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이게 무슨 짓이야!! 지져스크라이스트~ 윤아가 부끄럽지 않게 얼른 수습을 해야 했다. 순진한 아이가 여기까지 온건 다 나의 잘못인데 이 아이가 상처받도록 할 수는 없었다.
가슴을 손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살며시 손을 뺐다. 윤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키스를 했다. 미안한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입술을 띄며 윤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얼굴을 붉히며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손으로 허리를 감아 상체를 일으켜, 침대에 앉게 하고는 부드럽게 안았다.
"사랑해! 윤아야"
"오빠! 나도 사랑해~"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며, 수줍어하며 사랑한다 말하는 아이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돌았다.
다시 한번 사랑한다고 말하며 부드럽게 키스를했다.
윤아와 그 일이 있은지 몇 달이 흘렀다. 윤아를 볼 면목도 없고 다른 아이들 볼 면목 또한 없어서 학교 다니느라 바쁘다는 핑게를 대고, 한동안 직접 만나는 일은 될 수 있는 데로 피했다.
애들도 방송과 앨범 작업으로 힘든지, 전처럼 만나달라고 조르는 일이 드물어졌다.
애들아 얼굴을 못 본다고 너희를 생각하는 마음이 줄어드는 건 절대 아니란다.
오늘은 아침부터 애들의 문자가 빗발쳤다. 무슨 일이 있나?
-오라방 우리 오늘부터 일주일 휴가야 꼬맹이 XXX-XXXX-XXXX
-오빠 우리 휴가 받았어 초딩사스미 000-0000-0000
-우리 휴가 쿨병장 000-0000-xxxx 등등...
음! 결론은 자기들 휴가 일주일 받았다는 거군. 근데 나더러 어떡하라구? 단체문자 몇 번 보냈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은 기억이 떠올라, 아이 중에 가장 파워가 있는 시카에게 전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씻고 밥도 좀 먹고 나서...
"여보세요"
"오빠!!"
"응"
윽! 고막 나가겠네. 뭐 이정도야 각오를 했으니까...
"문자를 수 없이 했는데 이제야 전화를 해!!"
"지금 막 일어났어"
"방학이라고 게으름 피는거야?"
"쿨병장님 그건 아니거든요."
"잠깐 태연이가 바꿔달래"
이것들이 돌아가며 전화를 받으려나? 전화비 많이 깨지겠네. 에휴! 결국은 9명 전부와 통화를 하고 나서야 통화를 끝낼수가 있었다. 헉! 통화시간이 무려 한 시간이나...
한 시간 통화하고 내린 결론은 딱 하나, 자기들은 집에 가니, 집이 미국에 있어서 못 가는 티파니와 놀아주라는 그 얘기 달랑하나, 그런 이야기야 그냥 문자로 해도 되잖아. 아무튼 여자애들 하고는 전화통화하면 좋은 꼴을 못 본다니까.
집에서 빈둥대다 약속시간이 거의 다 돼서야 집을 나섰다.
미영이는 한국말이 좀 서툴러서 대화를 하면 놀리는 재미가 있기는 한데, 단둘이 만난적이 없어서 뭔가가 어색하단 말이야! 뭐 일단 데이트라면 데이트니까 저녁 먹고 영화나 한편보고 들어가면 되겠지.
약속장소에 도착하자 멀리서 중무장을 하고있는 미영이가 보였다. 털모자를 쓰고, 애들의 공통변장 아이템 동그란 패션안경을 낀 모습을 보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옆에 바짝 다가섰는데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장난기가 돌아 뒤에서 꼭 끌어안았다.
-꺅!!!
"어어! 놀랐어? 미안해"
미영이의 놀라는 모습을 보니 많이 미안해졌다.
"아니에요. 다른 생각에 빠져 못 본 내가 잘못이에요"
언제봐도 미영이의 눈웃음은 남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아니야. 인기척도 없이 다가선 내가 잘못했지"
"그럼 비긴걸로 쳐요"
얼~ 한국말 많이 늘었는데, 하긴 연습생 시절에는 연습하느라, 데뷔해서는 스케쥴에 시달리느라 공부를 못 해서 말이 어설픈거지 얘기를 나눠보면 무척 똑똑하던데 늘기 시작하면 금방 늘겠지.
"하하! 그래 춥지? 오래 기다렸어?"
"저도 금방 왔어요."
"저녁 안 먹고 나왔지? 일단 식사부터 하자"
"네"
미영아 웃지 말라니까, 네가 웃으면 주변의 남자들은 다 쓰러진다니까...
미영이와 얘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게 많이 즐거웠다. 톡톡튀는 센스와 유머감각이 나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간혹 말을 못 알아들으면, 쑥스러워 하면서 살짝 웃는 그 모습이,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오랜만에 둘이 술이나 한잔할까?"
"네. 좋아요"
"돼지 껍데기 먹어봤어?"
"네. 맛있어서 많이 먹어봤어요."
돼지 껍데기는 의외로 영양분이 풍부하고 살 안찌는 음식 중 하나다. 식감도 쫀득해서, 여자들이 잘 먹을걸로 생각해서 물어 봤는데, 미영이도 좋아한다고 하니 그걸로 먹기로 했다.
큰길로 나와 택시를 타고, 단골로 다니는 껍데기집에 들어갔다. 오 마이 갓뜨!!! 저 진상들이 이 시간에 여기에 모여있다니...
껍데기집에 들어갔더니 대학동기 몇 놈이 술을 "쳐"먹고 있었다. 아차! 여기는 저 덕후놈들 아지트이기도 하지. 한심한 내 머리를 탓하며 잽싸게 돌아 나오려고 하니 한 놈이 나를 봤는지 소리쳐 불렀다.
"정훈아!! 얌마 어디가~~"
어디 가긴 이놈아, 네놈들 있으면 시끄러우니까 도망치려고 하는 중이다. 에효~ 미영이도 있는데 큰일 났네!
친구놈들에게 붙잡혀 자리에 앉으니 미영이도 따라왔다. 할 수 없지. 기왕 이렇게 된거, 나님의 우월한 모습을 이 찌질한 덕후놈들에게 과시나 해야지.
"인사해라 미영아. 여긴 친구놈들 A.B.C 야~"
미영이에게 친구들을 소개하고 자리에 앉혔다. 미영이가 자리에 앉으며 모자를 벗고 목도리를 풀자 덕후놈들의 입이 짝 벌어졌다.
"조용히 하고, 다들 알겠지만 소녀시대 티파니양이시다."
"......"
"간단하게 술 한잔하고 갈거니까, 조용조용 떠들어라"
음하하하하!! 봤지 나님은 찌질한 너님들하고는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놀고 있다는 것을... 덕후놈들이 정신이 어느정도 들었는지 말들을 "조용히" 쏟아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