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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 천왕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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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恐怖의 陰陽吸熱魔坑

"가려면......
달단여왕을 놓고 가라!"
뚜벅!
패천마성은 낙뢰가 작렬하는 듯 두 눈을 번뜩이며 성큼 막붕비에게로
다가섰다.
막붕비는 검미를 무섭게 꿈틀했다.
"길을......
비켜랏!"
그는 폭갈을 내지르며 맹렬하게 일 장을 후려쳤다.
순간,
쩌러렁----!
요란한 쇳소리와 함께 비파철혈참의 파괴지력이 패천마성의 복부에
작렬했다.
꽈---- 릉!
가공할 굉음이 짓터져 오름과 함께 패천마성은 일순 신형을
휘청했다.
하나,
"이럴 수가......!"
막붕비는 아연한 표정으로 불신이 가득한 눈으로 패천마성을
주시했다.
실로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철벽을 종이같이 찢어 버리는 비파철혈참!
하나, 놀랍게도 패천마성은 그 비파철혈참에 격중되고도 끄덕
없었다.
그저 그의 복부에 흐릿한 손자국만 남았을 뿐이었다.
막붕비는 경악하며 무거운 신음성을 발했다.
"불사......
지체로군!"
그때,
위잉----!
패천마성의 솥뚜껑만한 장(掌)이 굉음을 일으키며 막붕비를 후려쳐
왔다.
거구답지 않게 그의 공세는 신속기쾌하기 이를 데 없었다.
순간,
"읏!"
막붕비는 흠칫하게 다급히 왼손을 들어막았다.
그의 왼팔에는
수정천둔이 끼어져 있었다.
직후,
꽈---- 릉!
패천마성의 일 장과 수정천둔이 충돌하며 굉렬한 폭음을 일으켰다.
"우웃!"
쿵쿵!
막붕비, 그는 수정천둔으로 막았으나 막강한 압력에 비칠비칠 세
걸음이나 물러섰다.
하나, 패천마성 역시 수정천둔에서 일어난 반탄력으로 신형을
휘청하며 물러섰다.
한데, 그때였다.
"십마성, 잘했소!"
화드득!
돌연 사나운 일갈과 함께 막붕비의 등 뒤에서 한 명의 적포인이
선풍을 일으키며 내려섰다.
적붕천황! 바로 그가 아닌가!
그는 내려서자마자 막붕비의 등에 업혀 잠든 궁비연을 보자 눈이
뒤집혔다.
"바득......
네놈의 뼈를 갈아마시고 말겠다."
위---- 이잉!
그는 이를 갈며 흉폭한 일갈을 내질렀다.
순간, 그의 장포가 돌연 풍선같이 부풀어 올랐다.
그런 그의 몸
주위로 푸르스름한 불꽃이 일어났다.
그 광경에 막붕비는 흠칫했다.
(저것은......
저주명공강이다! 적붕천황! 저 자도 신강지옥성의
절기를 익혔구나!)
그는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
적붕천황이 일으킨 것, 그것은 바로 막붕비 자신도
지옥저주마경에서 연마한 저주명공강이었다.
막붕비의 안색이 침중하게 변했다.
(불리해졌다! 패천마성 하나만도 벅찬데 적붕천황까지
가세했으니......!)
그는 빠르게 염두를 굴렸다.
(속전속결하는 수밖에 없다!)
다음 순간,
쩌---- 엉!
그는 입술을 잘근 깨물며 마검 지옥혈을 뽑아 들었다.
반투명한 검신(劍身)에 붉은 핏줄 같은 선(線)이 그어져 있는 마검
지옥혈, 그것이 섬뜩하도록 차가운 한기를 뿜으며 뽑아졌다.
한데 그
순간,
"헉! 네......
네놈이 어떻게 마검 지옥혈을 지니고 있느냐?"
"귀......
하가 지옥혈황?"
적붕천황과 패천마성의 입에서 동시에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특히,
패천마성은 웬일인지 아연한 표정으로 뒤로 성큼 물러섰다.
막붕비는 그들의 태도에 의아함을 느꼈으나 개의치 않았다.
"그렇다! 본인이 지옥혈황이다! 이제......
본좌의 검이 얼마나
날카로운지 견식할 때다!"
그는 냉갈을 터뜨리며 마검 지옥혈로 패천마성을 겨누었다.
순간,
"나는......
귀하와 싸울 수 없소!"
패천마성은 돌연 전의를 흐뜨리며 황급히 장권 밖으로 물러섰다.
그 태도에 적붕천황은 당황하며 폭갈을 내질렀다.
"십마성! 왜 그러시오? 놈을 잡으시오! 이것은 신강지옥성의
성주로서 명령하는 것이오!"
하나, 패천마성은 차가운 눈으로 힐끔 적붕천황을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하오! 마검의 검주(劍主)는 신강지옥성의 성주될 자격이 있는
분이오! 나는 마검지주와 싸울 수 없소!"
그는 명확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그 말에 적붕천황은 눈을 부릅뜨며 다급한 음성으로 물었다.
"무......
무슨 소리요?"
패천마성은 문득 막붕비의 손에 들려 있는 마검 지옥혈을 주시하며
말했다.
"신강지옥성의 가신들은......
성주될 자격이 있으신 분들의
싸움에는 관여치 못하도록 되어 있소! 이것은......
신강지옥성의
천년율법이오!"
적붕천황의 안면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빌......
빌어먹을! 무엇이 율법이냐?"
그는 대노하여 쾅! 발을 굴렀다.
막붕비, 그는 그것을 바라보며 두 눈을 번뜩 빛냈다.
(마검 지옥혈에 이런 묘양이 있는 줄은 몰랐군!)
그는 고소를 지으며 내심 중얼거렸다.
(결국......
강자만이 지옥신강성의 성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로군!)
그는 패천마성의 방관자세에 다소 안도감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패천마성, 그는 막붕비가 본 어떤 고수보다
상대하기 어려운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적붕천황보다 오히려 패천마성이 더 강자였다.
한데, 그 패천마성이
스스로 전장에서 물러선 것이었다.
(승산은......
내게 있다!)
막붕비는 싸늘하게 웃었다.
직후,
"검(劍)을......
받으라! 철극륜!"
푸---- 학!
그는 폭갈과 함께 날아오르며 수중의 지옥혈로 맹렬하게 적붕천황을
쪼개냈다.
순간,
"어억!"
적붕천황은 다급히 저주명공강을 일으켜 지옥검강을 막아내려 했다.
하나, 그는 잊고 있었다.
강력한 호신기공인 저주명공강이지만 그것은 마검 지옥혈에는 아무런
작용도 하지 못함을......
다음 순간,
퍼---- 억!
화드득!
새파란 지옥혈의 검신은 그대로 저주명공강을 베고 들어가
적붕천황의 왼쪽어깨를 그어버렸다.
"크---- 악!"
화드득!
적붕천황의 입에서 쥐어짜듯 처절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아......
보라! 그의 왼팔은 어깨에서부터 싹둑 잘려 나가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 아닌가?
막붕비는 싸늘하게 웃으며 재차 냉갈을 터뜨렸다.
"우웃! 이제 죽어랏! 놈!"
위---- 이잉!
그는 다시 일검을 그어 벼락같이 적붕천황의 목을 베어갔다.
순간,
"크---- 윽! 두고 보자! 지옥혈황! 패천마성!"
피---- 잉!
적붕천황은 이를 갈며 벼락같이 서쪽으로 퉁겨져 날아갔다.
그의
경공 역시 막붕비에 못지 않게 기쾌하고 빨랐다.
막붕비는 무섭게 검미를 꿈틀했다.
"서랏! 철극륜!"
이어,
쇄---- 액!
그는 폭갈과 함께 비파천류행의 경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한 걸음에 육십 장을 건너뛰며 벼락같이 적붕천황을
뒤쫓아갔다.
하나, 적붕천황은 필사적인 경공을 펼쳐 까마득히 서쪽 지평선으로
날아갔다.
순간적으로 막붕비는 적붕천황이 왜 자기의 본거지인 적붕성으로
달아나지 않는가 의아해했다.
하나, 그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급히
적붕천황을 추격해 갔다.
그때,
"검주(劍主)! 그 쪽에는 음양흡열마갱(陰陽吸熱魔坑)이란 절지가
있으니 조심하시오!"
문득 패천마성이 막붕비의 뒤에 대고 다급히 외쳤다.
그 외침에 막붕비는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음양흡열마갱......?)
하나, 그는 그 소리를 귀 밖으로 들으며 질풍같이 신형을 날렸다.
삽시에 두 사람의 모습은 까마득히 지평선 너머로 사라졌다.

* * *

드넓은 초원이 갑자기 끝이 났다.
그와 함께, 풀 한포기 없는 백여 장 넓이의 맨땅이 눈앞에 나타났다.
백 장 서편으로는 다시 풀밭이 이어지고 있었다.
화르르......!
막붕비는 질풍같이 풀밭가에 내려섰다.
(이 작자가 어디 숨었지?)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예의 맨땅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 문득 의아함이 스쳤다.
(왜 여기만 풀이 나지 않았지? 패천마성이 말한 음양흡열마갱이
이곳에 있단 말인가?)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하나, 주위 어디에도
구덩이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휘---- 익!
맨땅 저편의 초원으로 하나의 인영이 빠르게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적붕천황이다!)
막붕비의 눈이 번뜩 빛났다.
동시에,
"서랏! 적붕천황!"
휙!
막붕비는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그대로 몸을 날렸다.
하나, 그의 경공으로 단번에 백 장을 날아 넘는 것은 무리였다.

때문에, 그는 맨땅의 중간쯤에 이르러 한 차례 바닥을 찍으며
내려섰다.
한데 그때였다.
위---- 이잉!
츠츠츳!
돌연, 지면으로부터 무서운 흡력이 일어 막붕비의 발을 빨아들였다.
"억!"
막붕비는 아연실색했다.
갑자기 지면이 소용돌이치며 그의 몸을
빨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그의 발은 일시에 무릎까지 푹 빠져 들었다.
막붕비의 안색이 홱 변했다.
"이......
이게 바로 음양흡열마갱이란 말인가?"
그는 경악하며 부르짖었다.
그때,
"흐핫하! 꼴 좋구나, 애송이!"
득의의 광소와 함께 초원의 가장 자리에 적붕천황의 음흉한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잘린 왼쪽 어깨를 감싸 안은 채 음흉하게 막붕비를
노려 보았다.
"흐흐! 이제 알았느냐? 여기가 몽고초원 최고의 절지인
음양흡열마갱이다!"
적붕천황은 득의의 표정으로 히죽 웃었다.

-음양흡열마갱(陰陽吸熱魔坑)!
땅 속의 음기(陰氣)와 양기(陽氣)가 교차하며 생성된 괴이한 땅,
강력한 극음의 기운과 극양의 기운이 뒤엉키며 바닥이 없는 하나의
공동을 만들어낸 것이다.
한 번 그곳에 빠지면 살아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하에서 솟는 음양강살에 몸이 반은 타고 반은 얼어붙어 땅 속에
함몰되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적붕천황, 그는 내공을 사용하여 음양흡열마갱을 빠져나오려는
막붕비를 노려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흐핫하! 빠져나오려고 바둥대지 마라, 애송이! 발버둥칠 수록
네놈이 빨려드는 속도는 더 빨라지니까......!"
순간,
(음......!)
막붕비의 안색이 낭패함으로 이지러졌다.
과연 적붕천황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가 흡력에 저항하자 그 흡력은 오히려 강해져서 삽시에 막붕비의
허리까지 땅 속으로 빨려 들었다.
그와 함께, 땅 속에서 무서운 한기와 열기가 동시에 뻗어나왔다.
양극천강을 익힌 막붕비조차 좌측 반신은 얼어붙고 우측 반신은
타들어가는 엄청난 고통을 느낄 정도였다.
그 음양강살은 그만큼 막강했다.
(크으......)
막붕비는 다급히 양극천강을 일으켜 자신과 궁비연의 몸을 감싸며
적붕천황을 노려보았다.
"바득! 교활한 놈! 네놈을 죽이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눈을 부릅뜨며 노갈을 내질렀다.
이어,
쐐---- 액!
그는 마검 지옥혈을 높이 쳐들어 맹렬하게 어검술로 적붕천황에게
날려 보냈다.
순간,
"억!"
돌연한 막붕비의 반격에 적붕천황은 기겁하며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때,
츠---- 으!
막붕비는 내공을 쓴 탓으로 삽시에 음양흡열마갱으로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다.
무서운 음양강살이 그의 전신을 엄습해 왔다.
그는 무력하게 그를 빨아들이는 흡력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빌......
어먹을......
이렇게 끝나는가?)
그는 한없이 땅 속으로 몰려들며 문득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예기치 못한 한순간의 실수로 그는 헤어날 수 없는 죽음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문득, 막붕비의 눈앞으로 많은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다.
서시독후 철접, 비취여제, 혈관음, 정모 수운월......
그와 함께, 막붕비는 아득하게 정신을 잃어갔다.
츠으츠으......!
그 가운데 막붕비의 양심초극마강이 절로 발동하여 그와 궁비연의
몸을 방호하기 시작했다.
이내, 죽음같이 아득한 암흑이 막붕비를 찾아왔다.
깊고 깊은 수렁 속의 암흑이......

* * *

칠흑같은 어둠 속, 보이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
막붕비, 그는 그 어둠 속에서 서서히 정신이 들었다.
(내가......
죽지 않았단 말인가?)
그는 무기력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한동안 그는 움직이지 않고 멍하니 누워 있었다.
그는 자신이 살아있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실로 기적 같은 일이었다.
막붕비는 서서히 눈을 떴다.
칠흑 같은 어둠이 시야에 가득 밀려
들었다.
그는 누운 채 운공하여 몸을 살펴보았다.
하나, 전신이 수없이 얻어맞은 듯 뻐근한 것 외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오히려 그의 심맥 내부에는 원인 모를 강력한 잠력마저 생긴 것이
아닌가? 그 잠력은 막붕비가 연마하여 얻은 양극천강보다 배는 강한
것이었다.
막붕비는 모르고 있었다.
그가 무의식중에 펼친 양심초극마공이 바로
자신을 살렸다는 것을......
그것은 비단 막붕비를 살렸을 뿐 아니라 음양흡열마갱의
음양강살마저 흡수하여 본래의 위력을 두 배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실로 그것은 전혀 예기치 못한 기연이었다.
음양흡열마갱의 음양강살과 양심초극마강의 양극천강이 서로
공통점이 있어 생긴 결과였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막붕비, 그는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 경이감을 금치 못했다.
문득,
"음양흡열마갱의 지하에 이런 곳이 있다니!"
그는 경악의 눈으로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곳은 하나의 지하 공동이었다.
음양흡열마갱의 끝에 생긴 지하
동굴.
츠으......
츠으......
동굴 밖으로 음양흡열마갱의 음양마토가 마치 살아 있는 물체같이
꿈틀대며 흐르고 있었다.
하나, 그 음양마토(陰陽魔土)는 무엇 때문인지 동굴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주위를 살펴 보던 막붕비,
순간, 그는 흠칫하며 부르짖었다.
"아차! 여왕이 위험하다!"
그제서야 그는 달단여왕 궁비연에게 생각이 미친 것이었다.
궁비연, 그녀는 여전히 막붕비의 등에 업힌 채 죽은 듯 늘어져
있었다.
막붕비가 일으킨 양극천강에 방호되기는 했으나 그것은 완전히
그녀를 음양강살에서 지켜주지 못했다.
막붕비는 다급히 궁비연을 등에서 풀어 바닥에 누였다.
"......!"
그녀는 죽은 듯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녀의 곱던 전신 피부는 붉고 검은 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다량의
음양강살이 그녀의 내부를 침입한 것이었다.
막붕비는 궁비연의 상태를 살피며 다급함을 금치 못했다.
(큰일이다! 이미 음양강살이 그녀의 모든 심맥에 파고든 상태다!
음양강살을 뽑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침중한 안색으로 어찌할 줄 몰라 안절부절했다.
하나, 언제까지나 고민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별 수 없다! 위험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여왕에게 양심초극마강을
전수하여 음양강살을 내공화하게 하는 도리밖에......!"
막붕비는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는 이내 자신이 살아난 것이 양심초극마강 때문인 것을 깨달았다.
따라서, 궁비연도 양심초극마강을 연마하면 몸 속에 침습한 음양강살을
내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에 도달했다.
하나......
문제는 있었다.
궁비연, 그녀가 인사불성 상태라 자력으로 양심초극마강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 그것이었다.
막붕비는 잠시 침중한 안색으로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문득, 그는 얼굴이 벌겋게 물들며 중얼거렸다.
"합체개정대법을 쓸 수 있다!"

-합체개정대법(合體開頂大法).
유령음부경상의 수술, 남녀 사이의 방줄술로 유래된 요상대법이었다.
두 사람이 몸을 하나로 합쳐 심신을 합일시키면 의식과 사고 뿐만
아니라, 내공과 무공 정도까지 완전히 함께 공유하게 된다.
다만, 이는
부부 사이만 시전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막붕비는 궁비연을 내려다 보며 가볍게 탄식했다.
"여왕의......
정조를 깨는 대죄를 감수해야 하나......
여지가
없다!"
이어, 그는 고소를 지으며 궁비연을 바로 누였다.
"아무리 일국의 여왕인 고귀한 신분이라도 순결보다는 목숨이 더
중요하니까!"
그는 이윽고 떨리는 손으로 궁비연의 궁장치마에 손을 댔다.
(나를 용서하시오......!)
내심 나직이 중얼거린 막붕비, 그는 궁비연의 치마를 위로 걷어
올렸다.
즐기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기에 굳이 그녀의 의복을 모두 벗길
필요는 없었다.
궁비연, 그녀는 자색 궁장치마 속에 몇 겹의 속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것은 대원제국 황실의 법도를 따라 입은 것이다.
"......!"
막붕비는 그 치마를 모두 걷어 올리느라 진땀을 흘렸다.
이윽고, 치마가 모두 벗겨지며 궁비연의 아랫도리가 드러났다.
백옥같이 뽀얗고 탐스러운 하체가 어둠 속에 폭발적인 유혹으로
떠올랐다.
미끈하게 뻗은 양 허벅지가 모인 곳, 분홍빛 고의가 불룩한 구릉과
그 아래의 비소를 가리고 있었다.
"......!"
막붕비는 떨리는 손으로 궁비연의 고의 양쪽을 쥐고 조심스럽게
벗겨냈다.
그러자, 팽팽한 하복부가 드러나며 몇 가닥의 갈색 체모가 나타났다.
그 체모는 밑으로 내려갈 수록 점점 짙어졌다.
궁비연의 그곳의 체모는 밝은 갈색이었는데 그나마 별로 많이 나
있지도 않았다.
보송보송한 솜털 같은 체모가 덮인 둔덕, 그것은 마치
소녀의 그것 같아 귀엽기마저 했다.
막붕비, 그는 일순 가슴이 심하게 쿵쾅거리는 것을 느꼈다.
신비롭고
유혹적인 여체는 그의 손길에 의해 껍질을 벗고 있지 않은가?
그는 가슴의 진동을 억누르며 마침내 궁비연의 고의를 무릎 아래로
벗겨 내렸다.
이어, 그는 궁비연의 무릎을 손으로 쥐고 양 옆으로 벌려 세웠다.
그러자 뽀얀 허벅지가 벌어지며 궁비연의 부끄러운 곳이 막붕비의
눈앞에 드러났다.
비록 짙은 어둠 속이었으나 막붕비의 눈은 궁비연의 은밀한 옹달샘의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궁비연의 그곳 구조는 아직 소녀티를 벗어나지 못한 형태였다.
막붕비는 이윽고 자신의 하의를 벗어 내렸다.
그리고, 죄스러운 마음으로 궁비연의 허리를 들어 자기의 무릎에
올려 놓았다.
그러자 벌려진 궁비연의 두 다리가 막붕비의 허리를 감은 형태가
되었다.
막붕비는 가부좌를 튼 자세로 앉아 궁비연의 허리를 자기 쪽으로
바싹 끌어 당겼다.
순간,
"으음......!"
그의 입에서 앓는 듯한 한 소리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그의 일부가 궁비연의 지극히 보드라운 살점에 닿은 것이었다.

느낌은 실로 전율적이었다.
처음에, 궁비연의 몸은 아주 저항이 심해 막붕비는 그녀와 결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었다.
하나, 몇 번 시도하던 중 갑자기 막붕비와 궁비연의 몸이
결합되었다.
일단 초입 부분의 저항이 와해 되자 궁비연의 몸은 막붕비를
보드랍고 탄력 있게 감싸며 받아들였다.
이내, 두 사람은 한 치의 틈도 없이 완전히 결합되었다.
문득, 궁비연의 허벅지로 한두 방울의 앵혈이 번져가고 있었다.
"......!"
막붕비는 본능을 억누르며 서서히 양심초극마공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츠으......
츠으......!
이내 막붕비의 팔만사천모공에서는 붉고 흰 기류가 일어나 두 사람의
몸을 감쌌다.
그 순간, 막붕비와 궁비연은 급격히 심령 뿐 아니라 내공까지도
하나로 합치되어 가고 있었다.
일 각 후,
"휴......!"
십이주천한 막붕비는 식은 땀을 흘리며 조심스레 궁비연에게 빠져
나왔다.
아! 궁비연, 그녀의 피부는 어느 새 희고 뽀얀 빛으로 회복되어
있었다.
음양강살의 흔적은 어느 틈에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그녀는 고르게
숨을 내쉬며 여전히 잠에 빠져 있었다.
지금 그녀의 내부에는 음양흡열마갱에 떨어지기 전 막붕비의 그것과
맞먹는 강력한 양극천강이 생긴 상태였다.
무공을 전혀 모르던 궁비연, 그녀는 막붕비와 음양흡열마갱의
음양강살 덕분으로 단번에 절정고수화 된 것이었다.
그것은 실로 엄청난 변화라 아니 할 수 없었다.
막붕비, 그는 고소를 지으며 궁비연을 내려다 보았다.
(살리기 위해서거늘 하지만......
여왕께 있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그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옷을 입었다.
궁비연은 여전히 막붕비와 결합한 자세로 하체를 개방한 체 깊이
잠들어 있었다.
달단족의 여왕......
장래 몽고족을 이을 여황제가 될 고귀한 그녀의 하체는 점점이
앵혈로 물들어 있었다.
그 파괴의 흔적이 막붕비를 못내 괴롭게 만들었다.
(휴......
어쩔 수 없다.
나중에 죄를 비는 도리밖에......!)
막붕비는 내심 나직한 한숨을 내쉬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한데......
음양흡열마갱 아래 어떻게 이런 지하 동굴이 생겼을까?)
그는 그제서야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동굴의 높이는 이삼 장 정도, 그곳은 너무 어두워 막붕비조차 오 장
밖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한데,
츠---- 읏!
문득 동굴 안쪽에서부터 무엇인가 자색 광망이 흐릿하게 번져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무엇일까?)
막붕비는 의아한 표정으로 검미를 모았다.
이어, 그는 궁비연이 잠들어 있는 것을 확인한 후 그 자색광망을
향해 다가갔다.
"시체......!"
막붕비는 흠칫하며 그 자리에 우뚝 섰다.
천만 뜻밖에도 동굴의 벽에는 한 구의 시체가 기대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막붕비는 아연함을 금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양흡열마갱 아래에서 인간의 시체를
발견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막붕비가 본 자색광망, 그 빛은 바로 그 시체의 이마에 두르고 있는
영웅건(英雄巾)에 박힌 보석에서 번져 나오는 것이었다.
막붕비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이 인물은 누군데 이런 곳에 빠져 죽었을까?"
그는 호기심을 느끼며 시체를 자세히 살펴 보았다.
나이는 사십 전후 정도, 일신에는 자색 장포를 걸치고 있었는데
기이하게도 그의 얼굴은 은은한 자색을 띠고 있었다.
그는 죽은 지 대략 일이십 년 정도 되어 보였다.
일견하여 일대종사의 기도를 풍기는 비범한 인물.
막붕비는 시체를 살펴보며 문득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하다! 이 사람은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이다!"
그는 기이한 듯 검미를 찌푸렸다.
자포중년인, 그는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이었으며 아니면 누군가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자포인의 사인(死因)은 두 가지였다.
그는 무엇인가 날카로운 병기에 심장을 관통당한 듯했다.
하나, 놀랍게도 그는 심장을 관통당하고도 죽지 않았다.
그후 이 음양흡열마갱에 빠져 음양강살에 침습당해 죽은 것이었다.
막붕비, 한참 생각을 더듬던 그는 갑자기 손바닥을 탁! 쳤다.
"그렇다! 이 사람은 이제 보니 그 괴물 같은 계집과 닮았다!"
그제서야 그는 자포인의 모습이 왜 눈에 익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실혼여제(失魂女帝)!
보름 전, 만겁구중궐의 폐허에서 혈관음을 쫓고 있던 그 무서운
여고수, 자포인은 바로 그녀 실혼여제와 아주 흡사한 용모를 지닌 것이
아닌가?
실혼여제가 만일 사내였다면 바로 막붕비의 눈앞에 있는 자포인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실혼여제를 닮은 사람을 이런 곳에서 보게 되다니 이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막붕비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신음성을 발했다.
"이 인물과 실혼여제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는 뭔가 단서를 찾기 위해 자포인의 몸에 손을 댔다.
그 순간, 이변이 벌어졌다.
푸스스......!
갑자기 자포인의 전신이 잿더미 같이 우수수 부서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마치 물기 빠진 나무가 재로 부서지는 듯한 형상과
같았다.
자포인의 시체는 삽시에 재로 변해 버리고 그의 모발과 의복만이
그곳에 남았다.
"이게 어찌된 까닭인가?"
막붕비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하나, 그는 검미를 모으며 자포인의 장포를 집어 들었다.
그때,
툭......!
무엇인가 장포에서 떨어졌다.
"......"
그것은 한 권의 두툼한 자색 표지의 책자였다.
막붕비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 책자를 집어 들었다.

<자부천세경(紫府千世經).>

그것이 책자의 표지에 적힌 제목이었다.
"자부천세경?"

막붕비는 고개를 갸웃하며 책자를 펼쳐 들었다.
표지의 안쪽, 그곳에는 수많은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자부문(紫府門) 제일세시조(第一世始祖) 자부황(紫府皇).
-제이세문주 자하산인......

서명은 그 뒤로 쭉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
하나의 이름이 막붕비의 눈에 확 들어왔다.

-제십삼대문주 자부천존(紫府天尊) 단목고황(丹木孤皇)!

"자부천존?"
막붕비는 경악하며 부르짖었다.
자부천존---- 그는 누구인가?
바로 저 전설상의 무황들 사대천왕의 한 사람이 아닌가?
한데, 그 불후의 이름이 자부천세경이란 책자에 나타나 있는
것이었다.
막붕비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중얼거렸다.
"이 책은 바로 자부천존 일족의 족보로군!"

자부천세경(紫府千世經)----
그것은 바로 자부천존과 그 일족인 자부문의 족보였다.
자부천세경에는 각 대의 문주들의 내력과 당시의 천하 정세가
약술되어 있었다.
"......!"
막붕비, 그는 정신없이 자부천세경에 몰입했다.
자부천세경의 내용은 그대로 천년무림의 역사였다.
그 중에는
천하무림에 알려지지 않은 비사들이 숱하게 많았다.
막붕비는 앞 부분을 보다가 문득 맨 뒷 장을 펼쳐 보았다.
그곳에는 하나의 이름이 마지막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자부문 제삼십구대 문주 자면천존 단목후!

그 이름 아래로, 단목후(丹木吼)란 인물의 출생년도와 가족사항이
간단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것에 의하면 대략 다음과 같았다.
단목후의 나이는 당년 오십 칠 세, 미려군이란 부인과의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는 뇌황이라는 이복 동생이 한 명 있었다.

"자면천존 단목후! 혹시 이 자포인이 그 자가 아닐까?"
막붕비, 그는 재로 변한 자포인의 시체를 내려다 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문득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다.
사대천왕 중에서도 가장 강하고 신비하다는 자부문의
지존이 이런 곳에서 죽어 있을 리가 없다!)
그는 검미를 모으며 내심 염두를 굴렸다.
그때,
스스스......
자포인의 시체가 무서져 변한 잿속에서 문득 은은한 서기가
발산되었다.
(무엇이지?)
막붕비는 고개를 갸웃하며 그곳을 바라보았다.
순간, 잿속에서 한 알의 거위 알 만한 구슬이 발견되었다.
은은한 서기는 바로 그 구슬에서 발산되는 것이었다.
자색과 붉고 흰 빛을 띠운 삼색의 서기가 흐르는 구슬.
기이하게도 그 구슬은 살아 있는 동물같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막붕비는 순간 경악하며 나직이 부르짖었다.
"이것은......
내단이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삼색의 서기로운 구슬을 집어 들었다.

-원정내단(元精內丹)!
그것은 바로 죽은 자포인의 내공이 모여 이루어진 내단이었다.
인간은 그 내공의 수련이 신의 경지에 이르면 내단의 형성이
가능하게 된다.
하나, 그 정도의 경지에 이른 고수는 무림사상 전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저 사대천왕조차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한데, 놀랍게도 자포인은 스스로의 단기를 모아 원정내단을 형성한
것이었다.
내단의 주위를 흐르는 삼색의 서기, 그것은 그 내단의 내력을 말해
주었다.
자색은 자포인이 평생 연마한 내공에 의해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적, 백의 기류는 바로 음양강살의 흔적이었다.
그 자포인은 음양강살이 침습하여 죽음에 이르자 자신의 필생 내공을
한 군데로 모아 내단을 형성했다.
그 과정에서 음양흡열마갱의 강력한
음양강살이 섞여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자포인의 시체가 재로 부서진
것은 모든 내공이 그 원정내단의 형성으로 소모된 탓이었다.

막붕비는 이마에 문득 식은 땀이 맺혔다.
"이 내단에 응고된 내공은 무려 십갑자(十甲子) 이상이다.
도대체 이
인물은 누구란 말인가? 정말 자부천존인 단목고황이란 말인가?"
그는 침중한 안색으로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한데 그때,
"참으로......
이상한 구슬이군요!"
문득 한 줄기 조용한 음성이 막붕비의 등 뒤에서 들렸다.
부르르......
막붕비는 일순 신형을 경련했다.
(달단여왕......
궁비연!)
그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달단의 여왕 궁비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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