? 어제 그?"

"어?"

"뭐야, 둘이 아는 사이야?"

창수가 의아한 눈빛으로 나와 그녀를 번갈아 쳐다 보았다.

"어제는 정말 죄송했어요.
애마는 괜찮으세요?"

"어 당근이지.
손바닥은 어때?"

"괜찮아요."

"에~지금 뭐야.
이 화기애매한 분위기는.
애마는 뭐고 손바닥은 또 뭐야?"

"그런 게 있어 임마."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의 창수를 나는 팔꿈치로 툭 밀었다.

"아참, 학생증.
잠깐만."

나는 얼른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어 그녀의 학생증을 꺼내서 건넸다.

"어머, 잃어버린줄 알았는데 정말 감사합니다.
선배님."

과사무실에 가져다 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소화라는 여인의 출현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바람에 깜박하고 그냥 집에 가 버렸었다.

"어찌 된 영문인줄은 모르겠지만 앞으로 둘이 한번 잘 지내봐.
앞으로 자주 보게 될 사이니까."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창수가 하는 말뜻을 제대로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나중에 술한잔 하면서 천천히 얘기하려고 했는데 저기 지훈아, 니가 좀 도와줘야겠다."

"뭘 말이야?"

"이번 가을에 있을 캠퍼스송 경연대회말이야.
니가 좀 나가줘야겠어."

"그게 무슨 소리야? 매년 집행부인 2학년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나더러 나가라니..."

"그게 이번에 참가하려고 했던 재훈이라는 자식이 거 있잖아.
요즘 전국적으로 한참 시끄러운 티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7'에 나가서 떡 하니 탑10에 들어 버렸잖아.
그것 땜에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버렸어."

"아 됐다.
다른 애들도 있을거 아냐?"

"지훈아, 제발 좀 살려줘라.
너 알지? 전통적으로 우리 학교 캠퍼스송 경연대회에서는 '음률'이랑 우리 '하모니'가 항상 대상을 놓고 다투어 왔다는 걸."

"알지 당연히."

"내 소식통에 의하면 근데 이번에 그 쪽에서 굉장한 실력의 여자애가 나온대.
작년에도 음률에 밀려 최우수상에 그쳤는데 이번에도 밀리면 절대 안돼! 그래서 이번엔 오랜 전통을 깨고 신입생인 우리 음유시인을 너랑 내보내려고 하는거야.
그러니까 제발 제발 한번만 도와줘라 응?"

"그래도 그건 좀."

"야, 음유시인 뭐하냐? 얼른 선배님 좀 꼬셔봐라 어!"

"네? 아 네.
선배님, 저희 같이 나가요.
부족하지만 제가 많이 노력할게요."

"아니 저 그게..."

"얌마, 이렇게 이쁘고 궈여운 후배가 애원하는데 좀 못이기는 척 그냥 들어주면 안되냐?"

"알았어, 일단 생각은 해볼게."

"오케이 됐어.
그럼 하는 걸로 하고 음유시인, 작사 잘 하고 있지?"

"네,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래그래, 너만 믿는다.
흐흐 우리 음유시인이랑 마성까지 합류했으니 이번 대회 대상은 따 놓은 당상이로구만."

창수는 신이 나서 춤이라도 덩싱덩실 출 기세였다.

"야, 들었냐? 송채아가 잠적했대?"

"뭐? 정말?"

"지금 인터넷이 난리야.
스케줄 다 펑크내고 돌연 잠적했다는데?"

============================ 작품 후기 ============================

랜슬럿 듀 락님, 네네.
열심히 쓰겠습니다.

ㅎㅎ

Αroma님, 오늘도 코멘트를 남겨 주셨군요.
감사합니당.

우사이님, 네 건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29 회: 춘화첩의 비밀(秘密) -- >

"에이~ 뻔하네 뭐."

"뭐가?"

"얼마전에 스캔들 터졌던 아이돌 그룹 '스핀'의 멤버 스티브랑 어디 밀월여행이라도 간 거겠지."

"에이 설마.
아무리 그렇다고 스케줄까지 다 펑크내고 그런 짓을 했겠어? 바보가 아닌 이상 앞으로 연예인 생명에 막대한 지장이 있을텐데 그렇게 생각없는 짓을 저질렀겠어?"

"야야, 잘 생각해 봐라.
연예인들처럼 자기 생각이나 마음을 마음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억눌려 사는 사람들이 한번 눈이 뒤집히면 진짜 무서운 법이다.
게다가 그 원인이 사랑이라면 더 할 말도 없는 거지."

"정말 그럴까?"

"지난번에도 서로 다른 스케줄로 일본에 갔다가 둘이 나란히 공항에 입국하는 모습이 파파라치한테 딱 걸렸었잖아."

"근데 그건 우연이었을 뿐이라고 공식 발표 있었잖아."

"바보야, 넌 그걸 믿냐?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는 거 봤어? 분명 걔네 뭔가 있어."

"어머 정말? 그게 사실이라면 스핀의 팬클럽 애들이 가만히 안있을텐데.
지난번에도 난리 났었잖아.
송채아 사진에 면도칼 넣어서 소속사로 보내고.
그래서 부랴부랴 양쪽 소속사에서 공식입장 발표도 했었고 말야."

"내 뛰어난 연예계 촉에 의하면 걔네 분명 뭔가 있어.
스티브 걔, 이상형이 가슴 큰 여자라고 방송에서 떠들고 다녔잖아? 송채아 봐라.
가슴이 수박만한 게 스티브가 입맛다실만 하잖아.
근데 분명 오래 못갈거야."

"건 또 왜?"

"생각을 해봐라, 큰 가슴에 얼굴 파묻고 허우적 대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금방 질리게 되어 있어.
분명 그 자식이 몇번 따먹고 버릴걸.
그 자식한테 따먹힌 여자애들이 SNS에 글을 올리는 바람에 소속사에서 그거 막느라고 명예훼손이네 뭐네 난리도 아니었잖아."

"그러고보니 너 스티브한테 무슨 억하심정있냐? 자꾸 감정적으로 들린다?"

"아, 그 자식이 우리 제스퍼를 똑같은 수법으로 따먹고 버렸잖아.
내 그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열받아서 벌떡벌떡 일어난다니까."

"헐, 어쩐지.
스티브 안티팬이었구나 너?"

"야야,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내가 그 자식 안티팬이 아니라 그 자식한테 당한 우리 제스퍼가 너무 안타까워서 그러는 거다 뭐."

신입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둘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스티브? 스티브 조? 요즘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 '스핀'의 랩퍼였지.
스캔들 기사가 나긴 했었지만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 아니라고 믿고 싶었었는데.'

"저..
저기 아그들아, 너네들 여기까지 와서 그렇게 핸드폰만 끼고 있을 거야? 이렇게 공기 좋고 경치도 좋은 곳에 왔으면 그러니까 거 뭣이냐 '힐링', 힐링을 제대로 하고 가야지.
니네 그러다가 핸드폰을 압수하는 수가 있다."

민지의 얘기에 내 얼굴이 어두워 지는걸 느낀 창수가 재빨리 진화에 나섰다.

"자자, 얼른 짐들 풀고 각 조별로 점심 지어먹고 2시까지 저 앞 바닷가로 집합해!"

"네!"

'뜬금없이 이미 헤어진 옛연인이었던 나한테 매니저가 아침 일찍 전화한 것도 그렇고...
민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건가? 정말 잠수라도 탄건가?'

갑자기 그녀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니지,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기로 했잖아.
민지가 스티브인지 뭔지를 원한다면 잘 되기를 바래주는 수 밖에.
휴우~'

그렇게 마음을 다 잡았지만 웬지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각 조별로 점심을 먹고 설겆이까지 마친 후 우리는 창수의 말대로 바닷가에 집합해서 두어시간 동안 물놀이를 즐긴 후 숙소로 돌아가 씻고 가장 큰 방에 모두 둘러 앉았다.

"모두들 다 알고는 있겠지만 우리 하모니의 자랑이자 심볼인 마성(魔聲)의 강지훈군이 곧 복학을 합니다.
지금부터 간단한 자기 소개가 있겠습니다.
자 박수!"

"와아아아!!!!"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께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나는 쑥스러워 잠시 머뭇거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가을학기에 복학을 앞두고 있는 하모니 42기 역사학과 강지훈이라고 합니다.
오랫만에 만나는 선배님들과 동기들 너무 반갑구요, 귀여운 신입 후배님들과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우아~~~!!!!"

'짝짝짝짝!!!!'

"어허, 그냥 앉으면 쓰나? 오랫만에 우리 마성(魔聲)의 강지훈군 목소리를 한번 들어봐야겠죠, 여러분?"

"네!"

"아니 갑자기 무슨 노래를 하라고..."

"여러분, 박수소리가 너무 작다네요."

"우아~~~~~~~~~!!!!"

'짝짝짝짝짝짝!!!!'

창수에게 눈을 흘기며 나는 어쩔수 없이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무슨 노래를 부를까 잠시 고민하던 나는 1학년 가을 정기공연 때 불렀던 노래를 부르기로 결정했다.

"그거?"

"오랫만에 만난 선후배 동기들에게 바치겠습니다.
여행스케치의 '옛 친구에게"

창수는 내 눈빛을 보더니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기타를 들고 반주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비 내리는 날엔 우산도 없이 어디론지 떠나고 싶어 비를 맞으며 옛날 작은 무대위에서 함께 노래한 정다웠던 친구를 두고 난 떠나왔어"

노래가 시작되자 사람들은 모두 쥐죽은듯 조용히 내 노래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밤엔 난 널 위해 기도해 아직도 나를 기억한다면 날 용서해 주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밤엔 난 널 위해 기도해 아직도 나를 기억한다면 날 용서해 주오"

"아~아아아아 워 워우워 아~아아아아 워 워우워"

갑자기 저쪽 구석에서 반주에 맞춰 누군가 화음을 넣기 시작했다.

고개를 돌려 자세히 보니 창수가 음유시인이라 불렀던 '정경미' 그 아이였다.

전공이 국문학과인데다가 아직 신입이라 화음 넣는 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텐데 그녀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아니, 마치 오랫동안 나와 호흡을 맞춰 온 것처럼 너무 튀지도 않게 너무 묻히지도 않게 그렇게 멋드러진 화음을 만들었다.

"아직도 나를 기억한다면 날 용서해 주오"

노래가 모두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넋을 놓고 우리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역시, 대박!!!! 내 예감이 적중했어.
브라보!!!!!"

"우아~~~~~~~~~!!!!"

'짝짝짝짝짝짝!!!!'

창수가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여기저기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 소리가 싫지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자 술에 취해 숙소로 들어가 뻗는 사람, 화장실로 뛰어가 변기를 끌어 안는 사람, 술을 깨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사람 등 모두 삼삼오오 흩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철썩철썩' 부딪치는 파소도리에 이끌려 바닷가 쪽에 있는 작은 바위에 올라가 앉았다.

펜션 앞에 있는 가로등 불빛이 그곳까지 미치지 못해 겨우 형체만 알아 볼 수 있었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잔잔한 파도를 보고 있는 기분이 꽤 만족스러웠다.

"파도소리가 정말 예술이네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뒤를 돌아다보니 아까 그 음유시인, 경미가 바위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어? 어 그래."

"정말 뵙고 싶었어요."

"뭐, 나?"

"네, 모두들 하나같이 선배님 목소리에 대해 칭찬을 하셨거든요.
한번 들으면 영혼까지 빨아 들여 버리는 마성의 목소리를 가졌다고."

"훗, 누가 그래? 창수 그 자식이지? 오바야 오바.
마성은 무슨, 개뿔! 이제 한물 갔지."

"아니에요.
정말 멋졌어요.
선배님 노래를 들으니 왜 그런 별명을 가지게 되셨는지 알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화음을 넣어버렸지 뭐에요."

내 옆에 무릎을 세우고 앉은 그녀의 작은 얼굴이 웬지 빛나 보였다.

'예쁘장하게 생겼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오목조목 정말 예쁘게 생겼네.
근데 왜 이렇게 낯이 익지? 어제 학교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 전에 어디서 본 적이 있던가?'

"경미야!"

"네?"

"혹시 말이야.
우리 예전에 어디서 만난 적이 있니?"

"어머, 모르셨어요.
이거 정말 섭섭한데요."

'어라? 정말이였어? 어디서 봤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안나는데.'

"정말? 언제? 어디서?"

경미는 내 눈을 한참동안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전생이요.
우리 전생에 만났었잖아요."

"뭐?"

============================ 작품 후기 ============================

여행스케치의 '옛 친구에게

" 저도 아주 좋아하는 노래인데요.

*^^*

NeoGGM님, 그러시군요.
앞으로도 자주 부탁드려요.
작가는 독자의 응원을 먹고 산다지요.

^^;

Αroma님, 이제 하나씩 드러날 예정이랍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용.

우사이님, 동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 생각은 거의 비슷한 것 같아요.

< -- 30 회: 춘화첩의 비밀(秘密) -- >

'지금 뭐라는 거야? 전생? 그럼 애도 나처럼 환생을 했단 말이야? 팔선녀 중에서 하나 비는 사람이 이 아이였어?'

"저...
정말? 그럼 니가..."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말을 제대로 이을 수가 없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선배님이랑 저는 이렇게 꽝 부딪쳤잖아요."

경미는 두 손을 들어 주먹끼리 부딪쳐 보였다.

"게다가 이렇게 다시 만났잖아요.
이건 분명 전생에 무슨 인연이었던 게 분명해요."

"뭐?"

'헐, 그러면 그렇지.
솔직히 나도 요즘 춘화첩때문에 꿈을 꾸지 않았다면 환생이니 뭐니 전혀 신경쓰지 않고 살았을텐데.
진짜 우리가 전생에 인연이었다고한들 쟤가 무슨 수로 그걸 기억하고 있겠어? 그나저나 쟤 생각보다 당돌하네.
이제 겨우 두번 만났을 뿐인데 그런 썰렁한 농담까지 다 하고.'

안그래도 팔선녀니 환생이니 정신이 없던 차에 경미의 입에서 전생이라는 말이 나오는 바람에 앞뒤 재지않고 혹시 저 아이도 팔선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던 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선배님은 전생이니 환생이니 뭐 이런 윤회사상을 믿지 않으세요?"

"그...
글쎄.
난."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저는 그런 게 정말 존재한다고 믿거든요.
가끔씩 온 몸이 감전이라도 된것처럼 찌릿찌릿할 때가 있어요.
처음 만난 사람이나 동물들을 마주했을 때 말이죠."

'뭐야, 그거 농담이 아니었어? 윤회사상 신봉자인가?'

"솔직히 어제는 자전거에 부딪치는 바람에 잘 못느꼈었는데 오늘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선배님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시니까 마치 예전에도 함께 노래를 불러 본 적이 있었던 착각이 들 정도로 그 장면이 낯설지 않더라구요."

'어쭈? 애 지금 나한테 작업 거는거 아냐? 가끔 남자들이 이런식으로 '우리 어디에서 만난 적이 있지 않느냐?', '우연이 계속되면 운명이이라더라.
분명 전생에 인연이었을 것이다.' 작업을 한다더니 애가 지금 그러고 있는 거야?'

그런 생각이 들자 경미라는 이 아이가 당돌하지 못해 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선배님은 못느끼셨어요?"

"어...
어? 아니 난 뭐."

경미가 너무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바람에 나는 뭐라 말을 해야할지 순간 망설였다.

"제 얼굴을 자세히 한번 봐주세요."

갑자기 그 아이가 자기 얼굴을 내 얼굴 앞으로 확 들이미는 바람에 나는 화들짝 놀라 목을 자라처럼 뒤로 뺐다.

"저는 선배님의 쌍커플없는 이큰 눈이랑 오똑한 콧날 그리고 이 얇은 입술까지 정말 낯이 익어요.
분명 예전에도 이 잘생긴 얼굴을 만져본 기억이 난단 말이에요."

"야...
야, 이 손 못치워!"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내 이목구비를 콕콕 찔러대는 그 아이에게서 살짝 술냄새가 풍겼다.

'뭐야, 애 지금 술취해서 나한테 들이대고 있는건가? 요즘 아이들, 자기 감정에 지나치게 솔직하다더니...'

예상치못한 그 아이의 말과 행동이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여기!"

그 아이의 시선이 쭈욱 내려가더니 내 물건에서 딱 멈췄다.

"분명, 여기도 본 기억이 나요.
아니 그 느낌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허거걱! 귀엽다귀엽다 했더니 애가 못하는 말이 없네? 지금 나랑 섹스를 하고 싶다고 대놓고 들이대는 거임?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참나, 기가 막혀서.'

"너 취했나보다.
들어가자."

"저 안취했어요.
이래 봬도 제가 주량이 소주 다섯병은 거뜬하거든요.
근데 오늘은 겨우 두병밖에 안마셨단 말이에요."

"후우~"

'그래서 지금 나더러 어쩌라고? 지금 여기서 섹스라도 하자는 소리야?'

그녀의 어이없는 행동에 긴 한숨만 흘러 나왔다.

"방금 한 말 때문에 제가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아님 술 취해서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경미는 다시 얼굴을 들이밀며 따져 물었다.

향긋한 비누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오냐, 그래.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그럼.
너 오늘 운 좋은줄 알아라.
다른 놈들 같았으면 얼씨구나 좋다,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자빠뜨려도 벌써 자빠뜨렸을 거라구.'

"아....
아냐.
너 지금 안 취했어.
그러니까 그만 들어가자."

'술 마시고 헛소리를 하고 있는 애를 데리고 더이상 무슨 말을 하겠냐.
에효.
이럴땐 얼른 자리를 피하는 게 상책이지.'

나는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제가 듣자하니 음악이 아홉 번 변하면 하늘신이 내려온다고 합니다.
지금 제가 연주한 곡이 단지 여덟 곡이요, 아직 한 곡이 남았으니 청컨대 마무리를 짓게 해주십시오."

등뒤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마법주문에라도 걸린듯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서 버렸다.

'뭐...
뭐야.
이건?'

"서방님께서 거문고를 타시며 제게 하신 말씀이옵니다."

"너...
너!"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분명 구운몽에서 양소유가 여자 도사(道士)로 변장하고 찾아가 거문고를 타며 정경패에게 했던 말이다.

"네, 제가 서방님의 첫번째 부인이었던 정가 경패이옵니다."

지금까지의 귀여웠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두 뺨을 살짝 붉히며 서 있는 농염한 여인이 눈에 들어왔다.

"마...
말도 안돼."

'찰싹!'

나는 이 상황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 손을 들어 얼굴을 세게 쳤다.

"아얏!"

'이상하네.
나 오늘 술도 몇잔 안마셨는데? 정말 맨 정신인데?'

"그리 언질을 드렸사온데 소녀를 몰라보시는 것이옵니까? 너무하시옵니다 서방님.'

그녀는 토라진듯 살짝 입술을 내밀었다.

"너! 아니지?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거지?"

"훗, 소녀도 처음엔 그리 생각하였나이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옵니다."

"어떻게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거지?"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누가 제대로 설명이나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서방님께옵서는 춘화첩을 가지고 계시지요?"

"어? 그...
그걸 니가 어떻게."

'춘화첩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거야?'

"제가 지금 서방님의 눈 앞에 서 있는 이유 또한 거기에 있사옵니다."

'뭐...
뭐래 애가 지금? 춘화첩 때문이라니?'

"서방님과 저희 여덟명의 여인들은 환생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사로운 욕심과 욕정에 눈이 어두워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사옵니다.
서방님의 수려한 용모와 뛰어난 언변 그리고 그...."

그녀의 시선이 다시 내 물건에 꽂혔다.

"뛰어나신 능력을 소녀들이 어찌 거부할 수 있겠나이까?"

나는 그녀의 뜨거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얼른 손으로 중심부를 가렸다.

"그리하여 결국 육관대사께서 저희 팔선녀를 그 춘화첩 속에 가두워 버리셨지요."

"뭐라구?"

그녀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이 충격적인 말들을 어찌 받아 들여야할지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 춘화첩 속에서 저희를 구원해 줄 분은 오로지 서방님 뿐이십니다."

'저 말은 얼마전 꿈속에 나타났던 땡중이 내게 했던 말인데?'

"자..
잠깐만.
그래 니 말이 다 맞다 쳐.
그럼 왜 나만 환생을 한 거야? 그리고 너는 어떻게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거고?"

"소녀도 왜 서방님께서만 환생을 거듭하고 계시는지 그 연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옵니다.
제가 아는 것은 지난 생에 춘화첩을 손에 넣으신 서방님께서 저를 그곳에서 꺼내 주셨고 그리하여 제가 이렇게 다시 환생을 할 수 있었다는 것뿐이옵니다."

"근데 나는 전생의 기억이 하나도 없는데 넌 어떻게 그리 잘 알고 있는 거야?"

"소녀도 최근에 알게 되었사옵니다."

"아 그러니까 어떻게 알게 된 거냐구?"

나는 마음이 급해져서 그녀의 얘기를 기다리기가 힘들었다.

"꿈이옵니다."

"꿈?"

"네, 계속 되는 꿈속에서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나이다."

"아 좋아.
그렇다치고.
그럼 넌 내가 어떻게 빼내 준건데?"

"글쎄요.
어찌 그리 된 것이온지는 소녀도 잘..."

"아 참나, 그게 중요한데..."

'뭐야 그럼 월이도 소화라는 여인도 나 때문에 춘화첩에서 빠져나왔단 말야? 어떻게? 내가 대체 뭘 어떻게 했는데? 아 놔~ 궁금해서 미치겠네.'

"서방님!"

"야야, 그 서방님이라는 소리 좀 집어지워라! 지금이 어느 땐데."

"송구하옵니다."

"그 말투도! 너도 환생을 한 거라면 지금 이 시대에 맞게 행동해야지."

"송구하...
아니 알겠어요 선배님."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그녀는 어느새 귀여운 동아리 후배로 돌아와 있었다.

============================ 작품 후기 ============================

Αroma님, 앞으로 종종 보게 되실 거예요.

*^^*

NeoGGM님, 아 그런가요? 열심히 분량을 채우고 있는데.

^^;

우사이님, 글쎄요.
힘들겠지만 잘! 해결해야겠죠.

*^^*

< -- 31 회: 춘화첩의 비밀(秘密) -- >

'철썩철썩'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눈을 떴다.

'어라? 나 분명히 어젯밤에 경미라는 아이와 이갸기를 나누고 숙소로 들어가 잠들었는데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주변을 둘러보니 하얀 백사장과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그 위를 하얀 갈매기들이 여유로이 날고 있었다.

"잉? 뭐야? 여기가 어디야?"

이상했다.
자세히 둘러보니 이곳은 강원도 삼척의 펜션 앞 바닷가가 아니었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아 있는 야자수 나무들이 줄을 서 있었고 인적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또 꿈인가? 분명 춘화첩을 집에 두고 왔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허긴, 지금까지랑은 다르게 조선시대가 아닌 무인도인걸 보니 이번엔 춘화첩이랑 관계가 없는 꿈인건가?"

나는 일어서서 몸에 묻은 모래를 털어냈다.

고개를 숙여 내 복장을 살펴보니 며칠전 쇼핑몰에서 구입했던 티셔츠와 몸에 딱 달라붙는 약간 민망한 수영복 차림이었다.

"내가 사놓고도 너무 민망해서 집에 그냥 두고 온 수영복인데...
흐흐."

너무 타이트해서 물건이 너무 돌출되어 보이는 바람에 혹시나 여자 후배들이 기함을 할까 염려되어 그 수영복 대신 반바지를 가방에 챙겨 넣었었다.

"우와~ 죽이네.
저렴한 물가때문에 친구들이 모두 한번씩은 다녀왔다는 태국도 한번 못가봤는데 꿈속에서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아니지, 호사까지는 아니네.
이런 곳에 여친이랑 단둘이 있다면 또 모를까.
쩝!"

해외여행이라고는 고등학교때 단체로 갔던 일본이 다였던 나는 비록 이곳이 꿈속의 무인도이긴 하지만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전생이니 환생이니 복잡했던 생각을 훌훌 털어버리고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좋았다.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물장구도 쳐보고 열심히 옆으로 기어가던 게를 한마리 잡아 장난을 치며 놀다가 놓아주고 유유자적 바닷가를 천천히 거닐었다.

"아무 생각없이 이런 곳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취직이다 결혼이다 노후다 이런 걱정 하지 않아도 되고 정말 좋을텐데."

한참을 그렇게 여유롭게 즐기며 걷고 있는 저 멀리 모래사장에 보일듯말듯 희뿌연 형체가 보였다.

"뭐지? 무인도에 사는 동물인가?"

그 아른거리는 형체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잠깐, 혹시 이상한 동물은 아니겠지? 커다란 도마뱀이나 이상한...
꿈속인데 설마 그런 게 나올라구."

그래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나는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 천천히 그 형체를 향해 다가갔다.

'허거걱! 뭐...
뭐야? 여자잖아?'

웬 여자가 비키니만 입은채 모래사장 위에 커다란 타월을 깔고 엎드려 썬텐을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마음 고생 했다고 여친과 함께 있고 싶다던 내 기도를 들어주신 건가? 비주얼 한번 끝내주는데? 으흐흐."

여인은 넓은 챙이 달린 모자를 눌러 쓰고 늘씬한 몸매를 뽐내기라도 하려는듯 매끈한 두 다리를 쫘악 펴고 엎드려 있었는데 탱탱한 엉덩이를 가리고 있는 딱 달라붙는 손바닥만한 수영복 팬티와 아슬아슬한 끈 하나로 매듭지어져 있는 비키니의 상의가 까무잡잡한 피부와 어우러져 섹시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이 여자말고 누가 또 있는 건가?'

혹시나 주변에 또 다른 누가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뭐라고 말을 걸어야 하지? 설마 외국인은 아니겠지? 피부색깔을 보아하니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비록 꿈속이긴 하지만 여인에게 뭐라고 말을 걸며 다가가야할지 몰라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뭐하고 있는 거에요? 얼른 와서 오일이나 좀 발라줘요."

'뭐? 나?'

나는 다시 한번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자기야, 왜 그래? 얼른 와서 오일 좀 발라주라니까!"

'앗싸! 지금 나더러 자기라고 그런 거지? 대박!! 좋아 아주 좋아.
이번엔 팔선녀에 대한 부담감도 없으니 미음껏 즐겨야지 히히.'

"어...
어.
그래 잠시만."

나는 얼른 다가가 타월 옆에 있는 오일을 들어 손바닥에 가득 짜 낸후 그녀의 가녀린 어깨을 마사지하듯 문지르기 시작했다.

'흐억! 좋으다.
완전 좋으다.'

손바닥에 와 닿는 그녀의 촉촉하고 탄력적인 피부의 야릇한 느낌이 순식간에 온 몸으로 퍼져 나갔다.

"참, 자기두.
풀고 해야지!"

"어...
어? 뭘?"

"왜 그래 한두번 해보는 것도 아니면서..."

'잉? 이 여자가 뭐래는 거야 지금?'

"훗, 좋아.
갑자기 순진한 사내 흉내라도 내고 싶은 모양이니 내가 도와주지 뭐."

그녀는 갑자기 손을 등뒤로 뻗어 수영복 상의의 끈을 풀어버렸다.

'오 마이 갓!'

수영복 안에 감춰져있던 풍만한 가슴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바닥에 꽉 눌려 고무풍선처럼 팽창했다.

그녀가 숨을 내쉴 때마다 출렁이는 젖가슴이 내 분신을 점점 흥분시키고 있었다.

나는 이미 욕정에 사로잡혀 혼탁해진 눈빛으로 그녀의 등과 허리를 열심히 아주 열심히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하아~ 좋아.
역시 자기 손길이 최고라니까!"

'고뤠? 맘에 든다니 다행이네.
나두 니 몸이 아주~ 마음에 들거든.
으히히.'

"자기, 더 아래로.
허벅지랑 종아리까지 부탁해."

'오케이, 나야 땡큐지 뭐.
분부대로 모시겠습니당.'

나는 다시 한번 오일을 듬뿍 짜내어 그녀의 엉덩이 바로 아래부터 구석구석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아~ 하응~"

여인은 내 손길이 닿을 때마다 몸을 살짝살짝 튕기며 엷은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자기, 이번엔 엉덩이!"

'허거걱!! 오케바리.
이게 웬 떡이냐? 흐흐.'

어린양을 잡아먹으려는 늑대처럼 입맛을 다시며 그녀의 탱탱한 엉덩이를 가리고 있던 수영복 팬티를 아래로 끌어 내렸다.

'흐억!'

그녀의 엉덩이는 생각보다 더 크고 탐스러웠다.

두개의 언덕이 만들어내고 있는 아찔한 계곡이 자꾸만 어서 들어와 맛보라며 나를 유혹하고 있는것 같았다.

나는 천천히 그녀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제대로 느끼면서 마음껏 주물럭 거렸다.

"하윽! 자...
자기!"

탐스러운 엉덩이를 계속 만지다보니 한껏 달아올라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그녀의 은밀한 곳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여인은 잠시 당황해하더니 내 손가락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몸을 살짝 비틀어 주었다.

"하응, 거..
거기....
더...
더..."

여인은 색스러운 신음소리를 흘리며 허리를 들썩였다.

딱 달라붙는 수영복 속에서 답답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물건 때문에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나는 재빨리 수영복 바지를 살짝 내리고 그녀의 위로 겹쳐지듯 누웠다.

길다란 혓바닥으로 그녀의 희고 고운 목덜미를 훑고 내려가면서 한손을 앞으로 뻗어 터질것같은 풍만한 가슴을 손안 가득 움켜쥐었다.

"하아~ 자기야! 아흣!"

나는 계속해서 풍만한 가슴을 유린하면서 그녀의 몸을 비스듬하게 세운 후 매끈하게 뻗은 한쪽 다리를 들어올리고 무성한 수풀에 성난 내 분신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하응~ 미칠것 같아.
자기야 어서 들어와!"

점점 밀려드는 쾌감때문인지 그녀의 목소리는 더욱더 낮고 야릇하게 깔리고 있었다.

'후후, 바라던 바야.
팔선녀가 아니라서 그런가? 이젠 그 영감탱이의 목소리도 안들리는군.
흐흐.'

"아아악~!! 좋아.
자기야.
더 세게!"

나는 더욱더 힘차게 허리를 움직이면서 그녀의 얼굴을 덮고 있던 모자를 벗겨 던져 버리고 얼굴을 내쪽으로 돌려 색스러운 입술을 집어삼켰다.

"으읍!!"

뜨거운 혓바닥이 그녀의 입안 구석구석을 남김없이 훑고 지나며 미지근한 타액을 흘렸다.

"하아~ 더 이상 안되겠어."

쾌락에 빠져 허우적대던 나는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로 그녀의 몸을 확 뒤집었다.

"하아~ 자기야!"

'허걱! 뭐...
뭐야 너,,너는?'

황홀한 몸매에 눈이 뒤집혀 정신이 나가는 바람에 그녀의 얼굴을 확인할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내 아래 깔려 반쯤 풀린 눈으로 가뿐 숨을 몰아쉬며 유혹하고 있는 그녀는 어제 과사무실에서 만났던 소화라는 아이였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니가?"

'여긴 춘화첩 속 배경도 아니고 더군다나 이 아이는 춘화첩에서 빠져나갔는데 어떻게 된 거지?'

대체 뭐가 뭔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아~ 자기야, 아니 서방님.
뭐 하고 있는 거예요? 하던 일은 마저 하셔야죠.
호호."

============================ 작품 후기 ============================

하룻밤 사이에 이게 웬 일일까요? 갑자기 선작이 천명을 넘어섰네요.
부족한 제 작품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어깨가 더 무거워지네요.

*^^*

NeoGGM님,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

Αroma님, 주인공이 아홉명이다 보니 어쩔수 없이..
ㅎㅎ*^^*

챠베스님, 으아 감사해요.

^^;

가나다라가님, 님의 코멘트를 보니 19금 연재가 끝나면 일반연재로 바꿔서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우사이님, 네네.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용.

*^^*

< -- 32 회: 춘화첩의 비밀(秘密) -- >

"너...
너 대체 뭐야?"

"아이, 왜 그러시옵니까 서방님.
소녀 서방님의 두번째 정실이었던 난양공주 소화이옵니다."

"아니 그러니까 내가 지금 궁금한 건 이 꿈은 뭐고 어떻게 너랑 내가 이곳에 있는 거냐구?"

"훗, 서방님.
일단 하던 일은 마저 하시고 궁금증은 그 다음에 해결해 드리도록 하겠나이다."

여인은 몸을 일으키더니 갑자기 나를 바닥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 앉았다.

'하~ 이러면 안되는데...
지금 이게 문제가 아니...
허윽!'

여인의 길다락 혓바닥이 예민해져 있는 내 젖꼭지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일단 칼을 뽑아 들었으면 호박이라도 찔러봐야하지 않겠사옵니까? 호호."

음탕한 미소를 지으며 여인은 다시금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아...
안되는데...
팔선녀는 피곤해서...
헉!'

그녀의 뜨거운 혓바닥이 어느새 볼록 솟아있는 내 물건을 쩝쩝 소리가 나도록 빨아대기 시작했다.

"소녀, 지난번 춘화첩 속에서는 제대로 서방님을 모시지 못하였나이다.
이것이 대체 얼마만인지.
하아~"

'그래, 지난번엔 나도 좀 아쉽긴 했었지만...
근데 애는 그때 어떻게 빠져 나오게 된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도통 감이 안온단 말이야.'

한참동안 물건을 빨고 핥아대며 침범벅을 만들더니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내 얼굴 바로 위로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었다.

"이번 생에는 처음이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서방님의 지난 생에서도 소녀는 춘화첩 안에 갇혀 서방님이 오시기만을 학수고대 하였으나 끝내 만나지 못하였으니 족히 몇십년은 되었지요."

"으읍!!"

여인의 입술이 내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

'전생? 그럼 바로 이전 생에서는 이 여자를 만나지 못했단 말인가?'

그녀는 일부러 나를 자극하기 위해 자신의 커다란 가슴에 매달려 요동치고 있는 젖꼭지를 내 가슴팍에 닿았다 떨어졌다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하~ 미치겠다.
아주 나를 들었다놨다 하는구만.
수많은 시간동안 경험을 많이 해서 그런가? 어쩌면 팔선녀들은 하나같이 섹스 기술이 좋은 거야? 완전 섹스머신들이 따로 없네.
난양공주라 그랬지? 그럼 이 여자도 궁에서 방중술을 배운 건가?'

"허억!"

그녀의 입술이 어느새 딱딱해진 내 젖꼭지를 깨물고 있었다.

세상 어떤 사내들이 이렇게 예쁘고 쭉쭉빵빵한 몸매에 섹스기술까지 좋은 여자들을 마다할 수 있단 말인가?

육관대산지 뭔지 그 할배가 내 입장이었어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라 나는 확신했다.

그녀는 내 사타구니 위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단단한 내 물건을 두손으로 움켜쥐고 자신의 은밀한 곳으로 쑤욱 집어넣었다.

"하윽!"

"하읏!"

그녀는 천천히 엉덩이를 돌리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하긴 그 긴 세월을 춘화첩 안에 갇혀 살면서 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면 욕구불만이 생길 만도 하지.
더군다나 처녀도 아니고 이미 사내의 물건을 맛본 여자들인데 얼마나 힘이 들었겠어?'

갑자기 팔선녀의 삶이 안타까워졌다.

'이 못된 영감탱이 같으니라구.
대체 우리가 뭘 어쨌다고 이런 벌을 내린거야?'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육관대사가 원망스러웠다.

'근데 뭐, 아무리 사랑해서 죽고 못사는 사람들이 결혼을 해도 권태기를 피해갈 수 없다는데 이런식으로 만나는 것도 스릴있고 뭐 나쁘지 않네.'

"헉!!"

그녀가 갑자기 있는 힘껏 물건 위로 내려 앉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커다란 괴성이 흘러 나왔다.

'아...
아니...
미안미안.
나는 괜찮지만 당신들은 좀 아니 많이 힘들겠다.
춘화첩 안에 갇혀 살아야 하다니...
쩝.'

이런식으로 매번 생마다 여덟명의 여자들과 즐길 수 있다니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일이지만 여인들에게는 큰 곤욕이었으리라.

"하읏!! 하앙~"

초점이 흐릿해진 눈으로 여인은 여전히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온몸으로 쾌감에 빠져들었다.

"하아~ 도저히 안되겠다."

나는 재빨리 몸을 뒤집어 그녀의 위에 올라 앉았다.

"좋아,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내가 최선을 다 하도록 하지."

매끈한 두 다리를 들어 올리고 뜨겁게 젖어있는 그녀의 안으로 돌진했다.

"하윽!! 하아~ 서...
서방님."

"자아, 다시 들어간다!"

'철퍽!'

"허윽!!"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며 들썩 거렸다.

나는 그녀의 안에서 빠져나갈듯말듯 애를 태우다가 다시금 무서운 기세로 돌진해 들어갔다.

"하아~~~악!!!"

"어때? 좋아?"

"하아~ 좋아요.
서방님.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 왔는지...
하윽!"

'철퍽철퍽!!'

"훗, 마음껏 느껴보시오, 부인.
오랜 세월 밀려 있던 회포를 제대로 풀어야 하지 않겠소?"

나도 모르게 사극말투를 흉내내고 있었다.

"하아~ 서방님.
서방님!"

여인은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처럼 거친 숨을 몰아 쉬었다.

'철퍽철퍽철퍽!!!'

그녀가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서 나는 정말 최선(?)을 다 했다.

"하아, 서방님.
아...
난 몰라."

여인의 몸이 축 늘어지며 정점에 다다랐다.

"이런, 나는 아직인데."

그녀를 위해 사정하고 싶은 걸 꾹꾹 눌러 참고 있던 나는 마침내 그녀의 안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하악하악!!"

"하아~하아~"

우리는 가뿐 숨을 몰아쉬며 타올 위에 널부러졌다.

'결혼한 부부들이 섹스를 하고나면 이런 기분일까?'

이 여자가 내 부인이라고 하니 다른 때랑은 웬지 조금 다른 기분이 들었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 할수는 없지만 아뭏든 기분이 오묘했다.

"서방님!"

여인은 몸을 돌려 가느다란 두 팔로 나를 꼬옥 끌어 안았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뭉개지며 만들어내는 야릇한 감촉이 또다시 내 욕망을 자극해 왔다.

'그래, 이전 생에서도 나를 못만났고 이번 생에서도 처음이라고 하니 족히 몇십년은 춘화첩 속에서 독수공방을 했을 당신을 위해 조금 더 봉사를 해주도록 하지 뭐.'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그녀의 몸을 뒤집어 바닥에 손을 짚고 엉덩이를 치켜들게 했다.

'철퍽철퍽철퍽!!!'

"하윽!! 아흣!!"

"헉헉헉헉!!!!"

야릇한 신음소리가 파도소리와 함께 부서져 내렸다.

내친김에 몇번이나 더 달렸더니 이제는 더이상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벌거벗은 채로 타올 위에 누워 그녀에게 팔배개를 해주었다.

"아참, 아까 궁금증을 해소해 주겠다고 했었잖아? 이제 말해봐."

"아 그거 말이십니까? 소녀는..."

"아참, 정경패인지 정경미인지 걔도 그러더니 너도 계속 그런 말투를 쓸거야? 그냥 편하게 하자."

"소녀는 이게 더 편하온데...
서방님께서 원하시면 그리 하지요."

여인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방금전까지 들이대던 음탕한 여자는 어디로 가고 갑자기 순진한 새색시 흉내야?'

여인들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영양은 환생을 하였나요?"

"영양? 아, 영양공주?"

그녀는 동아리 후배 정경패 아니 정경미를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 듣자하니 그렇다더군.
지난 생에 내가 자신을 춘화첩에서 꺼내 줬다던데?"

"그랬군요.
항상 저보다 한발 앞서는군요."

"잉? 뭐가?"

"영양은 서방님의 첫번째 정실부인이었잖아요.
서방님과의 인연이 저보다 먼저였던 이유로...
그런데 이번에도 먼저춘화첩속에서 꺼내주시다니..."

여인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저는 지난 생에 서방님 얼굴도 한번 구경하지 못했는데..."

'뭐냐? 애 지금 질투 하는겨? 구운몽에서는 분명 여덟명의 여인들이 시기와 질투를 하지않고 서로 양보하고 챙겨주면서 우애있게 잘 살았다고 했는데...
하긴, 그게 말이 돼? 임금의 총애를 입기위해 서로를 음해하며 피바람을 몰고왔던 후궁들의 일화가 우리 역사속에서도 비일비재한데 이 여자들이라고 뭐 다르겠어? 것도 한두명이 아니라 여덟명이나 되니 말이야.'

"이번 생엔 니가 먼저야."

"네?"

웬지 새초롬해져 있는 그녀를 달래줘야 할것만 같았다.

"이번 생엔 너를 먼저 만났고 또 섹스도 니가 먼저야.
걔랑은 아직 손도 안잡아 봤는걸?"

"그게 정말이세요?"

여인의 얼굴이 금새 환해졌다.

'으이그, 여자들이란...'

"그건 그렇고 이 꿈은 어떻게 된 거야? 궁금해 죽겠어.
빨리 말해봐."

"제가 서방님을 불러들였어요."

"뭐?"

============================ 작품 후기 ============================

Αroma님,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읍할 뿐이옵니다.

 일반으로 연재를 하게되면 뭔가 다른 재미요소를 넣어야겠지요.
철저하게 로맨틱 코미디루다가... ^^;

우사이님, 그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제 필력이 따라주질 못해서...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

< -- 33 회: 춘화첩의 비밀(秘密) -- >

"그게 무슨 말이야? 니가 날 불러들였다니?"

"지난번에 제가 여종아이와 보고 있던 춘화첩을 기억하시는지요?"

나는 지난밤 꿈속에 소화라는 이 여인이 춘화첩을 보며 몸종아이에게 남자 역할을 시키며 섹스를 하고 있던 충격적인 모습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 춘화첩이 제게 있사옵니다."

"뭐야, 그럼 춘화첩이 한권이 아니란 말야?"

나는 깜짝놀라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앉았다.

정말 기가 막혔다.
춘화첩이 한권이 아니라니...
그럼 대체 몇권이나 더 있단 말인가?

이 세상 누구도 갖지 못한 은밀한 물건을 손에 쥐고 있는것 같아 솔직히 약간 우쭐하기도 했었는데 그 기분이 일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제가 알기로는 세권이 존재한다고 들었사옵니다."

"세권? 그럼 나머지 한권은 어디 있는데?"

"아마도 영양이 가지고 있을 테지요."

소화도 나를 따라 몸을 일으켜 마주보고 앉았다.

"정경미? 아니 정경패 그 아이가? 그런 말은 안하던데."

"후훗, 아마 그랬을 테지요.
육관대사께서는 저희 팔선녀를 지금 서방님이 가지고 있는 그 춘화첩 안에 가두워 버리셨지요.
그리고 정실 부인이었던 영양과 저에게 또 다른 춘화첩을 주셨답니다."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팔선녀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하나 밖에 없다며?"

또 다른 춘화첩의 존재가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맞습니다.
저희를 구원해 줄 수 있는 분은 오직 서방님 뿐이십니다.
그리고 서방님이 가지고 계신 그 춘화첩 속에 아직도 나머지 선녀들이 갇혀 있지요."

"아 쫌! 난 단순해서 이렇게 돌려서 얘기하면 잘 못알아 먹거든.
쉽게 좀 설명해줘봐.
너희를 춘화첩에서 꺼내 줄 사람이 나밖에 없다면서 다른 춘화첩은 왜 필요한 건데?"

"그것은! 서방님을 견제하기 위함입니다."

'잉? 이건 또 무슨 귀신 신나락 까먹는 소리래? 날 견제하다니?'

"왜? 내가 뭘 어쨌다고? 누가 날 견제하고 감시해야할 만큼 나 그렇게 나쁜 놈 아닌데."

들으면 들을수록 더 황당하기만 했다.

"서방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그 춘화첩에는 많은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비밀이라구?"

"네, 혹시 서방님께서 그 비밀을 이용하여 좋지못한 일을 행하실까 두려워 그리 하신듯 하옵니다."

여인은 차분하게 또박또박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영양과 제가 가지고 있는 춘화첩은 오직 서방님에게만 그 능력이 미치는 것입니다."

"그 말은 너랑 경미인지 경패인지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춘화첩은 나를 마음대로 꿈속으로 불러 들릴 수도 있도 그 춘화첩 안에 가둬 버릴 수도 있다 그 말이야?"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헐, 대박! 애가 지금 그래서 나를 협박하고 있는 거야? 내가 널 춘화첩 안에 가둬 버릴 수 있으니 까불지 말라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춘화첩이 그렇게 대단하단 말야?'

기껏해야 원하는 여자를 원하는 장소로 불러들이는 것이 다인 그 춘화첩이, 그것도 꿈속에서만 가능한 일인데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견제씩이나 한다는 건지.

'내가 아직 모르고 있는 또 다른 비밀이 숨어 있는 건가?'

"잠깐만, 그럼 그동안은 왜 그 춘화첩을 이용해서 날 꿈속으로 불러 들이지 않았지? 이전 생에서는 내 얼굴도 못봤다며? 그럼 그 춘화첩을 이용해서 진작 꿈속으로 불러들였으면 됐잖아."

"저희가 가지고 있는 춘화첩은 오직 현실에서만 유효합니다.
춘화첩 안에서는 서방님께서도 보셨다시피..."

몸종과 하던 낯뜨거운 섹스가 기억이 나는지 소화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머뭇거렸다.

'부끄럽긴 하나 보네.
그럼그럼 부끄러울 거야.
히힛.'

"뭐 그런 용도로밖에는 사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나저나 이 놈의 애물단지 춘화첩은 괜히 주워 가지고.
그냥 바로 삼촌에게 넘겨 버릴걸.
아니지.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면 어떻게든 내가 그 춘화첩을 손에 넣게 되어 있었다는 말이 되는데...
에효~ 내 팔자야.'

입대 전에 대학 축제에서 친구들에게 등떠밀려 사주를 본 적이 있었다.

'내 사주에 도화살(桃花煞)이 끼어 그러니까 여자가 많이 꼬여서 피곤하다.'

라는 점성술사의 말을 듣고 굉장히 분개했던 기억이 있다.

그도 그럴것이, 민지에게 채이고 세상이 다 끝난 것처럼 힘들어 할 때 그런 말을 들었으니 말이다.

술도 한잔 마신 데다가 너무 화가 치밀어올라

'이런 사이비! 지금 장난해? 어디서 개구라야?'

하면서 책상을 뒤엎고 마구 난동을 부렸었다.

친구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대형사고를 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아 놔, 아무리 볼장 다 본 부부사이라지만 저 여자는 계속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저렇게 있을 건가? 부끄럽지도 않나? 쩝!'

계속 눈앞에서 출렁거리고 있는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자꾸만 자극을 하는 바람에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몰라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나는 근처에 널부러져 있던 수영복 상의를 집어 들고 그녀에게 들이 밀었다.

"흠흠.
일단 이거 좀 입지!"

"에구머니나."

'정말 자신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다는 걸 몰랐던 거야? 뭘 이렇게 정색을 하실까? 속보이게시리.'

소화는 얼른 내게 받아든 비키니 상의를 가슴에 가져갔다.

"서방님께서 좀 도와주시지요."

"뭐...
그래 좋아."

비키니 상의로 자신의 가슴을 가린채 그녀는 내게 등을 보이고 앉았다.

"이게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잘 안되네."

생전 처음으로 여자의 비키니 끈을 묶어보는 거라 서툴어서인지 잘 묶여지지 않고 엇나갔다.

"아니 이게 왜 이러...
흐억!"

열심히 묶어보려고 끈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그녀가 확 몸을 돌리는 바람에 내 손안에 물컹한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꽉 차버렸다.

'하아~ 안돼.
안된다.
지금까지 몇번이나 달렸는데...
여기서 더 하면 못일어난다 지훈아.
동아리 애들 보기 민망해진다구.
정신차리자 지훈아, 응?'

"하아~ 서...
서방님!"

그녀의 숨소리가 다시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아이~ 그러지마.
제발 날 그렇게 끈적한 목소리로 부르지 말라구 이 여자야.
그런 야리꾸리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지 마.
오늘만 날이 아니잖아.
언제든지 날 불러들일 수 있다며? 그만하자 응?'

"제..
제가 그동안 좀 많이 굶었나 보네요.
호호."

'오 마이 갓! 안돼~~~~!!!'

"지훈아! 지훈아!"

"으..
응? 여기가 어디야?"

"어디긴 어디야 임마 우리 숙소지."

"휴우~ 다행이다."

"다행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창수가 이상하다는듯 나를 바라보았다.

"아..
아냐.
그런 게 있어.
흠흠.
근데 왜? 벌써 아침 시간이야?"

"그게 아니라..."

창수는 웬일인지 말을 하지 못하고 자꾸 밍기적댔다.

"무슨 일인데 그래?"

"저기...
그게 니가 알아야 할것 같아서말야."

"뭘?"

창수는 재빨리 자신의 핸드폰을 내 눈앞에 가져다 댔다.

'톱스타 송채아, 모든 스케줄 펑크 내고 돌연 잠적!'

민지에 고나한 인터넷 기사 헤드라인이였다.

'어제 애들이 하던 말이잖아?'

"아래쪽을 읽어봐.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것 같아."

나는 손가락으로 액정화면을 밀어올려 기사를 읽어 내려갔다.

"가족도 친구들도 소속사와도 며칠째 연락두절.
하늘로 솟았나 아니면 땅으로 꺼졌나?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며칠전 잠들기전에 통화를 했었는데 그 다음날 아침부터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함.
소속사에서는 그녀의 행방을 찾기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중?"

"민지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지?"

창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
뭐야 그럼 혹시 나랑 꿈속에서 만나 다음날 사라져 버린건가? 설마, 왜? 아냐 그럴리가 없어.
꿈속에서 나를 만난 후 심경의 변화라도 일으켜서 아무도 모르게 잠수를 해버린 건가?'

'그래서 매니저가 나한테 전화를 한 거로군.'

"너 혹시 민지가 힘들 때 찾는다거나 하는 그런 비밀장소 같은 거 아는 데 없어?"

"그런 거 없어.
그리고 헤어진지가 언젠데."

"그렇지? 에효, 요즘 인기가 하늘로 치솟아서 잘됐다고 좋아했는데...
아무일 없었으면 좋겠다."

'비밀장소? 비밀장소라...
그런 게 있었던가?'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었으면 좋겠어.
아니, 이 꿈속에서 영원히 오빠랑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어."

불현듯 그녀가 꿈속에서 마지막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설마, 소화가 말했던 춘화첩의 숨겨진 비밀이라는 게 이건 아니겠지?'

============================ 작품 후기 ============================

연휴동안 연재를 할 수 없을것 같아 부랴부랴 한편 더 올립니다.

(시골에 내려가야 해서요.

ㅡㅡ)

여러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생기시길 바랍니다.
꾸벅!

*^^*

Αroma님, 맞아요.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죠.

*^^*

처량한넘님, 감사합니당.
앞으로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용.

*^^*

우사이님, 네네.
변함없는 관심 감사드려용.

*^^*

< -- 34 회: 춘화첩의 비밀(秘密) -- >

'아니겠지? 정말로 민지가 내가 만든 작화(作畵)페이지 안에 갇혀버린 건 아니겠지? 그래 아닐거야.'

자꾸만 민지가 걱정되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근데 정말 나 때문에 민지가 춘화첩에 갇혀버린 거면 어떻게 하지? 그런거면 어떻게 민지를 그곳에서 꺼내야 하지? 아씨이~ 정말 미치겠네.'

춘화첩을 집에 두고 온데다가 MC는 3박4일 일정이기 때문에 아직도 2박3일이나 더 있어야 집에 돌아갈 수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답답하기만 할 뿐이었다.

'민지야, 아니지? 너 그냥 힘들어서 며칠 잠수탄거지? 그런거지?'

나는 민지가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일부러 잠수를 탄 것이길 바라고 또 바랬다.

"자자, 식사 다 했으면 얼른 설겆이 하고 요 앞 모래사장으로 모이세요.
즐거운 레크레이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네!"

창수의 말에 모두들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얌마, 정신 좀 차려!"

창수가 내 어깨를 툭 건드렸다.

"별일 아닐거야.
괜히 내가 니 마음만 심란하게 했나보다.
연예인들 가끔 그렇게 며칠씩 잠수 타고 그러잖아.
누구냐 그 국민 여배우 장소라도 얼마전에 그랬었잖아.
사라진지 일주일만엔가 나타났지 아마? 요즘 기획사들이 좀 잘 나간다 싶으면 기회다 싶어 아주 뽕을 뽑아먹으려고 살인적인 스케줄을 짠다잖아.
그래서 민지도 요즘 드라마다 예능이다 여기저기 엄청 활동 많이 했구말야.
지난 주말엔 티비를 돌리는 곳마다 민지 얼굴이 보일 정도더라.
그냥 좀 쉬고 싶어서 그런 걸거야."

"정말 그럴까?"

"그래 임마, 미안하다.
난 민지에 대한 니 마음이 다 정리됐는줄 알았는데 이렇게 하루종일 코박고 있는걸 보니 아직인가 보구나.
너무 걱정하지 마.
아마 며칠후면 짜잔~하고 나타나서 심려끼쳐서 죄송하다고 기자회견을 할테니까."

"제발 그래야할텐데.
후우~"

"땅이 꺼지겠다 임마.
다들 모였겠다.
얼른 나가자."

"그냥 난 방에서 좀 쉬면 안될까?"

지금 이런 기분에 레크레이션이라니 별로 내키지 않았다.

"시끄러 임마.
신나게 레크레이션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좀 나아질거야.
얼른 일어나."

나는 마지못해 창수의 뒤를 따라 해변으로 내려갔다.

"자아~ 오늘 레크레이션의 진행을 맡은 44기 공진태입니다.
열심히 머리를 싸매고 준비했으니 마음껏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와아~~~!!"

'짝짝짝!!!'

"우선 몸풀기 게임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MC는 아직 적응이 안된 신입생들과 닳고 닳은 선배들의 화합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는 것을 모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모든 게임은 선후배가 같이 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모두 잘 알고 계실 거예요.
제가 기타 반주를 하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제 주변을 빙빙 돌다가 제가 반주를 멈추면서 숫자를 말하면 그 숫자에 맞춰 모여주시면 됩니다.
아주 쉽죠?"

"네!!!"

"아참, 한가지 유의하실 점은 무조건 선후배가 한명 이상씩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아시겠죠?"

"네!!!"

"자아, 그럼 첫번째 노래 나갑니다.
힘차게 따라 부르면서 제 주변을 돌아주시기 바랍니다."

진태는 기타를 잡고 반주를 시작했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동이 트는 이른아침에 도시의 소음 수많은 사람 빌딩 숲속을 벗어나봐요"

지금이 게임중이라는 것을 잊고 모두들 해변이 떠나가라 목청을 높혀 노래를 불렀다.

"메아리 소리가"

'딱'

"자아 여섯명!"

진태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여기저기에서 정신없이 뭉쳤다가 흩어졌다를 반복했다.

나는 별로 흥이 나질않아 일부러 탈락하려고 그 자리에 꼼짝않고 서 있었다.

"어어~~"

갑자기 누군가 내 어깨를 낚아채었다.

"여긴 모두 신입생밖에 없어서요.
헤에~"

나를 보며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는 경미였다.

'맞다.
민지때문에 이 아이의 존재에 대해 잊고 있었네? 내 조강지처.
쩝!'

"탈락하신 분들은 밖으로 나와주세요.
거기 창수형! 거긴 후배가 하나도 없잖아요.
모두 이리 나오세요."

"아까비~ 저 녀석이 수진이를 낚아채 가는 바람에..."

창수가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그럼 두번째 노래 나갑니다."

선후배가 짝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자 진태는 다시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여행을 떠나 기차를 타고 들판을 넘어 산속 계곡을 따라 자연을 벗삼아 노래도 불러보고 동굴속에서 소리도 쳐보네"

사람들은 언제 음악이 끊어질지 몰라 긴장하며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불렀다.

"잔뜩 짊어 매고서"

'딱'

"자아 세명!"

이번에도 누군가의 팔에 이끌려 내 몸이 한쪽으로 쏠렸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또 그 아이였다.

'아참, 좀 쉬고 싶은데.
눈치도 없네.
에휴~'

몇번을 그렇게 그 아이의 손에 이끌려 갔다가 드디어 마지막 노래만 남겨두게 되었다.

"이제 신입생 정경미양과 복학생 강지훈 선배 그리고 2학년 정진욱군 이렇게 세명만 남았네요.
몇명을 부르게 될지는 다들 알고 계시죠?"

"네, 두명이요."

탈락자들 가운데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

"네~ 맞습니다.
노래를 잘 듣고 제가 반주를 멈추는 순간 바로 움직이셔야 합니다.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아도 빙빙 돌지 않아도 탈락입니다.
우리 경미양은 과연 어떤 선배를 선택하게 될까요? 정말 궁금하네요."

경미가 나를 향해 살짝 윙크를 해보였다.

'헐~ 됐거든.
난 너랑 끝까지 남고 싶은 생각 없거든.
현실에서까지 내가 팔선녀한테 얽매어야 되겠냐?'

나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모르는척 고개를 돌려 버렸다.

"할아버지 그 하얀 수염 쓰다듬으시며 언제나 이웃 복덕방에 내기 장기 두러 나가셨지 해질 무렵 콧노래를 흥얼거리시고 큰기침 하고 집으로 돌아오시던 그날 아마 내기 장기에서 또 이기셨나봐 시원한 큰 수박을 양손에 들고 오시네"

탈락한 사람도 남은 세명도 큰 소리로 강산에의 할아버지와 수박을 열창했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노래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저절로 따라 부르고 있었다.

마지막이라 그런지 진태는 쉽게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울 할아버지 울 할아버지 그리고 파란 수박 코가 찡하도록"

'딱'

"자아 두명!"

진태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진욱이가 무서운 속도로 경미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어라? 근데저 자식이.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어디서 선배의 조강지처를 함부로 넘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그 녀석을 보자 나도 모르게 욱하는 마음에 재빠르게 그녀에게로 몸을 날렸다.

"헉~~~~!!!!"

나 보다 한발 앞서 출발한 진욱이가 그만 모래바닥에 고꾸라져 버렸다.

경미가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그 녀석을 피해 옆으로 살짝 발을 움직이는 바람에 달려들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넘어져 버린 것이다.

"와우! 신입생 정경미양과 강지훈 선배가 우승했습니다.
모두 박수!!!!!"

"와아~~~~!!!!"

'짝짝짝짝!!!'

여기저기에서 축하의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자 두 사람은 앞으로 나와주세요.
부상으로 외식상품권을 드립니다."

"우아~ 좋겠다."

"멋지다!"

"사귀어라!"

'휘이릭~!!!'

"자자,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이번 MC에는 하늘같은 OB(old boy:졸업생)선배님들께서 많은 협찬을 해주셨습니다.
앞으로 남은 게임에서도 푸짐한 상품이 기다리고 있으니 실망하지 마시고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레크레이션을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창수의 말처럼 기분이 한결 나아져 있었다.

"선배님!"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돌리는데 어느새 경미가 나타나서 내 팔짱을 끼었다.

'설마, 현실에서도 이 아이를 조강지처로 삼아야 하는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우리 이거 언제 쓸까요?"

"뭘?"

"외식상품권이요."

경미가 아까 선물로 받은 상품권 봉투를 내밀었다.

"난 괜찮으니까 그냥 니가 써."

나는 그녀의 손을 떼내어 버렸다.

"그런 게 어디있어요.
같이 받은 거니까 같이 써야죠.
서방님."

그녀는 다시 내 팔짱을 끼었다.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헤헤.
죄송해요.
자꾸 입에 착착 감겨서리..."

"남들이 들으면 오해할라.
그건 그렇고 넌 왜 또 다른 춘화첩이 니 손에 있다는 걸 말 안한 거야?"

"그리 말씀하시는 걸 보니 난양 아우를 춘화첩에서 꺼내주셨나 보군요."

============================ 작품 후기 ============================

어느새 황금연휴가 하루밖에 안남았네요.

ㅜㅜ

Αroma님, 덕분에 잘 다녀왔답니다.

*^^*

처량한넘님, 에구 눈치채고 계셨군요.
헤헤.

*^^*

가나다라가님, 와~ 감사합니다.

*^^*

나미나미님, 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우사이님, 연휴 잘 보내고 계시죠?

*^^*

]조용조용[님, 하루동안 정주행 하신건가요? 정말 감사드려요.
아참, 정은이는 팔선녀가 아니랍니다.
그냥 과거의 여자죠.

*^^*

smxdmdmd님, 감사합니당.

*^^*

sgjaldgjasjfgdasjl 님, 변함없는 사랑 부탁드려요.

*^^*

< -- 35 회: 조강지처(糟糠之妻) - 소제목을 분류해봤어요.
헷갈리지 마시길... -- >

'난양아우? 그러고보니 서열을 따지자면 애가 조강지처이니까 갑이네.
근데 소화 걔는 그냥 영양이라고 부르던데...
구운몽에서는 난양 공주가 정경패를 직접 만나 보고는 마음에 쏙 들어 정경패와 나란히 양소유의 부인이 되겠다는 결심을 황태후에게 전했다고 나와 있는데 서로 사이가 별로인가?'

"네, 맞아요.
저에게도 춘화첩 한권이 있어요."

"그러니까 어제는 왜 그런 말을 안한 거냐고?"

"글쎄요, 제가 생각하기엔 별로 중요한 얘기가 아니라서 말을 안한것 뿐인데...
그게 무슨 문제인가요?"

경미는 이상하다는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 뭐...
문제라기 보다는...
너랑 소화라는 아이가 가지고 있는 춘화첩으로 나를 꿈으로 불러들일 수도 또 수틀리면 그안에 가둬버릴 수도 있다며?"

"호호.
아~ 그러니까 그게 걱정이 되는 거로군요."

경미는 재미있다는듯이 손을 가리고 웃었다.

"어라? 애좀 보게.
그럼 너같으면 걱정이 안되겠냐? 그런 요상한 능력을 가진 춘화첩이 한권도 아니고 두권씩이나 있다는데."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짜증이 섞여 있었다.

"그게 뭐 그리 중요하죠?"

"아놔~ 너 지금까지 내 말을 어디로 들은 거냐?"

'쟤가 지금 나를 놀리는 거야? 춘화첩이 손에 있다고 뵈는 게 없나보지?'

나는 경미의 행동이 살짝 거슬렸다.

"선배님께서 제대로 행동하시면 되잖아요.
그럼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텐데 뭐가 그리 걱정이세요?"

"뭐? 제대로 행동해?"

"네 맞아요.
육관대사께서는 선배님께서 혹여나 춘화첩의 능력을 이용해 인간세상의 순리를 거스를까 두려워 저희에게 또 다른 춘화첩을 주신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일이 없다면 저희도 선배님을 춘화첩 안에 가두게 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겠죠?"

경미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

'어쭈구리? 애좀 봐라.
그러니까 결국 나더러 똑바로 하라는 말이네.'

다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이 아이의 행동과 말은 어딘지 모르게 빈틈이 없다.

소화라는 그 아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조강지처라서 그런가? 자꾸 누나같은 느낌이 드네.
쩝!'

"난양 아우가 다른 말은 안하던가요?"

"무슨 말? 아직도 내가 놀랄 일이 남아 있는거야?"

"그 반대로 춘화첩에서 꺼내주신 저희 팔선녀가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면 선배님께서는 언제든지 그 춘화첩 안에 저희를 다시 가두실 수도 있답니다."

"잉? 그게 정말이야?"

"네.
정말이에요."

'알고보니 소화 그 아이 아주 앙큼한 구석이 있었네? 그렇게 중요한 얘기는 쏙 빼놓고 나를 꿈속으로 불러 들이거나 춘화첩에 안에 가둘 수 있다는 말만 하다니...
참나!'

"그렇다 이말이지?"

"그렇다고 아무 이유없이 가둬 버리시면 저희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거랍니다."

'아, 예.
어련하시겠어요?'

"그러고보니 그러면 너는 왜 지금까지 한번도 나를 꿈속으로 불러 들이지 않은거야? 소화는 꺼내준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나를 불러들였는데."

"난양아우가요? 그랬군요."

경미는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글쎄요.
그냥 저는 그냥 운명에 맡기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운명?"

"네, 어차피 선배님과 저희 팔선녀는 다시 만나게 되어 있으니까요.
저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이 단단히 묶여 있잖아요.
그래서 그냥 언젠가는 만나게 될 거라 생각하고 기다렸어요."

"휴우~ 그러게.
질겨도 아주~ 질긴 인연이지."

"근데 대체 언제까지 우리가 이 요상한 춘화첩과 함께 환생을 반복해야 하는거야?"

"선배님께서 저희 여덟명을 모두 꺼내 주신 후에..."

"그럼 정말 끝나는 거야?"

"그리고 저희 아홉명 모두가 육관대사께서 보시기에 흡족할만큼 정신을 차리면 그렇게 되겠죠.
아마도."

"뭐? 그럼 내가 춘화첩에서 팔선녀를 모두 꺼내줘도 이 빌어먹을 상황이 끝나지 않는단 말야? 이런 젠장!"

너무나 화가 나서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서서 입술을 꽉 깨물고 주먹을 말아 쥐었다.

"아니 그 영감탱이는 어쩌자고 이런 짓을 벌여서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 거야?"

"이것이 모두 저희들의 업보랍니다."

'헐~ 그 땡중이랑 같은 말을 하고 있네?'

"넌 억울하지도 않냐? 지난 생에 춘화첩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너도 그 안에 갇혀 있었을 거 아냐?"

"억울하죠.
아니 억울했겠죠."

"잉? 건 또 뭔 소리래? 웬 과거형?"

"지난 생에 춘화첩 밖으로 바로 나왔을 때는 아마도 그랬겠죠.
지금의 난양아우처럼 억울하고 분하고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워 선배님에게 집착을 하게 되고...
하지만 저는 이미 환생을 하였고 그래서인지 전생의 그런 기억들이 많이 남아있지 않아요.
왜 그런 말도 있잖아요.
인간들이란 돌아서면 바로 잊어버리는 단순한 동물이라는."

"아이구~ 성인군자 나셨네."

"헤에~ 그 정도는 아니구요."

"그거 칭찬 아니거든!"

애가 너무 착한 건지 아님 생각이 없는 건지 저 아이의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

"어찌됐든 빨리 끝내려면 나머지도 춘화첩 밖으로 꺼내줘야 한다 이거지? 에효~ 아직 다섯이나 남았는데 어떡하냐? 게다가 어떻게해야 빠져나올 수 있는지도 모르는데.
다들 얼덜결에 빠져 나와서..."

"다섯이요? 그럼 난양아우랑 저 말고 또 누가 빠져 나온 건가요?"

경미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어, 월이."

"월이요?"

"아 그러니까 계섬월.
어느날 춘화첩을 보니까 걔도 없어졌더라고."

"그랬군요.
섬월아우도 빠져나왔군요."

경미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한참동안 미동도 하지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혹시 너, 춘화첩을 빠져 나오는 방법이나 내가 모르는 또 다른 능력에 대해 뭐 아는 거 없어?"

"글쎄요."

"좀 잘 생각해봐.
니가 빠져나왔을 때의 그 상황을 말야."

경미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잘 모르겠어요.
짚이는 게 하나 있기는 한데..."

"그래? 그게 뭔데? 응?"

"그게...
육관대사께서 선배님이 알아서 하실 일이라고 하셔서..."

"아 놔 또 그 영감탱이야? 빨리 나머지 애들도 꺼내줘야 이 지긋지긋한 춘화첩과 환생도 끝날 거 아냐?"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경미가 야속하기까지 했다.

"서방님은 저희와의 인연이 그렇게 싫으세요?"

갑자기 경미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얼라리어.
애가 왜 또 자다가 남의 다리를 피나게 긁고 그런대?'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나야 뭐 상관없지만 너네 팔선녀는 그 안에서 얼마나 힘들겠냐? 설마 너 그 기억도 까먹은 거야?"

"저희를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그래, 그러니까 얼른 말해봐!"

"그래도 그건 말 못해요."

"야! 너 대체!"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하셨어요.
만약 제 생각을 일러드렸다가 모든 것이 처음으로 다시 되돌아가게 된다면..."

"에이~ 설마.
그 영감탱이가 그렇게까지 하겠어?"

"아뇨.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예요."

"에잇 짜증나!"

'결국 나 혼자서 해결하라 이거로군.
제길!'

"힘내세요.
대신 현실로 빠져나오는 아우들은 제가 잘 다독거려 볼게요."

'아 예, 고맙다 고마워.
고마워서 돌아가시겠다.
에효.'

어깨가 축 쳐진 채로 나는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혹시, 송채아 그분!"

등뒤에서 들리는 경미의 목소리에 나는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작화(作畵)페이지를 사용하신 건가요?"

============================ 작품 후기 ============================

NeoGGM님, 네 덕분에 잘 보냈답니다.
감사합니다.

*^^*

LOTTELIA님,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

Αroma님, 정은이는 아직 등장시킬 계획이 없는데 한번 생각해 볼게요.

*^^*

김c~님, 아 그렇군요.
거기까진 생각해보지 못했네요.

*^^*

< -- 36 회: 조강지처(糟糠之妻) - 소제목을 분류해봤어요.
헷갈리지 마시길... -- >

"그...
그걸 니가 어떻게."

"아까 창수 선배랑 말씀하시는 걸 얼핏 들은것 뿐이에요."

"뭐야? 그럼 거기에 대해서 아는 건 뭐 따로 없는거야?"

경미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에잇, 난 또 뭘 알고 하는 말인줄 알았네.
그건 그렇고 그럼 정말로 민지가 춘화첩 안에 갇혀 있다는 말인가? 저 아이가 그렇게 얘기하는 걸 보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
어쩌지?'

경미의 말을 들으니 민지가 춘화첩 안에 갇혀 있을거란 확신이 들어서 마음이 급해졌다.

숙소에 들어와서도 나는 불안한 마음에 안절부절 못하고 왔다갔다 했다.

"에잇, 안되겠다.
돌아가야겠어."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켜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뭐 하는 거냐 너?"

방으로 들어오던 창수가 물었다.

"창수야, 미안하지만 나 지금 서울에 가봐야할 것 같다."

"왜? 무슨 일 생겼어?"

"어어.
아주 급한 일이 생겼거든.
그러니까 조금만 이해해주라.
다른 사람들한테는 니가 대충 알아서 둘러대줘."

창수는 갑작스러운 내 행동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너 설마, 민지때문에 그러는 건 아니지? 응? 그런거면 당장 짐 풀어."

"아...
아냐.
그런 거.
갑자기 중요한 일이 생겨서 그래."

"아 그러니까 그 중요한 일이라는 게 뭐냐구?"

"지금은 설명하기 좀 곤란한데 암튼 한 사람의 인생이 내손에 달려 있거든.
그래서 지금 가봐야 할것 같아."

"참나, 뭐가 그리 거창하냐? 알았다 알았어.
그런데 버스를 타려면 여기서 한참이나 걸어 들어가야 하는데 어떡하냐? 우리 전세버스는 돌아가는 날이나 되야 올텐데."

"괜찮아.
이 튼튼한 두 다리가 있잖아."

나는 일어서서 가방을 맸다.

"날도 어둡고 시내로 가는 길이 좀 복잡한데 찾아갈 수 있겠어?"

"괜찮아, 고맙다 친구.
그럼 나 간다.
서울에서 보자."

"그...
그래.
그럼 조심해서 가라."

창수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뒤로 한채 나는 무작정 숙소를 나와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벌써 날이 어두워진 데다가 인적이 드문 곳이라 그런지 한여름인데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제길, 어떻게 차 한대가 안지나가냐?'

그렇게 걷기 시작한지 십분이 다 지나도록 차가 한대도 지나가지 않았다.

'제길, 이럴줄 알았으면 창수한테 길이라도 제대로 다시 한번 물어보고 나올걸.'

급한 마음에 무작정 달려 나왔더니 초행인데다가 날까지 어두워서 제대로 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부우웅~!'

저 멀리서 자동차 한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잘 됐다.'

나는 히치하이킹을 하기 위해 도로가에 멈춰서서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어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쌔애앵!!!'

"뭐야, 아 씨이 그냥 가버리는 거야? 좀 태워주면 어디가 덧나냐? 예쁜 아가씨가 스커트자락이라도 들어 올려야 태워주려나? 에잇!"

나는 투덜거리며 다시 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쌔애앵~ 끼이익!!!'

방금전 나를 지나쳐 갔던 그 차가 후진을 하더니 갑자기 내 옆에 멈춰섰다.

'앗싸! 운전자가 여자인가? 역시 잘 생긴 남자를 알아보는구만.
흐흐.'

'덜컥!'

승용차의 조수석 문이 활짝 열렸다.

'어라? 진짜 여자인가보네.
누군지도 모르고 남자한테 옆자리를 내주다니 이 여자 간댕이가 배밖으로 튀어나왔구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나같이 제대로 된 젠틀맨을 만나게 된 걸 다행으로 알라구.'

"감사합니다.
실례 좀 하겠습니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 안전밸트를 맸다.

"어디까지 가십니까? 저는...
어라?"

"한참 찾았잖아요."

운전석에 앉아있는 여인은 경미였다.

"어떻게 된거야? 설마 너 내 뒤를 쫓아온거야?"

"안타깝지만 그거 아니거든요."

나는 이 아이의 출현이 믿겨지지 않았다.

"원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오늘 올라갈 예정이었어요.
그래서 전세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차를 가져온 거구요."

"아..
아 그 랬구나."

"여기 귀신이 나오기로 아주 유명한 도로인데 그렇게 무방비한 상태로 걸어가시다가 처녀귀신이라도 만나면 어쩌시려고요?"

"뭐? 처...
처녀귀신?"

'헐!'

팔선녀도 모자라서 처녀귀신이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훗, 농담이에요.
농담.
무슨 남자가 귀신을 무서워해요?"

'어쭈~ 이게 아주 사람을 갖고 노네.'

"난 지금 니가 제일 무섭거든.

서울에 올라갈 거라고 진작 말해줬으면 좋았잖아.
생고생 안해도 되고."

"선배님이 지금 서울에 올라갈 거라고 말안하셨잖아요."

맞는 말이라 뭐라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야...
너...
넌 하늘같은 서방님한테 자꾸 따박따박 말댓구를 할거야? 이게 빠져가지구.
흠흠."

"어머, 송구하옵니다 서방님.
소녀, 죽을 죄를 지었나이다.
호호호."

경미는 사극 톤으로 말하며 오른 손을 자신의 입에 가져가며 소리내어 웃었다.

"으이그, 말을 말아야지."

'쳇, 지금은 21세기라 이거지? 조강지처라는 애가 어떻게 지아비한테 한번을 안지냐?'

"서방님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시더니 갑자기 웬 조강지처 타령이세요? 그 사이 갑자기 마음이 바뀌셔서 이 조강지처를 챙기고 싶으신 거예요?"

"헐, 됐거든!"

'꿈속에서는 한없이 온순하고 순종적이었던 여인들이 현실로 빠져나오면 다 이렇게 기가 센 여자로 바뀌는 건가?'

이 아이와의 전생이 기억나질 않으니 알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저 아이는 춘화첩 안에 어떤 모습으로 갇혀 있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성격을 보아하니 매사가 확실하고 똑 부러지는 것이 분명 심상치 않은 캐릭터였음이 분명하다.

그동안 꿈속에서 만났던 여인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다.

궁에서 만난 중전이라는 단아하면서 색스러운 여인, 절에서 만났던 심하게 밝히던 아씨,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던 월이, 시아버지한테 강간을 당하던 소화 그리고 자신의 날개옷이 사라졌다고 우기던 요연이라는 여인까지...

생각해보니 모두들 하나같이 아름답고 풍만한 몸을 가지고 있었고 또 섹스를 즐기다 못해 미친듯이 갈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 아이는?'

나는 운전을 하고 있는 경미의 옆모습을 쫘악~ 스캔하기 시작했다.

긴 생머리에 작고 아담한 이마, 고양이 상이라고 불리는 기준인 살짝 옆으로 찢어져 눈꼬리가 올라간 외커플의 큰눈에 오똑한 콧날과 다부진 입술을 가진 매력적인 여자였다.

민지처럼 눈에 확 띄는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사내들의 눈을 휘어잡을 미인인것만은 분명했다.

하얀색의 동아리 단체면티 아래로 얼핏 보이는 그녀의 검정색 브라가 내 시선을 사로잡아 버렸다.

갑자기 그녀의 벗은 모습을 상상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흐억! 정신차리자.'

"아이, 서방님, 그리 뜨거운 눈으로 바라보시면 소녀 안전운전을 장담 못하옵니다.
호호."

"내...
내가...
언제?"

'헉, 역시 여간내기가 아니야.
하긴 일곱명이나 되는 여자들을 거느리려면 보통 성격 가지고는 힘들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자동차가 우리 동네 초입을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 근처인것 같은데...
선배님, 이제 어디로 가면 되나요?"

"어? 아, 저쪽에서 우회전하면...
아니 근데 니가 우리집을 어떻게 알아? 난 너한테 우리집을 가르쳐 준적이 없는데.
너 혹시 전생에 조강지처였다는 핑계로 내 뒷조사까지 하고 다니는 거냐?"

황당하다 못해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훗, 선배님 지금 뭔가 착각하고 계시는것 같은데요."

"뭘?"

"제가 전생에 조강지처였다는 사실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해서 선배님한테 목매고 싶지는 않아요."

"뭐?"

'헐, 애 지금 말하는 것좀 봐라.
그러니까 이번 생에서는 다른 남자를 한번 만나보시겠다 이거야?'

"저는 제가 존경할만한 남자를 만나는 게 꿈이에요.
선배님이 자격을 갖추셨는지는 두고보면 알 수 있을 거구요."

'얼씨구?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그래서 지금, 너한테 잘 보이라 이거냐? 됐거든, 나도 팔선녀 말고 다른 여자 만나 잘 먹고 잘 살거다.
쳇!'

갑자기 쓸데없는 자존심이 고개를 쳐드는 바람에 나는 기분이 나빠졌다.

"동아리 주소록을 훑어 보다가 우연히 선배님 주소를 본 것 뿐이에요.
죽마고우가 이 근처에 살아서 이곳에 대해 좀 알거든요."

'뭐야, 그런 거였어? 김칫국을 마셔도 한 양동이로 마셨구만.
쩝! 에구 쪽팔려라.'

"저..
저기 모퉁이에 세워줘."

"선배님,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처녀귀신이 아까 거기에서부터 따라 왔을지도 모르지 조심하시구요."

'아, 진짜 저게...
끝까지...'

"암튼 데려다줘서 고맙다.
잘 가라!"

"아참, 선배님!"

"왜 또?"

"모든 답은 선배님의 마음에 있을 거예요."

"뭐, 마음?"

"네.
그러니까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그럼 첫사랑 그녀를 무사히 춘화첩에서 꺼내실 수 있기를 바래요.
선배님, 화이팅!"

어안이 벙벙한 채로 서 있는 나를 뒤로 하고 그녀가 탄 차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 작품 후기 ============================

우사이님, 님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용.

*^^*

Αroma님, 해피바이러스 모드 저두 완전 조아라해요.

*^^*

]조용조용[님, 그쵸? 우리 남주가 배가 불러도 한참 불렀네요.
아참 지적해주신 부분은 수정했답니다.
오타든 내용에 관한 이야기든 저는 언제든지 여러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

피에미친늑대혈랑님,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처음으로 쿠폰 후원을 받아보네요.
내노라하는 작가들한테만 일어나는 일인줄 알았는데...
감동의 눈물이...
ㅜㅜ 제가 일을 병행하면서 쓰다 보니까 조금 벅차네요.
하지만 님의 응원에 힘입어 연재주기를 단축해보려 노력해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꾸벅!!

*^^*

< -- 37 회: 조강지처(糟糠之妻) - 소제목을 분류해봤어요.
헷갈리지 마시길... -- >

"지난번에 그렇게 말을 했건만 또 여자를 불러들이다니...
저렇게 여자가 고파서 그동안 어찌 참았누? 쯧쯧"

온갖 인상을 쓰며 우리집 현관문을 닫고 나오는 사람은 옆집 할배였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이제 들어오나 보네."

'대체 또 무슨 일땜에 우리집에 납신거야?'

"다 큰 조카보기 부끄럽지도 않나 원."

할배는 혀를 끌끌 차며 자기집으로 들어갔다.

'띠띠띠띠띠띠띠 띠리릭~!'

"다녀왔습니다."

나는 소파에 가방을 던지며 방안을 살폈다.

"삼촌? 어디 갔나? 옆집 할배가 왔다 간걸 보면 집에 있다는 건데."

'달칵!'

"어...
지...
지훈아, 3박4일이라더니 왜 이렇게 빨리 왔어?"

삼촌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일이 생겨서 먼저 올라왔어.
밥 좀 남은 거 있어? 저녁도 안먹고 부랴부랴 올라왔더니 등가죽이 배에 붙어버린 것 같아."

"저녁에 먹던 된장찌개 좀 남아있어."

"오케바리.
웬일이래? 손 많이 가서 귀찮다고 된장찌개는 잘 안끓이시는 분이..."

"아..
아니 갑자기 먹고 싶어서..."

"그래? 그건 그렇고 옆집 할배는 왜 또 왔던 거야? 뭐라고 계속 궁시렁 거리던데."

"어...
어?"

삼촌의 얼굴이 갑자기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아니..
그..
그게 그러니까..."

'달칵'

방문이 열리며 당황해하는 삼촌의 등 뒤에서 혜영이 누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
안녕, 지훈아?"

'헐~ 그런 거였어?'

옆집할배가 왜 그렇게 투덜거렸는지 짐작이 갔다.

방금 샤워를 끝냈는지 혜영이 누나의 머리카락은 젖어 있었다.

"누나?"

얼마나 급하게 옷을 챙겨 입었는지 누나의 블라우스 단추가 하나씩 밀려 채워져 있었다.

'이 사람들 이거, 나 없는동안 집에서 일을 치르셨구만? 흐흐.'

"자..
잘 다녀왔어?"

"응.
나야 뭐 이렇게 무사히 잘 다녀왔지."

나는 두 팔을 들어 손바닥을 펴 보였다.

"저어기 교수님,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누나는 핸드백을 꼭 쥐고 현관으로 가서 구두를 신었다.

"왜? 벌써 가려구? 더 있다가 가지."

"아..
아냐.
급한 볼 일이 있었는데 다 해결됐거든.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누나는 급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부리나케 현관문을 빠져 나갔다.

'급한 볼 일? 그러시겠지.
아암~ 급하고 말고.
흐흐.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른다더니...'

"뭐해? 얼른 따라나가지 않구?"

나는 뻘쭘하게 서 있는 삼촌을 채근했다.

"어...
어?"

"지금이 몇시인데.
얼른 가서 데려다 줘."

"그래, 그렇지? 그럼 다녀올게."

삼촌은 기다렸다는듯이 얼른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저렇게 눈치가 없어서야.
에휴~"

나는 일단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다.

"얼라리어? 이게 웬 진수성찬이야?"

된장찌개에 갈비찜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겉저리까지 냉장고 안을 꽉꽉 채우고 있었다.

"그러믄 그렇지.
된장찌개를 끓였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우리 삼촌,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 있네?"

앞치마를 매고 혜영이 누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기 위해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모두 동원해서 풍성한 식탁을 차리고 있는 삼촌의 모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훗, 이러다가 곧 결혼하겠는데?"

삼촌이 결혼을 하게 되면 그렇게 오매불망하던 독립을 하게 될 것이고 그 핑계로 이 지긋지긋한 낡은 아파트를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았다.

"그건 그렇고 저 예민하신 옆집 할배가 뛰어 올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여기서 섹스를 하다니 삼촌도 참 어지간하다.
요즘 싸고 좋은 모텔이 천지에 널렸는데.
암튼, 센스가 없다니까.
능력있고 잘 생기면 뭐하냐구."

하긴 자린고비 삼촌에겐 모텔비도 아까웠을 거다.

나는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우고 샤워를 한 후에 춘화첩을 꺼내 들었다.

"민지야, 조금만 기다려.
내가 꼭 꺼내줄게."

민지와 내가 섹스를 하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페이지를 펴서 가슴 위에 올려놓은 후 꼭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어서 일어나! 어서 일어나지 못해?"

여인의 앙칼진 하이톤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민지야?"

'어라? 여긴 또 어디래?'

나는 두 팔이 묶인 채로 바닥에 지푸라기들이 제멋대로 널려있는 그 위에 누워 있었다.

자세히 둘러보니 볕이 들지 않아서인지 사방은 어두컴컴했고 공기는 탁하고 곰팡이 냄새같은 고약한 냄새가 났다.

그곳은 벽쪽에 아주 작은 창문으로 햇살이 겨우 스며들고 있는 지하감옥이었다.

'뭐야, 민지를 만나야 하는데...'

"어서 일어나! 가자!"

나는 아까부터 계속 내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여인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짙은 갈색의 긴 생머리에 이마에는 손오공이 쓰고 있던 머리띠 같은 걸 쓰고 있었고 한쪽 어깨 위에서 무언가로 고정을 시킨 헐렁한 하얀색의 천이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는데 허리는 얇은 끈으로 동여 매어져 있었다.

'어라? 뭐야 조선시대가 아니잖아? 무슨 신화에서나 보던 옷인데.
그렇다면 이번에도 소화라는 그 아이가 날 자기 꿈속으로 불러들인 건가?'

'촤악!'

"아얏!"

여인은 갑자기 가죽으로 된 채찍을 나에게 휘둘렀다.

'아씨이~ 진짜 아프잖아?'

"빨리 움직이지 못해!"

나는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도 하지 못한 채 그 여자의 뒤를 따라갔다.

돌로 된 계단을 한참이나 올라가니 굳게 닫혀 있는 쇠문이 보였다.

여자가 채찍으로 문을 몇번 툭툭 건드리자 묵직한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갑자기 한꺼번에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너무 눈이 부셔서 나는 반사적으로 묶여있는 팔을 들어 이마로 가져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주변을 살폈다.

무슨 숲같이 생긴 곳을 지나니 곧, 지금까지 한번도 듣도보도 못한 신비로운 꽃들이 서로 자신들의 미모를 뽐내며 만개해 있는 아름다운 정원에 접어들었다.

싱그러운 바람이 내 몸을 감싸고 향긋한 꽃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흐읍~하아!"

그 달콤한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나도 모르게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여긴 어디지? 천상인가?'

"빨리 오지 못할까?"

넋이 나간 채로 아름다운 경관에 흠뻑 취해 있던 나는 여인의 앙칼진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조그만 돌문을 지나니 화려한 궁전같은 건물이 눈 앞에 펼쳐졌다.

여인은 그 안으로 나를 데려가 넓은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렸다.

'에~ 그러니까 이 건축양식은 로마네스크인가? 르네상스인가?'

분명 배운것 같은데 하도 오래 되서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소녀, 신녀님을 뵈옵니다."

여인은 한쪽 무릎을 꿇고 오른쪽 팔을 앞으로 뻗으며 예를 표했다.

'신녀?'

"아얏!"

신녀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고개를 들려 하자 옆에 있던 여인이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

"어디 감히, 고개를 숙이지 못할까?"

"되었느니라."

"죄송하옵니다.
죄인이 앞뒤 분간을 하지 못하여 그만 무례를 범하였사옵니다."

'죄인? 내가 왜? 뭘 잘못했는데? 아 놔~'

"그래, 이자이더냐?"

"그러하옵니다."

"사내가 감히 이 신성한 신전에 함부로 발을 들여 놓다니 네가 죽기로 작정을 하였구나?"

'잉? 뭐래? 니들이 날 여기로 데려온 거거든.
근데 소화 그 아이는 왜 안보이는거야? 여기로 그 아이가 불러들인 거 아니였어?'

"하오면 지엄한 신전의 법에따라..."

"아니다."

"네?"

내, 신께 기도를 올려 이 자를 어찌 할것인지 정할 것이니라."

"하오나..."

"지금, 이곳의 주인이 내게 토를 다는 것이냐?"

"죄송하옵니다."

'뭐라는거야 대체.
아까 맞은 채찍도 진짜 아팠는데 이러다 진짜 뭔 일 나는 건 아니겠지? 민지도 구해야 하고 팔선녀도 구해야 하고 나 아직 할 일이 엄청 많은데...'

"제단 위에 저 자를 눕혀놓고 나가거라.
그리고 하루동안 기도를 올릴 것이니 개미 한마리 얼씬 못하게 하여야 하느니라."

"알겠사옵니다."

여인은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앞쪽에 있는 무슨 돌침대 같은 곳에 억지로 눕혔다.

'뭐....
뭐야? 아 씨이~ 나 이대로 죽는 거야?'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나를 데려온 여인이 나가자 신녀라는 여인이 내게 다가왔다.

시원한 아카시아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나는두손이 묶인 채로 제단이라는 곳에 누워 하늘에 닿을것처럼 높은 천정을 올려다 보았다.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이여.
이제부터 착하게 살테니 제발 살려주세요.'

나는 두눈을 꼭 감고 내가 아는 모든 신에게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어때요, 이제 만족하세요?"

지금까지의 위엄있는 목소리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아주 귀에 익은 목소리가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잉? 너...
넌?"

여인은 어느새 내 위로 올라 앉았다.

"아까 차안에서부터 이런걸 원하지 않았나요, 서방님? 호호."

============================ 작품 후기 ============================

우사이님, 변함없는 사랑 감사드립니다.

*^^*

한판님, 정말요? 님의 코멘트를 보니 힘이 불끈불끈 솟네요.

*^^*

]조용조용[님, 에구 그러시군요.
일인칭시점으로 쓰다보니 속마음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가 보네요.

*^^*

Αroma님, 님도 좋은 하루 되세용~*^^*

< -- 38 회: 조강지처(糟糠之妻) - 소제목을 분류해봤어요.
헷갈리지 마시길... -- >

"경미 너 대체..."

"저한테도 춘화첩이 있다는 사실을 잊으셨어요? 아님 난양아우가 아니라 실망하신 건가요?"

경미는 누워 있는 내 허벅지 위에 다리를 벌리고 앉아 요염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흐억!'

그녀가 걸치고 있던 얇은 옷안에서 풍만한 가슴과 함께 핑크빛 유두가 춤을 추고 있었다.

묶인 두 손에 그녀의 물컹한 젖가슴이 와 닿았다.

갑자기 아랫도리가 묵직해지면서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나또한 한쪽 가슴이 다 드러난 이상한 천조각 같은 옷을 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허벅지에 와닿는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의 감각이 아찔해서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흐아~"

예쁘장하게 생겼다고만 생각했는데 정말 신화속에나 등장하는 여신처럼 꾸미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탄력있는 흑발에 이곳으로 나를 데리고 왔던 여인이 쓰고 있던 머리띠와는 비교도 안되는 그러니까 거의 티아라급의 머리장식을 하고 매끈하게 빠진 몸매가 살짝 비칠듯말듯 하늘하늘한 옷을 걸치고 있는 그녀는 섹시하다 못해 고혹적이었다.

"어머, 이거 왜 이래요?"

경미는 벌써부터 고개를 쳐들고 있는 눈치없는 내 물건을 툭 건드렸다.

"윽!"

"저는 그냥 선배님 손을 자유롭게 해주려고 한것 뿐인데 대체 무슨 상상을 하고 계신 거예요?"

'아, 저 앙큼한 여우같으니라구, 몰라서 묻냐? 이건 사내들의 본능이라구 본능! 에이~ 쪽팔려!'

그녀는 내 손을 묶고 있던 줄을 풀어주고 다시 돌로 된 제단이라는 곳에서 내려갔다.

나는 뻘쭘한 얼굴로 상체를 일으켜 따끔거리는 손목을 어루만졌다.

"뭐냐? 운명에 맡기시겠다며? 춘화첩은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처럼 말씀하시더니 하루도 지나지않아 나를 불러들인 거냐?"

"그러게요.
헤에~"

경미는 아무일도 아니라는듯이 해맑게 웃어 보였다.

햇빛에 반짝이는 그녀의 미소는 복사꽃처럼 환하고 눈부셨다.

"그리고, 첫사랑을 꼭 구하길 비네 어쩌네 하더니...
니가 날 이렇게 불러 들이면 민지는 그러니까 송채아는 어떻게 만나고 또 어떻게 꺼내주냐고?"

"그래서 제가 춘화첩을 사용한 거예요.
부득이하게!"

"애가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너땜에 민지를 만나러 못갔는데 그것땜에 날 이곳에 불러들였다니 말이 되냐? 이게 자꾸만 하늘같은 서방님한테 말장난을 하고 있네.
확 그냥 막 그냥 이리저리 막 그냥!!"

가끔 이해할 수없는 말을 하는 경미의 정신세계가 의심스러웠다.

"훗, 제가 이곳에 불러들이지 않았다면 지금쯤 선배님은 난양아우와 더불어 또 다른 꿈속에서 밤새도록 운우지정을 나누고 계셨을 테지요."

"오호라~ 그러니까 질투심 때문에 그런거로구만.
소화랑 나랑 밤새도록 떡방아를 찧을까봐?"

"그게 아니구요."

경미는 나를 한심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제가 먼저 꿈속으로 불러 들였다가 얼른 깬 다음 다시 송채아를 만나러 갈 수 있게 하려고 그런 거라구요."

"그 거짓말 정말이냐?"

나는 그녀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거짓말 아니거든요.
이래뵈도 저 이번 생에서는 아직 처녀거든요."

"그럼, 니가 처녀지 사내냐?"

나도 모르게 자꾸만 말이 삐딱하게 나오고 있었다.

"숫처녀라구요!"

기분이 나빴는지 경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헐~ 그 말을 지금 나더러 믿으라구?"

"후우~ 믿던말던 그건 선배님 자유니까요.
암튼, 이번 생의 첫경험을 꿈속에서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괜한 오해는 말아주세요."

나는 단번에 그녀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쭈욱~ 훑어 내려갔다.

'말도 안돼, 저 몸매에 저 얼굴에...
사내들이 지금껏 가만 뒀단말야?'

"너 설마 나를 기다린 거냐?"

"뭘요?"

"그러니까 전생의 서방님이었던 나를 위해 아직까지 뭣이냐 그 처녀성을 지키고 있는 거냐구?"

나도 모르게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푸하하~~!!!!"

그녀는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박장대소를 하기 시작했다.

"뭐...
뭐냐 그 기분 나쁜 웃음은?"

"죄송하무니다.
제가 비위가 약해서!"

경미는 갑자기 손을 들어 가슴에 가져다대며 요즘 유행하는 개그프로의 개그우먼을 흉내냈다.

분명 기분이 나빠야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순간 깨물어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제가 아까 차안에서도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전생에 연연하며 살고싶지 않다고.
정말 선배님이 제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면 또 모를까.
그전엔 그런 일은 절대 없을거라구요."

'뭐냐, 이 더러운 기분은?'

꼭 여자한테 고백했다가 뻥~ 차인 기분이었다.

"참나, 누..
누가 뭐래? 나도 남자한테 말한마디 지지않는 너같이 기센 여자는 싫거든.
여자는 뭐니뭐니해도 순종적이어야지.
아암~"

"아 네~ 그러세요? 그럼 그런 여자를 꼭 만나시길 바랄게요.
아쉽게도 저희 팔선녀 중에는 선배님이 찾는 그런 여자는 없는 것 같네요."

"누가 팔선녀 중에서 찾겠대? 참나."

'하긴 지금까지 꿈속에서 만났던 여인들의 성격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았으니까.
아니지, 맨 처음 만났던 그 중전이라는 여인은 그래도 고분고분하고 참했었는데.'

"아참, 하나 있네요.
채봉이.
우리 채봉 아우가 좀 여성스럽긴 하죠."

'채봉? 성진의 환생인 양소유가 제일 먼저 만났다는 그 진채봉? 그럼 그 중전이라는 여인이 진채봉? 그래서 이번에도 제일 먼저 만난 건가?'

"자아, 이제 어느정도 시간을 끌었으니 어서 이 꿈에서 깨어나 다시 잠을 청하세요."

"바라던 바다.
쳇! 어떻게 하면 되는데?"

"네?"

"어떻게 하면 이 꿈에서 깰 수 있느냐고?"

"선배님이 알고 계시는 거 아니었어요?"

"뭐? 너 지금 장난하냐?"

경미는 정말 방법을 모르는 눈치였다.

"그런 것도 모르면서 무작정 날 불러들인 거야? 내가 미친다 미쳐.
아후!"

"당연히 선배님이 아실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저는 춘화첩을 오늘 처음으로 사용해 본 거라서...."

지금까지의 또릿또릿하던 목소리와는 달리 경미의 목소리는 점점 기어들어갔다.

"아 놔~ 너 땜에 또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하잖아?"

"죄송해요.
저는 선배님께 도움을 드리려고 그랬던 것 뿐인데."

얼마나 미안했는지 그녀는 내 눈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그래, 나를 도와주려했던 그 마음만은 높이 쳐주마.
그래도 전생에 조강지처라고 소화라는 그 아이와는 생각하는 씀씀이가 다르긴 하네.'

이상하게도 경미라는 저 아이에게 마음이 쓰이기 시작했다.

외모와 몸매가 내 이상형과 꼭 들어맞는 월이와는 달리 뭐라고 딱 꼬집어 말 할 수는 없지만 웬지 모르게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리디아, 리디아 어디 있느냐?"

문밖에서 누군가를 애타게 찾는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
뭐야? 저 목소리는?"

"어머, 리디아라면 난데?"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아니 그게...
급한 마음에 제가 요즘 한참 재미있게 읽고 있는 소설의 삽화를 복사해서 춘화첩에 붙였거든요."

"내용이 뭔데?"

"그게...
왕이 리디아라는 여인을 마음에 품어서 자신의 곁에 두기 위해 그녀를 신녀로 만들어버렸거든요.
그녀에게는 따로 마음을 준 정인이 있었는데..."

"설마 그 정인이 지금 나?"

그녀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리디아! 오 나의 사랑, 어디 있는거야?"

사내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근데 왜 저 남자까지 출연을 하는 거냐고?"

"그..
그러게요.
저도 잘..."

"아, 니가 모르면 누가 알아?"

"그러니까 그 장면이 에~"

경미는 두 눈을 위로 치켜 뜨고 열심히 소설의 내용을 떠올렸다.

"오 마이 갓!"

"왜? 뭔데?"

불갈한 예감이 온 몸에 스쳤다.

"몰래 신전에 잠입한 카일이 리디아와 상봉을 하며 애틋한 마음을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왕이 들이닥쳐서는...."

'덜컥!'

경미와 내가 있는 방의 문을 거칠게 열어 젖히는 소리가 들렸다.

"어서 다시 누워요.
그리고 잠든 것처럼 눈을 꼭 감고 있어야 해요.
알았죠? 안그럼 이 꿈속에서 우리 둘 다 죽을 지도 몰라요."

"뭐? 너 그..
아얏!"

갑자기 경미가 내 몸을 밀어 버리는 바람에 나는 돌침대같은 곳에 머리를 찧어 버렸다.

"오~ 리디아, 여기 있었구료."

"폐...
폐하, 어찌 갑자기...
허억!"

사내는 경미를 격하게 끌어 안았다.

"리디아, 내 사랑.
내가 그동안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 했는지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지 아시오? 당신이 내 곁에 없으면 제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고 당신이 없는 내 인생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라오."

'우웩! 여기나 저기나 시대가 바뀌어도 사내들의 느물거리는 멘트는 한결같구만.'

가만히 누워서 듣고 있자니 손발이 오글거리다 못해 마비가 올 지경이었다.

"하읍!! 폐...
폐하...
읍!!"

'뭐...
뭐야 이 소리는 지금.
저 자식이 지금 내 조강지처의 입술을 훔친거야? 나도 아직 맛보지 못했는데 이런 우라질!'

============================ 작품 후기 ============================

Αroma님, 넹 그렇답니다.
어서 지훈이가 꺼내줘야 할텐데... *^^*

]조용조용[님, 딩동댕! 예리하시군요.

*^^*

가나다라가님, 감사합니당.
앞으로도 쭈욱~ 추천 꾸욱~ 눌러 주실거죠?

*^^*

봉대산불다람쥐님, 감사합니다.
글만 읽고 쌩 하니 가시지 마시고 종종 흔적을 남겨주세용.

*^^*

우사이님, 님덕분에 제가 요즘 새로운 단어들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있네요.
감사해요.

*^^*

< -- 39 회: 조강지처(糟糠之妻) - 소제목을 분류해봤어요.
헷갈리지 마시길... -- >

당장 일어나서 저 자식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지만 절대 눈을 떠서는 안된다는 경미의 당부도 있는 데다가 꿈속이긴 하지만 저 자식은 이 곳의 왕이다.
그러니까 여기는 저 자식의 나와바리라는 거다.

실눈을 뜨고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린 후 나는 그들의 행각을 지켜보았다.

잠시후, 미친듯이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키던 왕이라는 작자의 오른 손이 점점 아래로 내려가더니 경미의 젖가슴을 움켜쥐는 것이 아닌가?

경미는 크게 움찔하더니 계속해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것 같기는 했지만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후~ 열받아.
저 새끼 저거 죽여버려? 어서 떨어지지 못해? 아, 왜 벗어나지 못하는 거야? 경미 저거 나름 즐기고 있는 거 아냐?'

질투심에 눈이 뒤집힌 나는 사내를 밀쳐내지 못하고 있는 경미의 행동에 짜증이 밀려왔다.

"하읍!! 하아~ 이..
이러지 마시옵소서."

경미는 갖갖으로 사내를 밀쳐내고 거친 숨을 몰아 쉬며 몇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래, 잘 했다.
아주 잘 했어.
그래야 내 조강지처지.
진짜 돌아버리는 줄 알았네.
후~읍!'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올뻔 할걸 겨우 참았다.

'전생에 조강지처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눈이 뒤집히는데 정말 사귀는 사이라도 됐으면 어쩔뻔 했어? 하마터면 꿈속에서 살생을 저지를뻔 했네.
아후.'

"오~ 리디아!"

'저 놈의 느끼한 목소리, 아 진짜 짜증난다!'

"내가 이 날이 오기만을 얼마나 기다린 줄 아시오? 신녀의 몸이 되었으니 신의 허락을 받을 때까지 그러니까 스무살이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해서 그리 하였고 스무번째 생일을 지나야 한다해서 내 또 그리 하였소.
그리고 한달동안 기도를 올리고 정갈한 몸과 마음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오늘까지 기다렸는데 대체 또 왜 이러는 것이오?"

사내의 목소리는 거의 애원조였다.

'저 자식 아주 많이 고팠나보네.
하긴, 소설이니까 그렇게 참았겠지 실제 왕이였으면 미쳤어? 그때까지 기다리게? 무조건 그날로 수청을 들게 했겠지.'

"폐...
폐하, 그러니까 하루만 하루만 더 시간을 주시옵소서.
소녀, 아직 폐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아..."

'잘 한다, 그래 아주 잘 하고 있어.
역시 머리 하나는 잘 돌아간다니까.
어차피 이 꿈에서 깨면 그만이니까 오늘만 버티면 된다.
경미 화이팅!!'

나는 마음속으로 경미를 응원했다.

"듣기 싫소.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소.
매사에 약속을 중시하던 그대가 왜 이렇게 자꾸 약속을 어기는 것이오? 혹시 자꾸 미루는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오?"

"아..
아니옵니다.
다른 이유라니오.
열세살에 폐하의 명으로 이곳에 들어와 신녀로 지내왔사옵니다.
누누히 말씀드렸듯이 저는 신을 모시고 있는 신녀이옵니다.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여야 할 신녀가 몸을 더럽히는 것은 죄 중에서도 아주 큰 죄이옵니다.
이러다 신께 노여움이라도 사 폐하께 해를 끼칠까 두렵나이다."

'얼씨구, 연기 잘 하네.
민지보다 나은데? 헤헤.'

"지난번에 내가 잘 설명하지 않았소? 후원에서 꽃을 꺾던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내 심장은 이미 당신에게로 향해버렸소.
선왕과 신하들의 반대로 당신을 아내로 맞이할 수가 없어서 꾀를 내어 신녀로 만들어 당신을 내 곁에 둔 것이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오.
선왕께서는 이미 돌아가셨고 신하들은 모두 내 말 한마디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작자들 뿐이오.
그러니 우리 사이의 장애물은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단 말이오."

"하지만...
그러니까..
아, 왕비마마께서..."

"걱정하지 마시오.
어차피 내가 원하면 이 나라의 어느 여인이든 후궁으로 맞아 들일 수가 있으니 왕비가 무슨 명목으로 나를 막을 수 있겠소?"

"하..
하지만 저는 신녀이옵니다.
신을 모시는 이곳에서..."

"내 사람이 되는 그 순간부터 당신은 더 이상 신녀가 아니오.
그러니 부담가질 필요없소.
말하지 않았소? 처음부터 이럴 요량으로 당신을 신녀로 만들었다는 것을.
그러니 더이상 애태우지 말고 이리 오시오."

사내의 눈빛이 먹잇감을 앞에 둔 맹수처럼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
하오나..."

"어허, 더 이상 그 어떤 이유도 허락지 않겠다 하였소!"

사내의 목소리에서 위엄이 느껴졌다.

"알겠사옵니다, 폐하.
원하시는대로 하겠나이다."

'뭐라구? 저게 미쳤나? 힘들게 지켜온 처녀성을 꿈속에서 잃고 싶지 않다고 큰소리 치드니...
헐~ 갑자기 잘생긴 사내녀석이 좋아죽겠다고 난리부르스를 추니까 그새 마음이 바뀌셨나보지?'

나는 경미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 리디아.
사랑스런 나의 여신.
7년동안이나 꿈꿔오던 일을 오늘에서야 이루게 되었구료.
자아 이리 오시오."

사내가 경미에게 두 팔을 벌렸다.

"마지막으로 청이 있사옵니다."

"더이상은 안된다 하지 않았소?"

"그런 것이 아니오라 폐하의 여인이 되는 중요한 순간을 이런 곳에서 맞이하고 싶지는 않사옵니다.
더군다나 이곳은 신을 모시고 있는 곳이 아니옵니까? 저도 다른 후궁들처럼 목욕재개도 하고 꽃단장을 한 후 제가 머물게 될 거처에서 초야를 치르고 싶습니다.
평생 잊지못할 그런 첫날밤을 보내고 싶은 것은 모든 여인들의 숙원이오니 폐하의 하해와 같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라옵니다."

사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대의 말이 맞구료.
내 생각이 짧았소.
7년을 기다려왔는데 몇시간을 더 못 참겠소? 그대가 머물 거처는 이미 마련해 두었으니 내 곧 사람을 보내 당신을 준비시킬 것이오.
세상 어느 여인도 겪어보지 못한 그런 황홀한 밤을 맞이하게 해 줄 것이오.
아니, 앞으로도 매일매일 그런 날이 될 것이오.
하하하하."

'아주 밤낮으로 매일 즐길 생각이시구만? 왕이라는 작자가 나라와 백성을 위해 일할 생각은 안하고 여자 꽁무늬만 졸졸 따라다니면서 자기 욕정이나 채우려 하다니...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그 나라의 사정이 불보듯 뻔하다 뻔해.
쯧쯧.'

"지금 당장이라도 그대를 품에 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몇시간 후로 미루도록 하겠소.
당신은 지금 이 모습 이대로도 아주 훌륭하니 몸단장을 너무 길게 해서 나를 애태우는 일은 없도록 하길 바라오.
그럼 있다가 봅시다."

사내의 얼굴은 싱글벙글 아주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었다.

그가 문을 열고 나가자 긴장이 풀렸는지 경미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하아~"

얼마나 긴장을 하며 누워 있었는지 온 몸이 쿡쿡 쑤셔댔다.

"이제 어떡할 거야? 어떡할 거냐구?"

"모...
모르겠어요."

착 가라앉은 경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몰라? 니가 모르면 어떻게 하냐? 어쩌자고 이런 곳에 나를 불러들여서는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너 땜에 여기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쩔거야? 아직 팔팔한 내 인생 어떻게 책임질거냐구?"

"....."

계속해서 내가 쏘아부치는데도 아무 대답이 없길래 이상해서 내려다 봤더니 경미는 입술을 꽉 깨문 채 울고 있었다.

하얀 볼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고장난 수도꼭지 마냥 흘러내렸다.

"미..
미안.
너무 당황해서 그만..."

울음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위해 애쓰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팠다.

"우...
울지마."

나는 몸을 숙이고 그녀를 꼭 끌어안고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내 품에 얼굴을 묻자마자 경미는 서럽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아앙~~무서워서...
무서워서 죽는줄 알았어요...
흑흑..."

"괘...
괜찮아.
다 끝났어.
다 잘 될거야.
그러니까 울지마.
응?"

"흑흑...
이제...
우리..
어떻게 해요?"

"그러게.
방법을 생각해보자.
그 빌어먹을 자식이 사람을 보내기 전에 얼른 이 꿈에서 깨어야 할텐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씨, 이럴때 삼촌이 깨워주면 아니 핸드폰이이라도 울려주면 좋을텐데.'

"우리 일단 이곳을 피해요."

이제 좀 진정이 되었는지 경미는 눈물을 닦으며 일어섰다.

"어디로 가게?"

"일단 꿈에서 깰 때까지 어디든 몸을 숨기고 있어야죠.
이대로 내 처녀성을 빼앗길 수는 없잖아요.
내가 사랑하고 정말 존경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위해 꼭 지킬 거예요."

경미의 눈빛은 강한 결의에 차 있었다.

'어라, 진짜였나 보네?'

나는 몸을 천천히 일으켜 그녀를 바라보았다.

'흐억!'

왕이라는 작자의 힘이 얼마나 강했는지 그녀가 걸치고 있던 옷이 마구 헝클어져서 풍만한 한쪽 가슴이 옆으로 반쯤 드러나 있었다.

"흠흠.
옷이 이게 뭐냐? 기집애가 칠칠치 못하게."

나는 얼른 그녀의 옷매무새를 바로 잡아 주었다.

"고마워요."

"네 이놈!"

갑자기 등뒤에서 누군가 호통을 쳤다.

"폐...
폐하!"

============================ 작품 후기 ============================

에구~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을까요?

세르비안남작님, 첫코 축하드려용.

*^^*

]조용조용[님, 그러게요.
아주 제대로 조련하는 중이죠.

ㅎㅎ*^^*

봉대산불다람쥐님, 네네, 추천 감사합니당.

*^^*

zeroaction님, 계속 읽어보시면 알게 되실거에요.

*^^*

우사이님, 네 감사합니당.

*^^*

< -- 40 회: 조강지처(糟糠之妻) - 소제목을 분류해봤어요.
헷갈리지 마시길... -- >

"리디아, 그대가 감히 나를...
나를...
속이다니..."

왕은 분을 이기지 못해 온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폐..
폐하, 그런 것이 아니오라..."

경미는 재빨리 바닥에 납작 엎드려 내 발목을 잡아당겼다.

얼떨결에 나도 따라 엎드렸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쓸려 무릎에 상처가 났다.

"당신을 안을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쁜 마음에 눈이 멀어 제단 위에 사내가 누워 있었다는 사실을 깜박했던 것이 생각나 어찌된 일인지 물으려 돌아왔더니...
내 이 놈을 당장!"

"폐...
폐하, 이 사람은 제 오라비입니다."

경미는 이 상황을 모면해 보려 재빨리 말을 만들었다.

"훗, 지금 그걸 나더러 믿으란 말이오?"

왕의 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웠다.

뭐랄까, 지금 그의 모습은 찔러도 피한방울 나올것 같지 않을 정도로 서슬이 퍼래져 있었다.

조금 전, 오랫동안 흠모해오던 여자를 안을 수 있게 되었다며 두 눈엔 하트가 뿅뿅 떠다니고 입안에는 침이 가득 고여 곧 뚝뚝 떨어져 내릴것 같던 음흉한 사내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사...
사실이옵니다."

경미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당신에게는 어머니와 여동생만 하나 있다는 사실을 내가 모르는줄 아시오? 당신에 대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자부할 수 있소.
그러니 그런 서툰 거짓말로 내 화를 북돋우지 마시오."

왕은 몸을 숙이고 앉아 경미의 두 팔을 잡고 세차게 흔들었다.

"외...
외사촌 오라비입니다.
사실입니다."

"외사촌? 훗, 그게 사실이라 칩시다.
그렇다하더라도 저 자는 이곳의 금기를 어겼소.
행여나 당신에게 접근하는 사내가 있을까 두려워 이 신전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도록 접근금지령을 내려 놓았소.
그리고 그동안 이 신전에 발을 내딛었던 사내들은 모조리 잡아서 내가 직접 목을 쳤었지."

'헐~ 모...
목을 쳤다구? 미치겠다.
어쩌면 좋지?'

두려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한손으로 목을 쓰다듬었다.

"폐하...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

경미는 다시 바닥에 납작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리디아, 당신은 나를 바보천치로 아는 것이오? 이 방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소.
당신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던 저 사내의 뜨거운 눈빛을 말이오.
외사촌 오라비? 그렇다면 죄목이 하나 더 추가되었군.
내 나라에서는 근친상간을 금하고 있으니 이 또한 어긴 것이 되니 말이오."

왕은 몸을 일으키더니 차갑게 돌아서서 뒷짐을 지었다.

'아 씨~ 내가 왜 그랬을까나? 정말 이 눈을 뽑아버리고 싶다.
쩝!'

거침없이 쏟아져 나오는 왕의 말에 우리는 더이상 그 어떤 반박도 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당신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나와의 합방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을 보고 혹시나 마음속에 따로 품은 사내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렸구료.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같아 이 가슴이 찢어질듯 아프지만 차라리 잘 되었소.
이제부터는 내 식대로 당신을 품을 것이니.
내 식대로!"

왕은 가슴을 쥐어 뜯으며 마지막 말에 힘을 주더니 잠시 멈췄다.

'저 자식, 저거 완전 환자아냐? 완전 광적으로 집착을 하네?'

"당신에게 벌을 내릴 것이오.
당신이 마음에 품은 저 자를 당신의 눈 앞에서 내가 직접 처형할 것이오.
그리고 평생 내 곁에서 나만 바라보며 살게 할 것이오.
두번 다시 다른 사내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란 말이오."

'아 놔~ 이 소설 작가가 대체 누구야? 이 꿈에서 깨기만 해봐라 그냥.
이 소설 불매운동을 벌일 거니까.
아니지 그걸로는 약하지.
그 작가 집에 도시락 폭탄이라도 던져 버릴까? 아후~'

"당신의 마음 따위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소.
내가 그만큼 더 당신을 사랑하면 되니까.
하하하하~아하하하하!!!!"

왕은 미친사람처럼 크게 웃기 시작했다.

'이런 제길, 오늘따라 왜 이렇게 꿈이 길어? 누가 좀 안깨워주나? 이러다 꼼짝없이 경미가 저 자식한테 당하게 생겼잖아.'

정말 이상했다.

내가 처형될 거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안위가 더 걱정되었다.

조금 있으면 두려움에 몸을 떨며 왕에게 겁탈을 당하게 될 거라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현실이라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소리를 질러 도움이라도 청해보겠지만 여기는 꿈속이다.

육관대사라는 영감탱이의 말처럼 꿈속인데 뭐가 어떠냐며 마냥 좋아 즐기다가 천벌을 받는 모양이다.

'어이, 영감탱이! 아니지 육관대사님! 이제부터 정신차리고 민지랑 팔선녀를 구해 내는데 온 힘을 다 할테니 제발 이 꿈에서 벗어나게 좀 해주시오.
제발 이 꿈에서 깰 수 있게 해달나 말이에요.
네?'

나는 두 눈을 질끈 감고 감은 두 눈을 뜨면 현실로 돌아가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여봐라! 근위병, 근위대장은 어서 들어오도록 하라!"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 이 영감탱이를 그냥! 만나기만 해봐라.
몸에 있는 털이란 털은 싹 다 뽑아버릴테니까!!'

"네, 폐하 부르셨나이까?"

머리에 요상한 투구같은 쓰고 허리에는 장검을 차고 있는 사내가 급히 뛰어 들어와 왕 앞에 고개를 숙였다.

"어서 저 자를 당장 끌어내어 지하 감옥에 가두어라.
그리고 리디아를 그녀의 거처로 데려가 준비시켜라.
지금 당장 합방을 할 것이니라.
그리고 내일 아침 동이 트는대로 저 자의 목을 직접 벨 것이니 그리 알고 준비토록 하라!"

"네 폐하, 명 받들겠나이다."

"어..
어쩌죠? 선배님.
미안해요.
괜히 나땜에...
흐윽..."

경미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내게만 들리도록 작게 말했다.

"나는 괜찮은데 니가 더 걱정이다.
울지마.
그리고 내가 어떻게든 구하러 갈테니까 그때까지만 시간을 끌어봐.
알았지?"

경미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후 창과 방패를 든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오더니 그 중에서 두 사람이 다가와 내 팔을 양쪽에서 꽉 잡았다.

"이것 놔! 이거 놓으라고 이 자식들아."

나는 그들에게서 벗어나려고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부었지만 제대로 훈련받은 왕실의 근위병을 그것도 둘이나 되는 남자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폐...
폐하, 폐하께서 원하시는대로 하겠습니다.
무엇이든 시키는대로 다 할테니 제발 오라비의 목숨만은 목숨만은 살려주시옵소서."

경미는 왕의 다리를 잡고 울부짖었다.

"멈추어라!"

왕의 말에 나를 끌고 나가려던 병사들이 잠시 멈췄다.

"마음이 바뀌었느니라."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왕의 얼굴에 비릿한 웃음이 번졌다.

"리디아, 당신의 말대로 저 자의 목숨만은 살려주도록 하지."

"저...
정말이시옵니까? 정말 감사하옵니다.
감사하옵니다."

경미는 눈믈을 닦으며 연신 고개를 조아렸다.

"저 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두 팔과 두 발을 묶은 후 리디아의 거처안으로 데려가거라."

"하지만 폐하!"

근위대장이라는 사내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왕을 바라보았다.

"저자에게 보여줄 것이다.
나와 리디아의 아름다운 초야를 말이다.
밤새도록 아니 매일밤 보여 줄것이다.
하하하하!!!"

'뭐...
뭐라고? 저런 미친!! 내 앞에서 니가 경미를 덮치는 장면을 보여주겠다는 말이야? 저 새끼 저거 변태아냐?'

"폐...
폐하...
흐윽."

경미는 다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저 자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겠다는데 왜 그리 슬피 우는 것이오? 아하! 내 생각이 짧았구료."

'저자식 저거 이번엔 또 무슨 개똥같은 말을 하려고 저러는 거야?'

"저자만 대리만족을 하게 해주면 형평성에 어긋나지.
리디아 당신에게도 기회를 주겠소."

"네..
네?"

"당신과 내가 사랑을 나눈 후 당신에게도 저 자가 여인과 뒹구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 말이오."

"폐하!!"

'저 미친 변태새끼! 저런 게 한 나라의 왕이라니...'

"걱정마시오.
내 특별히 아주 괜찮은 아이로 골라줄테니.
당신의 미모에 버금가는 아이로 말이오.
으하하하!!!!! 으하하하하!!!!!'

왕의 광적인 웃음소리가 신전 안에 울려 메아리쳤다.

============================ 작품 후기 ============================

우사이님, 오늘도 코멘트 남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조용조용[님, 아뇨.
원작같은 건 따로 없어요.
그냥 그날그날 제 머릿속에서 나오는대로 쓰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타도 많고 문맥이 이상한 곳도 많아서 올려 놓은 후에 계속해서 수정하고 있지요.

^^;또 다른 연재작인 '바람의 전설'이라는 작품을 쓰기 위해 자료검색을 하다가 김홍도의 춘화를 보고 갑자기 스토리가 떠올라서 써내려가기 시작했답니다.
방중술에 대해 쓸 때까지만 해도 그냥 춘화첩이라는 소재 하나로 이끌어 갈 생각이었는데 그러다가는 꿈속에서 이여자 저여자랑 즐기다가 허무하게 끝나버리게 될 것 같아서 구운몽의 캐릭터를 차용하기로 한거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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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h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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