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전수업만 있어서 일찍 자취방에 내려가서 쉴까 하다가 동아리 방에 한동안 얼굴을 안 내밀었던 것이 생각나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뭔데?"
따로 할 일이 있어서 온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자극하는 진성이의 말에 상대해 주기로 했다.
"요즘에 저주의 메시지가 유행이라 나봐"
"에라이. 요즘 세상에 저주가 뭐냐, 저주가. 넌 아직도 초딩이냐?"
내가 한심스럽다는 눈빛으로 진성이를 쳐다보자 진성이가 억울하다는 얼굴로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답은 반대편에서 나왔다.
"아, 나도 들어봤어. 저주의 메시지"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나온 쪽을 쳐다보자 두 학번 선배인 지선 누나가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진지한 얼굴로 말을 꺼냈다.
"최근에 우리 학교에 퍼지고 있는 이야긴데, 그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다 행방불명이 된다나 봐"
"그 메시지 내용이 뭐길래요?"
지선 누나가 괜히 무게를 잡으며 말하길래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진성이 뿐만 아니라 지선 누나도 알고 있을 정도면 진성이가 괜히 지어낸 이야기는 아닌가 보다.
"메시지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어. 단지 그 메시지를 받은 사람이 처음에 별거 아닌가 보다 하고 옆 친구들에게 `이상한 문자가 왔네!`라고 하는 걸 말하고, 뭔가 용량이 조금 큰 첨부파일이 같이 와서 나중에 확인하겠다는 소리를 했다는 거야. 그러고 나서 다음 날부터 행방불명이 된 거지."
"동훈이 녀석이 요 며칠 안 보인다는 게 그 메시지에 당해서 그렇다는 소리가 있어."
진성이가 지선 누나의 말을 받아 이어가듯이 말했다.
"근데 그게 왠지 수상하단 말이야. 내가 피해자들이랑 만나서 물어봤는데 다들 그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안 해준단 말이야."
"에? 아까는 메시지 받은 사람이 전부 행방불명됐다면서요? 어떻게 만나보셨어요?"
지선 누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그게 말이지, 행방불명되고 며칠 후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나타나는 거야. 그동안의 일을 물어보면 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야기를 피할 뿐."
"우와...지선 누나, 역시 오컬트 오타쿠다운 면모네요."
그건 그렇고, 피해자`들`이라는 건 은근히 수가 있다는 건데 피해자가 그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은밀한 소문밖에 돌지 않았다는 건 정말 피해자들이 아무 말도 안 했다는 건데...
"그저 내가 만나본 피해자들의 특징으로 꼽자면, 전부 잘생긴 남자들이라는 거야. 학과도, 특기도, 취미도, 거의 공통점이 없었어. 태현이랑 진성이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지선 누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는 덮었던 책을 다시 펴서 읽기 시작했다.
진성이는 그런 지선 누나를 살짝 보고 내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이며 말했다.
"태현아, 사실, 지선 누나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더 있는데."
"어? 또 뭔데?"
"그 메시지에는 야동이 같이 보내진다고 하더라."
그리고.
받아버렸다.
그 메시지를.
자취방에 가는 도중 메시지를 확인해 보니 따로 글은 없었고, 진성이의 말대로 딸랑 동영상 하나가 전달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