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세번째 얘기로 넘어가볼까요? 세번째 얘기는 이틀째까지 열심히 스키를 타고 저녁을 먹고 지친몸을 이끌어 서울로 올라오는 동안 벌어진 얘기입니다.
================================================================ 내려올때와는 달리 올라갈때는 천천히 가기로 했어. 다리도 거의 풀렸고 심신이 지친지라 말야.
무주에서 약 1시간 국도를 달려 옥천I.C로 진입했지. 여기부턴 경부고속도로야. 졸음을 참으려고 박카스가 먹고싶어 휴게소에 들렀지. 난 내리기 귀찮아서 친구녀석더러 사오라고 하고 차에 있는데 휴게소에서 나오던 한 아가씨가 내 눈길을 붙잡고 안놓더라구.
점점 가까와지는데 세상에 이런 퀸이 있을까 싶더군. 올 겨울 유행하는 호피 치마를 입고 있는데 내가 딱 좋아하는 "미스코리아" 스타일이야.
이게 왠일, 내차 앞을 지나서 왼쪽차 조수석에 올라타는거야. 차에 타는데 그 갈라진 치마사이로 나온 종아리와 허벅지 일부가 날 숨멎게 하더라구. 난 쪽팔린것도 모르고 멍하니 처다보는데 나랑 눈이 살짝 마주치더라 이거야. 남자들은 알지 맘에 드는 여자와 눈이 마주쳤을때의 심장멈춤을...
내가 제풀에 놀라서 고개를 홱 돌리고 딴청을 부리는데 그 차 운전수가 오더란말이야. 신이 나를 도우셨는지 그 운전수마져도 여성, 게다가 고품격이었어. 짧은 단발에 단정한 자켓에 심플한 스커트. 나이는 내또래정도인데 어디 여사장이라고 해도 안꿀릴만한 케리어우먼 스타일.
이 아가씨는 노골적으로 날 쳐다보더니 운전석에 탔다가 시동을 걸고 다시 내리더라구. 왠만해선 강심장인 내가 한번 더 철렁하는거야. 혹시 나한테 오나해서 말이지.
설마 그럴리가 있겠어 내려서 자켓을 벗더니 뒷자리에 놓고 날 한번 더 힐끗 쳐다보고 운전석에 올라서, 봉지에 든 치킨인지 핫바인지를 까먹기 시작하더라구.
괜히 자격지심인지, 나두 차에서 내려서 트렁크 한번 열고 뒤지는척 하다가 다시 운전석에 앉는데 이번엔 조수석의 아가씨가 내리더라구 그러더니 차는 슬슬 출발하고 이 아가씬 쓰레기통에 음료수캔을 버리고 다시 차에 타서 떠나버리는거야.
이건 뭐 생각하고 자시고도 없었어 말붙이지 못한 내가 빙신이지. 아 근데 너무 괜찮은 사람들을 보니까 내가 굳어버리더란 말야. 쫓아가야 되는데 그때 밀려오는 뱃속의 통증... 아. 신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