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소설]천중행 - 검 - 8편 (8/46)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 웹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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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천중행 - 검 - 8편 (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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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천패장(天覇掌)이라는 것으로서 당금 천하를 뒤흔든 바 있는 그의 독문기학이었다.
천하의 어떤 고수들도 단 이초를 받아내지 못했다는 패도적(覇道 的)인 삼초장법(三招掌法)이었다. ■ 검 1권 제6장 기연(奇緣) -2 ━━━━━━━━━━━━━━━━━━━━━━━━━━━━━━━━━━━ ② 엄청난 폭음과 함께 세 사람 주위에 일순 치솟아오르듯이 흙먼지 가 피어 오르며 짙은 안개처럼 사방을 휘어감았다. "으음!" "윽!" 그 자욱한 흙먼지 속에서 답답한 두 마디의 신음성이 들려왔다.
허나 이윽고 드러난 전세는 모용선학과 도중향, 그 어느쪽도 우세 를 점하지 못한 평수(平手)를 이룬 상태였다.
모용선학이 자신의 필생절학을 펼쳐내고도 이득을 취하지 못한 것 으로 보아 도중향의 무공 역시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름 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이때 한쪽에서 지켜만 보고 있던 서문선생이 사이(邪異)한 미소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눈을 가늘게 좁히며 가만히 중얼거렸다. "명불허전이라...
역시 중원의 하늘이라 자처할 만한 무공이외다.
허나...." 문득 그의 손에 쥐어져 있던 섭선이 찬란한 백광(白光)을 뿌리며 허공에 부채살처럼 퍼졌다.
동시에 서문선생은 거침없이 모용선학 을 향해 미끄러져 오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움직인 것 같지도 않았다.
상체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무릎조차 굽혀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발은 마치 빙판 위를 미끄러지 듯 지면에서 한치 가량 떠 있는 상태로 곧바로 모용선학 을 향해 밀어닥친 것이다.
서문선생의 몸이 미끄러져 온다고 느낀 순간 그의 부채는 이미 허 공에 가득 선영(扇影)을 만들어 내며 모용선학의 전신 대혈을 뒤 덮고 있었다.
화려한 부채의 그림자 속에서 작렬하는 무서운 예기(銳氣)를 대한 모용선학은 결코 방심할 수 없었다.
모용선학은 크게 우장을 휘둘러 바늘끝처럼 예리하게 밀려오는 서 문선생의 공세를 정면으로 마주쳐갔다. "가랏!" "크흑!" 순식간에 두 사람의 신형이 엇갈렸다.
헌데 놀랍지 않은가! 단 한 차례의 격돌로 모용선학은 왼쪽 가슴 에 한가닥 상흔이 생겨난 채 다섯 걸음이나 밀려나 있었던 것이 다.
모용선학은 차라리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서문선생의 무공이 도중향이나 뇌소천보다 오히려 가공스러웠던 것이다. "후후후...!" 짧은 괴소성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아직도 경악과 당혹감에 물들어 있는 모용선학을 향해 한 줄기 그림자가 덮쳐왔다.
바로 뇌소천이었다.
검마의 무서운 검세는 모용선학이 서문선생과 엇갈리며 마악 신형 을 안정시키는 허를 파고 드는 것으로써 그 시기의 적절함과 각도 의 예리함은 가히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실로 가공스러운 살기가 일순간에 모용선학의 전신을 휘감았다.
한편 북궁후는 한쪽에서 모용선학과 세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며 얼어 붙어 있었다.
무림고수들의 격돌을 직접 목격하는 것은 이것 이 처음이었다. ■ 검 1권 제6장 기연(奇緣) -3 ━━━━━━━━━━━━━━━━━━━━━━━━━━━━━━━━━━━ ③ 모용선학과 뇌소천 등의 대결은 그야말로 인세(人世)에 다시 보기 어려운 경천동지의 대격돌이었는데 어찌보면 모두 이 세상 사람들 같지 않았다. '아아, 인간의 몸에서 어찌 저토록 놀라운 무공들이 펼쳐질 수 있 단 말인가! 저것이...
무공이라는 것이란 말인가!' 그의 경악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모용선학과 뇌소천 등의 싸 움은 그야말로 무림 최고의 절정고수들간의 싸움인지라 그 일거수 일투족에 담겨있는 오묘한 변화나 가공스러운 내력은 이미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 있었던 것이다.
헌데 이때 요란한 굉음 속에서 한 줄기 전음성이 그의 귓전으로 또렷하게 파고들었다.
(후아야! 어서 피하거라! 너만 피한다면 나는 언제라도 몸을 빼낼 수 있다.) 모용선학은 긴박하기 이를데 없는 싸움 중에서도 계속 북궁후에게 신경을 쓰고 있었다.
허나 진정한 고수끼리의 대결에서는 일체 심기를 분산시킬 수 없 는 법, 이렇게 되자 그는 번번이 승기를 잡을 기회조차 놓친 채 계속 열세에 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순식간에 오십여 초가 흘렀다.
주로 공격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은 뇌소천과 도중향이었고 서 문선생은 한쪽에서 태연히 지켜보다 간간히 모용선학의 빈틈을 노 리고 일수를 뻗어내는 방식이었다.
허나 모용선학으로서 가장 괴로운 것은 바로 그 서문선생의 공세 였다.
빗발치는 듯한 뇌소천과 도중향의 공세를 막아내기도 바쁜데 일말 의 헛점만 드러내면 서문선생의 날카로운 공세가 여지없이 빈공간 을 노리며 파고 들고 있었다.
삼 인의 공격은 무서운 기세로 모용선학을 몰아붙였다.
헌데 이때 모용선학의 당부대로 도주할 생각은 하지 않은 채 계속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북궁후가 돌연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뿐이랴!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뭔가 생각에 잠겨있는 표 정을 머금기도 하는 것이 실로 괴이하기만 했다.
어느 한순간 북궁후가 돌연 확신에 찬 음성으로 소리쳤다. "노야! 현문(玄門)을 밟고 중극(中極)에 일검(一劍)을 찔러요!" 상황은 이제 마악 다시 빈틈을 노리고 서문선생마저 전권(戰圈)에 뛰어든 순간이었다.
서문선생의 공세는 실로 교묘해 이번에는 제 아무리 모용선학일지라도 여지없이 쓰러지고 말것 같은 상황이 아 닐 수 없었다.
모용선학은 뇌소천과 도중향의 치밀한 공세 사이로 파고드는 서문 선생의 부채를 보며 한순간 미망속을 헤매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의 공세를 막아내자니 여지없이 서문선생의 부채를 맞이해 야 하고 서문선생의 공세를 막아내자니 앞의 두 사람의 공세을 처 리할 수가 없게 된다.
바로 그 순간에 북궁후의 음성이 벽력같이 그의 뇌리에 울려온 것이었다.
모용선학의 허리에서 처음으로 검이 뽑혀 나왔다.
동시에 날카로 운 금속성과 함께 푸른 불꽃이 작렬했다. "윽!" 놀랍게도 단지 일검을 내밀었을 뿐인데도 도중향이 묵직한 신음과 함께 세 걸음이나 밀려났고 동시에 뇌소천 역시 무서운 경기를 대 하고 옆으로 몸을 피했다.
서문선생의 부채 역시 헛되이 허공을 가른 채 제자리로 돌아가 있 었다.
이 순간 도중향의 앞가슴은 한 자 가량이나 길게 베어져 있었는데 상처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도중향은 이 어이없는 결과에 너무도 놀라 자신도 모르게 북궁후 를 바라보았다. "네, 네놈이 어떻게 나의 화선도극류가 펼쳐질 노수(路手)를 미리 알고 있단 말이냐?" 놀란 사람은 비단 도중향만이 아니었다.
이 순간 뇌소천 역시 망 연히 북궁후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북궁후의 한마디에 그의 검초 역시 이미 막혀 제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다.
허나 도중향과 뇌소천은 이내 모용선학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북 궁후가 자신들의 무공노수를 미리 알고 모용선학에게 알려주었다 고는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또다시 뇌소천의 가공스러운 검세가 시작됨과 동시에 도중향 역시 자신의 판관필로 협공을 개시했다.
그들의 협공은 마치 오래전부터 손발을 맞춘 사람들처럼 놀랍도록 진퇴를 잘 맞추고 있어 진정 절대고수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런 것이었다.
허나 놀랍지 않은가.
싸움이 다시 시작되자 화선 도중향과 검마 뇌소천은 좀전의 일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깨달아야 했는데.... ■ 검 1권 제6장 기연(奇緣) -4 ━━━━━━━━━━━━━━━━━━━━━━━━━━━━━━━━━━━ ④ "노야, 화점(花點)을!" "상중극(上中極)이에요!" 다시 치열한 접전이 시작되자 북궁후는 한쪽에서 모용선학이 위기 에 처할 때마다 한마디씩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의 한마디한마디 는 그때마다 도중향의 화선도극류와 뇌소천의 뇌극검류를 기묘하 게 제어하고 있었다.
이는 곧 그가 그 두 가지 절기의 허실(虛實)을 잘 알고 있다는 뜻 이 아닌가! '맙소사! 저 꼬마가 진정 그때 단 한 번 본 것만으로 본좌의 화선 도극류의 오의를 터득했단 말인가?' 싸움이 이어질수록 도중향은 까무러칠 것 같은 기분이 아닐 수 없 었다.
이것은 비단 그만이 아니었다.
뇌소천 역시 북궁후가 자신 의 검로(劍路)를 미리미리 모용선학에게 지시하자 망연해지지 않 을 수 없었다.
이렇게 되자 지금까지 열세에 빠져 있던 모용선학은 대번에 승기 를 잡을 수 있었다.
순식간에 그의 몸 주위로 가공스러운 검세가 밀려 나갔다.
한손으로는 여전히 웅혼하기 그지 없는 장력을 쳐내고, 오른손으 로는 검를 밀어내고 있는 그의 자세는 어느새 태산처럼 안정되어 있었다.
이 순간 사방에서 들려오는 격돌음과 비명소리가 점점 가까와지고 있었다.
이미 내궁까지 무너져 엄청난 수효의 흑의복면들이 백여 장 밖까지 무서운 기세로 몰려들고 있었다.
모용선학은 다급하기 이를데 없었다.
자신의 안위는 둘째치고 아 직까지 북궁후조차 피신하지 못했음을 떠올린 것이었다.
한편, 도중향은 오히려 자신들이 열세에 몰리기 시작하자 북궁후 쪽으로 눈을 주었다.
이어 그는 모용선학의 공격에서 빠져 나와 북궁후를 향해 몸을 날렸다.
동시에 무서운 칠채오광(七彩五光)이 폭사함과 뒤이어 냉랭한 살 기가 담겨있는 경력이 북궁후를 덮쳐갔다. '헛!' 북궁후는 대경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피하려 했으나 무공도 모르는 그가 무림 최절정의 고수가 뻗어내 는 공세를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모용선학의 안색이 홱 변했다. "위험하닷!" 그는 다급히 부르짖으며 초절정의 경공으로 몸을 날렸다.
허나 그 순간, 서문선생이 섭선으로 눈부신 백광을 쏟아내며 덮쳐들었다.
실로 급박한 순간이었다. "물러가랏!" 이때, 돌연 카랑카랑한 금속성 음성이 허공을 찢음과 동시에 한 줄기 인영이 번뜩였다.
태산이라도 뒤엎어 버릴 듯한 굉렬한 폭음과 진동이 일었다.
엄청난 경력이 회오리쳤다.
주위 백여 장 내 화수림(花樹林)과 거 암(巨岩)들이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잠시 후 자욱한 낙진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헉!" "으헉!" 내장(內臟)을 토해내는 듯한 고통의 신음과 함께 한 인영이 비틀 거리며 주르륵 밀려났다.
그는 바로 화선 도중향이었는데 그의 몰 골은 처참히 흐트러져 있었다.
도중향은 전면을 바라보다 경악으로 눈을 부릅떴다. "이, 이럴 수가!" 아아, 놀랍게도 또 한 명의 은타가 그의 전면에 야수처럼 사나운 기세로 버티고 서 있지 않은가! 삼 척 단구에 불룩한 곱사등, 붉은 코에 적의(敵意)로 번쩍이는 눈.
나타난 인영은 완벽하게 모용선학이 변장한 모습과 똑같은 진 짜 은타였다.
하지만 북궁후는 이미 대강의 사정을 알고 있어 별반 놀라지는 않 았다. '노야로 변장했던 은타 할아범이 원래의 면목으로 돌아왔구나.' 한순간 두 명의 은타가 서로 눈빛을 주고 받으며 의미심장하게 고 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두 줄기 은빛 인영이 번개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공스 러운 암경과 강기가 사방으로 해일처럼 밀려 나갔다.
폭죽 터지듯 작렬하는 무시무시한 암경들을 대한 검마 뇌소천과 도중향, 그리고 서문선생은 거침없이 마주 공격을 퍼부어 왔다.
순식간에 장내는 엄청난 혼전(混戰)에 빠져 들어갔다.
천지를 뒤흔드는 듯한 폭음과 구름같이 솟아나는 흙먼지,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그 흙먼지 속에서 검광만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어느 한순간, 한 줄기 도광(刀光)이 흙먼지 속에서 번뜩였다.
예 의 도세는 바로 은타의 손에서 뻗어난 것이었는데 기세가 너무 강 렬해 검마 뇌소천 등은 자신도 모르게 한걸음씩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
찰나 실로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줄기 은빛 인영이 구석에 있던 북 궁후를 옆구리에 끼고 어둠 속으로 쏘아가지 않는가! 그 쾌속무비 함은 빛줄기를 무색케 할 정도였다. "앗!" "속았다!" 흙먼지 속에서 경악의 외침이 튀어 나왔다. ■ 검 1권 제6장 기연(奇緣) -5 ━━━━━━━━━━━━━━━━━━━━━━━━━━━━━━━━━━━ ⑤ 칠흑같은 어둠속, 한 줄기 은빛이 암흑을 가르며 쏘아져 나가고 있었다.
바로 은타였다.
은타는 북궁후를 옆구리에 낀 채 이미 후원을 벗어나 백여 장 밖 을 쏘아져 가고 있었다. "사실 수 년 전부터 계획해온 철저한 안배가 너 때문에 차질이 빚 어졌다!" 헌데 놀랍지 않은가.
예의 음성은 바로 천기신군 모용선학의 음성 인 것이다.
그렇다! 모용선학은 뇌소천과 서문선생 등을 은타에게 맡기고 그 들로부터 빠져나온 것이다.
완벽하게 같은 용모인지라 기실 뇌소천 등은 북궁후를 구출해 도 주한 것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였다.
이때 북궁후는 멀리 치솟는 불길과 폭음에 자신도 모르게 무거운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백부님! 천기신궁이...." 모용선학이 그의 말을 막았다. "너는 신경 쓸 것 없다.
이 모든 게 적을 끌어내기 위한 고육지계 (苦肉之計)였을 뿐이다." '고육지계라고?' 순간 북궁후는 침실에서 그가 했던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 다. - 천기신궁은 무너짐으로써 신화(神話)를 창조할 것이다.
모용선학은 한편으로 부지런히 몸을 날리며 한편으로 다급한 음성 으로 입을 열었다. "너는 천기비고에 들어가야 한다." 그의 이 한마디는 결연하고 침중했다.
마치 그 일신의 모든 정력 (精力)을 기울여 쏟아낸 말 같았다.
잠시 후 모용선학은 어느 가산 앞에 내려섰다.
북궁후는 보지 않 아도 이 가산 어딘가에 천기비고가 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 다.
바로 이때 일단의 파공음과 함께 구름같은 흑의복면인들이 가산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모용선학과 북궁후가 천기비고의 입구인 가산 에 나타나기 무섭게 흑의인들이 포위해 오자 모용선학의 눈썹이 무섭게 찌푸려졌다.
그는 재빨리 북궁후를 내려 놓으며 말했다. "후아야, 지체하지 말고 천기비고로 들어가야 한다.
네가 들어감 으로써 천기비고는 영원히 폐쇄된다.
아무도 열 수 없다." "하지만 저들은...." 북궁후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멈칫거렸다.
모용선학이 그를 쏘 아보았다.
불길을 내쏘는 듯 무서운 눈빛이었다. "바보같은 녀석! 네가 노부의 수십 년 대계(大計)를 망치려느냐? 저들은 내가 유인하겠다.
지체하지 마라! 천운(天運)은 결코 두 번 오지 않는다!" 이어 한줄기 휘파람 소리와 함께 그의 신형이 암천을 꿰뚫는 한 줄기 유성처럼 허공으로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방에서 수십 줄기의 흑영이 그를 에워싸고 허공으로 치 솟았다.
결코 천기신군에 못지 않은 경공신법이었다. "백부님!" 북궁후는 암천 저쪽으로 흑의인들을 유인하며 멀어져 가고 있는 모용선학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직이 부르짖었다.
뜨거운 격동이 그의 가슴을 타고 번져나가고 있었다.
화염에 휩싸인 거대한 천기신궁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살 아 있는 전설이 자 영원불멸의 신화라는 천기신궁이 처참하게 무 너지고 있었다.
일순 북궁후의 눈빛이 격렬히 파랑(波浪)쳤다.
이어 그의 입에서 폐부를 가르는 듯 의지(意志)에 찬 중얼거림이 울려나왔다. "그렇다.
천기신궁의 신화는 깨어짐으로써 새롭게 창조될 것이 다!" 다음 순간 그는 천기비고 입구에 이르러 지체없이 예전에 보아 두 었던 기관장치를 눌렀다. ■ 검 1권 제6장 기연(奇緣) -6 ━━━━━━━━━━━━━━━━━━━━━━━━━━━━━━━━━━━ ⑥ 동굴(洞窟).
지하동굴은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십여 장 간격으로 천정에 박혀있는 야명주가 신비한 빛을 뿌리고 있을 뿐 거무튀튀한 이끼 에 덮인 동굴 벽은 차갑고 음침해 보였다.
헌데 동굴의 바닥에 희미한 안개같은 기운이 깔려 있지 않은가! 놀랍게도 그것은 하나의 절진(絶陣)임이 분명했다.
그렇다.
진정한 천기비고에 이르기 위해선 무수한 괴진과 기관매 복들을 거쳐야 한다. "헉헉...!" 어느 한순간, 가쁜 숨소리와 함께 북궁후가 안개를 헤치고 나타났 다.
그의 전신은 온통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실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허나 얼굴에는 경악과 감탄의 빛만이 가득해 있었다. "진정 놀랍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동굴 속에 실로 가 공할 안배가 펼쳐져 있었다니!" 그렇다! 기실 북궁후는 이미 수십 가지 기관매복을 통과한 후 비 로소 여기까지 당도한 것이었다.
잠시 후, 북궁후는 경이에 찬 눈으로 전면을 주시했다.
끝없이 펼쳐진 동굴을 끼고 좌우로 십여 개의 석실(石室)들이 늘 어서 있었다.
그는 주저없이 첫번째 석실 앞으로 다가갔다. <정도일백정공(正道一百正功).> 석실 입구에 적혀 있는 글귀였다.
안으로 들어선 북궁후는 일순 전신을 꿰뚫고 지나가는 격한 격동을 금할 수 없었다.
백도(白道)의 일백여에 달하는 정종무학(正宗武學), 낡디 낡은 양 피지로 된 백 권의 책자가 흑옥석(黑玉石)으로 된 서가에 빽빽이 꽂혀 있었다.
두터운 먼지에 덮인 책자들은 일견하기에도 모두 진귀한 진본(眞 本)들이었다.
책자들을 살펴보던 북궁후는 자신도 모르게 망연히 중얼거렸다. "과연, 백부님의 안배는 놀랍다.
천하의 모든 무학기서(武學奇書) 를 모아 놓았다니!" 천하의 모든 무학기서들의 집합.
명문 구파일방(九派一 )의 정통 무학을 비롯, 천하 삼백 육십여 개 대소문파들의 진전(眞傳) 무학 진본들이 총집합 되어 있는 것이다.
북궁후는 그중 한 권의 고서(古書)를 꺼내들었다. - 수미금강반야대능력(須彌金剛般若大能力).
불문 최고의 신공(神功), 천하에서 가장 빠르게 금강지체(金剛之 體)를 연성할 수 있는 정종의 내가신공(內家神功)이기도 했다.
이것은 피를 부르는 공격적인 무공이 아니라 일종의 호신기공(護 身奇功)이었다.
책장을 넘기던 북궁후의 이마가 가볍게 찌푸러졌다. "흠, 이건 황궁서고에서 읽은 것이군!" 그는 몇권의 책을 꺼내 뒤척이다 되꽂아 놓기를 거듭했다.
그것은 이미 그가 읽은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일은 수도 없이 거듭되었다.
마침내, 그는 자신이 이미 읽은 것을 제쳐두고 읽지 못한 것을 찾아내기로 했다.
그 편이 훨씬 빨 랐다.
얼마 후 바닥에 쌓인 것은 삼십 권 남짓, 나머지는 북궁후의 손에 의해 제자리에 정리되었다.
그렇다! 백여 권의 무학진본들 중에 칠십여 권이 이미 그의 뇌리 속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진정 믿기 힘든 일이었다.
북궁후는 책들을 안고 구석에 있는 석탁(石卓)으로 갔다.
이어 석 탁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기막히게 빠른 속도로 읽어나가기 시작했 다.
그가 골라낸 책들이야말로 진정 천하를 경동시킬만한 엄청난 귀본 (貴本)들이었다.
태허감리공(太虛坎離功), 무극신공(無極神功), 옥현진결(玉玄眞 結), 범천대신공(凡天大神功) 등 당대를 누비는 최절정의 고수라 해도 이토록 심오하고 난해무비한 무학진본을 접해 보지 못했으리 라! ■ 검 1권 제6장 기연(奇緣) -7 ━━━━━━━━━━━━━━━━━━━━━━━━━━━━━━━━━━━ ⑦ 문득 북궁후의 입에서 자신감에 찬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황궁서고에서 읽었던 무학비급과 이 진본의 내용과 핵심(核心)을 종합해 보건대, 천하무학 중 가장 오묘하고 정심(精深)한 내가기 공(內家奇功)은 바로 이 세 가지였다!" 다음 순간 세 권의 책자를 골라냈다.
이것은 진정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황궁서고에서 읽 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천기비고의 정종무학들을 단 한 번 훑어보고 그 진수(眞髓)를 터득했단 말인가? 정종 무학들 중에는 심지어 천축(天竺), 범어(梵語)로 된 기서들 도 섞여 있어 진정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잠시 후 북궁후는 최종적으로 추려낸 세 권의 비급들을 다시 세심 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 자운불선공(紫雲佛禪功).
불가(佛家)의 사대선공(四大禪功) 중 하나이다.
이것은 강유(强柔)가 겸비된 항마신공(降魔神功)으로서 십성의 내 공으로 전개하면 전신에 은은한 서기가 감돌며, 그것은 무형의 호 신강기가 되어 천하의 그 무엇으로도 파괴할 수 없다.
실로 그 어떤 잔인극랄한 사공마학(邪功魔學)으로도 침범 당하지 않는 바로 금강불괴지신(金剛不壞之身)에 이르는 선공인 것이다.
북궁후는 경탄성을 발하며 중얼거렸다. "자운불선공의 최대장점은 바로 여타의 정종무학들과 달리 속성으 로 익힐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입가에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다음 책을 집어 들었다. - 호천무량진해(胡天無良珍解).
도가(道家)의 이대현공(二大玄功) 중 하나, 천오백 년 전의 일대 기인 대라진인(大羅眞人)이 남긴 것으로서 그 내용이 모두 세 부분으로 나뉘여 있었다.
제일장(一章) 강기편( 氣扁), 호천무량신공(胡天無良神功).
호천무량진해(胡天無良珍解)의 근간이 되는 뛰어난 내공심결(內功 心訣)로서 십 성의 성취를 이루면 역시 금강지체(金剛之體)를 이 룰 수 있다.
제이장(二章) 검공편(劍功扁), 호천삼검(胡天三劍).
하늘을 부르고 땅을 울린다는 가공할 검공의 조예, 천하의 모든 검법진수(劍法珍髓)가 들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삼장(三章) 경공편(輕功扁), 어영무허보(於影無虛步).
귀신의 눈 앞에서도 감쪽같이 몸을 감출 수 있으며, 한 모금 진기 (珍氣)로 능히 백 리(百里)를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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